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09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109(마도(魔道)의 길)-14




밤이 깊어지자 풍운일행은 무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부분은 풍운이 천마마련의 무공을 보고 나름대로의 느낌과 생각을 벽하남매에게 말하고 남매는 간간이 자신들의 의견을 말하는 정도였다. 이야기가 진행되며 아수라참마심공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하벽이 아수라참마심공을 극성까지 익혔다고 하지만 스스로의 노력보다는 풍운과 금검비검 등의 도움을 받아 익힌 것이기 때문에 이론적인 부분이 부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천마마련무공의 정수라는 아수라참마심공에 대해 내가 논할 자격은 없어.”


“그냥 편히 말해. 우리보다는 잘 알거 아니야.”




풍운이 살며시 말꼬리를 흐리자 하벽이 적극적으로 나온다. 아버지나 할아버지에게 배울 수도 있지만 풍운에게 배우는 것이 편했기 때문이다. 또한 풍운은 천마마련의 무공뿐만 아니라 사사천교의 무공을 비롯하여 배화교 및 백도 무공 등 많은 무공을 두루 섭렵(涉獵)하고 있어 정형화된 틀에 억매인 아버지나 할아버지보다 폭넓은 사고의 틀을 가지고 있었다. 즉 똑같은 무공을 설명해도 아버지나 할아버지는 정해진 이론과 틀에 박힌 수련방법을 알려주는데 반해 풍운은 자유분방한 해석으로 변형된 이론과 수련방법을 제시해 준다.




“그럼 이야기 할게. 다만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건 어디까지나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니까 그냥 참고용으로만 들어주면 고맙겠어. 아수라참마심공을 익히며 느낀 점만 말할게. 내가 본 아수라참마심공은 근본적으로 마(魔)의 힘을 극대화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 깊이가 깊어짐에 따라 마(魔)를 버려야만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는 무학이었어.”


“그건 나도 알고 있었어. 내가 주화입마에 빠진 것은 의식적으로 마(魔)를 버리려 했기 때문이야. 심신(心身)은 마기(魔氣)가 지배하고 있는데 마(魔)를 부정하니 심마에 빠진 거지. 지금도 이건 이해가 안돼. 심신에 마기가 가득한데 어떻게 마기를 버린다는 말이야. 그건 바로 자신을 부정하는 거잖아.”


“마기(魔氣)을 극복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 하나는 강철 같은 의지로 마기(魔氣)에 대항하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마기(魔氣)를 받아들여 순화시키는 방법이 있어. 이건 내가 수라마령신공을 익히며 깨달은 방법이야.”


“매제는 나를 치료하며 아수라참마심공을 극성에 이르도록 도와주었어. 두 가지 방법 중에 어떤 방법을 쓴 거야.”


“나는 이미 극마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순화시키는 방법보다는 제압하는 방법을 선택했어. 하지만 처남이 스스로 익히려 했다면 마기(魔氣)에 대항하기 보다는 순화시키는 방법을 택해야 했을 거야. 나도 수라마령신공을 익힐 때 마기에 대항해 보았지만 끝내는 의지대로 되지 않더군.” 


“그럼 내가 방법을 잘못 선택했다는 말인가?”


“궁극에 이르는 길은 많아. 내가 제시한 두 가지 방법 말고도 다른 방법도 많을 거야.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그 속에 빠지는 거야. 이 이야기는 그만하자. 처남도 이미 이 단계는 넘었잖아.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진정한 마도(魔道)란 무엇이냐? 라는 명제야. 진정한 마도(魔道)란 정도(正道), 사도(邪道), 패도(覇道) 등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즉 행동양식과 궁극에 이르는 길이 다를 뿐이지 궁극의 목표는 같다는 거야.”


“무슨 말이지 알아. 사람들은 본련이 마도를 따른다고 무조건 나쁘다고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길도 그들이 추구하는 길과 별반 다르지 않아.”


“아수라참마심공에 대한 이야기는 이정도면 될 것 같아. 나는 처남에게 대략적인 그림을 그려주는 것으로 끝내고 싶어. 사람은 각자 사고의 틀에 따라 똑같은 것을 보고도 얼마든지 해석을 달리 할 수 있잖아. 이제부터는 지옥혈십팔검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매제는 지옥십팔검까지 익힌 거야.”


