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61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61(영장평원의 혈투)-12




악무룡이 양쪽 절벽에 비아그라 구입방법 매설한 벽력탄의 위력은 대단했다. 장기가 던진 벽력탄을 시발점으로 연속적으로 터지기 시작한 벽력탄은 협로 전체가 흔들리더니 순차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도치일행은 우왕좌왕하는 오향무사들의 틈을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도치일행은 이미 폭발을 예상하고 확실한 목표를 설정하고 폭발이 시작되자마자 협로를 빠져나가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는 반면 도치일행을 잡겠다는 단순한 생각만을 가지고 협로에 들어섰던 오향무사들은 갑자기 엄청난 폭음과 함께 거대한 돌무더기가 자신들을 덮치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하며 돌무더기에 압사당하고 있었다.




“저기 영장평원 보입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마수의 말에 도치일행이 머리위로 떨어지는 바위들을 피해 영장평원으로 들어선다. 드디어 협로를 벗어나 영장평원에 들어선 것이다. 영장평원에는 협로에 들어오지 않았던 오향의 무사들이 남아있었다. 이천오백의 무사들 중 오백여 무사가 영장평원을 지키고 있었는데 그들 대부분은 궁수들 이었다.




“추진진형으로 대열을 정비합니다. 이막수님이 선두, 우측에 도치님과 유미림님, 좌측에 사우님과 악무룡님, 후미는 저와 나머지 분들이 맞도록 하겠습니다. 전력 돌파~”




도치일행은 오향무사들을 우회하지 않고 추진진형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오향무사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여세를 몰아 영장평원까지 돌파하겠다는 것이 마수의 생각이다. 영장평원에 남아있던 궁수들은 협로에서 도치일행이 튀어나올 거라고는 생각도하지 못했다. 그들은 도치일행이 도망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막수의 단검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 공중에서 수십 개의 검영(劍影)을 만들어낸다. 이가섬라비검술(李家閃羅飛劍術)의 절초가 펼쳐진 것이다. 




“크아아악~~”


“크윽”


“당황하지 마라. 모두 화살을 날려.”




궁수들을 지휘하는 부향주가 궁수들을 독려하지만 한번 전열이 흐트러진 무사들을 수습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도치일행이 삽시간에 거리를 좁혀 코앞까지 다가왔다. 뱀의 혓바닥처럼 꿈틀거리는 체직과 은빛으로 빛나는 원반이 날아온다. 유미림의 영사혈편과 금막비의 유성우가 궁수들을 향해 날아오는 것이다. 궁수들은 급한 마음에 활로 원반과 체직을 막았다. 하지만 강기에 쌓인 체직과 날카로운 톱니바퀴를 가진 원반은 활을 두부처럼 베어버리고 궁수들의 팔이나 목을 베어버린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유성우나 체직이 물러가고 뒤이어 날아오는 도치의 도끼와 사우의 도는 그나마 유성우나 체직을 피한 무사들을 토막토막 베어버린다.




“이막수님...........저놈부터 처리하세요.”


“당황하지 마라. 진형을...............크윽~~”




궁수들을 지휘하던 부향주의 심장에 이막수의 수라검이 파고들었다. 마수는 적의 우두머리부터 처리하도록 한 것이다. 궁수들은 부향주마저 죽음을 면치 못하자 도치일행을 피해 분분히 도망치기 시작했다. 도치일행은 궁수들의 포위망을 뚫고 반대쪽 협로를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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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은 초조했다. 수혜와 궁아라는 지금까지 깨어나지 않았다. 궁아라는 자신과 수혜가 독에 중독되었다고 했다. 흑풍대가 날린 화살에 맹독이 발라져 있었던 모양이다. 아군도 화살을 맞은 흑풍대가 흐물흐물 녹아내리는 모습을 보았다. 얼마나 지독한 독이면 몸이 녹아버린단 말인가? 수혜와 궁아라는 화살을 맞았다. 그녀들도 극독에 중독되었을 것이다. 그녀들은 자신처럼 금강불괴에 만독불침이 아니지 않는가? 아군은 그녀들을 변화를 지켜보며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이 도와주고 싶지만 혹시 적(敵)이 나타나면 손도 써보지 못하고 당할 수 있다. 검게 변했던 수혜와 궁아라의 몸이 서서히 본래의 색으로 돌아온다. 독을 한곳으로 몰아넣는데 성공한 모양이다. 그때 멀리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리며 엄청난 먼지가 피어났다. 영장평원의 입구에서 들리는 폭음이다. 곧이어 영장평원의 입구가 무너지며 일단의 무리들이 영장평원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음~ 이게 무슨 소리야.”




