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99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99(마도(魔道)의 길)-4




새벽이 되자 이막수를 비롯한 도치일행이 동굴입구에 집합했다. 오늘이 보름으로 한풍과 열풍이 멈추는 날이다. 마수는 한백마공과 화령마공이 화후에 따라 사람들을 2개의 조를 만들었다. 먼저 한풍이 불어오는 동굴에 들어갈 사람들은 이막수, 유미림, 곽지향, 마수로 결정되었고, 혈풍이 불어오는 동굴로 들어갈 사람은 도치, 금막비, 악무룡, 사우로 결정되었다. 한백마공을 익히지 않은 이막수와 곽지향은 열풍이 보는 동굴보다는 한풍이 보는 동굴로 가는 편이 좋기 때문에 같은 조로 편성된 것이다. 마수는 조가 편성되자 사람들을 이끌고 동굴 속에 들어보니 곽지향의 말대로 한풍과 열풍이 불지 않는다. 곽지향의 판단이 정확했던 것이다.




“열풍(熱風)과 한풍(寒風)이 언제까지 멈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루가 될지 반나절이 될지 모른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모든 일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도치님과 사우님은 이미 가보셨기 때문에 천빙수(天氷水)가 있는 곳까지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 문제는 한풍(寒風)이 물어오는 동굴에서 화열어(火熱魚)를 찾는 것이 급합니다.”


“잔소리할 시간 있으면 한발이라도 먼저 가자.......자~ 모두 서두르자.”


“도치님 잠깐만..........혹시 몰라서 말씀드리는데........천빙어(千氷魚)가 있는 연못에 도착했다고 절대 천빙어를 먼저 먹으면 절대 안 됩니다. 천빙어는 화열어하고 같이 먹어야지 천빙어만 먹으면 죽음을 면치 못합니다.”


“알았어.........내가 바보냐. 그런데.........화열어와 천빙어의 위치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어떻게 할 거야. 천빙수나 천화수(天火水)를 담을 용기도 없고, 천빙어나 화열어를 잡으며 바로 죽어버린 다며.......”


“제가 읽은 고서에 의하면 천빙수가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반드시 천화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천빙수가 있었던 지하광장 어딘가에 천화수가 있다는 겁니다.”




마수의 말에 이번에는 금막비가 질문했다.




“야~ 한풍과 열풍이 부는 동굴이 틀린데 무슨 말이야.”


“한풍과 열풍이 보는 동굴은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을 겁니다. 일단 들어가보면 알겠죠.”


“네 말대로 한다면 한풍과 열풍의 동굴로 각자 들어갈 필요가 없잖아. 그냥 한곳으로 가서 지하광장을 수색해 보면 되지 않을까?”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천빙수의 연못을 보셨겠지만 열풍이 불어오는 동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천화수의 연못도 한풍이 불어오는 동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겁니다. 우리가 지하광장을 수색하는 것보다는 각자 동굴로 들어가서 찾는 것이 빠르다는 말입니다.”


“알았어..........알았어. 모든 말들이 그렇게들 많은 거야. 자~ 모두 출발하자.”




도치가 선두로 동굴로 들어가자 모든 사람들이 도치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동굴은 마지막에 한풍이 불어왔는지 표면에서 한기(寒氣)를 풍기고 있어 도치일행은 화령마공을 끌어올려 몸을 보호하며 안쪽으로 들어간다. 동굴이 양쪽으로 갈린다. 도치일행은 열풍이 불던 동굴로 들어가고, 마수 일행은 한풍이 불어오던 동굴로 들어갔다. 도치와 사우는 이미 한번 왔던 곳이라 빠를 속도로 안쪽 깊숙이 들어가 한빙수의 연못이 있는 지하광장으로 들어섰다. 이번에는 화섭자가 아니라 횃불을 가져와서 천빙수가 있는 연못이 환하게 보인다. 천빙수가 있는 연못은 그지 넓지는 않았다. 보통 저택의 정원에 만들어진 인공연못도 이것보다는 넓은 것이다. 도치일행은 횃불을 연못 가까이 가져가 천빙수와 천빙어를 살펴보았다.