“운이 좋았어. 지금부터 내가 느낀 것만 이야기할게.”




풍운은 하벽을 치료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이용해 지옥십팔검을 비롯한 나머지 무공을 익혔다. 하지만 이걸 사실대로 말하면 상대방은 자존심이 상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극마, 극사지경에 도달한 자신과는 달리 한 가지 무공을 익히는데도 평생이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속칭 절대기재라는 하벽도 예외는 아니다. 풍운이 알기로 하벽도 지옥십팔검의 10식까지 밖에 익히지 못하고 있다. 풍운은 지옥십팔검의 제1식부터 18식까지 자식의 느낌을 이야기했다. 특히 16식에서 18식까지의 느낌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지옥십팔검의 16식부터 18식까지가 지옥십팔검의 정수이기 때문이다. 




“이건 내가 벽하에게 주기 위해 작성한 거야. 지옥십팔검의 16식부터 18식까지를 나름대로 재해석해서 여자가 익히기 쉽게 수정한 거지.”




풍운은 품속에 있던 종이를 꺼내 하벽에게 보여주었다. 하벽이 보니 풍운의 말대로 지옥십팔검의 16식부터 18식까지의 검법을 여자가 익히기 쉽도록 새롭게 창안한 무공이다.




제1식 전광쾌검(電光快劍)은 일대일 대결에서 효과적인 초식으로 발검과 동시에 상대방의 베어버리는 전광석화와 같은 쾌검이다. 


제2식 천화만변(天華萬變)은 환검(幻劍)과 분검(分劍)을 융합하여 만든 초식으로 일대 다수의 대결에서 효과적인 검법으로 상대방에게 죽음의 환상을 심어주는 것과 동시에 백만 송이 꽃이 날리듯 화려한 초식이다. 


제3초 낙화패산(洛花敗散)은 붕검(崩劍)과 마검(魔劍)의 융합으로 다수의 강맹한 적을 상대할 때 효과적인 검법이다.




“처남도 보면 알겠지만 본래의 지옥십팔검과 비교하면 위력이 많이 떨어질 거야. 하지만 전15식을 장점을 취하면서도 여자가 익히기 접합하게 수정했으니 벽하가 익히기 적당할 거야.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 읽어보라는 말이야.”


“지옥십팔검을 재해석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무공을 만들었군. 이걸 보고 누가 지옥십팔검이라고 하겠어.”


“근본적인 토대는 지옥십팔검이니 천천히 보면 도움이 될 거야. 검로(劍路)와 초식의 변화를 살펴봐~”


“음........조금은 알 것 같다. 이건 보니 지옥십팔검의 대략적인 모습이 보인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이 그거야.........조금 전에는 말했지만 나는 하나의 길을 제시할 뿐이야. 정답은 처남을 찾아야해.”


“고마워 많은 도움이 됐어. 내가 보기에 이건 완전히 벽하만을 위한 무공이군.”


“그럼 셈이지.”




하벽은 풍운이 만든 3초식의 무공을 정독하더니 벽하에게 주었다. 벽하는 삼초식의 무공을 보더니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운랑.........이해가 안돼요. 이걸 내가 어떻게 익히지.”


“내가 나중에 자세히 설명해 줄게.”


“알았어요. 이게...........내가 가지고 있어도 돼요.”


“벽하를 주려고 했던 건데.........당연하자.”




벽하는 밝게 웃으며 종이를 품에 갈무리한다. 그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벽하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더니 거패와 떠드는 소리가 난다. 풍운이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벽하가 급하게 방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누군가 정원에 있는 환상마라진(幻想魔邏鎭)에 빠진 모양이에요.”


“이 야심한 시간에 누구지.”


“아무래도 본련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본련사람이라면 금역인 이곳에 들어왔겠어요.”


“그럼 외부인이란 말이야. 본련의 경비망을 뚫고 이곳까지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 있나?”




하벽은 천마마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모양이다.




“본련의 경비만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에요. 저번에 운랑은 환상마라진까지 격파하고 들어 왔는걸요.”


“처남과 벽하는 이곳에 있어 내가 가보고 올께.”