궁아라가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궁아라는 고개를 돌려 영장평원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저기 달려오는 사람들은 도치 일행 아니야. 도치 일행이 포위망을 뚫은 모양인데........”




수혜도 깨어난 모양이다. 수혜와 궁아라가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깨어나셨습니까? 어때요. 괜찮아요.”


“어지러워~ 지독한 독이야. 빨리 해독제를 찾아야해.”


“나도 그래. 내공으로 독기가 펴지는 것을 억누르고 있지만 견디기 힘들어.”


“어걸 어떻게 한다. 흑풍대 놈들은 다 죽었는데.........어디서 해독제를 찾죠.”


“놈들의 품속을 뒤쳐봐~”




궁아라의 말에 아군이 흑풍대 시체들의 품속을 뒤쳐보니 몇 가지 물건과 주머니들이 나왔다. 그중에서 아군의 눈에 띄는 물건이 있었다. 바로 세가를 멸문시킨 놈이 지니고 있던 흑풍대의 신표였다. 자신들을 공격했던 놈들이 흑풍대인 모양이다. 아군은 패와 함께 주머니들을 가지고 왔다. 수혜가 아군이 가져온 패를 보더니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도 흑풍대의 패를 기억하는 것이다.




“아라님 말대로 흑풍대가 확실하군요........빠드득~ 죽일 놈들.”


“아가씨는 이놈들이 흑풍대란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아라님이 흑풍대라고 했어. 패를 보니 놈들이 확실해.”




궁아라는 아군이 가져온 주머니를 열어보았다. 암기가 들어있는 주머니도 있고, 돈이 들어있는 주머니도 있다. 그리고 궁수들의 품속에서 나온 주머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가루가 들어있었다. 




“어떤 것이 해독제인지 알 수가 있나.”


“저기...........밑에 있는 놈들이 도치님 일행을 공격하려는 모양입니다.”




아군은 절벽 밑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오당의 움직임을 알 수 있었다. 절벽 밑을 포위하고 있던 오당의 무사들은 도치일행이 협로와 가까워지자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 진행을 정비하고 있었다. 




“아군. 나와 수혜님은 무공을 사용하면 안돼. 아군이 어떻게 해봐~”


“알겠습니다.”




아군은 주위에 널려있는 바위들을 밑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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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목신검은 엄청난 폭음과 함께 도치일행이 영장평원을 가로질려 협로로 접근하자 궁수들과 돌격대를 준비시켰다. 어떻게 해서든 도치일행을 막아야 한다.




“이런 빌어먹을 일이 어떻게 되는 거야.”


“모르겠어요. 반대쪽 협로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습니다. 놈들이 벽력탄을 터트린 모양입니다.”


“또 벽력탄이야. 그놈은 벽력탄을 얼마나 가지고 있었던 거야.”


“조금 있으면 놈들이 이곳까지 들이 닫칠 겁니다.”


“모두 준비해 놈들에게 화살을 퍼부어 주어야 한다, 돌격대도 준비시켜.”


“저기........절벽위의 상황도 점검해 보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새벽에 절벽위에서도 한바탕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정신이 없군.........지금은 일단 전면에 나타난 놈들을 상대하는데 전력을 다한다. 절벽 위에 있는 놈들은 풍대가 알아서 할 거야. 모두 준비해.”


“알겠습니다. 궁수들 준비..........돌격대도 각자 무기를 점검하라.”




궁수들과 돌격대가 단목신검의 명령에 진형을 정비했다. 




“쿠.........쿠.......쿠........쿵~”


“바위다. 절벽에서 바위가 떨어진다.”




