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91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91(설비(雪匕)의 비밀)-16




눈앞이 희미해서 사물들이 흐릿하게 보이고 귀가에는 악마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너는 누구냐?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하느냐? 삶이 무엇이냐? 무엇을 위해 사느냐? 모든 것이 덧없다. 모든 것이 허망하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 죽음이란 행복한 것이다. 죽어라. 고통스러운 삶을 포기하라. 눈이 감긴다. 눈을 감으면 편안해 질수 있다’.......풍운은 힘이 빠진다. 환청(幻聽)과 환각(幻覺)이 착각(錯覺)을 불려 일으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덧없게만 느껴진다........그때 풍운이 손에 들고 있던 빙백정이 차가운 한기(寒氣)를 발산하며 풍운을 자극한다. 고통!........뼈가 시리고 살이 갈라지며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이 밀려온다. 잠시나마 환청(幻聽)과 환각(幻覺)에서 깨어나 상처에서 전해지는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허무와 염세를 노래하던 악마의 속삭임이 바뀌었다.........‘혼자 죽는 것이 억울한가? 그럼 죽어라. 내가 없는 세상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이냐. 세상은 내가 존재함으로 존재한다. 내가 없는 세상은 존재할 가치도 없는 것이다. 모든 것을 멸하라. 너는 나의 충실한 종이 되어 세상에 존재하는 덧없는 것들과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희망을 버리지 못한 불쌍한 영원들을 멸하라. 그것이 너의 길이며 네가 가야할 길이다. 가라. 가서 멸하라. 나는 너에게 힘을 주었다. 세상을 멸할 힘을 주었다. 가서 모든 것을 부셔버려라.’ 풍운은 고통이 분노 바뀐다. 




“크아아악~”




산전체가 쩌렁쩌렁 울리는 괴성이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럽다. 눈앞에 보이는 모두 것들이 악마처럼 보인다. 악마의 속삭임은 자꾸만 커지고 있다. 분노와 살기가 온몸을 지배한다. 특히나 창자가 끊어지는 단장(斷腸)의 고통이 솟구치는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한번 폭주하기 시작한 수라기는 풍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경팔맥(奇經八脈)뿐만 아니라 온몸의 구석구석을 돌며 곧이라도 폭발할 지경이다. 마치 거대한 방죽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의 상황과 비슷한 것이다. 여기서 풍운이 수라기를 통제하지 못하고 폭발해 버린다면 다독마의의 예언처럼 세상을 공포에 몰아넣을 악마가 탄생하는 것이다. 풍운은 폭주하는 수라기를 다리에 집중하고 의식 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는 지도를 기억하며 사인곡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풍운의 눈에 멀리 늑대의 형상이 보인다. 바로 지도에 있던 늑대바위가 나타난 것이다. 풍운의 눈에 고고하게 빛나는 달빛에 드려난 바위가 마치 고개를 쳐들고 길게 울부짖는 늑대처럼 보인다. 눈앞에 늑대가 나타난 것이다. 늑대는 길게 울부짖다가 차가운 눈으로 풍운을 노려본다. 거만하고 고고한 자세..........풍운은 자신을 노려보는 늑대가 괘심했다. 하찮은 미물 따위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착각(錯覺)한 모양이다. 다시 말해 환청과 환각이 만들어낸 허상에 분노하는 것이다.




“꺼져. 인의천검류~”




풍운은 폭주하는 수라기를 설비에 집중하며 인의천검류를 펼치니 설비에서 한 무더기의 빛 무리가 피어나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늑대머리를 향해 날아갔다. 




“콰과과과쾅~”




설비에 의해 늑대바위의 머리부분이 길게 베어졌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늑대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거만한 눈초리로 풍운을 노려본다. 마치 풍운을 조롱하는 태도다. 풍운은 끌어 오르는 분노와 살기를 담아 극성으로 끌어올린 수라기를 설비를 몰아넣으니 한순간에 설비가 풍운의 키만큼이나 늘어났다.




“지의천검류~~”


“천의천검류~~!”




풍운이 지의천검류와 천의천검류를 동시에 펼치니 설비에서 피어난 화려한 검영(劍影)들이 늑대바위를 향해 날아갔다.




“콰............콰.........콰아아아아앙~”




인의천검류에 의해 길게 갈라졌던 바위틈으로 마검(魔劍)인 지의검류가 파고들고, 곧이어 붕검(崩劍)이 천의검류가 강타하니 늑대바위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산산이 부셔지며 사방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풍운이 늑대바위를 날려버린 것이다.




