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8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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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天上)의 향기 85(설비(雪匕)의 비밀)-10




소하는 밖으로 나와 정원을 서성거리고 있었고, 벽하는 소향정의 마루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소하야~ 혹시 술 있니.”




벽하의 말에 정원을 서성거리고 있던 소하의 표정이 험악해진다.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다. 지금이 술이나 마실 상황인가? 자신은 초조해서 미칠 것만 같은데 벽하는 기장하는 기색도 없다. 자신의 부모가 아니고 때문일까? 하지만 자신도 연관이 있지 않는가? 




“그렇게 인상 쓰지 마라. 우리가 걱정한다고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니잖아.” 


“너는 걱정도 안돼.”


“걱정은 무슨?...........교주님이 어떤 결정을 하든 상관없잖아.”


“왜 상관이 없어.”


“교주님이 헤어지라고 하면 헤어질 거야. 너는 운랑을 버릴 수 있어. 아니잖아. 교주님이 어떤 결정을 하시든지 운랑과 헤어지지 못하잖아. 그런데 무슨 걱정을 하는 거야.”


“물론 운랑과 헤어지지 못하지. 하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 이왕이면 인정받으면 좋겠지. 휴~ 나도 답답하다.”




소하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다시 정원을 서성거린다. 벽하는 쓰게 웃더니 다시 하늘을 본다.




한편 벽하와 소하가 밖으로 나가자 풍운은 고개를 숙이고 손을 땀을 쥐고 있었다. 사인마도는 풍운의 모습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보고에 의하면 풍운이 이끄는 십이사는 영장평원에서 무림맹을 상대로 혁혁한 전과를 거두었고, 그 후 풍운 본인은 칠대세가의 황보, 남궁세가의 후자기수들을 간단하게 제압했으며 백도 무림이 자랑하는 절대기제 중 한명은 화산의 화원명과의 대결에서도 승리했다고 한다. 다른 것은 모두 제쳐두고 화원명과의 대결만 생각해보자. 화원명은 어릴 적부터 절대기제라고 알려져 우내십기 중 한명인 태화상인에게 체계적인 무예수업을 쌓았을 뿐만 아니라 각종영약을 복용하여 웬만한 문파의 장문인과 견주어도 우세를 점할 수 있는 절대고수다. 그런 화원명을 풍운이 보기 좋게 꺾어버렸다. 그런데 지금 풍운의 모습을 보면 전혀 고수다운 면모를 찾아볼 수 없다. 내공이 높아짐에 따라 튀어나온다는 광대뼈가 튀어나온 것도 아니고 칼날 같이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것도 아니다. 풍기는 기도가 일반인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사인마도는 내공을 일으켜 허공섭물 (虛空攝物)로 풍운을 일으키려 했다. 풍운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엄청난 힘에 수라기를 끌어올려 대항했다. 사인마도가 자신을 시험하려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인마도는 오성까지 끌어올린 내공을 칠성까지 끌어올렸다. 풍운이 앉아있는 의지가 삐걱거리며 곧이라도 부셔질 것 같다. 풍운은 의자가 부셔질 지경이 되자 의자에서 살짝 일어나 사인마도의 힘에 대항했다. 사인마도가 드디어 십성의 내공까지 끌어올리고 풍운의 몸에서 하얀색의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풍운도 수라기를 극성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사인마도는 고개를 끄덕이고 내공을 거두어버리니 풍운은 잠깐 비틀거리더니 다시 자리에 앉으며 수라기를 거두었다. 사인마도는 소문이나 부하들의 보고를 받았을 때는 믿지 않았지만 직접 확인하고 보니 모든 것이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게~”


“예~ 아........알겠습니다.”




풍운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다가 사인마도의 눈과 마주쳤다. 풍운은 감히 눈을 마주보지 못하고 살짝 고개를 돌려 사인마도의 눈을 피한다. 사인마도는 풍운의 얼굴을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눈빛이다. 풍운은 보고 있으면 한없이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호수처럼 맑고 깊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다음으로 보이는 것은 전체적인 윤곽이다. 보기에는 전혀 이상한 점이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내공을 끌어올려 살펴보면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발견된다.




“자네는 역용을 하고 있는 모양이군.”


“아~ 죄..........죄송합니다. 습관이 되서.......바로 풀겠습니다.”




