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0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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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天上)의 향기 108(마도(魔道)의 길)-13




하벽과 묘향부인의 진한 만남이 끝나갈 때쯤, 벽하와 풍운이 금검비검의 처소에 도착했다. 벽하와 오빠의 만남 또한 눈물바다가 되었다. 벽하는 오빠가 다시 살아났다는 기쁨과 함께 그동안 오빠를 대신해 살아왔던 일들이 주마등(走馬燈)처럼 스치고 지나가며 더욱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도 모른다. 풍운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을 지켜보며 가슴이 한쪽에서 진한 감동과 함께 쓸쓸한 감정이 올라왔다. 자신에게 따뜻하게 감싸줄 가족이 없기 때문이다. 어릴 적에 자신을 키워주었던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자신을 친자식처럼 키워주었던 벽궁수혜의 부모님과 가솔들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수혜 또한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북해빙궁으로 보내져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있다. 풍운이 슬슬한 표정으로 한쪽에 있자 묘향부인이 풍운에게 다가왔다.




“여보게 사위........정말 고맙네........정말 고마워~”




묘향부인은 풍운의 손을 잡아주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묘향부인 입장에서 다 죽어가던 아들을 살려주었으니 풍운이 얼마나 고맙겠는가? 묘향부인은 이제 풍운을 사위라고 부른다. 아들을 살려준 풍운에게 무엇인들 못해주겠는가?




“당연히 해야 할일을 했을 뿐입니다.


“자네는 우리 가족의 은인이야. 정말 뭐라 감사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군.”


“저 같은 놈을 가족의 일원을 받아주신 것만 해도 과분합니다.”


“그래........그래.........벽하야.......이리와~”




벽하가 어머니의 겉으로 다가오자 어머니는 벽하와 풍운의 손을 맞잡아 주었다. 




“사위.......우리 벽하 잘 부탁하네.”


“예~ 고맙습니다.”


“이제 풍운이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었군요. 이제 혼례식 날짜만 잡으면 되나?”


“그건 안 돼요. 하벽이 먼저 가야죠.”


“물론 하벽이가 먼저가면 좋겠지. 하지만 하벽이는 짝이 없잖아.”


“제가 알기로 오빠가 따로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다고 알고 있어요. 오빠 이번 기회에 말해. 좋은 기회잖아.”




벽하의 말에 하벽이 머리를 긁적거린다. 벽하 말대로 하벽은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여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야. 따로 보아둔 규수라도 있었어.”


“저기.......여언상이라는 여인입니다.”


“여언상.......누구지.”


“무림사봉 중에서 창봉(彰鳳) 여언상 모르세요. 배교 불영광마 장로의 딸이잖아요.”


“아~ 그 여자애.........아니 네가 언제 그 꼬마를 봤지.”


“7년 전 할아버지 생신에 배교에서 불영광마와 딸이 축하손님으로 왔잖아요. 그때 보고 한눈에 반했다고 했어요. 또 뭐라고 하더라........서로 혼인을 약속했다고 하던데.........”


“야~ 그걸 모두 이야기하면 어떻게........”


“오빠도 좋으면서.........가만 있어봐. 어머니, 아버지 저도 여언상을 보았는데 좋은 여자에요. 오빠랑 잘 어울릴 겁니다.”


“요년이 지금 보니까 오빠가 먼저 혼인해야 한다고 하니까 이러는 모양이구만?”


“아버지는...........오빠도 이제 20살이에요. 혼인할 때가 지났죠.”


“알았다. 알았어. 일단 불영광마에게 물어보자. 우리가 좋다고 무조건 혼인할 수는 없잖아.”


“아버님........허락해 주시는 겁니까?”


“허락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잖아. 요년이 지가 가고 싶어 안달하는데........”


“우씨~ .........내가 언제 그렇다고........”




벽하가 얼굴을 붉히며 몸을 비비꼬자 모든 사람들이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금검비검은 아침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아버님.......아침에 북마련쪽에서 찾아오지 않았습니까? 그놈들이 무슨 일로 찾아왔습니까?”