도치일행과 반대로 한풍이 부는 동굴로 들어간 마수일행은 화령마공을 끌어오려 몸을 보호하며 안쪽 깊숙이 들어가고 있었다. 동굴이 깊어질수록 뼈가 시릴 정도의 한기가 느껴진다. 이막수가 가장 선두로 한참을 가다보니 동굴이 양쪽으로 갈린다. 한쪽 동굴에서는 엄청난 한기가 느껴지고, 한쪽 동굴은 반대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다. 바로 천빙수를 발견했던 상황과 비슷하다. 이막수는 마수의 신호에 따라 열기가 전해지는 동굴로 들어가 보니 넓은 지하광장이 나타났다.




“저기 봐~.........무슨 수증기 같은데.”




이막수가 뿌연 수증기가 보이는 곳으로 달려가 보니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는 작은 연못이 나타났다. 마수는 이막수에게 횃불을 받아 연못을 살펴보니 뿌연 수증기 사이로 열기를 내뿜고 있는 물과 물속에 헤어치고 있는 붉은 빛의 물고기들이 보인다. 바로 전설로 전해지는 천화수와 화열어가 나타난 것이다. 마수는 옷가지를 찢어 천화수에 담가보니 삽시간에 옷가지에 불이 붙으며 재가 되어 버린다.




“천화수와 열화어가 확실합니다.”


“쩝~ 이거야 원...........마수야. 열화어가 있는 것은 확실하데..........열화어를 어떻게 잡을 거야. 옷가지가 삽시간에 재가 될 정도인데 무슨 재주로 열화어를 잡을 거냐?”


“일단.........주위를 한번 살펴보세요. 멀지 않을 곳에 도치님 일행이 보일 겁니다.”




이막수와 나머지 사람들이 주위를 살펴보니 멀리서 희미한 불빛이 보인다. 혹시 도치일행이 아닐까? 이막수는 아랫배에 내력을 집중하며 도치를 불려본다.




“도치야~.........도치 거기 있어.”




이막수가 내공을 끌어올려 사자후를 터트리자 지하광장에 이막수의 고함소리가 메아리친다. 도치일행도 이막수의 사자후를 들었다.




“여기 있다. 마수야. 내가 보이냐?”




마수도 도치의 사자후를 들었다. 열화어를 살펴보던 마수도 고개를 들고 도치일행을 찾아보니 광장에 가득한 뿌연 수증기 때문에 눈으로 보기에 멀게 느껴질 뿐, 실제적인 거리는 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열풍과 한풍이 부는 동굴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천빙수의 연못과 천화수의 연못이 생성된 지하광장은 각자의 동굴에서 갈라져서 다시 이곳 지하광장으로 연결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마수와 이막수는 불빛을 따라 지하광장을 가로질려 도치일행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어라~ 금방 왔네. 여기서 멀지 않았던 모양이지.”


“예~ 보기보다 멀지 않습니다. 역시 고서에 있는 그대로 천빙수의 연못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천화수의 연못이 있었습니다.”




도치의 말에 마수가 대답하면서 자신이 걸어왔던 거리와 지형들을 살펴본다. 이제 천빙수의 연못과 천화수의 연못이 있는 곳을 알았으니 두 가지 물고기를 잡을 방법을 찾아야한다. 천화수는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차가운 물이고, 천화수는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뜨거운 물이다. 아무리 무공이 높은 사람도 맨손으로 천빙어나 화열어를 잡다가는 천화수와 천빙수에 의해 동태가 되거나 통구이가 될 판이다.




“마수야. 이제 어떻게 하면 되냐? 천빙어를 잡으면 되는 거냐?”


“맨손으로 잡을 수는 없으니 방법을 생각해 봐야죠.”


