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57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57(영장평원의 혈투)-8




오당의 무사들은 십이사가 영장평원을 벗어나도 그들을 추적하지 못했다. 설사와 복통으로 기진맥진해서 심신이 지친것도 있지만 십이사의 무용(武勇)을 보고 감히 그들의 뒤를 추적할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십이사의 선두에 있던 사람의 무용은 간담이 서늘할 지경이었다. 오당의 무사들이 후들거리는 다리로 멍하니 십이사를 바라만보고 있는데 협로에 들어선 십이사에게 바위와 화살이 난무하고 곧이어 거대한 폭발과 함께 양쪽 절벽이 무너지며 흙더미와 거대한 바위들이 십이사를 덮어버렸다. 아무리 무용이 뛰어난 십이사라도 절벽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오당을 지휘하는 단목신검은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오당의 당주들을 이끌고 협로로 달려갔다. 협로는 흙더미와 바위들이 무너져 내려 협로 중간이 거대한 무더기에 막혀 있었다. 단목신검은 고개를 들었다. 절벽위에 누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절벽위에는 검은 그림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저기 보게!.......저들은 흑풍대가 아닌가?”


“흑풍대가 확실합니다. 무림맹에서 우리도 모르게 흑풍대까지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휴~ 어찌되었던 십이사가 영장평원을 벗어나지 못해서 다행입니다. 그들이 영장평원을 벗어나 무림맹으로 갔다면..........으~ 아마 우리는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겁니다.”


“무서운 놈들........죽었겠죠. 이런 폭발에서 설마 살아남았겠어요.”


“모르죠. 놈들은 잠마동에서........


“그만! 남들이 듣습니다. 하여튼 십이사들도 이런 폭발에 무사하진 못할 겁니다. 죽지 않았다고 해도 부상을 입었죠. 자~ 놈들을 찾아봅시다.”


“흑풍대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모양이네요.”


“흑풍대는 십이사를 막으라는 명령만 받은 모양입니다. 십이사 놈들을 찾는 건 우리가 해야겠네요. 자자~ 무사들을 동원해서 찾아봅시다.”




단목신검을 포함한 오당의 당주들은 무사들을 불려오기 위해 군막으로 갔다. 군막에 도착한 당주들에게 감찰당의 부당주가 달려왔다.




“어떻게 됐습니까?”


“십이사 놈들은 영장평원을 벗어나지 못했어. 당장 무사들을 소집해.”


“저기~ 그것이........무사들이 치쳤고 피해 상황도 심각합니다.”


“피해 상황이 어떻게 되는데 그래.”


“아직 정확한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사망한 무사가 100여명이 넘고, 부상자가 250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무사들도 모두 기진맥진한 상태입니다.”


“뭐~ 300여명의 사상자(死傷者)가 발생했단 말이야.”


“마지막 화탄 두 방이 문제였습니다. 화탄이 팔방현원대진의 중앙에 떨어져서 사상자(死傷者)가 속출했던 겁니다.”


“알았어. 사상자의 처리는 나중에 하고 일단 움직일 수 있는 놈들은 모두 집합시켜.”


“모두를 말입니까? 다시 생각해 주세요.......부상자들을 수습해서 당장 치료해야 합니다. 생명이 위독한 무사들도 부지기수 입니다.”


“그걸 미처 생각 못했군. 부상자들을 수습할 인원을 빼고 나머지 인원은 모두 집합시켜. 당장 수색을 시작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부당주는 나머지 부당주들과 함께 사상자를 수습할 인원을 빼고 나머지 인원을 집합시켰다. 부당주들에 의해 집합한 무사들은 400여명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도 설사와 복통에 시달리고 십이사들과의 전투로 많이 지친 상태였다. 오당의 당주들은 그들을 이끌고 협로로 이동해서 협로에 쌓인 흙과 바위들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대한 폭발로 양쪽 절벽이 무너진 협로를 수색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들 모두가 심신이 지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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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 맹주의 집무실에 혁린영과 마양, 반각대사가 모여 있었다. 그들에게 흑풍대로부터 전신구가 날아들었다. 혁린영은 흑풍대가 보내온 서찰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다행이 흑풍대의 활약으로 십이사의 발목을 잡는데 성공한 모양이다. 혁린영은 서찰을 마양에게 전해 주었다. 마양은 천천히 서찰을 읽어보더니 탁자에 내려놓았다.