아군이 던지는 바위들이 궁수들의 머리위로 떨어진다. 한참 전열을 가다듬던 궁수들이 바위들을 피해 도망친다. 단목신검아 절벽 위를 올려다보니 일사 놈이 바위를 던지고 있었다.




“흑풍대 개새끼들은 뭐하고 있는 거야.”


“무슨 수를 내야합니다. 이대로 있으면 당하게 됩니다.”


“빌어먹을.........후퇴.......후퇴한다.”




단목신검은 떨어지는 바위를 피해 후퇴를 명령했다. 지금은 달리 방법이 없다. 우왕좌왕하던 오당의 무사들이 아군 한사람 때문에 후퇴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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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은 오당의 무사들이 후퇴하자 바위를 던지는 것을 중지했다. 




“우리도 도치일행과 함유해야죠.”




아군의 말에 궁아라가 고개를 흔들었다. 새벽에 자신들을 공격했던 흑풍대는 어림잡아 삼백 정도였다. 궁아라가 알기로 무림맹에 있던 흑풍대의 숫자는 오백이 넘었다. 그럼 나머지 이백 명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무림맹에서 삼백 명만 출동시킨 것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그럼 나머지 흑풍대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협로에는 양쪽에 절벽이 있다. 나머지 흑풍대는 반대쪽 절벽에 숨어있다는 결론이다. 그들을 처리해야 한다. 그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또 뒤통수를 얻어맞을 수 있다.




“우리는 반대쪽 절벽으로 가야해. 반대쪽 절벽에도 흑풍대가 숨어 있을 거야.”


“흑풍대가 아직 남았다는 말씀이세요.”


“무림맹에 있던 흑풍대는 오백이 넘어. 하지만 아침에 우릴 공격했던 흑풍대는 삼백정도였어. 나머지는 반대쪽 절벽에 숨어있을 거야. 아군은 그놈들을 처리해야해.”


“음~ 알겠습니다. 나머지 놈들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그런데 아가씨와 누님은 어떻게 하죠. 두 분은 무공을 쓸 수 없잖아요.”


“나도 간다. 가문의 원수를 눈앞에 두고 그냥 있을 수는 없어.”


“수혜님 위험해요. 잘못하면 독이 다시 발작해요.”


“그런 건 상관없어요..........아군 나도 갈 거야.”


“아가씨 누님 말씀이 맞습니다. 너무 위험합니다.”


“아군~ 부탁이야. 제발..........아군도 알잖아.”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한 놈도 살려 보내지 않겠습니다. 그러니까 아가씨는 안전한 곳에 계세요.”


“나서지 않을게.........가만히 있을게........제발 아군.”




수혜는 간절한 눈빛으로 아군에게 사정했다. 수혜는 가문의 원수들을 눈앞에 있는데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놈들은 아버지를 잔인하게 난도질하고, 어머니를 겁간하고 불태워 죽인 놈들이다. 그런 놈들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아군은 입술을 깨물었다. 아가씨의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너무 위험하다. 아가씨는 극독에 중독된 상태다. 잘못하면 아가씨의 생명까지 위험하다. 




“수혜님 아군을 믿으세요. 우리가 가면 아군에게 짐만 될 뿐입니다.”


“그냥........그냥 보기만 할게........절대 나서지 않을게.......부탁이야. 아군.........아라님......”


“휴우~ 알겠습니다. 방금 하신 말씀 꼭 지키셔야 합니다. 보기만 하시는 겁니다.”


“알았어........나서지 않을게.........고마워. 아군.”


“너무 위험해. 아군 다시 생각해봐~.”




궁아라는 아군과 수혜를 말리고 싶었다. 무슨 독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자신과 수혜는 사람이 녹아버릴 정도로 지독한 독에 중독되었다. 다른 사람 같으면 죽어도 백번은 죽었을 독이지만 수혜나 자신은 내공으로 독이 펴지는 것을 억누르고 있었다. 만일 이 상태에서 내력을 사용하게 되면 독이 급속도로 펴지게 될 것이다. 아군도 수혜나 궁아라의 상태를 알고 있다. 그녀들은 자신처럼 만독불침이 아니다. 하지만 수혜는 고집이 센 여인이다. 어릴 적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죽어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다. 또한 아군도 수혜의 심정을 알기에 그녀의 청을 거절하지 못했다.