“무지하게 복잡하네. 물고기 한 마리 잡아먹는데 무슨 과정이 이렇게 복잡하냐. 그냥 잡아먹으면 간단하잖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도치는 입 좀 다물고 있어라.”




이막수의 말에 도치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한쪽으로 물러났다. 




“다른 분들은 여기 계시고 이막수님은 절을 따라오세요.”




마수는 동굴의 지형과 토질을 살펴보며 천화수가 있는 곳까지 천천히 이용했다. 마수와 이막수가 다시 천화수의 연못에 도착했다.




“이막수님.........바닥에 물길을 낼 수 있을까요.”


“물길..........땅을 파라는 말이냐.”


“예~ 제가 살펴보니 천화수의 연못과 천빙수의 연못은 지형이 높은 곳에 있어요. 다시 말하면 천화수의 연못과 천빙수의 연못이 있는 중간지점을 기점으로 해서 양쪽 연못까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말입니다.”


“쉽게 말해서 물길을 내서 천화수와 천빙수를 한곳으로 모으자는 말이냐?”


“예~ 바로 그겁니다. 양쪽 연못은 건드리지 않고 물길부터 내야합니다. 그리고 중앙에 구덩이를 하나 만드는 겁니다. 설명은 나중에 하고........일단 물길부터 내세요.”


“알았다.”




이막수를 비롯한 나머지일행은 천화수가 있는 연못의 가장자리에서부터 시작해서 물길을 내기 시작했다. 마수는 다시 도치일행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도치에게 천빙수의 물길을 만들라고 했다. 




“사우님은 저랑 중앙으로 가요. 중앙에 연못을 하나 만들어야 합니다. 도치님.......저와 사우님이 있는 곳까지 물길을 내야 합니다.”


“알았다. 가봐라..........퇴~~”




도치는 허리에 차고 있던 도끼를 빼내더니 손바닥에 침을 뺏고는 바닥을 파기 시작했다. 마수을 사우를 데리고 중앙으로 가더니 부체 끝으로 둥근 원을 만들었다.




“사우님 제가 표시한 부분까지 파서 구덩이를 만드세요. 저는 이막수님께 전할 말이 있어요.”


“알았다. 이곳에 내게 맡겨라.”




사우는 도를 빼내더니 구멍을 파기 시작했다. 마수는 이막수일행에게 사우가 있는 곳까지 물길을 내라고 했다. 모든 사람들의 노력으로 잠깐 사이에 물길이 생기고, 광장 중앙에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마수는 사우가 만든 연못입구까지만 물길을 만들게 만든 다음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이제부터 설명을 잘 들으셔야 합니다. 우리들은 지금부터 양쪽 연못의 물과 고기들을 물길에 따라 이곳까지 몰아와야합니다. 아마 천빙어나 열화어는 물길을 따라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린 무슨 짓을 해서라도 천빙어와 열화어까지 몰고 와야 합니다. 아마 화령마공이나 한백마공으로 몸을 보호하며 도구를 사용하면 물고기들을 몰아오는데 힘들지는 않을 겁니다.”


“완전히 토끼몰이 하는 기분인데........천빙어는 내가 몰아올게.”




도치가 가장 먼저 천빙수가 있는 연못으로 달려간다. 




“도치님 혼자는 불안해요. 사우님이 도치님을 도와주세요. 그리고 열화어을 몰고 오는 것은 이막수님과 금막비님이 수고해 주세요.”


“알았다.”




사우는 도치의 뒤를 따라가고, 금막비와 이막수는 천화수가 있는 연못으로 가서 물길을 튼다. 천화수가 물길에 따라 흘려가자 열화어도 물길을 따라 이동한다. 굳이 이막수나 금막비가 몰아가지 않아도 열화어 스스로 물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잠시 후에 지하광장의 중앙에 있는 구덩이 앞까지 열화어와 천빙어가 도착했다. 마수는 다시 사람들을 모이게 했다.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이막수님과 곽지향님을 제외하고 나머지 분들은 구덩이이 주위에 앉으세요.”




