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81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81(설비(雪匕)의 비밀)-6




화원명은 입을 다물고 정신을 집중했다. 아군도 수라기를 끌어올리며 화원명을 주시한다. 화원명은 20대 중반으로 검고 짖은 눈썹과 도톰한 입술, 그리고 사각형의 얼굴형으로 무척이나 사내다운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화명원은 검을 들어 가슴 높이까지 올리고 다리를 벌려 몸의 안정을 취한다음 내공을 끌어올리니 몸에서 은은한 자(紫)색의 광채가 세어 나온다. 아군은 다리만 약간 벌린 상태에서 팔을 늘어트리고 수라기를 끌어올리니 아군의 몸이 하얀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아군이 단번에 십일성의 수라기를 끌어올린 것이다. 바람도 없는데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휘날리고 주위에 있던 돌과 흙들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화원명은 아군을 보며 공격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허점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허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머리, 가슴, 배등 모든 곳이 허점이다. 아군은 고수다. 그것도 자신이 본 고수들 중에서 손가락으로 뽑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대결에 임하는 아군의 자세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자신이 지금까지 배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화원명은 입술을 깨물고 검에 진기를 주입했다. 화명원의 검이 갑자기 일자나 길어지며 하얀 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아군은 화원명을 보면 숨 막히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화원명은 지금까지 상대했던 사람들하고는 풍기는 기도부터가 틀리다. 화원명을 보고 있으면 마치 산이나 바다를 보는 느낌이다. 아군은 수라기를 양팔에 집중했다.




소하는 손을 땀을 쥐고 화원명과 아군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하늘에 뜬 태양이 아군의 뒤쪽으로 넘어간다. 소하는 태양의 위치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아군을 응원하고 있었다. (군랑 지금입니다. 지금 공격하세요.) 소하의 마음속으로 간절히 외쳐본다. 태양을 바라보고 싸우는 것보다는 태양을 등지고 싸우는 것이 유리하다. 태양을 등진 상대를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으면 동공이 축소되어 잠시나마 상대방의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군의 얼굴 근육이 실룩거린다. 수라기를 장시간 끌어올리고 있으니 분노와 더불어 살기가 올라오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다. 어서 끝을 보아야 한다. 이대로 있으면 대결이 시작되기도 전에 마성이 폭발할 것이다. 아군의 다리가 오랜 침묵을 깨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천천히.......보는 사람이 답답할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던 아군의 동작이 한순간에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화원명의 머리 위로 날아오른다. 




“수라마령신공 벽(劈)~”




분노가 솟구친 아군은 가장 단순한 공격으로 화원명의 백회혈(머리)로 주먹을 날린다. 화원명은 소하의 생각대로 순간적으로 상대방의 움직임을 놓쳤지만 머리 위에서 강한 살기를 느끼고 감각적인 움직임으로 아군의 주먹을 피한 다음 검(劍)을 머리위로 열십자로 그어버린다. 아군은 열십자의 검영(劍影)이 자신의 상체를 베어오자 허공에서 몸을 비틀어 한바퀴 회전하며 검영(劍影)을 피하고, 발에 수라기를 집중하여 각법(脚法)으로 화원명의 거골(오른쪽 어깨), 견정(왼쪽어깨)혈를 공격해 한다.




“뇌전검(雷電劍) 뇌풍만리~”




화원명은 암향표(暗香飄)로 아군의 공격을 피하고 뇌전검법으로 아군을 공격하니 화원명의 검에서 번개 같은 검기(劍氣)가 피어나 아군의 단전혈(아랫배)을 베어왔다. 아군은 아직도 허공에 뜬 상태였기 때문에 신법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그는 자신의 아랫배를 향해 날아오는 검기를 보며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서자 수라마령신공의 호신강기를 극성으로 끌어올리고 몸을 수평으로 세운다음 권으로 화원명의 준정혈(가슴)을 공격했다.




“펑~~”


“크윽~~”


“음~~~”




엄청난 광음과 함께 흙먼지가 자욱하게 피어나고 두 마디 신음소리가 들렸다. 소하와 벽하는 초조한 심정으로 아군을 찾아본다. 아군은 화원명과 조금 떨어진 곳에 무릎을 끌고 앉아 있고 화원명은 가슴을 잡고 더운 피를 토하고 있었다. 멀리서 보니 아군이 다시 일어나는데 그의 상의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화원명이 만든 검기(劍氣)는 아군의 호신강기를 베어버리고 금강불괴인 아군에게 상처를 입힌 것이다. 만일 아군이 금강불괴가 아니었다면 벌써 두 동강으로 베어졌을 것이다. 