“아가씨.........절대 무공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세요.”


“알았어. 맹세할게.”


“누님........아가씨가 맹세했으니 같이 가요. 여기에 숨을 만한 곳도 없지 않습니까?”


“휴~ 알았어. 두 사람 뜻이 그렇다면 할 수 없지. 가자.”




아군은 수혜와 궁아라를 양팔에 안고 수라기를 끌어올렸다. 절벽과 절벽 사이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아군은 용천혈(발바닥)에 수라기를 집중하고 공중으로 솟구친다면 반대쪽 절벽을 향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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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는 협로를 지키고 있던 무림맹 무사들에게 바위가 떨어지고 그들이 뒤로 후퇴하는 것을 보았다. 마수는 절대 위를 올려다보았다. 절벽위에 아군일행이 보인다. 




“일사님 일행입니다. 일사님 일행이 우릴 돕고 있어요.”


“그럼 그렇지 아군이 죽을 놈이 아니지. 자~ 모두 힘내자.”




도치일행은 아군일행을 보고 힘이 솟는다. 아군일행이 절벽 위를 점령한 모양이다. 도치일행이 협로로 들어섰다. 그때 머리 위로 아군일행이 반대쪽 절벽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마수.......우린 반대쪽 절벽을 정리할게.”




아군의 고함소리가 협로에 메아리친다. 아군이 반대쪽 언덕으로 이동하며 도치일행에게 소리친 것이다. 사기가 오른 도치일행도 전력을 다해 달려갔다. 그때 하늘에 수백 개의 화살들이 날아오른다. 




“놈들이 또 공격을 시작한 모양입니다. 모두 화살을 막으세요.”




오당은 아군의 공격을 피해 후퇴했다가 아군의 공격이 잠잠해지자 대오를 정비하고 도치일행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사실 오당의 무사들은 막다른 길에 들어섰다. 전날 절벽이 무너지며 엄청난 높이의 바위들이 길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바위들을 넘어 반대쪽 협로로 갈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도치일행이 자신들의 뒤를 추적(?)하고 있다. 여기서 바위산을 넘어 이동하다가는 대오(隊伍)가 흐트러지며 각개격파를 당할 수 있다. 단목신검을 비롯한 오당의 당주들은 이곳에서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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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군일행에게 도망쳤던 백발염라는 협로의 끝으로 가서 반대쪽 절벽으로 올라갔다. 그곳에 이백여명의 흑풍대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백발염라가 절벽위로 올라가자 숨어있던 흑풍대 모습을 드려냈다.




“아니 어떻게 되신 겁니다. 팔이............”


“크~ 일사 놈에게 당했다.”


“예~ 일사요. 그런데 왜 혼자입니까? 삼백 명의 흑풍대가 모두 당했단 말씀입니까?”


“모두 죽었어. 그놈은 인간이 아니야. 그놈은 악마야.”


“정신 차리세요. 대장님........대장님.”




흑풍대 한명이 멍하니 중얼거리는 백발염라의 몸을 잡고 흔들자 백발염라가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백발염라의 한쪽 팔은 뼈가 보일 정도로 상처가 깊었다. 아군의 마지막 공격에 당한 것이다. 




“여기에 몇 명이나 남았지.”


“이백여명입니다.”


“빌어먹을......... 절반 이상이 전멸했군.”




백발염라는 절벽 밑과 반대쪽 절벽상황을 지켜보았다. 절벽 밑의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반대쪽 절벽에 있는 일사일행은 보이지 않는다. 그때 협로가 쩌렁쩌렁 울리는 아군의 목소리가 들린다.




“놈이 이쪽으로 오고 있어. 모두 숨어.........어서.”




백발염라의 명령에 흑풍대는 땅굴과 바위 뒤로 몸을 숨기고 귀식대법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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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절벽에 도착한 아군은 천이통과 천안통을 극성으로 끌어올렸다. 아군의 귀에 온갖 잡동사니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소리는 절벽 밑에서 빌어지고 있는 도치일행과 오당무사들이 싸우는 소리였다. 아군은 수혜와 궁아라를 내려놓았다.