마수의 말에 도치와 금막비 등이 사우가 판 구덩이를 사이에 두고 둥글게 둘려 앉았다.




“이막수님이 천화수, 곽지향님이 천빙수의 물길 쪽으로 가세요.”




두 사람이 마수의 말에 따라 양쪽으로 갈라섰다.




“이막수님과 곽지향님은 제가 신호를 보내면 동시에 양쪽 물길을 트세요. 다른 분들은 다시 한번 천빙어와 열화어를 확인하세요. 저기 은색으로 빛나는 물고기가 천빙어고, 저기 붉은 색의 물고기가 열화어입니다. 이막수님과 곽지향님이 물길을 트면 구덩이에 천화수와 천빙수가 섞이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두 가지 물이 섞이면서 잠깐 동안은 뜨겁지도, 차갑지는 않은 상태가 될 겁니다. 그때 여러분은 재빨리 천빙어와 열화어를 한 마리씩 먹어야합니다. 같은 물고기를 먹으면 절대 안 됩니다. 그리고 혹시 몰라서 말씀드리는 건데........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릅니다. 욕심을 부려서 천빙어나 열화어를 두 마리씩 먹을 생각은 하지도 마세요. 천빙어와 열화어를 먹으면 각각 1갑자씩 2갑자 내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계산적으로 4마리를 먹으면 4갑자의 내공이 생긴다는 계산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건 희망사항에 불과합니다. 우리 몸이 견디지 못한다는 겁니다.”


“몸에 좋은 약도 과하면 독이 된다는 말이지.”


“예~ 좀더 설명하면..........”


“알았다. 알았어. 너는 다 좋은데 말이 너무 많아. 짧게 말해도 모두 알아들어.”




도치의 말에 마수는 쓰게 웃더니 이막수와 곽지향을 바라본다.




“이막수님과 곽지향께는 죄송합니다.”


“괜찮아. 이것도 하늘의 뜻이겠지.........그렇다고 이제 와서 한백마공을 익힐 수도 없잖아.”


“이사님........이번 기회에 가전심공 포기하고 한백마공을 익힐 마음은 없어요.”




도치의 말에 이막수는 피식 웃더니 양손에 진기를 몰았다.




“됐다. 너희들이나 많이 먹어라. 보니까 천빙어나 열화어의 숫자도 얼마 없네. 자~ 모두 준비해라. 지향님도 준비하세요.”




마수의 신호에 따라 이막수와 곽지향이 동시에 물길을 트니 천빙수와 천화수가 사우가 파놓은 구덩이에 합쳐지며 뿌연 수증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도치와 사우 등은 천빙수와 천화수가 합쳐지는 순간을 기다려 재빨리 천빙어와 열화어를 잡아먹었다.




“윽~ 속이 타는 것 같아.........이게 어떻게 되는 거야.”


“모두 운기조식에 들어가세요. 화기와 한기를 합쳐야 합니다.”




마수는 말을 마치고 운기조식에 들어갔고 나머지 사람들도 가부좌를 트고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이막수은 유미림을 살펴보다가 사우가 만들어 놓은 구덩이를 살펴보니 천빙수와 천화수은 잠깐 사이에 수증기로 변해 버려 바닥을 드려내고 있었다. 그리고 도치일행에게 잡히지 않은 천빙어는 어름덩어리로 변해버렸고 열화어는 바짝 말라 멸치처럼 번해버린다. 천빙수와 천화수가 증발하자 천빙어와 열화수도 죽어버린 것이다. 