“운랑 혼자가시는 겁니까?”


“나와 벽하가 이곳에 있다는 건 비밀이잖아. 그렇다고 처남이 나설 수도 없고........마침 내가 처남으로 역용하고 있으니 내가 나가볼게.”


“알았어요. 조심하세요.”




하벽으로 역용한 풍운이 밖으로 나오니 거패가 초조한 표정으로 환상마라진(幻想魔邏鎭)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오셨습니까?”




거패는 풍운을 하벽으로 아는 모양이다. 풍운의 역용이 너무 완벽하기 때문이다. 풍운은 거패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환상마라진의 안쪽을 살펴보니 세 사람이 진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한명은 대나무처럼 마른 체격의 노인으로 끝이 뭉뚝한 이상한 무기로 진의 여기저기 쑤시고 있었고, 한명은 돼지처럼 비대한 체격의 노인으로 막대 끝에 여러 가닥의 가죽이 달린 무기를 휘두르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한명은 풍운도 알고 있는 사람으로 바로 화산의 화명원이었다. 풍운은 두 명의 노인이 눈에 익었다.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풍운이 잠시 기억을 떠올려보니 바로 사사천교에서 지옥일룡과 혈영검에게 쫒길 때 자신을 도와(?)주었던 노인들이다. 무뇌쌍괴와 화원명이 환상마라진이 만들어낸 환상 속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거패. 환상마라진을 제거해.”


“안됩니다. 저놈들은 금역인 이곳에 들어온 놈들 입니다. 모두 잡아들여서 련주님께 끌고 가야 합니다.”


“시키는 대로 해.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




거패는 말은 못하고 머리만 긁적거린다. 환상마라진의 생로만 기억하고 있을 뿐 환상마라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풍운은 거패의 표정을 보고 피식 웃더니 정원에 있는 몇 개의 돌을 향해 장(掌)을 날렸다. 돌들이 풍운의 부드러운 기운에 조금씩 움직이며 환상마라진이 제거된다.




“어라........이게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환상이 없어졌네.”


“애욕아.........너 아직 살아있냐.”


“이런 돼지 같은 자식아~ 그럼 내가 죽기를 바랐어.”


“노 선배님들..........지금은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닙니다. 앞에 이상한 놈들이 나타났습니다.”




화원명의 말에 무뇌쌍괴도 거대한 덩치의 거패와 병색이 완연한 풍운을 발견했다.




“당신들 여기가 어딘지 알아요. 여긴 본련의 금역입니다. 당장 돌아가세요.”


“뭐라고? 안녕하시냐고........하하하~ 그놈 인사성도 밝네. 애욕야. 저놈이 반갑다고 인사까지 하는데.......”


“쇠몽둥이로 귓구멍을 뚫어주랴. 반갑다는 말이 아니라 당장 나가라는 협박이잖아.”


“협박? 저란 죽일 놈을 보았나.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자식이 어디서 협박이야.”




무뇌쌍괴는 자기들끼리 주고받으며 하벽(?)을 욕했다.




“이분이 누구라고 함부로 지껄여? 영감탱이들이 죽으려고 작정을 했어.”




풍운은 가만있는데 거패가 거대한 도(刀)을 휘두르며 무뇌쌍괴를 행해 달려갔다. 애욕무괴는 거패를 보며 차갑게 웃더니 둥근 쇠몽둥이로 거패의 도(刀)를 받아쳤다.




“깡~~”


으윽~” 


거패는 손아귀가 찍어지는 고통과 엄청난 힘에 튀겨지듯 밀려난다. 애욕무괴의 내력을 거패가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덩치만 믿고 까불면 혼난다........거기........다 죽어가는 놈아. 당장 마수마랑보고 나오라고 해라~”




풍운은 뒤로 밀려난 거패를 잡아주며 자신이 앞으로 나서려 했다.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공자님은 물려나세요.”




우직한 거패는 끝까지 자신이 상대하겠다고 한다. 당해보고도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풍운은 미소를 머금고 거패의 어깨에 손을 얻어 수라기를 불어넣으니 거패의 팔이 순간적으로 마비된다. 풍운은 그 상태에서 유유히 거패의 도를 받아들었다. 거패는 너무나 황당해서 말도 못하고 풍운의 얼굴만 바라볼 뿐이다. 거패의 입장에서는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자기 손에 있던 도(刀)를 눈 깜짝할 사이에 빼앗겼기 때문이다.