“쿨럭~ 쿨럭~ 빌어먹을 영감탱이 검강(劍剛)으로 베지 못할 것이 없다고 하더니 순 거짓말이었어.”




화원명이 입가에 흐르는 피를 손매로 닫고 자세를 바로 잡는데 그의 상의가 찢어져 바람에 나풀거리고 있었다. 화원명도 아군의 공격에 가슴을 강타당한 것이다. 만일 그가 자하신공으로 몸을 보호하고 있지 않았다면 그도 무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군은 화원명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아랫배를 만져보았다. 검에 베어져 쩍 갈리진 상처가 만져진다.




“당신이 가진 검도 무림십대병기입니까?”


“무림십대병기? 이검은 영감탱이가 준거야. 그 좀팽이 영감탱이가 그렇게 비싼 물건을 주었겠어. 내 생각에 그냥 이름 없는 대장장이가 돈벌이용으로 만든 검일 거야.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물어봐~”


“혹시나 해서 물어본 겁니다. 십대병기가 아니라면 상처를 입는단 말이지.......”




아군의 뒤에 말은 혼자서 중얼거리는 말이었다. 아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분노와 살기를 억누르고 품속에서 설비를 꺼냈다.




“지금부터 조심하세요. 저도 무기를 사용할 겁니다.”


“이제야~ 밑천이 나오는 건가? 하하하~ 좋아. 나도 최선을 다하지.”




아군이 검집에서 설비를 빼내니 설비의 검신에서 하얀 광체가 반짝거린다. 화원명은 설비를 유심히 보더니 얼굴을 씰룩거린다.




“그 단검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을 보니 꽤나 비싼 물건인가 보군. 혹시 그게 자네가 말한 십대병기인가?”


“예? 십대기병중 하나인 설비라는 검입니다.”


“자네를 보고 있으니 왜 자꾸 배가 아프지. 미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만 해도 배가 아픈데 그렇게 비싼 물건까지 가지고 있다니........”


“준비하세요. 다시 갑니다.”




아군은 화원명의 이야기가 길어지기 전에 다시 공격을 시작한다. 아군이 단검인 설비에 수라기를 불어넣으니 설비가 장검처럼 길어지며 화원명의 자궁혈(목)을 향해 날아갔다. 아군이 음양검법의 인의천검류로 화원명을 공격한 것이다. 화원명은 설비의 검영(劍影)이 번개 같은 속도로 날아오자 암향표로 몸을 회전하며 구궁반천검법(九宮反天劍)으로 검막(劍幕)을 친다.




“캉~~...........뇌전검 천지역파~” 




아군의 공격을 튀겨낸 화원명은 몸을 회전하는 상태에서 공중으로 솟구쳐 아군을 향해 검을 뿌리니 하늘에 번개형상의 검영(劍影)들이 피어나 아군의 백회혈(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아군은 인의천검류가 통하지 않은 경우는 처음 봤다. 하지만 놀랄 시간도 없다. 화원명의 검이 머리위로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의천도류~”




설비의 검영(劍影)들이 팔방으로 피어나더니 화원명이 만들어낸 검영(劍影)들을 찢어버리고 화원명의 전신을 향해 날아갔다. 음양검법의 인의천검류가 쾌검이라면 지의천검류는 마검(魔劍)이다. 눈앞에 거치적거리는 것은 무엇이든 베어버리고 적(敵)의 허점만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단번에 숨통을 끓어버리는 검........그것이 마검(魔劍)이다. 화원명은 뇌전검법의 초식이 허망하게 깨지고 수많은 검기가 자신에게 날아오자 다시 몸을 회전시키며 구궁반전검법으로 검막(劍幕)을 친다.




“파파파파팍~”


“크윽~”




빠르게 회전하던 화원명이 뒤쪽으로 물려나며 어깨를 잡고 있었다. 아군의 공격에 왼쪽어깨가 베어진 것이다.




“지독하군.......이건 상상이상이야. 흥분 되서 미치겠어. 그래.......끝을 보자.”




어깨를 잡고 비틀거리던 화원명이 다시 자세를 바로하고 양손으로 검을 잡았다. 아군은 두 번의 연속공격 이후 내력이 딸라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회원명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부터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검법으로 자네를 상대해 주겠네. 미리 말하지만 죽지마라. 부탁이다. 간다.”