“십이사 놈들이 협로에 갇힌 것 같군요.”


“자네도 놈들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군.”


“부상은 당했을지 모르겠지만 죽지는 않았을 겁니다. 놈들은 잠마관에서 생사현관이 타동 되고 환골탈퇴를 거치면서 강철 같은 신체로 단련된 놈들입니다. 바위에 깔렸다고 죽을 정도로 허약한 놈들은 아니죠.”


“나도 같은 생각이야. 놈들은 살아있을 거야.”


“서찰을 보니 오당이 놈들을 수색한다고 바위들을 걷어내고 있는 모양인데 당장 중지시켜야 합니다.”


“뭐~ 놈들을 수색하지 말란 말이야.”


“오향이 도착하면 그때 수색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오당의 피해상황이 올라오지 않았지만 흑풍대까지 나섰다면 그들의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놈들을 수색하겠다고 바위를 치웠다가 놈들이 갑자기 튀어나오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상처 입은 맹수는 사나운 법입니다.”


“음~ 오향! 이천오백명의 무사가 도착하며 그때 수색하자는 말이군.”


“예~ 그게 좋습니다. 그래야 오늘 저녁때 까지만 기다리면 됩니다. 저녁때쯤에는 오향이 영장평원에 도착할 겁니다.”


“자네 말이 맞아. 만사불여튼튼이지. 섣불리 건드리기 보다는 오향의 무사들로 완전히 포위한 상태에서 놈들을 찾는 편이 좋을 것 같아.”


“오당 당주들에게 십이사 놈들을 감시만 하고 있으라고 전신구를 날리세요. 그리고 오향에게는 서두려 영장평원으로 향하라고 다시 한번 독촉하세요.”


“맹주 들었지. 빨리 서두려.”


“예~ 알겠습니다.”




반각대사는 두통을 서찰을 작성하기 위해 한쪽으로 물러났다.




“사사천교와 천마마련의 움직임에 대한보고는 없습니까?”


“사사천교의 사사철기군는 개봉을 지나 장치로 향하고 있고, 천마마련은 조금 더 빨라서 장치를 막 지난 상황이라고 하네.”


“천마마련의 지금까지 이동속도를 보면 내일 저녁때쯤에는 영장평원에 도착하고 사사천기군은 모레 아침에나 도착하겠군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지금까지도 그들의 의도를 모르겠어.”


“시안에서도 아직까지 그들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겁니까?”


“자네도 알겠지만 천마마련이나 사사천교, 배교 등은 흑백대전 이후 외부와 단절된 봉문상태였기 때문에 시안도 그들 문파에는 침투하지 못했어. 특히 이번 일은 천마마련이나 사사천교에서의 핵심부가 관련된 일이라 철저하게 비밀로 부치고 있는 일이야.”


"휴~ 그들의 의도를 모르니 방책을 세우기도 힘들군요..........참~ 백도문파의 움직임은 없는 겁니까?"


"천마마련이나 사사천교가 집나간 자식들을 찾겠다는 구실로 부대를 출동시켰기 때문에 백도문파에서도 주시만 할뿐 아직까지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어. 무림맹이 공격당하면 모를까 아직까지 그들을 공격할 구실이 없잖아. 다만 개방은 우리가 미리 미끼를 던져서 천마마련을 조사하고 있다고 하더군."


"개방이요?.........개방이 움직인다! 개방이라면 구파일방의 하나입니다. 그들만 이번 일에 끌어들일 수 있어도........"


"그건 기대하지 말게. 개방도 부대가 충동한 것이 아니라 각부타를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정도야. 보고에 의하면 우내십기의 한명인 취걸개가 개방 총타에 나타났다고 하더군."


"천외십기라면 은하대전 당시의 무림십기!...........음~ 그들이 모습을 들려냈다면 백도 무림도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음~ 잘하면 우리의 계획대로 십이사들을 희생양으로 해서 혼천지계를 완성할 수 있겠군요."


"잘하면이 아니라 꼭 성공해야 해. 우리가 심혈을 기울려 키운 십이사를 버리면서까지 추진하는 일인데 꼭 성공해야지."


"그럼 이런 방법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작전을 수정해서 십이사를 포위만하고 천마마련이나 사사천교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겁니다."