“크크크크그웅~~ 휘이이이익~”




바위가 사방으로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멀리서 기관이 작동하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풍운은 돌아볼 여부가 없다. 바위가 부셔진 언덕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며 구멍에서 엄청난 돌개바람이 불어와 풍운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음양검법을 연속으로 사용해 바람 빠진 풍성처럼 기운이 빠져버린 풍운은 갑자기 불어온 돌개바람이 휘말려 몸의 균형이 무너졌고, 풍운을 강타했던 돌개바람은 어느 순간 강력한 흡인력에 의해 풍운을 싫고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크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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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하와 벽하는 산 전체에 진동하는 괴성과 함께 엄청난 폭음을 들을 수 있었다. 이건 인간의 소리가 아니라. 이건 짐승의 울부짖음이다. 하지만 소하나 벽하는 괴성을 지르는 사람이 풍운이란 걸 알고 있었다.




“운랑이야. 빨리 가자.”




소하가 다리에 내력을 집중하고 전력을 다해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간다. 벽하는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소하와 함께 출발했지만 그녀와의 거리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소하는 평소에 말이 없고 조용한 성격으로 좀처럼 자신을 드려내지 않는다. 쉽게 말해 외유내강(外柔內剛)적인 여인이란 말이다. 다만 풍운과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예외다. 소하는 풍운의 신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면 평소의 차분한 모습이 아니라 정신을 잃을 정도로 홍분하고, 풍운을 위해서라면 모든 일이든 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로 변한다. 아마 소하가 풍운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소하가 부럽다. 지금도 소하는 풍운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물론 자신도 풍운을 사랑한다. 그와 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인간됨과 성품에 반해서 그를 사랑한다. 다만 자신이 오빠의 껍질을 쓰고 있기 때문에 소하처럼 내놓고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소하와의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 자신이 젖 먹던 힘까지 다하고 있는데도 소하와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것이다. 이건 또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소하의 무공이 자신보다 높다는 말인가? 모르겠다. 단 한번도 소하가 전력을 다해 무공을 펼치는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건 자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보아 경공만 놓고 본다면 소하가 자신보다 더 뛰어난 것은 사실일 것이다.




“소하야.........같이가자.”




벽하가 소하를 부른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대로 가면 소하를 놓칠 것 같기 때문이다. 자신은 사인곡으로 가는 길도 모르지 않는가? 소하는 벽하를 힐긋 쳐다보더니 벽하를 기다렸다가 그녀의 손을 잡고 앞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빨리 가자. 아무래도 수라기의 마성이 폭발한 모양이야. 운랑이 위험해.”


“뭐야~ 저번에는 괜찮았잖아.”


“몰라. 하지만 조금 전의 괴성을 지른 사람은 운랑이 확실해.......운랑이 제정신이라면 저런 괴성을 지르겠니.”


“설마~ 다시 마성이~”


“가보면 알겠지. 서두르자.........손 꽉 잡아.”




소하는 벽하을 잡은 손에 힘을 주고 그녀와 함께 사인곡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사인곡이 평소와 다르다. 여기저기 나무들이 부려지고 부셔진 바위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다. 마치 폭탄을 맞은 모습이다. 




“이상하다. 여기쯤이면 늑대바위가 보여야 하는데.........”




소하가 주위를 둘려보다가 혼자말로 중얼거린다. 벽하도 주위를 살펴보았다. 




“소.......소하야~ 저기..........저기 봐~ 무슨 구멍이 있어.”




벽하의 목소리가 떨린다. 사인곡에 귀신이 나온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벽하가 가르치는 곳은 땅이 갈라져 캄캄한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소하도 동굴을 보았다.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동굴이다. 그녀는 지도에서 보았던 지형을 떠올리며 늑대바위가 있던 언덕과 벽하가 가르치는 곳을 번갈아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이마~ 예전에는 저런 동굴이 없었지.”


“그런 뭐야. 갑자기 생겼단 말이야. 혹시 귀........귀신.”


“귀신은 무슨?.........저기 부셔진 바위가 보이지. 내 기억이 확실하다면 저곳에 늑대바위가 있었을 거야. 그리고 늑대바위에서 저이 있는 동굴까지 직선으로 그어보며 지도에 있던 점과 같은 지점이야.”


“쉽게 말해~ 그러니까? 저 동굴로 운랑이 들어갔다는 거야. 뭐야~”


“확실치는 않아. 하지만 저기 동굴이 갑자기 생겼고, 운랑이 설비에서 나온 지도를 기억하고 있다면 저 동굴로 들어가셨을 가능성이 많아.”