“주위에는 적이 없어요. 놈들은 협로 끝에 숨은 모양입니다.”


“정말 없어...........그럼. 우린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같이 가요. 언제 적이 나타날지 모르잖아.”


“수혜님! 우린 이곳에 있어요. 적이 없다고 하잖아요.”


“지금은 없지만 언제 적(滴)이 타나날지 모르잖아요. 아군 겉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할 겁니다.”




궁아라는 한숨을 쉬고 입을 다물었다. 수혜의 말이 틀린 말도 아니다. 지금 절벽 밑에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그들 중 일부가 절벽위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다. 오당무사들은 자신들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아군에게도 한번 당해 보았기 때문이다.




“알았어요. 같이 가요. 아군 조심해.”


“예~ 두 분은 좀 떨어져서 오세요.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아군은 수라기를 십성으로 끌어올리고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간다. 수혜와 궁아라는 아군과 두세 걸음 뒤에서 아군의 뒤를 따라갔다. 백발염라는 아군일행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군의 몸은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놈이 익힌 수라기라는 무공을 끌어올린 모양이다. 백발염라는 주위를 돌아본다. 흑풍대는 땅속이나 바위 뒤에 귀식대법을 펼치며 숨어있다. 하지만 모든 흑풍대가 귀식대법을 익힌 것은 아니다. 일사의 능력이라면 미세한 숨소리까지 들을 것이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지금당장 도망치는 것이다. 하지만 도망친다고 하여 살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사 놈이 자신들이 도망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든 일사 놈을 처리해야 한다. 그놈이 아니라면 삼사나 또 다른 계집이라도 죽어야 한다. 백발염라는 아군의 뒤를 따르는 여인들이 보였다. 그녀 걸음걸이에 힘이 없고, 얼굴에 핏기가 없다. 그녀들은 독화살을 맞았다. 자신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백발염라는 신호를 보내 흑풍대를 준비시켰다. 아무리 꼭꼭 숨어도 일사의 이목을 속이지는 못할 것이다. 땅속에 숨어있던 흑풍대가 꿈들 거리며 일어난다.




‘모두 일어나. 내가 신호를 보내면 일사 뒤에 있는 여인들을 공격한다.’




백발염라의 전음이 흑풍대들의 귀에 전해진다. 백발염라는 일사인 아군은 포기하고 독에 중독된 수혜와 궁아라을 공격하기로 한 것이다. 흑풍대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섰다. 백발염라의 명령에 따라 대오를 정비하는 것이다. 아군은 전면에 나타난 흑풍대를 발견했다. 놈들의 숫자는 이백여명이 조금 넘었다.




“놈들이 모습을 드려냈습니다.”


“무슨 꿍꿍이지.........아군 조심해. 놈들이 모습을 드려내 것은 무슨 이유가 있을 거야.”


“뒤로 물려나세요. 놈들은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궁아라는 수혜의 손을 잡고 뒤로 물러났다. 수혜는 검을 뽑는다.




“수혜님.”


“그냥 준비만 하는 겁니다. 놈들이 우릴 공격할지도 모르잖아요.”




수혜는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흑풍대를 요절내고 싶었다. 하지만 아군과의 약속이 있어서 끌어 오르는 살기를 억지로 참는다. 궁아라도 품속에서 단검을 꺼낸다. 수혜의 말대로 준비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아군도 수라기를 두 손에 집중했다. 최대한 속전속결로 끝내야한다. 시간을 끌면 놈들에게 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흑풍대가 서서히 아군일행에게 접근한다. 놈들은 검을 손에 들고 있었다. 백발염라는 마른 침을 삼킨다. 자신들이 마치 죽는 지도모르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같다고 생각된다. 일사일행과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일사의 움직임이 없다. 아마 뒤에 있는 여자들을 보호하려는 모양이다.




“공격~ 모두 총공격하라.”




이백 명의 무사들이 일제히 아군을 향해 달려온다. 성질이 급한 놈들은 공중으로 도약하는 놈들도 있었다. 아군은 한 팔을 내밀어 수라마령신공의 봉(封-봉하다)결로 놈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다른 손을 내밀어 분(分)결로 놈들을 공격했다. 아군의 손에서 황금색 강기가 넓게 펴지며 거대한 강기의 벽을 만들고 뒤이어 다른 손에서 수백 개의 황금색 손 그림자가 피어나 흑풍대를 향해 날아갔다.