“물려있어. 저들은 내가 상대할게.”




풍운은 거패의 도(刀)을 들고 앞으로 나선다.




“개를 패니까 이제 주인이 나서는 모양이군. 그래봤자 주인 놈이라고 별다를 것이 있겠어. 아이야.........병도 깊은 것 같은데 괜히 나섰다가 혼나지 말고 가서 마수마랑이나 마련주를 불러와~”


“후후후~ 본련을 너무 우습게 보는 군요. 당신들 하는데 나 혼자면 충분해요. 자~ 다시 한번 기회를 드리죠. 다치기 전에 물러가세요.”


“어린놈이 입만 살았군.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리지...........동생........저놈은 동생이 처리해.”




무뇌쌍괴는 화원명에게 풍운을 상대하라고 하고 뒤로 물려난다. 어제부터 무뇌쌍괴와 화원명이 형님동생사이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형님들.......이 친구는 아무것도 모르는 모양입니다. 괜히 엉뚱한 놈 붙잡고 시간 낭비하지 말고 다른 곳을 찾아보는 편이 좋지 않겠어요.”


“무슨 소리야........우리가 별 요상한 진에 빠져 얼마나 고생했어. 그걸 복수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저놈을 잡아놓고 보자.”




애욕무괴의 말에 화원명은 쓰게 웃으며 풍운의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화원명은 풍운을 공격할 의사가 없는 모양인지 검도 뽑지 않았다.




“먼저 우리의 정체부터 밝히는 것이 순서 같군. 나는 화산의 화원명이고 이쪽에 계신 형님들은 무괴쌍괴라는 분들이다. 우리가 여기 들어온 것은 마수마랑이라는 뺀질뺀질 한 놈을 찾기 위해서야. 아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놈이 목적이 아니라 사호팔랑인가 하는 놈들과 천마마련의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서 왔다. 단지 마수마랑이라는 놈이 모든 비밀의 연쇄를 가지고 있어서 그놈을 찾는 거야. 아~ 물론 마수마랑이 없다고 잡아 때겠지. 그럼 마련주라도 불려와. 설마 우내십기의 체면이 있지 마련주가 거짓말을 하겠어. 다시 말해서 마수마랑을 불러오든가 마련주를 불러오란 말이야. 어라~. 웃어.......저런 싸가지를 보았나.......형님이 말씀하시는데 감히 웃는단 말이야. 야야~........괜한 품 잡다가 혼나지 말고 빨리 시키는 대로 해. 그게 건강에 좋을 거야.”




역시 화원명답다. 한번 입을 열자 자기혼자 열심히 떠들고는 있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풍운은 화원명에 말에 대답하지 않고 도(刀)에 아수라참마심공의 마기(魔氣)를 불어넣어 화원명을 공격하니 도(刀)에서 화려한 도영(刀影)들이 피어나 화원명의 급소들을 향해 날아갔다. 화원명은 재빨리 오행매화보(五行梅花步)로 도영(刀影)들을 피하며 매화권(梅花拳)으로 풍운을 곡지혈(팔뚝)을 공격했다. 풍운의 겉모습만 보면 닭 모가지 비틀 힘도 없는 병약한 서생으로 보이기 때문에 화원명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양이다. 풍운은 차갑게 웃으며 화원명의 주먹을 피하는 동시에 지옥십팔검을 도법(刀法)으로 변형시킨 절초로 화원명의 전신을 공격한다. 화원명은 엄청난 도영(刀影)들 자신의 전신을 공격하자 균형이 흔들리며 뒤뚱거리고 풍운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파마지(破魔指)로 화원명의 중정(가슴), 중주(배), 중완(배)을 공격했다.




“위험해.......깡~” 




풍운과 화원명의 대결을 지켜보던 무청무괴 댁사수가 화원명이 위기에 처하자 요상한 체직 같은 무기로 풍운의 지풍을 막아준다. 화원명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검을 뽑았다. 상대를 앎보고 방심했다가 크게 당할 뻔 했다. 