곽지향은 초조한 표정으로 악무룡의 변화를 살펴보고 있었다. 악무룡의 왼쪽은 서리가 내린 듯이 하얀색으로 변했고, 오른쪽은 마치 화상을 입은 듯이 붉은 색으로 변해있었다. 두 가지 상반된 기운이 요동치며 반반씩 나누어진 것이다. 혹시 잘못되는 것은 아닐까? 고통스럽지는 않을까? 지향은 이제 막 사랑하기 시작한 무룡이 걱정되는 모양이다.




이막수은 꽁꽁 얼어붙은 천빙어을 손에 쥐고 화령마공을 끌어올리니 천빙어가 손에서 튀어 올라 땅에 떨어진다. 죽은 줄 알았던 천빙어을 화령마공으로 녹이자 천빙어가 다시 살아난 것이다. 이막수는 신기한 생각이 들어 땅에 떨어진 친빙어를 잡으려는 순간 천빙어는 뼈까지 녹아 땅속으로 슬며든다. 이막수는 마지막 남은 두 마리를 천빙어를 곽지향에게 내밀었다.




“지향님 이거 받으세요.”


“아니.......이걸 왜 주시는 거죠.”


“천빙어은 살아있어요. 지향님은 의술에 밝잖아요. 천빙어를 이용해 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한번 연구해 볼게요. 혹시 모르니까 열화어까지 함께 가져가야겠네요.”


“열화어는 죽었어요.”


“말린 멸치처럼 변했지만 혹시 모르니까 가져가는 겁니다. 한 가지는 한(寒), 한 가지는 화(火)의 성질을 가지고 있잖아. 어느 한 가지만 있으면 균형을 맞추기 힘들어요.”


“그래요?.........무슨 방법이 생각났어요?”


“아직은 모르겠어. 하지만 제가 꼭 새로운 약을 만들어보겠습니다.”


“부탁합니다. 저들은 2갑자씩의 내공을 얻는데 우린 뭡니까?”


“알았어요. 마침 열화어와 한빙어가 2마리씩 남았으니 막수님 약까지 만들어드릴게요.”




곽지향은 겉옷을 벋은 다음 멸치처럼 빠짝 마른 열화어와 어름덩어리로 변한 천빙어를 갈무리 했다. 한편 마수를 비롯한 나머지 일행은 반반 나누어진 천빙어의 기운과 열화어의 기운을 한대 합치며 운기조식을 계속하고 있었다. 모두들 뼈가 어긋나고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동반하는 운기조식이지만 마령단의 고통을 참는데 이골이 난 이들에게 천빙어와 열화어로 인해 생긴 고통을 참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시간이 흐른다. 벌써 한시진이 지났다. 도치일행의 몸에 서서히 변화가 찾아왔다. 먼저 청적흑백황의 기운 정수리로 올라가더니, 하얀색과 붉은 색의 기운이 정수리에서 피어나 아름다운 꽃의 형상이 된다. 바로 오기조원(五氣朝元)를 거쳐 삼화취정(三華聚頂)의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도치일행의 정수리에서 피어난 꽃들이 어느 순간 붉은 뱀처럼 변하더니 일행의 머릿속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적사투관(赤蛇透關), 천화난추(天花亂墜)을 거쳐 아예 반박귀진의 단계까지 넘어갈 모양이군.”




이막수는 도치일행을 보며 중얼거린다. 이미 잠마동에서 마령단의 도움으로 반박귀진의 단계를 거쳐 환골탈퇴까지 마친 상태지만 도치일행은 천빙어와 열화어의 도움으로 다시 한번의 환골탈퇴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곽지향은 계속해서 악무룡을 지켜보고 있었다. 무룡의 정수리에서 금색 연꽃이 솟아나와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피부가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지기 시작했다. 이막수의 말대로 무룡을 비롯한 도치일행은 다시 한번 환골탈퇴를 하는 것이다. 




“휴~~~” 




긴 한숨소리와 함께 도치와 사우가 눈을 뜬다. 드디어 천빙어와 열화어의 기운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도치와 사우에 이어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깨어난다.




“어때.......다들 뺀질뺀질 운기가 나는데.........내공이 높아진 것 같아.”




