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청천뇌공(靑天雷公) - 4부

본문

운천이 원하는 상황은 비아그라 구입방법 여자로부터 조금이라도 감동하게 만드는 것. 그것을 위해서는 무엇이 좋을까. 운천의 결론은 요리 였다. 과거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운적은 없지만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맛을 냈다. 게다가 이 시대의 요리사는 거의 남자들이지만 가정의 요리는 남자가 혼자 살지 않는 이상 여자의 몫이다. 옛말에도 있다. 생각하라 그리고 행동하라.




“백사저 오늘 점심은 제가 만들어 볼께요. 해보고 싶어요.”


“에? 아 그러세요…”




얼떨결에 대답한 가연이었지만 허락은 받았기에 곁문으로 나있는 부엌으로 들어 갔다. 운천이 한가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는데. 여기는 미래의 한국이 아니다. 과거 중국의 산골 부엌인 것이다. 제대로 된 화기나 냄비는커녕 텅스텐으로 된 숟가락도 없는 시절이다. 부엌에 들어와 중대한 사실을 깨달은 운천은 고민했다. 계속 오랫동안 고민했다, 




“자~! 백사저 맛은 보장 할 테니 한번 드셔 보세요.”


“……”


“어때요?”




운천이 만든 요리는 토끼고기볶음과…찰밥 한그릇 미리 사냥해 놓은 토끼를 얇게 저며서 파 마늘 생강 고추 당분 각종 소채와 향신료를 적당히 볶아서 맛을 낸 한국식 요리이다. 어디를 가나 요리는 기본적으로 불을 사용하고 소금과 설탕을 사용하는 것은 같다. 하지만 중구요리는 포만감 화려함을 중시하는 반면 한국요리는 담백함 소박함을 추구하고 일본요리는 정갈 깔끔함을 추구한다. 거기다 중국의 북서부는 주식이 잡곡과 밀가루 이다. 쌀밥은 부자들이나 먹는것으로 생각되기 마련 하지만 뒤져 보니까 쌀이 조금 있길래 사용한 것이다.




따라서 보통의 중국식 요리와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것은 명중이었다. 




‘오물오물’ 반달눈을 지으며 복스럽게 젓가락으로 한입한입 떠먹는 가연을 보면서 운천은 아직 어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나이 이제 20살. 이왕 가는 군대 일찍 가는게 좋을거 같아서 미리 와버려 대학생활도 제대로 못하고 여자친구도 만들어 본적이 없다. 그래서 더욱 가연에게 끌리는 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것저것 제하고도 정말 좋은 여자였다.




“맛은 어때요? 백사저? 먹을만 한가요?”


“예 이건 정말 처음 보는 맛이에요. 언제 요리를 배웠어요.”




맛있는 먹을 건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그래서 평소 말이 별로 없던 가연도 순간적으로 말을 많이 하게 됐다. 더불어 경계하고 거리를 두고있던 마음을 여는 효과를 얻었으니 이번 작전은 성공이었다. 찬스는 생길 때 잡으라고 했다. 


그리고 운천은 평소와 달리 많은 예기를 나눌 수 있었다. 짧은 식사는 끝났다.




“백사저는 제가 싫은가요?”


“……”


“정말 싫은가 보군요…” 


“……”




가연은 말하지 못했다. 정숙한 명가의 부인으로서 비록 정략 결혼이라도 부군이외의 남자를 마음에 담는다는 건 다시없을 불경이었다. 그러나




“전… 백사저를 이렇게 좋아하는데 말이죠. 처음 본 그 순간부터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전 좋아 할건데 말이죠.”




그말을 끝으로 운천은 조용히 수련하던 산으로 올라갔다.


운천이 가연에게 하는 말한마디 한마디가 거대한 망치가 되어서 가연의 마음의 굳게 닫힌 윤리의 문을 부수고 있었다. 가연이 생각하기에 그들은 인연이었다. 구음절맥과 구양절맥 천형의 몸으로 천재성을 지니지만 서로를 만나지 않는 한 고치기 쉽지 않다는 타고난 병. 그 둘은 하늘이 정해 놓은 운명이란 소리다. 




가연은 모르지만 운천은 미래에서 과거로 온 사람 의지하던 가족도 친하게 지내던 몇 안돼는 친구들도 만나지 못한다. 그런 운천에게 있어 가연은 무의식중에 새로운 삶의 희망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더욱 가연에게 연연하는지 모른다.




가연은 ‘으..흐흑… 나보고 어쩌란 말이야… 어쩌라구요 할아버지…’ 조용히 소리 죽여 울었다.




한편 수련장에 도착한 운천은 답답함에 명치 끝이 뭔가에 막힌 것처럼 숨조차 쉬기 곤란해졌다. 이 감정을 어딘가로 내뱉어야 할 것 같았다. 운천은 있는 힘을 다해 그동안 배운 무공을 펼쳐 댔다. 하지만 불안정한 감정을 가진채 펼치는 무공은 쓸데없이 내공을 낭비하고 기혈을 엉키게 한다. 




얼마 안가 내공을 소모하고 기혈이 엉킨 운천은 운기에 들었다. 차분히 운기에 마음을 담고 정신을 쏟아 내기의 흐름에 집중해나가는 운천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연을 만나고 있었다. 




‘천아 운기는 그저 내기를 운기하는게 아니란다. 운기만 말하면 그건 단지 기술에 불과하지 무공이 아니다. 무공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이다. 자연에서 이탈해 나온 인간이 자연의 안으로 돌아가는 방법 이것을 기억하렴 그러면 언젠간 네 앞에 위대한 자연이 너를 반겨 줄것이다.’




사부의 말대로 자연은 너무나 위대했다. 그 끝없는 느낌은 인간사 만물을 집착을 사랑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줬다. 그리고 운천은 길지만 짦은 운기를 마쳤다. 그리고 운천은 자신의 감정을 깨달았다. 그 동안 가연에게 느꼈던 감정은 그저 집착이었다. 추억의 잔재를 쫓아 대용품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말도 안되는 감정이었다.




이미 일을 다 벌여 놓고 지금에 와서야 깨달다니 스스로 너무 추했다. 자신을 이기지 못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다니… 


‘후우 그나마 다행인건 백사저가 나를 싫어 한다는 사실이지… 부담을 덜었어…’ 


운천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에 안심하며 산을 내려가 가연을 만나 사과하고 끝맺음 할 생각이었다. 




운천이 초가가 보이는 길에 들어섰을 때 싸리문 앞에 서 있는 가연을 볼 수 있었다. 


‘후우~’ 얕은 한숨을 뱉고 가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강사제~!! 어디 갔었어요?! 네?! 그런 나 같은 것을… 나 같은 것을… 미안해요… 미안해요…”


“에…예……”




운천은 가슴에 안겨 같은 말만 반복하며 우는 가연을 그저 어정쩡하게 앉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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