"뭐~ 천마마련을 기다려..........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자세히 설명해봐~"


"십이사는 삼일, 늦어도 사일 안에 마령단의 독기가 발작하게 됩니다. 마령단의 독기가 발작하면 고통도 고통이지만 엄청난 살의를 느끼게 됩니다. 쉽게 설명하면 십이사가 살인마가 되는 거죠. 그때 오당오향이 총 공격을 해서 놈들에게 부상을 입히고 토끼몰이를 하는 겁니다. 이성을 상실한 십이사 놈들을 은마마령대나 사사철기군으로 몰아가는 거죠."


"자네 뜻은 알겠는데 그건 너무 위험한 발상이야. 잘못해서 놈들이 포위망을 뚫고 무림맹으로 향할 수도 있어. 무림맹에는 이제 혈영대 밖에 남지 않았어."


"음~ 그럴 수도 있겠군요. 알겠습니다. 천마마련이나 사사천교의 일은 먼저 십이사를 처리하고 생각하죠.“


"그래..........우선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고 다음 일은 다음에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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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목신검에게 무림맹의 전신구가 날아왔다. 전신구로 서찰을 받은 단목신검은 십이사의 수색을 중지하고 협로 주위를 포위하고 화살과 암기 등을 준비시켰다. 십이사들이 갑자기 튀어나오면 화살과 암기로 공격하기 위해서다. 시간이 덧없이 흘려간다. 아침에 있었던 전투는 길지 않았다. 이마 반시진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짧은 시간동안 오당의 무사들은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십이사들을 상대했다. 처음에는 무림 공적 몇 명을 처리한다고 간단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십이사들의 무용을 보고는 더 이상 그들을 태만히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절대 강자였고.......무림에서 찾아보기 힘든 절대 고수들이었다.......그들을 포위한 무사들의 표정이 어둡다.......과연 그들이 살아있다면 그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무섭다...........십이사라는 이름이 어깨를 짓누른다.......그들의 무용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이제 영장평원에 어둠이 찾아왔다. 시간이 지나 밤이 찾아온 것이다.




‘두두두두두~~~ 두두두두~~“




지축을 울리는 우렁찬 말발굽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영장평원에 올려 펴지며 수많은 사람들이 영장평원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영장평원을 뒤덮고 있던 갈대숲에 갈라지고 하얀 눈들이 그들의 발자국 소리에 휘날린다. 이천오백명의 오향 무사들이 드디어 영장평원에 도착한 것이다. 그들은 무림맹으로부터 미리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영장평원을 가로질려 협로까지 달려왔다. 오당을 지휘하던 단목신검이 오향의 도착과 함께 앞으로 나서니 오향을 총지휘하는 무극신검이 말에서 뛰어내려 단목신검에게 달려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인사는 나중에 하고.........오향의 무사들로 하여금 이곳 협로 일대를 포위하도록 하세요.”




무극신검은 영장평원과 길게 펼쳐진 협로를 살펴보았다.




“저기 절벽위에 무사들을 배치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절벽 위는 무림맹에서 파견한 별도의 부대가 지키고 있어요.”




무극신검은 절벽위에 진을 치고 있는 검은 그림자들을 보았다. 무극신검도 백회교의 인물이기 때문에 검은 그림자들이 흑풍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음~ 알았습니다. 그런데 십이사들은 모두 죽은 겁니까? 아니면 저기에 묻혀 있는 겁니까?”




무극신검은 절벽이 무너져 거대한 무덤을 만든 협로의 중간을 가르친다.




“아직 모르겠습니다. 무림맹에서는 십이사 놈들이 죽지 않았을 거라고 하던데........이런 상황에서도 살아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하여튼 우리는 오향이 도착할 때까지 수색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포위만 하고 오향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이제 오향이 도착하고 보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하하하~ 저도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당은 십이사 놈들이 도망갈 수 없도록 막아만 주세요. 나머지 일은 우리들이 알아서 하겠습니다.”


“먼 길 달려오셨는데 쉬지도 못하고..........죄송합니다.”


“하하하~ 아닙니다.........단목신검님........오향이 오당의 아래입니다. 그러니 우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또 우린 같은 식구 아닙니까.......오당은 놈들이 무림맹으로 갈수 없도록 협로 끝에 삼중의 방어망을 치도록 하세요. 혹시라도 일 단계 방어막이 뚫려도 이중, 삼중의 방어망이 있다면 놈들도 쉽게 뚫고 가지는 못할 겁니다.”