“최근에 무림에 하벽이가 가짜라는 소문이 났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나도 조사해보니 장강수로십팔채 애들이 벽하와 사위가 본련으로 향하고 있고, 벽하가 그동안 하벽이 행세를 하고 다녔다고 떠들고 있더구나. 그걸 따지기 위해 왔었다.”


“아니 장강수로십팔채 애들이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거죠.”




풍운은 머리를 긁적거린다. 자신이 소문의 진원지이기 때문이다.




“제가 알려주었습니다.”


“방금 뭐라했어........자네가 알려주었다고 했나?”


“예~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아봉 조옥선과 사천당가의 당령을 만났습니다. 그때 제가 그들에게 모든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마마검제와 금검비검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풍운을 바라본다. 벽하가 하벽의 행세를 하고 있다는 것은 천마마련의 일급기밀이다. 그런데 그걸 풍운이 다른 사람에게 발설한 것이다. 대체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 풍운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저는 벽하의 삶을 찾아주고 싶었습니다. 벽하는 그동안 자신을 잃어버리고 처남의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그것이 마련을 위한 일이라고 하지만 당사자들인 처남이나 벽하 모두에게는 불행한 일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자네가 하벽을 치료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발설한 건가?”


“그것도 있었습니다. 만일 처남을 치료할 자신이 없었으면 벽하와 이곳으로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벽하와 도망치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하하하~ 배짱하나 두둑하군. 결과적으로 자네의 뜻대로 되서 다행이지 만일에 벽하와 도망쳤으며 우리가 가만 두었을 것 같아.”


“저도 처남이 일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마련이 우리를 쫒는다 해도 겁낼 놈도 아닙니다. 지금도 배화교나 백도무림에서 저를 못 죽어서 안달인데 거기에 마련이 추가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지 않습니까?”


“정말 할말이 없는 놈이군. 완전히 똥배장이야.......벽하야.......넌 이렇게 무모한 놈이 좋으냐? 지금이라도 다른 놈을 골라봐~”


“소녀는 죽어도 운랑의 겉을 떠날 수 없습니다.”


“열녀 났다. 열녀 났어. 품안의 자식이라고.........당신은 저년 낳고 미역국 먹었어.”


“호호호~ 당신 지금 질투하세요. 우리 사위 당당하고 멋있잖아요.”


“빌어먹을...............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벌써부터 사위 편드는 거야.”


“아버님 저도 매체편입니다.”


“이것들이 모두 사위 편이네..........아버님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네가 참아야지. 저놈 욕했다가는 매장당할 분위기잖아.”




마마검제의 말에 가족들은 오랜만에 환하게 웃었다. 풍운은 이렇게 천마마련의 사위로 인정받은 것이다. 마마검제는 다시 아침에 있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아침에 북마련의 소행표 놈이 이상한 제안을 하고 갔다.”


“예? 무슨 제안을 했다는 겁니까?”


“나에게 하벽에 대해 묻기에 처소에서 패관수련중이라고 했더니 하벽의 패관이 끝나며 자기랑 비무를 하게해 달라고 하더구나.”


“비무요? 그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하벽에게 물어보겠다고 하고 돌려보냈다. 그런데 그놈의 마지막말이 목구멍에 가시처럼 걸리는 구나. 뭐~ 대 천마마련의 하벽공자가 자기 같은 놈과의 비무를 거부하지 않을 거라나? 이걸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모르겠구나.”


“하벽이는 이제 막 일어났습니다. 소행표랑 비무를 벌이기는 무리가 있어요.”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거부할 명분이 없어. 그렇다고 소문이 일파만파(一波萬波)로 펴지고 있는데 잠차고 있을 수도 없지 않느냐? 아비 너도 알겠지만 본련은 북마련과 남마련 그리고 사대마가의 연합체다. 어디 한군데라도 비걱거리며 한순간이 무너질 수 있어.”


“쩝~ 문제로군요.”