풍운은 습관적으로 역용을 하고 다니다보니 본모습으로 다니는 것보다 역용을 하고 다니는 것이 편안한 경지(?)에 도달했다. 제갈무경과의 만남이후 다시 역용을 한 풍운은 소하의 방에 들어올 때도 역용한 상태였는데 갑자기 말도 없이 사인마도가 찾아오는 바람에 정신이 없어 역용을 풀어야 한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풍운은 얼른 고개를 숙이고 역용을 풀고 고개를 들었다. 사인마도의 눈앞에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니 풍운의 얼굴이 나타났다. 사인마도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저게 인간의 얼굴 말인가? 어떻게 보면 소하나 벽하보다 아름답지 않은가? 어떻게 남자 놈이 저렇게 생길 수 있단 말인가?




“그게 자네의 본 모습인가?”


“예~.”


“허허허~ 소하가 첫눈에 변할 만도 했군.”


“..................”




풍운은 아무 말도 못하고 불안한 표정으로 사인마도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사인마도는 풍운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풍운은 지금도 사인마도의 눈을 피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 


“예?”


“소하나 벽하가 누군지 알고 있겠지. 소하는 내 딸이고 벽하는 마마검제의 손녀야. 대충 눈치를 보니까 소하나 벽하가 몸까지 허락한 모양인데.........자내가 책임을 져야할 거 아닌가?”


“채.......책임이요? 다.......당연히 책임져야죠.”




사인마도가 혹시나 싶어 넘겨짚어 본건데 풍운이 순순히 인정하는 것으로 보아 소하나 벽하가 몸까지 허락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젠 자신이 반대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과년한 딸년이 이미 몸까지 허락했으니 어떻게 반대한단 말인가? 이제 딸의 행복을 위해서는 사위 놈을 확실하게 잡아놓아야 한다.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거야. 자네는 가진 것도 없잖아. 더구나 백도 놈들은 자네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야. 그리고 소하를 먼저 만났으면 소하에게 충실해야지 그 짧은 기간에 벽하와 바람을 피워~ 나보고 자내 같은 사람을 어떻게 믿으라는 거야.”


“벼........벽하와는 사.........사정이 있었습니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어. 자내에게도 사정이 있었겠지. 좋아.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주위담지도 못하니 그 이야기는 그만하고 다른 이야기를 해보세. 소하나 벽하를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책임질지 생각이라도 해봤나.”


“그........그건............최.......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얼 최선을 다하겠다는 거야. 그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계획을 말해보란 말이야.”


“저기.......그러니까?.........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몰라. 모르겠다고.......허허~ 이거야 원~.............좋아. 그럼 이렇게 물어보겠네. 소하나 벽하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겠나.”


“예~ 할 수 있습니다.”




사인마도는 풍운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풍운이 긴장해서 말도 더듬고 안절부절 못하고 하는 모습이 순수하고 거짓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쩝~ 좋아! 소하와의 혼인을 허락하겠네. 대신 소하 눈에 눈물이 보이는 날에는 내가 자네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알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벽하부모나 마마검제에게는 내가 별도로 연락하겠네. 아무래도 그 친구도 걱정하고 있을 거야. 그리고 자네에게 몇 가지 할말이 있네.”


“말씀하세요.”


“자네가 소하와 혼인을 한다고 해서 내가 자네에게 해줄 것은 아무것도 없네.”


“허락해 주신 것만 해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다른 건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그래........본교가 탐나지 않아. 나에게 자식이라고는 소하밖에 없어. 자내가 내 사위가 되면 차기교주자리도 넘볼 수 있어. 그런데도 바라는 것이 없단 말인가?”


“소하와 벽하만 있으면 됩니다. 다른 것은 필요 없습니다.”


“하하하~ 욕심이 없는 친구로군. 그럼 안돼. 사내라면 패기도 있고 야망도 있어야지. 물론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지만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향해 노력해야하는 자세는 중요한 거야.”


“알고 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목표가 있습니다.”


“목표는 있지만 본교의 교주자리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인가?.......쩝~ 공짜는 싫다는 말인가 아니면 본교에 관심이 말인가?


“다른 뜻은 없습니다. 전 소하이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 대표적으로 내 제자들이 그래. 그놈들은 자내가 본교를 탐내고 있다고 생각하네.”


“제가 어떻게 감히 사사천교를 탐낸단 말입니까? 그런 생각은 해본적도 없습니다.”