“예~ 저도 그렇게 지시받았습니다.”


“오면서 오당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들었습니다..........자~ 나머지 일은 우리 오향에게 맡겨주세요.


“정말 그렇게 해 주시겠습니까? 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나머지 일을 부탁합니다.”




단목신검은 오당의 무사들을 이끌고 협로의 끝으로 가서 삼중의 방어망을 치기 시작했고 오향의 무사들은 십이사가 갇힌 돌 더미 주위를 포위했다. 포위가 끝나자 무극신검은 날수서생을 불렸다.




“부르셨습니까?”


“목향은 화약류를 가지고 다닌다고 알고 있습니다.”


“만일의 사태를 위해 향상 가지고 다닙니다.”


“목향이 가진 화약을 군데군데 설치하세요. 바위들을 한번에 화약으로 날려버립시다.”


“음~ 좋은 생각이네요. 알겠습니다.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오향이 드디어 영장평원에 도착했다. 십이사의 전투로 오당 무사들은 심신이 피로했지만 지원군이 오향이 도착하고 아침부터 시작된 설사와 복통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정되어 이제는 본래의 힘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목향에 속한 무사들이 십이사들이 갇힌 거대한 바위더미에 화약들을 매설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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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군 일행과 떨어진 나머지 십이사들은 절벽 쪽에 생긴 공간에 모여 있었다. 그들은 바위와 흙들이 무너지자 서로 힘을 합쳐 떨어지는 바위를 막아 일정한 공간을 만들었다. 주위가 어두운 공간에서 돌을 깨는 소리와 더불어 간간히 신음소리가 들린다. 십이사들 중에 부상을 당한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야~ 도치........넌 지치지도 않냐. 제발 그만하고........좀 쉬어라.”


“헉~ 헉~ 말한 힘이 있으면 구멍이나 파라.”




도치와 악무룡이 싸우고 있다. 도치는 어떡해서든 빠져나가려 굴을 파고 있고, 나머지 십이사들은 한쪽에 앉아 쉬고 있었다.




“빌어먹을 자식~ 가득이나 공기도 부족해서 숨쉬기도 힘든데.......먼지까지 풀풀 날리면서 굴을 파야겠어.”


“언제까지 이곳에 죽치고 있을 거야. 빨리 빠져나가야지. 부상자들도 위험하잖아.”


“그건 도치님 말씀이 맞습니다. 다시 모두 힘을 합쳐 굴을 파도록 합시다.”




십이사들이 바위틈에 갇혔을 때.........처음에는 힘이 좋은 도치와 사우가 바위를 밀어내기 위해 힘을 써 보았지만 바위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내공을 끌어올려 바위를 밀어보았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금막비와 이막수, 마수까지 나서서 다시 한번 시도해 보았다. 하지만 위를 짓누르고 있는 바위와 흙의 무게가 엄청나 그들이 힘을 합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마수도 도치의 의견에 동조한다. 사실 지금 지하공간에는 한정된 공기만 존재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공기는 점점 희박해 지고, 끝내는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질식사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전에 최소한 공기구멍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특히나 부상을 당한 장기나 곽지향은 상태가 좋지 않다. 장기는 바위에 깔려 갈비뼈와 다리가 부려지는 중상을 입었고, 곽지향은 어깨뼈와 함께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지금 도치가 쉽지 않고 굴을 파고 있는 이유도 자신과 한조였던 곽지향이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마수의 말에 십이사들은 다시 힘을 합쳐 굴을 파기 시작했다. 최소한 공기구멍이라도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다. 거대한 바위가 앞을 막는다. 도치의 도치가 불꽃을 일으키며 바위를 반으로 갈라버린다. 사우의 도가 반으로 갈라진 바위를 조각조각 부셔버린다. 십이사가 힘으로 바위를 밀어내기 보다는 굴을 파기로 계획을 바꾼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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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은 수혜와 궁아라의 노력으로 수라기의 마성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수혜와 궁아라가 단정하게 옷을 차려입었다. 아군도 마성에서 벗어나 그녀들의 앞에 앉아 있었다.




“아군........미안해. 그동안 아군을 오해하고 있었어.”


“아가씨의 잘못이 아닙니다. 아가씨가 화를 내실 만도 했어요.”