“운랑이 오빠가 회복할 때까지 오빠행세를 하면 되지 않을까요. 운랑은 천면역용술을 익히고 있기 때문에 오빠로 역용하는 것은 일도 아니잖아요.”


“그런 방법이 있었군. 사위는 이미 본련의 모든 무공을 익혔으니 가능하겠다........아버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벽이나 운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순서 같구나.......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마마검제의 말에 초하벽은 풍운을 쳐다본다. 먼저 풍운보고 대답하라는 말이다. 풍운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처남은 아수라참마심공을 극성까지 익혔으며 생사현관까지 타동 되었지만 아직 다른 사람과 비무를 할 정도로 몸이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벽하의 말대로 제가 처남으로 역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처남으로 역용하고 소행표라는 놈과 비무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처남일은 처남이 해결해야죠.”


“저도 매제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벽하가 그동안 저 때문에 고생했는데 또다시 매제에게 신세지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거냐. 하벽이가 회복될 때까지 소문을 봉합하자는 말이냐?”


“이렇게 하죠. 제가 벌인 일이니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아아~.......오해하지는 마세요. 제가 소행표와 비무를 하겠다는 말은 아니고 처남이 회복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겠다는 겁니다.”


“자세히 말해봐~”


“일단 제가 처남으로 역용을 하고 벽하와 함께 나타나면 소문이 확산되지는 않을 겁니다. 저와 벽하는 남마련이나 사대세가를 돌아보며 시간을 끌어주고 그 사이에 처남은 몸을 회복하는 한편 장인어른께 부족한 무공을 배우면 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처남의 몸이 완전히 회복되면 그때 소행표와 비무를 하는 겁니다.”


“그것도 좋은 방법이군.........하지만 그건 문제가 있어. 자네와 벽하가 본련에 있다는 것은 비밀로 해야 해. 자네는 살아지고 갑자기 벽하만 나타난다면 사람들이 더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제가 그걸 미처 생각지 못했군요. 벽하만 나타나는 것도 문제가 있군요?”


“또 한 가지 문제가 있어. 과연 북마련 쪽에서 기다려줄지 의문이야.”


“아버님이 북마련 쪽에 소행표와의 비무 날짜를 정해서 통보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북마련도 아버님이 말씀하시는데 감히 반발하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벽하와 사위가 본련에 있다는 건 당분간 비밀로 하면 됩지 않겠습니까?”




금검비검의 말에 마마검제도 고개를 끄덕인다. 아직까지 천마마련에서 자신의 말은 법으로 통한다. 자신이 비무 날짜를 정해서 북마련쪽에 통보한다면 감히 그들도 반발하지는 못할 것이다. 자신이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주었기 때문이다.




“좋아........그렇게 하자. 운이가 조금만 더 수고해.”


“알겠습니다. 밤이 깊었군요. 처남은 저희랑 같이 가요. 제가 처남행세를 하려면 처남에 대해 알아야 하잖아.”


“그래.........그렇게 해라. 당분간 세 사람이 같이 있도록 해. 나도 그만 일어나야겠다.”




마마검제는 자신의 처소로 돌아갔고 풍운은 벽하남매와 함께 하벽의 처소로 돌아왔다. 풍운은 그날 밤에 하벽의 행동양식과 습관들을 파악해서 초하벽으로 역용을 했다. 






다음날 날이 밝자 천마마련에 전역에 비상종이 울렸다. 하벽의 처소에 있던 일행도 비상종 소리를 들었다. 벽하는 거패에게 무슨 일이지 알아보게 했다. 비상종이 울린 것으로 보아 보통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패가 다시 돌아왔다.




“아가씨........본련에 일단의 무사들이 나타나 아가씨와 마수마랑을 내놓으라고 협박(?)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단의 무사들이라니........어떤 놈들을 말하는 거야.”


“무당의 현원자와 화산의 화명원 그리고 벽력세가와 모용세가의 무사들이라고 합니다.”