“자네가 아니라고 해도 안 믿을 거야. 향상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지. 사실대로 말하면 오전에 제자들이 나를 찾아왔더군. 혹시 자내에게 교주자리를 넘길 줄까봐 걱정됐던 모양이야. 그래서 이렇게 말해주었네. 교주자리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교주자리가 탐이 난다면 자신들의 능력으로 쟁취하라........자내도 마찬가지야. 자내에게도 기회가 있어. 하지만 교주자리가 그냥 얻어지지는 않아.”


“저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말씀이시죠. 알겠습니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래.......내가 도와줄 수는 없지만 자내를 응원해 주겠네. 다시 말하지만 재문이나 지원이를 조심하게. 그놈들은 자내가 상대했던 화산의 화원명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애들이네. 혈영검이라 불리는 지원이는 특히나 조심하게나.”


“알겠습니다.”


“이제 자네에게 할말은 다했군..........소하야. 안으로 들어오거라.”




사인마도가 큰소리로 말하자 잠시 후에 소하와 벽하가 들어왔다.




“자리에 앉아라.”




사인마도의 말에 소하와 벽하가 풍운의 겉에 자리했다.




“밖에서 들었을 거니 간단한 부탁만하고 일어나겠다. 내가 허락은 했지만 아직 정식으로 혼인한 것이 아니니 조심하기 바란다.


“알았어요. 허락해 주셔서 고마워요.”


“내가 무얼 조심하라고 하는지 알지. 벽하는 남장을 하고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한다. 잘못하면 정체가 탈로날수도 있으니 말이다.”


“명심하겠습니다.”


“이만 일어나겠다. 그만 쉬도록 해라.”


“아버님........우리가 보낸 놈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배화교 놈들 말이냐. 그놈들은 뇌옥이 있다. 알아낼만한 것은 모두 알아내서 정리해 두었으니 내일 확인해봐~”


“알겠습니다. 들어가세요.”


“험험~ 소하야.........저놈 잘 간수해라. 얼굴에 바람기가 다분하더구나. 이만 가보마.”




사인마도가 돌아가자 풍운을 자리에 앉으며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닫아낸다. 겨울인데도 너무 긴장한 나머지 땀이 나는 모양이다. 소하도 자리에 앉으며 품속에서 손수건을 꺼내 풍운에게 내밀었다. 




“휴~ 고생하셨어요.”


“천하의 운랑이 이만한 일에 땀까지 흘리고........긴장되기 긴장되었던 모양이죠.”




벽하의 말에 풍운을 피식 웃는다. 이제야 긴장이 풀리는 모양이다. 소하는 풍운이 손수건을 받지 않자 자신의 손으로 풍운의 땀을 닦아주었다.




“소하야~ 아버님이 말씀하시던 그 제자라는 사람들 말이야. 대체 어떤 사람들이냐.”


“한사람은 지옥일룡 양재운이라는 사람이고, 한명은 혈영검 주지원이라는 사람인데 둘 다 차기교주로 거론되는 사람들이야.”


“나도 예전부터 아버님께 제자들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직접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야. 그동안 왜 안보였던 거야.”


“지옥일룡은 아버님을 대신해서 대부분 외부일이 보고 있었고, 혈영검은 얼마 전까지 패관수련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못 봤을 거야. 그런데 내가 운랑의 일로 철기군을 끌고나가고 무림인들의 이목이 본교에 집중되니 외부에 나가있던 지옥일룡이 돌아왔을 거야. 혈영검은 내가 무림으로 나가기 전에 출관한 상태였어.”


“음~ 그렇군. 그런데 말이야. 아버님 말씀으로는 그들이 운랑을 탐탁지 않게 보는 것 같은데........아버님 말씀대로 운랑을 경쟁상대로 보기 때문이야?”


“그들은 오래전부터 차기교주로 거론된 사람들이야. 나와 혼인하는 운랑이 당연히 탐탁지 않겠지.”


“사사천교도 복잡하네.........그래서 너도 그들에게 쌀쌀하게 구는 거야.”


“한동안 지옥일룡이나 혈영검이 나에게 접근한 적이 있었어. 나와 혼인하면 차기교주는 맡아놓은 거나 마찬가지 아니야”


“뭐야~ 젊은 놈은 그렇다고 치고 그 늙은이까지 너에게 접근했단 말이야.”