“그럼 뭘 망설여. 우리도 빨리 들어가야지.”




소하는 벽하의 말에 부셔진 바위가 있는 언덕과 동굴을 다시 한번 살펴보더니 벽하의 손을 잡고 동굴로 향했다. 풍운이 동굴로 들어갔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풍운이 이쪽으로 향했고, 늑대바위는 부셔지고 예전에 없었던 동굴이 생긴 것으로 보아 풍운이 설비의 비밀을 풀고 동굴로 들어갔을 확률이 높다. 풍운이 다른 곳으로 향했다면 지금쯤 무슨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지금 사방이 쥐 죽은 듯이 고요하기 때문이다. 소하는 품속에서 화섭자를 꺼내 불을 붙이고 자신이 앞장서서 동굴로 들어가니 벽하도 소하를 따라 동굴로 들어온다. 동굴은 천장이 높고 반득할 뿐만 아니라 사방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아 누군가 인공적으로 만든 동굴이 확실하다. 다만 세월의 흔적으로 곳곳에 이끼들이 보인다. 그녀들이 동굴로 들어가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렸다.




“쿠쿠쿠쿠쿵~”


“소하야~ 이거 무슨 소리지. 설마 동굴이~


“늦었어. 이미 동굴이 닫혔을 거야. 기관장치가 있었던 모양이지.”


“그.......그럼. 이젠 어쩔 수 없네. 계속 가는 수밖에..........”


“휴~ 이제는 이곳에 운랑이 계시길 빌 수밖에 없어.”




소하와 벽하는 손을 마주잡고 동굴 안쪽으로 계속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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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이 빨려 들어간 곳은 넓은 지하광장이었다. 바닥에 냉동이 처진 풍운이 꿈틀거리며 힘들이 일어난다. 풍운이 주위를 살펴보지만 주위가 칠흑처럼 어두워 눈앞에 있는 자신의 손바닥도 안보일 지경이다. 이미 마기가 폭발한 풍운은 칠흑 같은 어둠이 싫었다. 마음이 불안하고 환각과 환청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크아아악~ 나와~ 나오란 말이야. 크악~”




풍운이 머리를 감싸고 소리를 지른다. 




“쿠크크크~ 휘이이익~ 펑~ 펑~”




마치 풍운의 소리에 대답하듯 여기저기에서 기관이 움직이는 소리가 진동하더니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와 더불어 풍운을 향해 화살과 포창, 암기들이 무더기로 날아온다. 풍운은 설비를 들어 소리가 들에 곳에 검을 뿌린다. 




“짱~ 쨍~ 크윽~” 




허공에 불꽃이 일어나고 곧이어 신음소리가 들린다. 몇 개의 화살과 암기들이 풍운의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는 두 개의 눈동자가 나타났다. 풍운이 분노와 살기에 수라기를 끌어올리자 나타나는 증상이다. 자신을 아프게 하는 것들은 모두 부셔버린다. 앞을 막는 것도 무엇이든 부셔버린다. 풍운은 이제 착각에서 발전해서 망각(妄覺)에 빠진 모양이다.




“수라마령신공 벽파~


“천의천검류~”


“콰아아아앙~”




풍운이 몸에 남아 있는 모든 내력을 양손에 모아 수라마령신공과 음양검법을 동시에 실천하니 풍운에게 출발한 검(劍)의 그림자와 권(拳)의 그림자들이 사방으로 날아가더니 엄청난 폭음소리가 진동했다.




“우당탕탕~ 키이이익~ ”


“쿠쿠쿠쿵~ 꽈아아아앙~”




여기저기 벽이 무너지는 소리와 기관이 박살나는 소리가 들리더니 끝내는 엄청난 폭음과 함께 수천발의 화살과 암기들이 풍운을 향해 날아왔다. 기관장치들이 부셔지며 기관이 설치된 화살과 암기들이 한번에 솟아진 것이다. 암기나 화살뿐만이 아니다. 벽과 천장이 무너지며 엄청난 바위들도 풍운에게 떨어지는 것이다. 한순간에 몸에 남아있던 모든 수리기를 사용해버린 풍운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힘없이 늘어져 있었고, 사방에서 날아온 화살과 암기들은 풍운의 몸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풍운의 입에서 고통의 괴성이 터졌고, 소리를 지르는 풍운의 머리 위로 엄청난 양의 바위덩어리들이 떨어져 내린다. 