화원명이 아군을 향해 달려오고 양팔로 잡고 있던 검이 부르르 떨리는 것 같더니 폭죽 같은 검기들이 피어나 아군의 전신을 향해 날아왔다. 화원명은 자신이 알고 있는 최고의 검법인 유성추월검법(流星追月劍)으로 아군을 공격한 것이다. 아군은 눈앞이 캄캄했다. 화원명이 만들어낸 검기(劍氣)는 유성처럼 빠르고 화려한 검이다. 아군은 이를 악물고 수라기를 극성으로 끌어올리고 음양검법의 천인지검으로 화원명의 검을 상대했다.




“천인천검류”




설비가 갑자기 아군의 키만큼이나 늘어나더니 검영(劍影)이 좌우로 불어나 하늘을 가릴 정도로 넓게 펴지니 화원명이 만들어낸 검영(劍影)들은 아군이 만들어낸 검기에 걸레처럼 찢어지며 화원명을 향해 날아간다. 화원명은 아군의 검기(劍氣)을 보고 깜짝 놀라 뒤쪽으로 빠르게 물려나며 다시 한번 유성추월검으로 아군을 공격했다.




“깡~~ 쾅과과과과과아아아아아앙~”


“크윽~~~”


“음~~”




벽하와 소하가 자신들도 모르게 뒤쪽으로 물려난다. 아군과 화원명의 대결의 어파가 멀리 떨어진 소하와 벽하에게까지 미친 것이다. 소하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팔을 내리고 아군을 찾아보았다. 먼저 소하의 눈에 보이는 것은 하늘높이 솟구친 흙먼지다. 그리고 다음으로 보이는 것은 뿌리까지 뽑힌 나무들이다. 나무들도 대결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뿌리가 뽑힌 것이다. 아군과 화원명을 주위에 피어난 흙먼지들이 서서히 가라앉으며 아군과 화원명의 모습이 나타났다. 아군은 허리를 숙이고 붉은 피를 토하고 있었다. 소하는 당장 아군에게 달려가려 했다. 하지만 바로 겉에 있던 벽하가 소하의 팔을 잡는다.




“기달려~ 이건 두 사람의 대결이야. 우리가 끼어들면 안돼.”


“하지만~”


“저길 봐~ 화원명이 쓰려졌어. 그런데도 추월이검은 움직이지 않고 있어.”


“음~”




소하도 화명원을 보았다. 화원명은 칼을 지지대삼아 무릎을 끌고 있는데 그의 무복은 여기저기 찢어져 붉게 물들어 있고 숙여진 고개 사이로 붉은 피가 흘려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아군은 입가에 흐리는 피를 닫아내고 허리를 피고 화원명을 바라보았다. 아군의 왼쪽 가슴에도 붉은 핏자국이 보인다. 화원명의 검에 왼쪽 가슴이 베인 것이다.




“여기서 대결을 멈추죠. 계속하면 둘 중 하나는 죽습니다.”




아군의 말에도 화원명은 계속 피를 토하며 말이 없다. 아군은 수라기를 거두고 설비를 검집에 집어 넣으려했다. 그때 설비의 표면이 쩍쩍~ 거리는 미세한 소리가 들린다.




“쿨럭~ 쿨럭~ 빌어먹을 영감탱이........무적이라고 하더니 순 거짓말이군? 이봐~ 방금 그게 무슨 검법이지.”




아군은 화명원의 말에 지켜보던 설비를 내려고 화원명에게 눈을 돌리니 화원명이 힘들게 일어나고 있었다.




“음양검법입니다.”


“음양검법?.........그런 검법이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한 거 같은데.......”


“백제의 호국무공입니다.”


“백제? 그런 나라도 있었던가?”


“우리가 동이족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세운 나라입니다.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살아졌습니다.”


“휴우~ 그래........마수마랑~ 오늘 자네에게 많이 배웠다. 다음.......에..........보자.”




화원명은 힘들게 말하며 무릎이 굽혀지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려져버린다. 그때 멀리서 지켜보던 추월이검이 화원명에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 




“사숙.........사숙 정신 차리세요.”


“음~ 추월이검인가?........쉬고 싶다. 어디론지 가자.”


“알겠습니다. 일단 이것부터 드세요.”




추월이검 중 한명이 품속에서 작은 단약을 꺼내 화원명에 입에 넣어주고 화원명을 안고 일어났다.




“마수마랑.......오늘은 그냥 가겠다. 하지만 다음에는 오늘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추월이검 중 한명이 아군을 노려보며 이야기하더니 화원명을 안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화원명의 부상이 심하기 때문에 치료를 하기 위해서다. 아군은 그들이 떠나자 설비를 들어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표면에 거미줄 같은 금이 보인다. 아군은 혹시나 싶어 손가락으로 설비를 튕겨보았다.