이막수의 말에 마수가 대답했다.




“한번에 높아지진 않을 겁니다. 천빙어와 열화어의 기운들을 한번에 흡수하기는 힘들죠. 아마 시간이 지나면서 나머지 기운들도 흡수될 겁니다.”


“모두 지향님께 감사하다고 해야겠네요. 지향님이 아니었으면 이런 곳이 있다는 것도 몰랐을 거 아닙니까?”


“자자~ 모두 깨어나셨으면 빨리 이곳을 벗어나죠. 언제 열풍과 한풍이 물어올지 모르지 않습니까?”


“야~ 마수야........우리말이야.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보자.”


“예~ 무슨 말씀이세요.”




도치의 말에 마수가 되물었다.




“한풍이과 열풍이 불어오는 동굴도 끝까지 가보자는 말이야.”


“너무 위험해요. 만일 바람이 불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알았어. 알았어. 너는 빠져. 누구 나랑 같이 들어갈 사람 없어.”


“쩝~ 좋아. 이렇게 하자........도치는 열풍이 물어오는 동굴로 들어가. 나는 한풍이 부는 동굴로 갈게........물론 다른 사람들은 위험하니까 모두 돌아가라.”


“수랑........안돼요. 너무 위험해요.”




이막수의 말에 유미림이 깜짝 놀라서 이막수를 말린다. 하지만 이막수와 도치는 고집을 굽히지 않고 끝내 한풍과 열풍이 물어오는 동굴로 들어갔다. 유미림은 잠시 망설이다가 이막수를 따라 나섰고, 사우는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더니 도치를 따라갔다.




“휴~ 고집불통들.......자~ 다른 분들은 모두 나가세요.”




마수는 나머지 사람들을 이끌고 동굴을 빠져나왔다. 언제다시 한풍이나 열풍이 불어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풍이 불어오는 동굴로 들어간 도치와 사우는 동굴의 끝까지 접근한 모양이다. 동굴의 표면이 어느 순간부터 하얀색으로 변해 있었다. 차가운 한기에 얼어붙은 모양이다. 한참을 더 내려가자 동굴이 끝나며 거대한 얼음벽이 나타나고 벽의 중앙부분이 작은 동굴이 뚫려 있었다. 바로 그 구멍에서 바람이 불어 차가운 벽의 한기가 밖으로 전해지는 모양이다.




“탁탁탁~ 빌어먹을 아무것도 없잖아.”




도치가 이빨을 떨며 말하자 사우는 빙벽의 중앙에 뚫려 있는 구멍을 향해 날아갔다. 사우가 동굴을 살펴보니 동굴은 안쪽으로 길게 뚫려 있는데 사람이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좁다.




“이곳에도 아무것도 없어. 그만 돌아가자.”


“정말 아무것도 없는 거냐?”


“없어. 얼어 죽기 전에 돌아가자. 이곳에 더 있다가는 동사하기 딱 좋겠다.”


“알았어. 그만 나가자.”




도치와 사우는 아무런 소득도 없이 동굴을 빠져나왔다. 한편 열풍이 부는 동굴로 들어간 이막수와 유미림의 앞에는 거대한 용암의 강이 나타났다. 바로 태산의 깊은 곳에 용암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수랑........빨리 나가요. 너무 뜨거워요.”


“휴~ 나도 더 이상 견디기 힘들군. 알았어. 그만 나가자.”




유미림과 이막수도 거대한 용암만 발견하고 동굴을 빠져나왔다. 천빙어와 열화어라는 희귀한 물고기를 통해 2갑의 내공을 얻었지만 더 이상의 보물은 발견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막수와 유미림이 동굴을 빠져나오니 도치와 사우도 동굴밖에 도착해 있었다. 도치일행은 다음날부터 다시 무공을 연마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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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한 제갈무경과 란은 장사로 향하는 관도에 있었다. 제갈무경이 장사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다. 화려한 마차 안에 병약하지만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무경과 천상의 미모를 가지 란이 있었다.