“쿠쿠쿠쿵~” 




의식이 흐려진다. 온몸을 압박하는 바위들의 무게감과 여기저기 상처에서 전해오는 고통에 온몸은 해파리처럼 늘어지고 힘이 없다. 쉬고 싶다. 악마의 속삭임처럼 그냥 이대로 눈을 감으면 편할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 그래 놓아버리자. 눈을 감으면 편안할 것이다. 죽으면 편할 것이다. 삶에 대한 미련도 없지 않는가? 눈꺼풀이 무겁다. 이제 버틸 힘이 없다. 눈이 감긴다.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인가? 




“위이이잉~”




풍운의 손에 들린 설비가 부르르 떨리며 하얀 빛을 토한다. 설비도 주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일까? 설비는 어린아이처럼 울부짖기 시작하며 차가운 냉기를 토해내고 설비의 냉기에 반응하듯 풍운이 쥐고 있는 빙백정도 북풍한설과 같은 냉기(冷氣)를 토하기 시작한다.




“쩌억~ 쩌억~ 쿠쿵~ 쿠쿵~ 쿠쿵~”




풍운을 압박하는 바위들이 설비와 빙백정의 냉기에 얼어붙기 시작했다. 그것뿐이 아니다. 풍운이 쓰려진 바닥까지 얼어붙으며 바닥이 갈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쿠쿵~”




거대한 폭음과 함께 바닥이 무너지며 풍운과 함께 바위들이 떨어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풍운이 있던 바닥이 나중에 무너지며 풍운이 바위에 깔리지 않고 바위위에 떨어진 것이다. 아마 풍운이 떨어지는 바위들을 막아주었기 때문에 그나마 그가 있던 바닥이 나중에 무너진 모양이다. 풍운은 사기가 충만한 지하대전에 떨어져 잠시 꿈틀거리다 그대로 정신을 놓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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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은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뜬다. 자신은 벌거벗은 상태로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곳에 있었다. 풍운이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거대한 악마와 아름다운 여인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여인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바로 내면세계에 있는 두 명의 여인들 중 한명이다. 풍운은 몸을 일으키려 했다.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아름다운 여인의 음성과 함께 밝게 빛나는 하얀 손이 풍운의 가슴을 누른다. 풍운은 힘들게 고개를 돌려보았다. 내면세계에 있는 또 다른 여인이다. 




“제가 어떻게..........이게 어떻게 된 거죠.”


“주인님이 위험해서 저희들이 나섰습니다.


“그럼 제가 다시 내면세계에 들어온 겁니까?”


“예~ 본래는 4개월 후에 만나는 것으로 예정이었지만 조금 시기가 당겨져 습니다.”


“..............”




풍운이 말없이 계속 지켜보고 있자 여인의 설명이 계속되었다.




“저기 보이는 악마가 바로 수라기의 마성입니다. 지금까지는 주인님 스스로의 의지와 주변에 있는 여인들의 도움으로 수라기의 마성을 물리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부상이 심하실 뿐만 아니라 주변에 도와줄 여인들도 없어 부득이하게 저희들이 나서게 된 겁니다.”


“그럼 제가 또 죽은 겁니까?”




여인은 부드러운 미소로 머금고 풍운의 이마에 가깝게 입맞춤을 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주인님은 죽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죠. 잠시 내면세계로 오셨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가 한번도 죽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주인님은 죽지 않습니다. 감히 누가 죽인님을 죽일 수 있단 말입니까?”


“키이아아악~”




풍운이 다른 질문을 하려하는데 갑자기 괴성이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하얀 장검에 악마가 두 동강이 나며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검은 든 여인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한 마리 제비처럼 공중으로 솟구치며 검을 휘두르니, 검에서 수많은 하얀 빛줄기가 갈라지고 반으로 잘릴 악마를 향해 빛의 덩어리들이 유성처럼 솟아지기 시작했다. 아름답다. 마치 꽃비가 내리듯 솟아지는 빛의 덩어리들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끝났군요.”




풍운의 뒤에 있던 여인이 풍운을 앉아 가볍게 들어올린다. 풍운은 아직도 악마를 보고 있었다. 악마는 빛의 덩어리에 의해 갈가리 찢어지더니 곧이어 흔적도 없이 살아져버리고 검을 든 여인은 검을 갈무리하고 풍운의 겉으로 달려왔다.




“주인님의 상태는 어때.”


“부상이 심하셔. 그나마 설비라는 검과 빙백정이 지켜주었기 망정이지 빙백정이 아니었다면 무척 위험하셨을 거야.”