“띵~~~”




맑은 금속음과 함께 설비의 표면에서 쇳가루가 떨어지며 설비의 하얀 광체가 더욱 밝아졌다. 아군은 신기한 생각이 들어서 설비를 요리저리 살펴보니 갑자기 손잡이 끝부분이 떨어져 내렸다. 그때 소하와 벽하가 아군에게 달려왔다.




“군랑........군랑.”


“소하..........벽하~”




아군은 소하와 벽하가 달려오자 배와 가슴의 상처에서 전해오는 통증과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내색하지 않고 그녀들을 보며 빙긋 웃어준다. 




“군랑~ 부상이 심해요. 어서 치료해야 해요.”


“살짝 베인 정도에요.”


“저번에 당한 부상보다 상태가 더 심각해요.”


“저번에도 봤지만 이정도 상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정말이에요. 정만 괜찮은 겁니까?”


“예~ 약간의 내상을 입었지만 그것도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것보다도 설비가 이상해요. 잠깐만.........방금 뭐가 떨어졌는데.”




아군은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설비의 조각을 집어서 손잡이 뒤쪽에 맞추어본다. 설비에서 떨어진 조각은 손잡이를 밀봉한 금속조각이었다. 아군은 미안한 표정으로 설비를 소하에게 내밀었다.




“어떻게 하죠. 설비가 이렇게 됐어요.”




소하는 설비를 힐긋 쳐다보더니 이내 눈을 돌려 아군의 상처를 살펴본다. 소하에게 설비보다 아군이 소중했기 때문이다. 겉에 있던 벽하가 소하대신 설비를 받아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이 난 것처럼 아군을 유심히 살펴본다. 아군은 부상을 당했을 뿐 평소와 표정으로 보면 달라진 것이 없다. 벽하는 아군이 수라기를 극성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수라기의 마성에 괴로워할 줄 알았다. 그런데 표정을 보면 전혀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 아니다.




“저기 아군.......정말 괜찮아. 아군은 수라기를 극성으로 사용했잖아. 마성이 안 느껴져.”




소하의 말에 아군도 펴듯 생각이 나서 자신을 돌아본다. 이상한 일이다. 조금 전까지 분노와 살기에 온몸이 터질 지경이었다. 그런데 화원명과의 대결이 끝나고 수라기를 거두자 거짓말처럼 분노와 살기가 살아져버린 것이다. 아군은 자신의 변화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일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자신이 수라기를 극성으로 익혔던 말인가? 




“이상하네요. 마기가 느껴지지 않아요.”


“뭐~ 마기가 느껴지지 않아. 그럼........수라기의 마성에서 벗어난 거야.”


“모르겠어요. 하여튼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상하네..........다독마의는 마지막 관문이 제일 힘들다고 했는데.......이해가 안돼. 소하야. 너는 어떻게 된 거지 알겠어.”


“모르겠어. 군랑 잠시만 팔을 내밀어보세요.”




소하는 아군의 맥을 짚어본다. 아군의 맥은 보통사람들보다 느리게 뛰고 있었다. 얼마 전에 진맥을 했을 때 아군의 맥은 보통사람들보다 빨랐다. 특히 마성이 발작할 때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그런데 지금은 보통사람보다 맥박이 느리다. 화원명과의 대결로 내상을 입은 거 빼고 특별한 이상도 느껴지지 않는다. 




“제가 보기에 보통사람보다 맥이 느리다는 거 빼고 아무이상이 없어요. 군랑이 자기도 모르게 극마지경에 드신 건 아닐까요.”


“글쎄요. 아무런 느낌도 없는데........이상하네. 참~ 설비는 어때요.”




아군의 말에 벽하는 설비를 소하에게 내밀었다. 




“네가 살펴보니 검의 표면에서 쇳가루가 떨어지며 깨알 같은 것이 나타났어. 무슨 그림이나 글자 같은데 내제주로는 뭐지 모르겠어. 그리고 손잡이가 떨어졌어. 엄청난 압력에 밀봉한 부분이 터진 모양이야.”




소하가 이번에는 설비를 요리저리 살펴보더니 설비를 반대로 돌려서 손잡이 부분을 살펴보았다.




“어~ 안에 뭐가 들어있어요.”




소하는 손잡이 부분에서 얇은 양피지 한 장을 꺼내더니 넓게 펼쳐보았다. 양피지에는 몇 개의 곡선과 하나의 점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점의 바로 옆에 늑대표식이 보인다.




“이거 뭐죠.”




소하는 양피지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아군에게 내밀었다. 아군도 양피지를 살펴보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저도 모르겠어요.”