“둘 다 귀찮을 정도로 찾아왔어. 그래서 아예 그놈들을 피해서 숙소까지 옮기고 사람들이 찾아와도 만나질 않았던 거야.”


“그들이 싫었던 모양이지.”


“당연하지. 그들에게 나는 자신들의 야망을 달성시켜줄 도구로 밖에 보이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들을 좋아할 수 있겠니.”


“죽일 놈들.......네가 우리 오빠와 정혼한 사이라는 것을 알고도 접근했단 말이잖아. 이것들이 본련을 어떻게 보고.......”


“야망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인들 못하겠어. 하여튼 내가 자신들을 피하니 눈에 가시처럼 보였겠지. 내가 자신들 이외에 다른 남자를 선택하면 경쟁자가 늘어나잖아. 그놈들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혼인도 안하고 있었어.”


“지랄을 한다........아주 질이 나쁜 놈들이네.”


“꼭 그렇게 만도 볼 수 없어요. 그들은 교주님의 제자들입니다. 교주님에게 교를 물려줄 아들이 없으니 당연히 자신들이 차기교주가 돼야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운랑~ 그건 아니죠. 딸은 자식 아닌가요. 소하도 당연히 교주가 될 수 있습니다.”




풍운의 말에 벽하가 반박하지 풍운을 입을 다물어 버린다. 벽하의 말도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풍운이 더 이상 말이 없자 소하의 설명이 이어졌다.




“아버님은 지옥일룡이나 혈영검에게 당신의 모든 무공을 전수하셨어. 기본적으로 두 사람모두 아버님의 무공을 익혔지만 지옥일룡은 권, 장, 지등 적수공권을 선호하고 혈영검은 특이하게도 검을 좋아해서 혈영검이라고 불리고 있지. 아마 본교에서 무공으로만 순위를 정한다면 아버님, 혈영검, 지옥일룡의 순서가 될 거야. 무공으로만 치면 십대사왕도 지옥일룡이나 혈영검과 상대가 안돼.”


“운랑과 비교하면 어때.”


“운랑은 최근 화산의 화원명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셨어. 내 생각에 지옥일룡이나 혈영검이 화원명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결론적으로 일대일로 대결하면 운랑이 유리하다는 말이네.”


“일대일 대결이야 당연히 운랑이 유리하지. 문제는 그게 아니야. 지옥일룡은 십대사왕의 지지를 받고 있고 혈영검은 일반 무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잠시만.......저는 교주자리에 관심 없습니다. 어떻게 저 같은 놈이 교주가 됩니까?”




벽하와 소하는 자신이 교주자리를 탐내고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자신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자신이 사사천교를 방문한 것은 다른 십이사들이 안전하게 피신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고, 사사천교에 잡혀있는 배화교 일당들을 만나보기 위해서다. 




“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답답하군요.”


“운랑이 아버님의 하나밖에 없는 사위기 때문이에요.”




풍운은 쓰게 웃더니 한숨을 쉬었다. 머리가 복잡해진다. 소하와 벽하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옥일룡과 혈영검의 장단점과 그들의 익히고 있는 무공 등에 관한 말이다. 풍운은 마음이 답답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일어나세요.”


“답답해요. 잠시 밖에 나갔다올게요.”


“멀리가지 마세요.”




소하의 말을 뒤로하고 풍운은 정원으로 나왔다. 어느덧 해가 지고 밤이 깊었다. 풍운은 정원에 심어진 나무들 돌아본다. 그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가 근처에 있는 모양이다. 풍운은 수라기를 끌어올려 귀에 집중했다. 여기저기에서 미세한 숨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숨어서 소향정을 감시하는 모양이다. 기분이 상한다. 풍운은 사람들이 숨어있는 곳을 하나하나 쳐다보았지만 숨어있는 사람들은 미동도 없다. 풍운은 바닥에서 작은 돌들을 집었다.




“탁~ 휘이이이익~” 


“탁~ 휘이이이익~”




풍운의 손에 들려있던 돌들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니 곧이어 여기저기에서 신음소리가 들리고 부스럭거리는 소리들이 들린다. 숨어있던 무사들이 도망치는 모양이다. 만일 풍운이 독한 마음을 먹었다면 살아서 도망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풍운은 다시 정원을 산책한다.