“이런 비겁한 새끼.......갑자기 말도 없이 공격하면 어떻게........그리고 이제 보니까 고수 아니야........이 새끼. 너 이제 죽었어. 고수면 고수라고 신고를 해야지.........하여튼 요즘 들어서 싸가지 없는 놈들이 너무 많다니까.........이제 나도 이판사판이야. 너.......죽어다고 복창해라. 간다. 준비해 새끼야.”




화원명이 씩씩거리며 검을 들고 앞으로 나서자 풍운은 말없이 지옥십팔검의 16식을 변형시킨 도법으로 화원명의 머리를 쪼개왔다. 화원명도 이를 악물고 오행매화검(五行梅花劍)의 마지막 초식으로 풍운을 공격한다. 풍운의 공격이 심상치 않자 화원명도 최선을 다해 맞받아 친 것이다. 허공에서 풍운이 만들어낸 도영(刀影)과 화원명이 만들어낸 검영(劍影) 충동하며 엄청난 폭음과 함께 다량의 흙먼지가 피어나 두 사람의 모습이 흐릿하게 변한다.




“빌어먹을........진짜로 사부 영감탱이한테 속은 모양이군........뭐~ 무림에서 적수가 없어.......만날 동네북처럼 당하는데 적수가 없기는 뭐가 없어.”




먼지가 속에서 화명원의 자조 섞인 푸념이 들려왔다. 화원명은 붉은 피를 토하며 검을 의지해 힘들게 버티고 서 있었다. 초식뿐만 아니라 내력에도 밀린 모양이다. 무뇌쌍괴는 설마 화원명이 다 죽어(?)가는 풍운에게 패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풍운을 바라본다. 




“마지막 기회를 드리죠. 물러가세요.”




풍운이 도(刀)를 거두며 말하자 화원명은 입속에 가득 고인 피를 바닥에 뱉고는 자신도 검을 거둔다. 마음 같아서는 풍운 같은 고수와 끝까지 해보고 싶지만 지금 자신들이 있는 곳은 천마마련이다. 또한 상대는 마련의 금역이라는 곳에 있는 사람이니 상당한 지위에 있는 사람일 것이고 소란을 피우면 경비무사들이 벌 때처럼 달려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행님들........창피해서 나는 갈라요. 행님들도 창피당하기 전에 같이 갑시다.”


“뭐라고 복수해 달라고.........알았다. 이 행님이 복수해 줄까? 너 이 새끼 이리와. 감히 우리 동생을 건들려.........넌 이제 죽었어.”




도무지 사람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무청무괴는 화원명의 말을 복수해달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풍운을 향해 달려들었다. 풍운은 달려오는 무청무괴을 보고 다리에 마기(魔氣)를 주입하고 땅을 힘차게 밟으니 무청무괴을 향해 일직선으로 흙먼지가 피어난다. 풍운이 수라마보(修羅魔步)라는 천마마련의 무공을 실천한 것이다. 무청무괴는 땅바닥이 흔들리자 좌우로 피하기보다는 공중으로 몸을 날려 풍운을 향해 직선으로 날아왔다. 풍운은 다리를 굽혀 앉은 자세가 되더니 용수철처럼 공중으로 솟구쳐 무청무괴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버린다. 무청무괴는 공중에서 딱히 밟을 것이 없어 자신의 오른발로 왼발을 밟으며 풍운을 쫒아 공중으로 솟구친다. 그런데 풍운은 팔과 일직선으로 세우고 있던 도(刀)를 머리위로 올려 양손으로 잡고는 자신을 따라 올라오는 무청무괴의 머리를 향해 내려쳤다.




“이런 무식한 새끼........이게 초식이야 뭐야.”




무청무괴는 풍운의 단순무식한 공격에 당황하며 자신의 무기로 풍운의 도(刀)를 막았다. 초식이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단순무식한 공격이지만 그 속도가 너무나 빨라 달리 대처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깡~”


“뭐........뭐야........이런 빌어먹을.......”