“알았다. 너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봐~”


“알겠습니다.”




거패가 다시 물려가자 벽하는 풍운과 하벽에게 돌아왔다.




“운랑이나 오빠도 들었죠. 무당의 현원자일행과 화산의 화원명일행이 찾아온 모양입니다.”


“모용세가와 벽력세가의 무사들까지 왔다고 했지. 예상보다 빠르군.”


“운랑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우린 그냥 모른 척하는 편이 좋아.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알아서 하실 거야.”




하벽의 말에 풍운은 잠시 생각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시려고요.”


“두 사람은 여기 있어. 나는 잠시 다녀올게.”


“안돼요. 멋대로 행동하면 안 됩니다. 할아버지의 명령을 기다려야 해요.”




풍운은 벽하가 붙잡자 할 수 없다는 듯이 자리에 앉았다. 마련은 마련 나름대로의 법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관련된 일이라 바늘방석 같지만 일단은 마련의 법을 따르기로 했다. 한시진이 넘어 점심시간 때가 되자 거패가 다시 돌아왔다.




“어떻게 됐어.”


“부련주님과 장로님들이 은마마령군을 이끌고 나가셔서 그들을 물리치셨습니다.”


“그럼 그놈들이 순순히 물려갔단 말이야.”


“모용세가의 모용천악이라는 놈과 무당의 현원자가 난동을 부리기는 했지만 부성주님이 잘 타일러 보냈다고 합니다.”


“알았다. 너는 계속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다른 일이 생기면 즉각 달려와라.”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시 가보겠습니다.”




벽하는 방으로 돌아와 거패의 말을 전했다. 풍운은 모용천악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씁쓸하게 웃었다. 예전일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모용천악은 예전에 자신과 수혜를 죽이려 했고 결과적으로 그놈 때문에 자신과 수혜가 잠마동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은혜는 뼈에 세기고 원한은 바람에 날려 보내라는 말도 있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모용천악이라면 나도 안면(顔面)이 있는 놈이야. 그놈이 아직까지 못된 성질을 버리지 못한 모양이군. 그런데 현원자까지 나동을 부렸다는 건 좀 이상하군.”


“저번에 사사천교에서 현원자와 무당오검이 운랑에게 보기 좋게 당했잖아요. 그걸 복수하려는 건 아닐까요.”


“그일 이라면 나랑 해결해야지 왜 천마마련에 화풀이야.”


“본련이 운랑을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죠.”


“현원자가 그렇게 속이 좁은 놈이었나.........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군. 당시 나는 죽었다 살아났어. 원한이 있다면 내가 있지 그들이 있겠어.”


“벽하야........현원자가 누구나?”




5년 동안 주화입마에 빠져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하벽은 무당의 현원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모양이다. 풍운은 벽하를 대신해서 소림의 홍인과 사대금강, 무당의 현원자와 무당오검, 화산의 화원명과 추월이검과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대충 알만하군. 백도 놈들은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무당의 미래를 책임질 절대기제라고 우쭐하던 놈이 매제에게 패했으니 얼마나 창피하고 분하겠어. 아마 성질 급한 놈이었으면 칼 물고 자살했을 거야.”


“오빠 말이 맞아요. 더구나 그놈들은 현원자뿐만 아니라 무당오검과 벽력세가까지 운랑을 공격했잖아요. 자기들도 창피하겠죠. 그러니까 더 발광을 하는 거죠.”


“발광?.........초벽하........말 좀 예쁘게 하면 안 될까? 남장을 벗었으면 여자답게 굴어야지.”


“씨~ 괜히 나만 갖고 그래.”




벽하는 혀를 내밀더니 토라진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버린다.




“하하하~ 천방지축 우리 동생이 매체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는군. 우리 불쌍한 벽하 어떡하니.”


“치~ 이제 오빠까지 날 놀리는 거야. 정말 못됐어. 나 삐진다.”


“누가 오신 모양인데..........벽하야. 나가봐~”


“오긴 누가 왔다고 그래요. 또 절 놀리시는 거죠.”