소향정을 감시하던 무사들은 혈영검을 따르던 무사들이었다. 그들은 바로 혈영검에게 달려갔다. 




“무슨 일이야. 소향정을 감시하라고 했잖아.”


“모두 마수마랑에게 발각되었습니다.”


“그놈이 너희들 존재를 알아냈단 말이야.”


“예~ 일마장(一馬丈 약 400m) 밖에 있는 저까지 알아냈습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대단한 놈이군........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고해봐~”




무사들은 사인마도가 소향정을 방문해서 풍운을 만난 것을 보고했다.




“사부님과 그놈이 무슨 이야기를 했지.”


“교주님이 계셔서 접근하지도 못했습니다.”


“음~ 하긴........사부님이 계셨지. 알았다. 너희들은 그만 가봐~”




혈영검은 무사들을 돌려보내고 자신이 직접 소향정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가 소향정에 도착하니 풍운은 정원을 산책하며 깊은 사색에 잠겨있었다. 혈영검은 귀식대법을 펼치며 풍운을 향해 접근해 보았다. 그런데 풍운이 자기 쪽을 쳐다보는 것이다. 혈영검은 혹시나 싶어 주위를 돌려보았다.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렸단 말인가? 자신은 귀식대법까지 펼치지 않았는가?




풍운은 무사들이 돌아가자 산책을 하면서도 수라기를 거두지 않았다. 혹시 놈들이 다시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숨소리는 들리지 않는데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겨울이라 풀벌레도 없다. 그렇다면 누군가 접근하고 있다는 뜻이다. 풍운은 이번에는 눈에 수라기를 집중하니 멀리서 자기 쪽으로 접근하는 그림자가 보였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좋게 말할 때 물려가세요.”




풍운의 조용한 음성이 들린다. 혈영검은 쓰게 웃더니 귀식대법을 풀어버리고 풍운에게 다가왔다. 풍운은 상대가 도망가지도 않고 자신에게 다가오자 의아한 눈으로 상대를 주시했다. 상대는 아침에 만났던 젊은 사내였다. 아마 소하가 말하던 혈영검일 것이다. 혈영검은 풍운의 얼굴을 보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풍운이 역용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사람 같지 않군. 자네가 마수마랑인가?”


“예? 제가 마수마랑입니다.”


“자네의 진짜 얼굴을 모르겠군. 어떻게 아침에 볼때랑 이렇게 틀려지지.”




풍운은 쓰게 웃더니 잠시 고개를 돌려 다시 역용을 했다. 




“이제 됐죠.”


“허허허~. 천면역용술을 익히고 있다고 하더니 정말이로군. 거기다가 귀식대법까지 펼치며 접근하는 내 존재를 알아낸 것도 놀랬어.”


“가만히 숨어 있었으면 몰랐겠죠. 하지만 저에게 접근하면서 움직였잖습니까. 저는 그 소리로 알아낸 겁니다.”


“그런 미세한 소리까지 구별한단 말인가? 정말 할말이 없게 하는군. 하여튼 이렇게 만났으니 정식으로 인사하지........혈영검 주지원이라고 하네.”


“풍운이라고 합니다.”


“아군이 아니었나. 내가 잘못알고 있는 건가?”


“얼마 전부터 풍운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이름을 바꾸는 경우도 있나. 하긴 아군이라는 이름이 아명이라면 가능하겠군.”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자네에게 볼일이 있어서 왔네. 공녀님이 하벽공자 보다는 자내에게 관심이 많은 것 같아서 말이야.”


“단순히 절 보자고 오신 것 같지는 않군요.”




풍운의 말에 혈영검은 피식 웃더니 풍운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풍운은 살짝 어깨를 비틀었다. 잠시 후 풍운의 뒤쪽에서 폭음이 소리가 들린다. 혈영검이 풍운에게 장을 날리니 풍운은 어개를 틀어 장을 피해버린 것이다. 




“사황무형장(死慌無形掌)도 통하지 않는 모양이군.”


“저와 싸우자고 오셨습니까?”


“아아~ 오해하지 말게. 그냥 자네실력이 궁금해서 장난을 좀 쳐봤어. 공녀님이나 하벽공자는 안에 계시는 모양이지.”


“예~ 말씀중이세요.”


“알았네. 내가 다녀갔다고 전해주게. 참~ 사부님께서 자내를 찾아왔다고 하던데 무슨 말씀을 하시던가?”