“아가씨.........왜 장사로 가는 거죠.”


“천마마련이 장사에 있잖아. 기다리고 있으면 풍운님을 만날 수 있을 거야.”


“풍운이요. 천강성 말씀하시는 겁니까?”


“응~ 내가 풍운이라는 이름이 지어주었어. 란도 앞으로는 풍운님이라 불러.”


“알았어요. 그런데 사사천교로 들어간 그 사람이 왜 장사로 온다는 말씀이세요.”


“장사에는 천마마련이 있다고 말했잖아. 풍운님은 사사천교에서의 일을 해결하면 천마마련으로 올 거야.”


“백도 무림인들 대부분이 그 사람을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안전한 사사천교를 떠나 천마마련으로 온다는 말씀이세요.”


“풍운님의 겉에는 하후소하와 초하벽이 있었어. 너도 알겠지만 천마공자 초하벽은 하후소하의 정혼자일뿐만 아니라 천마마련주의 손자야.”


“그게 천강성이 천마마련으로 오는 것과 무슨 상관이죠. 초하벽은 자신의 정혼자를 보호하기 위해 그 사람과 함께 있었던 것이 아닌가요?”


“바보~ 너는 초하벽을 남자로 알고 있니.”


“예~ 무슨 말씀이세요. 초하벽은 당연히 남자겠죠. 하후소하의 정혼자 아닙니까?”


“우리가 본 초하벽은 남자가 아니었어. 쉽게 말하면 초하벽이 아니라 초벽하였단 말이야.”


“예? 초벽하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천마마련주에게는 천마공자 초하벽이라는 손자와 취봉 초벽하라는 손녀가 있어. 저번에 우리가 본 사람은 초벽하가 확실해.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그녀가 오빠 행세를 하고 있는 거야.”


“무슨 근거로 초벽하라고 말씀하시는 거죠.”


“여자의 직감이야.”


“에이 설마~”


“너도 생각해봐~ 저번에 하후소하는 풍운님을 남편처럼 모시고 있었어. 그런데 웃기는 것은 그걸 지켜보는 초하벽도 너무나 당연하다는 표정이었어. 만일에 그가 초하벽이었다면 하후소하가 풍운님을 그렇게 다하지 못했겠지. 물론 초하벽도 그런 표정은 아니었을 거야.”


“하후소하가 초하벽과의 혼약을 무시하고 그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잖아요.”


“물론 하후소하는 풍운님을 사랑하고 있어. 하지만 아무리 풍운님을 사랑한다고 해도 과거에 혼약했던 초하벽을 앞에 두고 그렇게 행동하지 못해. 그리고 그 사람이 초벽하라고 확실할 수 있는 또 다른 증거가 있어. 초벽하의 별호는 취봉(醉鳳)이야. 이걸 해석해 보면 술 취한 봉이란 뜻인데 저번에 본 초하벽은 여인 특유의 향과 함께 진한 취향을 풍기고 있었어. 그가 천마공자 초하벽이 아니라 취봉 초벽하라는 말이지.”


“좋아요. 그가 초벽하라고 하죠. 그럼 초벽하는 왜 그 사람을 따라다니고 있는 거죠.”


“그녀도 풍운님을 사랑하기 때문이지.”


“취봉 초벽하와 사봉 하후소하가 그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란이에게는 안 좋은 소식이지만........풍운님을 사랑하는 여자는 초벽하나 하후소하 말고 많을 거야.”


“이제 보니 순 바람둥이네요.”


“바람둥이는 아니야. 여자가 따르는 운명을 타고 난 거야.”


“그런데 조금 전에 하신 말씀은 무슨 뜻이죠. 왜 저에게 안 좋은 말이라는 겁니까?”


“너와 천강성은 하나가 될 운명을 가지고 있어. 다시 말해 천강성과 천귀성은 부부가 될 운명을 타고난 거야.”