“이놈아. 아비 왔다.”




밖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들리더니 금검비검이 안으로 들어왔다. 벽하는 민망하지 고개를 숙인다.




“오셨습니까? 거패에게 들었습니다. 백도 놈들이 쳐들어 왔다고요?”


“조금 전에 물려갔다. 죽일 놈들 본련을 어떻게 보고 행패야. 천마마령대를 동원해서 쓸어버리고 싶을 걸 억지로 참았다.”


“쳐들어온 인원이 많습니다. 거패 말로는 무당과 화산을 포함해서 벽력세가와 모용세가의 무사들까지 몰려왔다고 하던데........”


“그깟 놈들 많아봤지. 본련이 눈썹이나 까닥할 것 같아. 그리고 아버님은 차라리 잘됐다고 하시더구나! 놈들이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본련이 단합할 계기가 되었다고 하시더구나.”


“그럴 수도 있겠군요. 본련은 공동의 적이 나타나면 하나로 뭉치는 특성이 있으니까요.”


“다만 걱정되는 것은 당장은 놈들이 물려갔지만 이대로 가만있을 놈들이 아니라는 거야.”


“장인어른........아무래도 제가 나가서 놈들을 상대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저 때문에 마련이 의심받을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무슨 소리야. 자네는 이제 우리 가족이야..........나는 내 식솔을 건드리는 놈들은 용서하지 않아. 더구나 놈들은 본련을 상대로 난동을 부렸어. 본련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네.”


“매제는 잘 모르겠지만........단일 세력으로만 본다면 무림에서 본련이 가장 크고 막강해. 40년 전의 흑백대전 이후 우리가 죽어지낸다고 우릴 무시하면 안 돼지.”


“하벽이 말이 맞다. 본련은 이미 40년 전의 상처를 극복하고 막강전력을 재구축했다. 구파일방이 한번에 덤비지 않는 한 눈썹이나 까닥할 것 같아.”


“그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적은 백도 무림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배화교라는 공동의 적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다. 백도 무림이야 어찌 되던 우리는 우리만 지키면 되는 거야.”




금검비검의 말에 풍운은 백도 무림과 흑도 무림사이에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금검비검 조차 이런 식이라면 다른 사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일단 너희들은 이곳에서 나오지 마라........이 말을 전하려고 왔다. 나는 다시 가야겠다. 이제 곧 회의가 시작되거든.”




금검비검은 급하게 다시 하벽의 처소를 빠져나갔다. 오전에 있었던 일을 논의하기 위해 마마검제가 회의를 소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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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마련의 대회의장에 각당과 각향의 향주들과 남, 북마련의 대표자들 그리고 사대세가의 대표자들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40년 전의 흑백대전이 끝나고 이렇게 천마마련의 모든 책임자급들이 한자리에 모인일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마검제가 입장하자 회의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련주님을 뵙습니다.”


“모두 자리에 앉아요..........부련주 회의를 시작해요.”


마마검제도 공식적인 회의석상이란 존칭을 사용한다. 마마검제의 명령에 금검비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회의는 오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여러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또한 최근에 불거진 초하벽에 대한 소문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하겠습니다. 먼저 오전에 있었던 무당을 비롯한 백도무림인들의 난동에 대해서 논의하겠습니다. 여러분의 기탄없는 의견을 말씀해 주세요.”


“논의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 당장 쓸어버리면 그만 아닙니까?”




4대 장로 중에서 성질이 불같은 수라마영 장로가 책상을 치며 말했다. 




“장로님 고정하세요. 아침에 난동을 부린 놈들 중에는 무당의 현원자와 화산의 화명원이 있었습니다. 그놈들이 누군지 아세요. 무당과 화산의 장문인들 보다 배분이 놈들 입니다. 잘못 건드리면 화산, 무당과 전면전으로 변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4대 장로 중에서 신중한 성격인 다비마수 장로의 말이다.