무청무괴는 올라올 때의 몇 배에 달한 속도록 땅바닥을 향해 떨어진다. 물리적으로 무청무괴는 아래에서 위에서 올라가고 있고 풍운은 위에서 밑으로 떨어지고 있으니 같은 힘으로 상대해도 무청무괴가 불리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더구나 풍운이 천근추 신법으로 내리 누르고 있으니 무청무괴는 속절없이 당하고 있는 것이다. 




“애욕야..........나 좀 살려라.”


“흐미~ 창피하거........너도 몰라. 너 알아서 빠져나와.”




무청무괴가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지만 애욕무괴는 자신과 상관없다는 듯이 본 척도 하지 않는다. 애욕무괴는 무청무괴가 이런 공격에 당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하고 있는 무청무괴의 입장은 다르다. 밑으로 짓누르는 힘도 버티기 힘들어 죽겠는데 갑자기 서로의 무기를 통해서 팔이 짜릿한 엄청난 진기가 전해오기 때문이다. 무청무괴는 이대로 있다가는 무슨 꼴을 당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바닥이 가까워지자 창피를 무릅쓰고 무기를 집어던지고 뇌려타곤(지랄병이 든 당나귀가 정신을 잃고 땅바닥을 마구 뒹군다는 뜻)의 신법으로 땅바닥을 구른다. 풍운은 바닥에 착지함과 동시에 뒤쪽으로 물려나며 공격을 멈추었다. 풍운이 마음먹고 공격했으면 이정도로 끝나진 않았을 것이다. 




“더 하시겠습니까?”




풍운이 도(刀)를 거두며 말하자 무뇌쌍괴는 똥 씹은 표정이 되었다. 무청무괴가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보기 좋게 당한 걸보니 무청무괴와 실력차가 크지 않은 애욕무괴가 나선다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렇다고 무뇌쌍괴의 체면상 둘이 한번에 합공하는 것도 창피할 노릇이다.




“무청야.........꼴이 말이 아니구나. 우리 향상 했던 것처럼 같이 한번 나서볼까?”


“아따~ 행님들은 얼굴에 철판을 깔았소. 그만큼 당했으면 됐지 얼마나 더 창피를 당해야겠어요.”




화원명도 보다 못해 한마디 한다. 바닥에서 일어난 무청무괴는 멀리 떨어져 있는 자신의 무기도 잡지 못하고 멍하니 풍운을 바라본다. 평소에도 귀가 잘 들리지 않은 무청무괴는 애욕무괴나 화원명의 말을 들리지 않았다. 너무나 황당한 초식에 당하고 보니 어의가 없고 기가 막혀 안 그래도 잘 들리지 않은 귀가 완전히 맛이 간 모양이다. 무청무괴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양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박박 긁는다. 화가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멀리서 병장기 소리와 함께 무사들의 함성소리가 들린다. 




“현원자와 무당오검 새끼들도 걸린 모양이네요.”




화원명은 겉에 있던 애욕무괴에게 말했다. 오늘 천마마련에 잠입한 사람은 화원명과 무뇌쌍괴뿐이 아니다. 무당의 현원자와 무당오검 그리고 벽력세가의 악무석과 모용세가의 모용천악도 천마마련에 잠입했던 것이다. 




“불이야.............어서 불을 꺼라.”




멀리서 불길이 솟구치며 무사들의 함성소리가 들린다. 천마마련의 무사들을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누군가 불을 지른 모양이다. 풍운은 마음이 급해졌다. 




“빨리 가세요. 이곳까지 무사들이 들이닥치면 가고 싶어도 못갑니다. 제가 보내줄 때 빨리 가요.”


“갈 때 가더라도 이름이나 알고 갑시다. 대체 정체가 뭐요.”


“아직도 말귀를 못 알아먹는군...........계속 해보자는 말이죠. 좋아요.”




풍운은 마음을 독하게 먹고 도(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말로해서 안되면 무력을 쓸 수밖에 없다. 풍운이 아수라참마심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려 도(刀)에 몰아넣으니 도가 하얀 빛을 내며 일자나 길어졌다. 검강(劍剛)가 똑같은 도강(刀剛)이 펼쳐진 것이다. 화원명과 무뇌쌍괴는 풍운의 도를 보고 질겁했다. 날이 넓고 둔탁한 도(刀)가 빛을 발할 정도의 도강(刀剛)이라면 상대방의 내력이 얼마나 높다는 말인가? 더구나 풍운의 도(刀)가 한바퀴 회전하며 무수한 도영(刀影)들을 토해내는 모습은 차라리 장엄하기까지 했다.