“여기 곡선들은 무슨 지형을 나타내는 것 같아. 그리고 늑대그림은 지형의 특성을 설명하는 것 같고 그런데 여기 점은 뭐지.”


“나도 모르겠어.”


“소하야. 넌 설비의 표면에 뭐가 있는지 알겠어.”


“모르겠어. 너무 미세하게 새겨져 있어서 눈에 보이지도 않아.”


“혹시 확대경으로 보면 보이지 않을까?”


“글쎄........한번 해보자. 우선은 마차도 돌아가요.”


“알겠습니다. 두 분 제 손을 잡으세요.”




아군은 소하와 벽하의 손을 잡고 음양비로 사사철기군이 기다리는 곳으로 달려갔다. 철기군의 대장은 소하일행이 무사히 돌아오자 안도의 숨을 쉬고 다시 사사천교를 향해 출발했다. 




마차로 돌아온 소하일행은 먼저 아군의 상처를 치료하고 마차를 뒤쳐보았지만 확대경을 찾을 수없다. 자주 쓰는 물건이 아니니 마차에 실고 다니겠는가? 소하는 혹시나 싶어 창문을 열고 햇빛에 비춰보지만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군랑.........군랑은 천안통을 알고계시죠. 천안통으로 한번 살펴보세요.”


“그래. 우리가 왜 그 생각은 못했지. 군랑이 한번 살펴봐~”


“알았어요. 주세요.”




아군은 설비를 받아서 수라기를 끌어올려 눈에 집중하고 설비의 표면을 살펴보았다. 설비가 점점 크게, 자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아군은 검의 표면 상단에 새겨진 부분에 시력을 집중했다. 깨알 같은 모양들이 선명해지며 무엇가 보이기 시작한다.




“칠거산 사인곡”




아군은 눈에 보이는 글자를 읽고 다음 글자를 읽으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내력을 집중해도 다른 모양들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글자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그냥 그림 같기도 하다. 아군은 한참을 더 살펴보더니 설비를 내려놓았다. 소하와 벽하는 아군이 처음에 말했던 글자를 기억하며 다음내용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내용이 있어요.”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요.”


“예~ 천안통으로도 정체를 알아내지 못하신 겁니까?”


“글자 같기도 하고, 단순히 모양 같기도 합니다. 근데 자세한 것은 모르겠어요.”


“음~ 어쩔 수 없네요. 참~ 조금 전에 칠거산 사인곡이라고 하셨어요.”


“예~ 설비에 그렇게 새겨져 있었어요.”


“소하야. 칠거산이라면 사사천교가 있는 산이잖아. 그곳에 사인곡이라는 지명이 있니.”


“있기는 있어. 그런데 그곳은 지형이 험하고 계곡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어서 사사천교 무사들도 접근하지 않은 곳이야.”


“귀신?........”


“칠거산이 험하잖아. 소문에 의하면 처음 사사천교의 성을 쌓을 때 수많은 교도들이 죽었고 죽은 교도들의 시신들을 사인곡에 매장했데........그때 죽은 사람들의 숫자가 수천 명이 넘었던 모양이야. 죽은 사람 중에 억울하게 죽은 사람도 많아. 기관장치나 비밀통로를 만들었던 사람들은 살해당했다는 기록도 있어. 하여튼 그때 죽은 사람들의 시신을 모두 사인곡에 매장했는데.........그 후 사인곡에서 귀신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많아.”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으니 아무도 안들어가겠네.”


“그럼 셈이지. 그런데 설비에 사인곡이란 글자가 있다니........이상해.”


“소하야. 설비에 사사천교의 초대 교주님인 사사천황님의 무공이 전해진다는 전설이 있잖아. 글자와 양피지가 전설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나도 알고 있어...........칠거산 사인곡이란 말과 지도를 보면........사인곡에 무엇가 있다는 말인데........아무도 접근하지 않는 그곳에 무슨 비밀이 있다는 건지.........”


“나중에 가보면 알겠죠.”


“그래요. 우리 같이 가요.”


“그런데.........이 모양은 대체 무엇일까요.”


“서두르지 마세요. 지도에 나온 곳을 찾아보면 혹시 알수 있지 않을까요.”


“음~ 그럴 수도 있겠군.........소하야. 군랑 힘드시겠다.”


“그래요........쉬세요...........이제 조금만 더 가면 사사천교에 도착할 겁니다.”




소하와 벽하의 말에 아군은 소하의 무릎을 베고 자리에 누웠다. 화원명과의 대결로 심신이 피로했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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