“우리가 그동안 힘이 없어서 죽어지낸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번 기회에 우리의 힘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아직은 시기상조 입니다. 이제 막 본련의 전력을 회복했는데........여기서 저들과 다시 붙는다면 치명타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화교가 우리의 뒤통수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아셔야죠. 잘못하면 배화교 놈들에게 어부지리(漁父之利)를 내줄 수 있습니다.”




마마검제는 조용히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있었다. 당장 백도 놈들과 결판을 내자는 사람들도 있고 참아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 조용히 하세요~............백도 놈들이 난동을 부린 근본적인 이유를 논해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사호팔랑의 배후라고 의심하고 있으며 심지어 우리가 마수마랑을 보호(?)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친 자식들........사호팔랑인가 십이사인가 하는 놈들은 배화교에서 키운 놈들 아닙니까? 백도 놈들은 그런 것도 모르고 우릴 의심하고 있으니..........정말 병신들이 따로 없습니다.”


“문제는 그 병신들이 아무런 상관도 없는 우릴 의심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우리가 의심받을 만도 합니다. 영창평원의 혈투나 무림맹에서의 혈투에 본련의 은마마령대가 관련된 것은 사실 아닙니까? 더구나 하벽공자는 마수마랑과 동행하고 있습니다. 백도 놈들 입장에서야 당연히 의심하겠죠. 이부분에 대해서 련주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마련 쪽의 인사들 중 한명이 마마검제에게 따지듯 물어왔다. 그때 마마검제 대신 천독마가의 가주가 발끈하고 나선다.




“듣기 거북하군요. 사호팔랑 중에 본가의 여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하벽공자가 눈물나게 고맙습니다. 그래도 하벽공자라도 우리 지향이를 기억해주는 구나 하구요.......여러분 중에서 자식을 사지로 밀어 넣은 사람 있어요. 말로만 본련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이란 말입니다........제가 말이 지나쳤다면 죄송합니다. 지향은 본련을 위해 스스로 사지로 들어갔습니다. 그런 지향을 위해 본련은 무얼 해 주었습니까?"




천독마가주 말에 장내가 조용해 졌다. 사호팔랑 중 곽지향은 천독마가주의 친딸이며 그녀는 배화교의 은모를 알아내기 위해 스스로 잠마동에 들어갔다.




“천독마가주님이 계신지는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곽지향 문제와는 별개로 논의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하벽공자는 곽지향과 동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수마랑과 동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무림에는 벽하공녀가 하벽공자 행세를 하고 다녔고, 마수마랑과 혼인했다는 요상한 소문까지 돌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부분에 대해서 련주님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웅성.........웅성.”




북마련에서도 쉽게 물려날 기미가 없다. 마마검제는 주위가 산만해지자 손을 들어 주위를 진정시킨다.




“모두 조용해 하세요.......좋습니다. 제가 대답하죠. 어제 소행표와 냉혈혈화(冷血血花)가 찾아와 이 문제를 가지고 따졌습니다. 그 대답을 이 자리에서 하죠. 앞으로 보름 후에 천마공자 초하벽과 무정공자 소행표의 비무가 있을 겁니다. 또한 그전에 마수마랑과 취봉 초벽하가 본련에 도착한다면 그들도 비무 장소에 동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웅성...........웅성..........웅성.”


“모두 조용히 하세요.”




마마검제가 큰소리로 말하자 회의장이 다시 조용해진다.




“비무 날짜를 보름 후로 잡은 것은 하벽이의 패관수련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대해서 다들 불만 없겠죠.”


“예~ 없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벽하와 하벽에 대한 논의는 여기서 끝내도록 합니다. 다음으로 하벽이가 왜 마수마랑과 동행하고 있느냐의 문제가 남았죠.”


“련주님.........그전에 질문이 있습니다. 지금 마수마랑과 동행하고 있는 사람이 하벽공자님입니까? 아니면 벽하공녀님 입니까? 련주님 말씀대로라면 하벽공자는 처소에서 패관수련을 하고 있었으니 지금 마수마랑과 동행하고 있는 사람은 벽하공녀가 되는 겁니다.”