“별말씀 없었습니다.”


“그래~........말하기 싫은 모양이군. 알았네. 다음에 보세.”




혈영검은 은근슬쩍 돌아선다. 풍운은 멀어지는 혈영검을 보더니 쓰게 웃었다. 혈영검은 자신과 교주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궁금해서 찾아왔을 것이다. 혈영검이 돌아가자 소하가 밖으로 나왔다. 소하도 혈영검이 찾아온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잘 하셨어요.”


“예? 뭘 잘했다는 겁니까?”


“저놈에게 아버님과의 일을 말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만 들어가요. 식사하셔야죠.”


“알았어요.”




풍운은 시녀들이 준비해준 식사를 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침상에 누웠다. 사사천교에 도착해서 첫날밤을 맞이한 것이다. 풍운은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질 않는다. 낮에 충분히 잤기 때문이다. 풍운의 귀에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지금 소향정에는 자신과 소하 그리고 벽하 밖에 없다. 시녀들은 식사가 끝나자 자신들의 처소로 돌아갔다. 그럼 누구란 말인가? 소하나 벽하가 급한 볼일(?)이 있는 건가? 풍운은 잠도 오지 않아서 침상에 앉았다. 그때 방문에 그림자가 비추더니 문이 열린다. 




“드드드륵~”




풍운은 얼른 자리에 누웠다. 




“사박~ 사박~” 




조용한 발거음소리가 들리더니 은은한 사향(麝香)냄새가 풍긴다. 




“사르르~”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들을 수없을 정도로 미세한 소리지만 풍운은 귀에는 천둥처럼 들리는 소리다. 바로 ‘가인(佳人) 옷 벗는 소리’였던 것이다. 풍운은 가슴이 두근거리며 입술이 마른다. 잠시 후 침상이 흔들리며 누군가가 자신의 옆으로 파고들었다.




“운랑 주무세요.”




귀를 간질이는 달콤한 속삭임이다. 풍랑은 쑥스러워서 잠든 척 했다. 갑자기 차가운 손이 풍운의 품속으로 들어온다.




“헉~”


“치~ 계속 잠든 척하시면 꼬집어버릴 겁니다.”




풍운은 계속해서 잠든 척하자 품속에 들어온 손이 풍운의 젖꼭지를 꼬집어버린다. 풍운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을 뜬다. 창가에 비추는 달빛에 아름다운 소하의 얼굴이 보인다. 풍운의 찾아온 여인은 소하였던 것이다.




“이젠 저도 몰라요. 소하가 책임지세요.”




풍운은 소하를 안아주며 그녀의 입술을 찾는다. 풍운은 소하의 입술에 입맞춤하는 와중에 소하를 안아보니 소하는 얇은 궁장을 입고 있었다. 속옷인 모양이다. 소하는 팔로 풍운의 목을 잡고 매달리고 풍운은 소하를 힘주어 안아준다. 소하의 허리가 약간 뒤로 꺾이며 풍운의 혀가 소하의 입속으로 들어온다. 두 사람의 혀가 엉키며 감미로운 입맞춤이 이어진다. 소하는 서서히 숨이 막힌다. 소하의 머릿속에 하얀 게 변해가며 몸속에서 불덩이가 올라온다. 소하는 풍운의 등을 때렸다. 너무 답답했기 때문이다. 풍운이 입술을 거두자 소하는 풍운의 목을 힘주어 안아준다.




“하이........하이.........하이........너무 해요. 숨 막혀 죽는 줄 알았어요.”




풍운은 귀가를 때리는 소하의 신음소리에 약간의 흥분을 느낀다. 풍운은 소하을 반듯하게 눕히고 소하의 위로 올라오며 이불을 걷어버리니 소하의 얇은 궁장사이로 우뚝 솟은 젖가슴과 그 밑으로 개미허리 그리고 풍만한 엉덩이가 보인다. 풍운은 소하의 아름다운 몸매를 보니 피가 급격하게 한쪽으로 몰리며 가슴밑바닥에서부터 참을 수 없는 욕정이 올라왔다. 소하는 어떤 기대감에 한 마리 어린양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무척 긴장되는 모양이다. 풍운이 이글거리는 눈동자를 소하를 바라보니 소하는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여버린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왜~ 이상해요.”


“늑대 같아요.”