“언제까지 아가씨라고 부를 거야. 수혜님은 이제 아군의 여인이잖아.”




옆에서 듣고 있던 궁아라가 아군의 말꼬리를 잡는다. 아군은 머리를 긁적거린다.




“저기........그게. 저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아군이 어떻게 부르던 상관없어. 난.........난..........아군의 여자가 될 자격이 없는 걸.”


“아가씨 무슨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가씨가 자격이 없다니요. 저는 아가씨가 제 여자가 되었다는 것이 꿈만 같은데............아가씨는 아직도 절 원망하시는 겁니까?”


“아니야. 아군을 원망하다니 말도 안돼........단지 나는.........나는.........아군도 알잖아. 난 더럽혀진 여자야.”


“그런 건 상관없어요.........제에게 아가씨는 언제나 순결하고 고귀한 여자입니다.”


“아니야..........나는 자격이 없어.........아군을 오해하고............미안해........정말 미안해.........난.........난...........아군의 여자가 될 자격이 없어.”


“아가씨, 아니다............수.......수혜! 나 사랑해.”




낮고 묵직한 목소리다. 수혜는 화들짝 놀란다. 아군이 자신에게 반말을 했다. 처음이다. 아군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반말을 하는 경우가 없었다. 더구나 아군의 목소리에는 거역할 수 없는 위엄까지 느껴진다. 수혜는 힘들게 입을 열었다. 이젠 숨기지 말자. 일이 어떻게 돼든 진실만을 말하자.




“사.........사랑해.”


“나도 수혜 사랑해. 우리 그것만 생각하자. 내가 수혜를 사랑하고 수혜도 날 사랑해.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모두 잊어버려. 나도 모두 잊어버렸어.”


“하지만.........”


“나도 수혜 말고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졌어. 나도 순결한 놈은 아니야. 자신도 깨끗하지 못한 놈이 다른 사람의 허물을 탓할 수 없는 거야. 그건 남자들의 욕심일 뿐이야. 더욱이나는..............그녀들을 아내를 인정했어. 그녀들을 책임지기로 맹세했어.........잘못이 있다면 수혜보다 내가 더 많아. 잘못을 빌어야 할 사람은 수혜가 아니라 나란 말이야. 그러니까 그 문제는 더 이상 거론하지 말자.”


“아군은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난 내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수혜님.........수혜님이 고집을 부리면 아군이 더 힘들어해요. 아군의 진심을 모르겠어요. 아군은 수혜님이 지금보다 더한 잘못(?)을 했다고 해도 모든 걸 용서하고 받아줄 사람입니다.”




궁아라가 보다 못해 수혜를 설득해 본다. 수혜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아군을 보고 있었다. 아군은 손을 들어 수혜의 눈물을 닫아주었다.




“울지 마. 왜 우는 거야. 수혜는 아무 잘못도 없어. 지금까지의 일..........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수혜만 내 겉에 있다면..........내가 수혜 겉에 있을 수 있다면 그런 일은 아무 문제도 없는 거야. 수혜.........난 수혜라는 사람을 사랑한 거지 수혜의 몸을 사랑하지 않았어. 사실은 이런 말도 필요 없어. 처음부터 이야기했지만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만 생각하면 되는 거야. 다른 건.........아무것도 생각하지 마.” 


“킥이~ 킥이..........흐흐흑~”




수혜는 끝내 손으로 입을 막으며 울음을 터트린다. 아군은 수혜를 안아주었다. 수혜는 아군의 품으로 파고들며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린다. 아군은 수혜의 등을 다독거려 준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다. 아군의 가슴이 축축해 졌다. 수혜가 고개를 들었다. 아름다운 수혜의 눈이 통통 부여 있다.




“고마워~ 고마워 아군..........이제 아군의 마음은 알겠어.”




수혜는 손등으로 눈을 닫고 아군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이제 그만 나가자.”




수혜가 진정하고 주변을 살펴본다.




“이제 진정되신 겁니까? 아가씨는 아군의 여자입니다.”




수혜는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군도 고개를 끄덕이고 주위를 살펴본다. 아가씨가 답답한 모양이다. 주위를 살펴보니 사방이 막힌 공간이다. 아군은 위를 받치고 있는 바위를 밀어보았다. 꿈쩍도 하지 않는다. 