“저.......저게.........도법이야. 괴물 같은 새끼........피해.”




무뇌쌍괴와 화원명은 풍운이 지옥십팔검의 마지막 초식을 도법으로 펼친 것을 보고 발바닥에 땀나도록 도망쳤다. 정면으로 상대했다가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공자님........놈들이 도망갑니다.”




풍운은 바닥에 떨어진 무청무괴의 무기를 발로 걷어찼다.




“이것도 가져가요.”




무청무괴의 무기가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니 무청무괴는 날렵한 동작으로 자신의 무기를 받아들고 멀리 살아져버린다.




풍운의 겉에 있던 거패가 화원명과 무뇌쌍괴의 뒤를 쫒으려했다. 




“물려갔으면 됐다. 빨리 환상마라진(幻想魔邏鎭)를 다시 설치하자.”




풍운은 도(刀)를 거패에게 돌려주고 조금 전에 이동시킨 돌들을 원상태로 돌려 환상마라진을 다시 설치하고 방으로 돌아갔다.




“누구랑 싸운 겁니까?”




풍운이 방으로 돌아오자 벽하가 풍운에게 질문했다. 하벽이나 벽하는 풍운이 밖에서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자신들까지 나서면 풍운의 정체가 밝혀지기 때문에 방안에서 몰려 싸움을 엿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화원명이야. 두 사람은 무뇌쌍괴라고 하더군.”


“왜 그냥 보냈어요?”


“화원명이나 무뇌쌍괴는 나쁜 사람들이 아니야. 그리고 순순히 잡힐 사람들도 아니잖아.”


“하기는 화원명이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니죠. 더구나 조력자까지 있었다면 잡기는 힘들겠죠. 그런데 이 시끄러운 소리는 뭐죠.”


“오늘 마련에 잠입한 사람이 저들만아 아니야. 그래서 말인데.......아무래도 내가 가봐야겠어.”


“위험해요. 그냥 두면 본련의 무사들이 알아서 할 겁니다.”


“내가 불안해서 그래. 괜히 나 때문에 마련이 고생하잖아.”


“매제의 심정은 알겠는데........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본련을 도와주는 거야. 매제가 나서면 문제만 더 복잡해져.”


“지금 처남으로 역용하고 있으니 이대로 나가볼게........이번기회에 처남이 건재하다는 것도 보여주면 좋잖아.”




벽하는 풍운의 심정을 알 것 같다. 풍운은 사사천교에서도 비슷한 일로 괴로워했었다. 지금도 아마 비슷할 것이다. 




“오빠..........운랑을 보내주면 좋겠어요. 운랑의 말이 틀린 말도 아니잖아요. 이번 기회에 오빠가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며 일석이조 아닌가요.”




하벽은 잠시 고민하다가 한쪽에 있는 상자를 열더니 검 한 자루를 꺼냈다. 하벽이 평소 지니고 다니던 건위혈검(乾威血檢)이라는 검이다.




“건위혈검이라는 검으로 평소 내가 사용하던 검이야. 이걸 가지고 가. 도움이 될 거야.”




풍운은 건위혈검을 받아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마워. 나가볼게.”


“운랑........조심하세요.”


“알았어. 참~ 환상마라진(幻想魔邏鎭)은 내가 다시 설치했어.”


“알았어요. 우린 걱정하지 마시고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풍운은 두 사람을 한번 바라보고 밖으로 나왔다.




“어딜 가시려고요.”




풍운이 밖으로 나오자 거패가 묻는다. 




“거패는 이곳을 지키고 있어. 나는 가볼 때가 있다. 아참~ 혹시 다른 사람이 와도 절대 들여보내면 안돼. 알았지.”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안돼. 너는 이곳을 지키고 있어.”


“아........알겠습니다.”




풍운은 주변을 돌아보았다. 멀리 화염이 치솟고 있는 건물이 보인다. 풍운은 천이통으로 주변에 들리는 소리를 들어보고 병장기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몸을 날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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