마마검제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금검비검을 쳐다본다. 자신들이 논리적 함정에 빠진 것이다.




‘아비야.........이거 곤란하구나. 어떻게 대답하면 좋겠어.’




마마검제의 전음에 금검비검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세상에 비밀이란 없다. 작은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서는 더 큰 거짓말을 해야 한다. 사기란 99%의 진실 1%의 거짓이다. 신뢰란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리게 된다. 금검비검의 머리 속에 수많은 상념이 지나간다.




‘아버님..........하벽이가 주화입마에 빠졌으며 그동안 본련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 벽하가 하벽이 행세를 했다고 사실대로 말씀하세요.’


‘저.........정말 사실대로 말해도 되겠어.’


‘제가 말하겠습니다.’




금검비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러분에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금검비검에게 집중되었다. 금검비검은 5년 전에 초하벽이 주화입마에 빠졌으면 초벽하가 하벽이 행세를 하고 있었다고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최근에 하벽은 주화입마를 극복하고 다시 깨어났습니다.”


“부련주님.........주화입마에 빠진 사람이 다시 깨어날 수 있습니까? 설혹 운이 좋아 깨어났다고 해도 패인이 되었을 겁니다.”




금검비검이 소행표를 쳐다보았다. 방금 말한 사람이 소행표기 때문이다. 북마련 놈들은 이 문제를 가지고 끝까지 물고 늘어질 심산이다. 이런 경우에는 모든 논란을 잠재울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소행표........하벽과의 비무는 정해진 날짜에 실시한다. 만일에 그 비무에서 하벽이가 패한다면 내 이름을 걸고 차차기 련주 후보에서 하벽이를 제외하겠다.”




금검비검의 폭탄선언에 장내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 졌다. 소행표는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입을 다물었다. 금검비검의 말대로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남마련이나 사대마가 사람들은 불안한 눈으로 금검비검과 마마검제를 바라보았으나 그들이 당황하거나 걱정하는 빛이 없다는 것을 알고 속으로 안도를 숨을 쉬었다.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으니 모든 사실을 밝히고 소행표와의 비무도 승낙했을 것이다.




“그동안 여러분을 속인 점 이 자리를 빌려 사과합니다.”




마마검제가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니 아무도 마마검제를 탓하지 못했다. 마마검제가 무엇 때문에 비밀을 했는지 알기 때문이다.




“하벽과 벽하공녀와의 일은 마무리 되었군요. 이제 다른 논의 사항으로 넘어갔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는 오전에 벌어졌던 사건에 대한 대처 방안에 대해 말씀하세요.”


“사실 바로 당장 백도 무림과 한판 벌이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무시하는 겁니다. 저들이 어떻게 나오던 우리가 반응이 없으면 그만 두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무대책이 상책이란 말인가?.........무림인들이 우릴 겁쟁이라고 하겠군.”




수라마영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한마디 톡 솟아 붙인다. 하지만 회의장의 분위기는 백도 무림과의 싸움을 피하자는 분위기로 흘려갔다. 배화교가 호시탐탐(虎視耽耽) 중원 무림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흑백도가 싸울 수는 없지 않는가?




“대부분의 의견이 백도 무림이 무슨 짓을 하던 그냥 두고 보자는 말이군요. 그럼 이렇게 하죠.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는 법입니다. 지금 당장은 겁쟁이라고 손가락질을 당하겠지만 최후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것을 마음에 세기고 참도록 하죠. 하지만 놈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경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다들 이의 없습니까?”


“없습니다.”


“대세를 따라야지..........저도 없습니다.”




수라마영도 쓰게 웃고 만다. 마마검제는 회의를 폐회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의가 끝나고 북마련의 인사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별도의 회의 자리를 마련했다. 




<<계속>>




ps : 복잡하군요..........쓰는 사람도 복잡하니.........읽는 분들도 복잡하겠죠. 인간사가 다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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