“일사 놈은 무시해...........흩어져라.......뒤에 있는 년들을 공격한다.”




백발염라의 명령에 따라 아군을 공격하던 흑풍대가 아군을 피해 궁아라와 수혜를 향해 날아갔다. 아군은 깜짝 놀라 수도(手刀)로 음양검법의 ‘인의천검류’를 실천했다. 음양검법 역시 수라마령신공과 마찬가지로 어떤 무기로도 실천이 가능한 무공이기 때문이다. 아군의 수도가 부챗살처럼 펴지며 수혜와 궁아라를 공격하는 흑풍대를 향해 날아갔다.




“크아아아악~” 


“크아아아악~”


“수혜님 뒤로 물러나요. 놈들을 상대하면 안 됩니다. 아군에게 맡기세요.”


“이놈들 감히.........절정마검 역천역지(逆天逆之)~” 




수혜는 궁아라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흑풍대에게 절정마검 중에서 필살의 일검인 역천역지를 펼치니 수혜의 검에서 수천가닥의 그림자들이 피어나며 흑풍대를 향해 날아갔다.




“크아아아악~~” 


“크윽~~”




흑풍대는 앞뒤에서 날아온 공격에 공중에서 폭죽 터지듯 터지며 푸른 하늘에 붉은 구름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흑풍대의 숫자는 이백이 넘었다. 내공을 끌어오려 절정마검을 펼친 수혜가 피를 토하며 비틀거린다. 무리하게 내공을 끌어올려 독이 발작한 것이다. 흑풍대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수혜를 공격하고, 보다 못한 궁아라의 단검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갔다.




“피사혈검..........살인마소~”




두 자루 단검이 무수하게 늘어나며 흑풍대를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아군은 불같이 화가 났다. 아군의 얼굴이 분노가 서리며 손바닥이 황금색으로 빛났다.




“지의천검류~”




아군이 음양검법의 두 번째 초식을 수도로 펼치니 하늘이 온통 황금색의 손 그림자들로 가득하더니 남아있는 흑풍대를 향해 날아갔다.




“헉~ 저...........저건 또 뭐야...........크아아악~~” 


“크아아악~~”




백발염라가 갈기갈기 찢어지며 핏덩이가 변해 버리고, 절벽 위에 흑풍대들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메아리친다. 음양검법의 제일초인 인의천검류가 쾌검이라면 지의천검류는 오통 살기로 뭉쳐진 철저한 마검(魔劍)이었기 때문이다. 흑풍대가 형체도 남기지 못하고 고깃덩어리로 변해 바닥에 떨어진다. 삽시간에 이백여명의 흑풍대가 고깃덩어리로 변한 것이다. 아군은 숨을 몰아쉰다. 비록 수라기를 극성으로 끌어올리지 않아 마성에 빠진 것은 아니지만 몸속에서 일어나는 살기를 주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군은 수혜와 궁아라에게 달려왔다. 수혜와 궁아라는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데 그녀들의 몸이 흑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독이 전신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가씨.......누님..........”


“헉헉~ 놈들은 어떻게 됐어.”


“아가씨 아무 말씀하시지 마세요. 놈들은 제가 모두 처리했습니다.”


“헉~ 헉~ 자세히 살펴봐~ 빨리.”




아군은 궁아라의 말에 천안통과 천이통으로 주위를 살폈다. 절벽위에는 더 이상 살아있는 사람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흑풍대가 전멸한 것이다. 




“모두 죽었습니다. 어서 치료해야 합니다. 제가 도와드릴 게요. 어서요.”


“안돼. 너무 늦었어...................아군~ 어서 우릴 곽지향님에게 데려가. 어서..........”




아군은 궁아라와 수혜를 안고 음양비로 날아올랐다. 곽지향은 천독마가의 여식이며 독마관을 출관한 여인이다. 그녀라면 수혜와 궁아라가 중독된 독과 해독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군이 거대한 독수리처럼 절벽 밑으로 떨어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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