“쉽지 않겠네요. 아무래도 수라기를 다시 사용해야 할 것 같아요.”


“수........수라기? 아군은 수라기를 사용할 때마다 마성이 폭발하는 거야.”


“그건 아닙니다. 극성으로 사용하면 마성이 폭발하지만 향상 마성에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다행이네. 수라기라는 무공...........잠마동에서 익힌 거야.”


“예~ 극마관에서 익힌 겁니다...........참~ 아가씨를 만나면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깜박 잊고 있었네요. 세가의 지하에서 발견한 음양도라는 책 기억하세요.”


“음양도?.........백제의 호국무공이라는 책을 말하는 거야.”


“예~ 그 책입니다. 그때 제가 아가씨 몰래 챙겨가지고 왔어요. 아직도 품속에 간직하고 있죠.”


“그 책을 품속에 간직하고 있었어. 왜~ 그건 삼류 축에도 들지 못하는 무공인데........”


“음양도는 삼류 무공이 아닙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선(仙)의 무공이죠. 제가 수라기를 익히고 보니 음양도와 비슷한 점이 많더군요. 자세한 것은 나중에 설명하고.........저는 음양도에서 음양검법과 음양비를 익혔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경공이 음양비라는 경공입니다.”


“뭐~ 아군이 사용하는 음양비라는 경공을 음양도 책에서 배웠단 말이야.”


“예~ 지금까지 무림에 전해오는 가장 빠른 경공이라는 청풍비행보다 음양비가 더 빠릅니다. 그거뿐만 아닙니다. 제가 음양도 책에서 찾아낸 음양검법은 더욱 위력적입니다. 음양검법은 전 삼검과 후 삼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저도 아직까지 전 삼검 밖에 익히지 못했습니다. 후 삼검은 인간의 무학 아니죠. 제 생각이 확실하다면..........후 삼검을 완벽하게 익히게 되면 무신(武神)의 경지에 들 수 있을 겁니다.”


“무.......무신(武神).........그럴 수가..........말도 안돼. 음양도라는 무공에 그런 위력이 숨어 있었단 말이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음양도는 깨달음의 무학입니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삼류무공보다 떨어지는 무공으로 보이는 거죠. 자세한 것은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그때 음양비와 음양검법도 아가씨에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하~ 정말 할말이 없군..........조상님들이 보물을 남겨주셨는데........후손들은 보물을 알아보지 못하고 돌덩이 취급했다는 거네........한심하군. 정말 한심해...........잠깐만........그럼 혹시 그것도 사실일까?


“예~............어떤 거 말씀이죠.”


“기억 안나. 그때 상자에는 백제역사를 기록한 책과 백제의 호국무공인 음양도 그리고 우리 조상님들에게 도움을 받은 상인들에게 받았다는 은자 두 개가 들어 있었어.”


“기억합니다. 저는 그때 음양도 책만 가지고 왔죠.”


“그래?........그럼 은자는 아직 세가석실에 있다는 거네.


“예~ 제가 음양도 책자 이외에 나머지는 모두 제자리에 놓고 나왔습니다.”


“.........그 은자 말이야............어쩌면 그것도 사실이 아닐까? 조상님들이 남긴 서찰에 이런 구절이 있어”




‘두개의 은자는 우리 가문에 은혜를 입은 장사치들이 나에게 전해준 것으로 나중에 그들에게 군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맞아요. 저도 기억나요. 음양도가 사실이라면 은자도 사실일 수 있겠죠.”


“다음에 시간나면 세가를 다시 찾아봐야겠어.”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세요. 우선은 이곳에서 빠져나가야죠.”




궁아라는 주위를 살펴보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 아군과 수혜도 음양도나 은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음으로 미루고 궁아라와 함께 주변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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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설치가 끝났다. 이제 폭파시키는 일만 남았다. 무극신검은 오향의 무사들을 물러나게 하고 화살과 암기들을 준비시켰다. 폭발과 함께 십이사가 튀어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준비 끝났으면 불 붙여.”


“알겠습니다.”


“지찌지직~ 지찌지직직~..............콰아아아아아앙~ 쾅~............콰아아앙~”




협로에 다시 거대한 폭발음이 들리고 거대한 바위들이 사방으로 날아오른다. 주위를 지키고 있던 무사들은 날아오는 돌들을 피하며 협로를 주시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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