“치~ 말도 안돼요. 누가 그런 사람을 좋아하기나 한데요. 저는 눈곱 관심 없어요.”


“호호호~ 과연 그럴까?.............나중에 보면 알겠지.”


“아가씨는 천강성에게 관심이 많으신 모양이네요.”


“당연히 관심이 많지. 당장이라도 그의 품에 안기고 싶은걸.”


“예~ 설마~”


“정말이야. 나도 풍운님을 사랑하고 있어.”


“말도 안돼요. 아가씨는 그 사람을 딱 한번 봤잖아요. 어떻게 한번 보고 사랑을 해요.”


“남녀간의 일이란 참으로 미묘한 거야. 첫눈에 반할 수도 있어.”


“정말 미치겠네. 그 사람에게 여자가 많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도 그 사람을 사랑해요.”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가 날 사랑해 준다면 다른 여자가 아무리 많아도 상관없어.”


“참~ 자꾸 이상한 말씀만 하시네. 정말 사랑해요. 농담이죠.”


“사랑해.........마지막 불꽃을 피워서라도 그를 사랑하고 싶어.”


“아가씨..........진심이군요.”


“응~ 진심이야.”




무경의 진지한 말에 란은 심각한 표정으로 무경을 바라본다. 무경이 진심이라고 했다. 정말로 천강성의 운명을 타고난 그 남자를 사랑하는 모양이다. 




무경은 지금 병마와 싸우고 있다. 무경의 병은 쉽게 치유될 병이 아니다. 앞으로 일년을 넘기기 힘들 것이다. 그건 무경이나 란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예상에 불과하다. 운명대로라면 무경은 벌써 죽어야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살아있다. 그건 무경이 삶의 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살수 있다는 희망........살아야 한다는 책임감.........무경은 란에게 모든 것을 전해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란이 자신을 대신하여 제갈세가을 부흥시켜 줄 거란 희망을 가지고 살아왔다. 란은 자신의 기대를 외면하지 않고 제갈세가와 자신이 익히고 있는 모든 학문을 물려받았다. 란은 이제 제2의 제갈무경이 된 것이다. 무경에게 이제 희망은 무엇일까? 무엇을 위해 살아야할까? 무엇이 무경이 살아야 한다는 의지를 심어줄 수 있을까? 란에게는 이제 자신이 없어도 된다.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란아.........죽기 전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 듣고 있니.”




란이 생각에 잠겨 있는데 무경이 다시 입을 열었다.




“듣고 있어요. 말씀하세요.”


“내가 여자라는 걸 느껴보고 싶어.........지금까지 한번도 내가 여자라고 생각해보지 않았거든.......그런데 그 사람을 보니까 내가 여자라는 생각이 들어...........그 사람이 너무 멋지게 보였기 때문이지. 그를 사랑하고 싶기 때문이야.”


“왜 하필 그 사람이죠. 찾아보면 더 좋은 사람도 많잖아요.”


“글쎄.........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런 느낌도 없거든. 오직 그 사람만이 내가 여자라는 걸 느끼게 해죠. 내가 그동안 그 사람에 대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그런가? 처음 만났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거든. 마치 운명 같아.”


“알았어요. 피곤하지 않아요.”


“란.........그 사람이 날 싫어하면 어떻게 하지.”


“세상에 어떤 남자가 아가씨를 싫어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도 아가씨를 좋아할 겁니다.”


“정말.........정말 그가 날 사랑해 줄까?”


“그가 아가씨를 사랑할 수 있도록 제가 도와드릴게요.”


“정말............정말 도와 줄 거야. 어떻게 도와 줄 거야.”


“그...........글쎄요. 그건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란아. 풍운님은 초벽하과 함께 천마마련으로 갈 거야. 물론 아무도 모르게 은밀히 행동하겠지.”


“대체 왜 그 사람이 천마마련으로 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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