“다행이구나. 지금은 깨어 나섰니.”


“조금 전에 깨어 나섰는데 다시 잠드신 모양이야.”


“그렇구나.............이제 내가 주인님을 모실게~ 돌려보내야지.”


“아니야. 주인님은 내 침실로 가셔야 해.”


“뭐~ 아직 4개월이나 남았잖아.”


“현재 주인님이 계신 곳은 사기(邪氣)가 충만한 곳이야. 지금 이 상태로 돌아가시면 사기(邪氣)를 이겨내지 못하고 다시 마성에 빠지실 거야.”


“방금 수라기의 마성은 내가 처리했잖아.”


“마성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거야. 환각과 환청이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착각은 망각을 불러일으켜 마음속에 잠든 마성이 깨어나는 거야. 다시 말해 네가 죽인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인님 스스로 극복하셔야 완전히 없어지는 거야.”


“물론 그렇지. 하지만 주인님은 이제 수라기를 극성으로 익히셨잖아.”


“아니야. 아직 수라기가 12성에 이르려 극마지경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관문이 남았어. 그런데 문제는............그 마지막 관문을 주인님이 감당하시지 못한다는 거야.”


“뭐~ 아직도 관문이 남았단 말이야.”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마황단과 수라기에 의해 만들어진 마성은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극복하셔야만 극마지경에 도달하는 거야. 물론 주인님이 모두 각성하셨다면 극마지경 쯤은 문제도 아니었겠지.”


“무슨 말이지 알겠어. 하지만............지금까지는 주인님 스스로 잘 해오셨잖아.”


“안된다고 했잖아.”


“왜! 안돼~ 이유가 뭐야.”


“그때는 주인님을 도와주는 여인들이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없잖아.”


“소하와 벽하가 있잖아.”


“너도 봤지. 주인님의 마성을 잠제우기 위해서는 강력한 음기가 필요해. 지금까지 수혜, 아라, 소하, 벽하라는 여인들이 주인님을 도와주었어. 아마 그녀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수라마령신공을 익히지 못하셨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그녀들이 겉에 없어.”


“반드시 올 거야. 조그만 기다리면 와~ 아니면 주인님 스스로 찾아가실 거야.”


“설렁 그녀들이 나선다고 해도 주인님의 마성을 잠제우긴 역부족이야.”


“역부족? 그럼 네가 나서지 않은 이상 방법이 없다는 거야.”


“한 가지 방법은 있어. 무경이라는 여인이 주인님에게 주었던 빙백정 있지. 빙백정은 빙정(氷晶)의 정화로 강력한 음기를 가지고 있어. 그 빙백정을 소하나 벽하 중 한명이 먹고 나서 주인님과 정사를 벌이면 가능해. 그럼 주인님이 마성을 잠제우고 더 나아가 마성을 극복하실 수 있을 거야. 그런데...........문제가 있어..........빙백정을 먹은 여인은 죽어. 인간의 몸으로 빙백정의 음한지기를 버티지 못해.”


“그........그래~ 휴~ 있으나 마나한 방법이구나. 주인님이 그녀들을 버리실 분이 아니잖아..........자........잠깐~ 무경이라는 연인 말이야. 혹시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주인님께 빙백정을 준건 아니겠지.”


“주인님이나 그녀들에게 말해주지 않았을 뿐이지 알고는 있었을 거야.”


“뭐! 그럼 의도적이란 말이야. 대체 그녀의 의도가 뭐야~”


“그녀의 가치관에서 보면 소하나 벽하라는 여인들 보다는 천마성을 상대할 주인님이 소중했겠지. 사실 내가 그 여인이라고 해도 그렇게 했을 거야.”


“어떻게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희생을 강요하니.”


“한사람의 희생으로 만인을 구할 수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해야지”


“사람의 목숨은 모두 소중한 거야.”


“그만하자. 너와 내가 싸우면 어떻게........그리고 무경이라는 여인이 천기를 읽을 줄 안다고 하지만 미래 일까지 예측하지는 못해. 지금도 그렇잖아. 그녀의 뜻대로 진행되었다면 소하나 벽하가 주인님의 겉에 있어야해. 하지만 그녀들은 지금 주인님 겉에 없어. 빙백정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란 말이야. 그리고 지금은 그런 걸 따지기 보다는 주인님을 구하는 것이 더 급해.”


“너.........너는.........날 외롭게 만들려 하는구나.”


“바보야. 우린 주인님을 위해 존재하는 거야.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주인과 함께 하는 거야. 이건 너도 알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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