“소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늑대가 돼는 것이 정상입니다. 지금 소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세요.”




풍운은 말을 마치자마자 소하의 입술을 찾는다. 소하는 고개를 들어 풍운에게 입술을 내밀었다. 두 사람의 입술이 합쳐지며 풍운의 혀가 소하의 입술을 핥아주더니 이빨로 살짝 깨물었다. 소하는 약간의 통증을 느껴 입술이 벌어진다. 풍운의 혀는 소하의 벌어진 입술을 비집고 입속으로 들어왔다. 소하는 풍운이 괘심한 생각이 들어 들어온 혀를 살짝 깨물어준다. 풍운의 혀는 소하의 이빨사이에 끼어 움직이지 못한다. 풍운의 손이 밑으로 내려오더니 소하의 봉긋한 젖가슴을 움켜잡았다. 풍운이 거칠게 가슴을 잡자 다시 소하의 입이 벌어진다. 풍운은 다른 손으로 소하의 허리를 잡고 바짝 끌어당기며 혀를 깊숙이 넣는다. 소하도 서서히 흥분하며 풍운의 혀를 받아들인다. 두 사람의 혀가 뱀처럼 엉키며 입속에 침이 가득해 진다. 소하는 갈증을 느끼고 입속에 고인 침을 삼킨다. 몸속에서 불덩이가 올라온다. 풍운의 혀가 소하의 입천장과 혀 밑을 자극하다가 살며시 도망치니 소하의 혀가 따라온다. 소하의 혀는 풍운의 입속에 들어와 풍운의 혀를 찾는다. 풍운은 고개를 들어 입술을 거두고..........소하는 아쉬운 듯이 혀로 자신의 입술을 핥아본다. 풍운의 입술은 소하의 턱을 따라 밑으로 내려와 가르다란 목을 애무한다. 풍운의 입술이 소하의 목을 타고 밑으로 내려가니 궁장이 진전을 방해한다. 풍운은 손을 들어 소하의 궁장을 잡더니 좌우로 벌린다.




“찌이익~~”




옷이 비명을 지르며 길게 찢어진다. 풍운은 마음이 급했던 모양이다. 옷이 찢어지며 소하의 젖가슴을 감싸고 있는 천이 나타난다. 풍운이 천을 위로 올리니 탄탄한 젖가슴이 튀어나온다. 젖가슴은 약간의 물기를 머금고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풍운이 어린아이처럼 젖가슴을 물어본다.




“헉.........아파..........아~.........너무 거칠게 하지 마세요........운랑.......하흑~”




풍운은 입속에 들어온 젖꼭지를 살짝 깨물어주고 혀로 돌려주니 젖꼭지가 오뚝 솟아오르며 딱딱해진다. 풍운은 손으로 반대쪽 젖가슴을 주무르다가 고개를 들고는 양손으로 젖가슴을 애무한다. 소하는 눈을 감고 있었다. 찢어진 궁장이 아슬아슬하게 소하의 몸에 매달려 있었다. 풍운은 다시 궁장을 잡아 찢어버리고 소하의 몸에서 벗겨낸다. 이제 가슴을 가리는 천과 사타구니를 가고 있는 천만이 그녀의 몸을 가리고 있었다. 풍운의 손이 밑으로 내려와 소하의 사타구니를 감싸고 있는 천를 잡는다. 소하의 몸이 부르르 떨리며 손이 움찔하다가 멈춘다. 풍운은 빙긋 웃고 천을 밑으로 내렸다. 소하도 풍운을 도와 한쪽 다리를 들어준다. 천이 벗겨지자 풍운의 머리가 밑으로 이동하며 양손으로 소하의 다리를 벌려본다. 소하는 창피하지 다리에 힘을 주고 있다가 풍운이 조금 더 힘을 주자 할 수 없다는 듯이 다리를 벌려준다. 풍운의 눈앞에 소하의 신비지가 드려났다. 소하의 음모는 물기에 젖어 동굴 입구를 가리고 있었다. 풍운은 손을 내밀어 붉은 계곡의 골짜기를 만져본다. 소하의 몸이 부르르 떨리고.......머리와 손을 침상에 붙이며 허리가 휘어진다. 풍운의 손가락이 동굴 속으로 들어가니 질이 낮선 침입자를 물어버린다.




“하흑~~ 운.......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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