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0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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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天上)의 향기 103(마도(魔道)의 길)-8




천마마련에 있는 련주의 집무실에 마마검제와 벽하의 아버지가 탁자를 마주하고 있었다. 최근에 사사천교을 감시(?)하던 은마마령대가 전한 소식과 그밖에 보고 사항이 있기 때문에 벽하의 아버지가 급하게 마마검제를 찾아온 것이다.




“무슨 일인데 급하게 보자고 했어.”


“보고 들릴 사항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도 아버님께 먼저 보고하는 것이 순서 같아서요.”


“말해봐~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어.”


“배화교 놈들이 다시 중원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놈들이 들어온 것이 하루 이틀 일도 아닌데 웬 호들갑이다.”


“이번에는 수가 많습니다. 어림잡아 2천명이 넘는 인원입니다.”


“2천명.......그럼 부대가 출동했다는 건데..........어떤 부대가 출동한 거야............교주 놈의 친위대라도 출동했어.”


“흑풍대와 혈영대가 각각 1천 명씩 출동했고 교주의 아들인 혁린 무라는 놈이 지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걱정할 단계는 아니잖아.”


“교주나 친위대가 출동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낙양까지 들어왔다는 것이 문제죠. 낙양은 교통의 요충지 아닙니까?”


“그들이 어디로 튀지 모른다는 말이지. 그게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야. 그들이 우리를 건드리지 않는 한 우리도 그냥 모른 척 해.”


“그놈들이 중원에서 날뛰어도 가만 두라는 말씀입니까? 잘못하면 엄청난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배화교 놈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하자. 배화교 놈들이 우리에게 시비를 걸지는 않을 거야. 공격을 하면 백도 놈들을 공격하겠지. 그리고 백도 놈들도 당해봐야 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겠지.”


“알겠습니다. 다음 보고 사항입니다. 벽하와 마수마랑이 사사천교을 떠났습니다.”


“뭐야..........은마마령대 놈들은 뭐하고 있었어.”


“마수마랑이라는 놈이 은마마령대를 따돌린 모양입니다.”


“멍청한 놈들..........그놈들이 어디로 갔어. 사사천교에 연락은 해 봤어”


“저도 급하게 사사천교에 연락을 해보니 벽하와 마수마랑이 본련으로 향하고 있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본련으로 온단 말이야. 잘됐군. 그 도적(?)놈이 잡으러가지 않아도 제 발로 온단 말이지. 하하하~ 그놈 간덩이 하나 커서 좋다.”


“아버님.........그런데 사사천교에 이상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무슨 변화가 있다는 말이야. 사인마도 영감탱이가 제자 놈에게 교주자리라도 양보했다고 하던. 아니면 백도 나부랭이들하고 한판 벌인 거냐?”


“그게 아니라..........하후소하가 사사천교의 교주가 되었다고 합니다.”


“뭐~ 소하가 교주가 되었다는 말이냐?.........그 잘난 제자 놈들은 어떻게 하고........”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소하가 교주가 되고 사인마도님이 수석장로가 되었으며 마수마랑이 태상장로가 되었다고 합니다.”


“뭐라~........마수마랑이 태상장로? 그놈이 어떻게 태상장로가 된 거야. 사인마도가 노망이 든 것도 아니고........그냥 순순히 물려줄 영감탱이가 아닌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사인마도님과 마무마랑의 비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비무에서 마수마랑이 승리해서 사인마도님이 교주 자리를 넘겨주었는데........마수마랑이 다시 소하에게 교주자리를 양보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대 교주가 되는 사인마도님이 수석장로가 되시고 마수마랑이 태상장로가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건 사사천교에서도 극비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닙니다.”


“그 고집불통 영감이 그냥 져주지는 않았을 거야........그럼 실력으로 이겼다는 건데........이거야 원~ 무림에 물건하나 나타났군........가만 있어봐~ 이거 족보가 어떻게 되는 거야. 마수마랑이라는 놈이 사사천교의 태상장로라면.........나하고 동등한 지위잖아. 아범아. 사위하나 잘 얻었다고 기뻐해야 하는 거냐. 손자 놈 정혼자를 빼앗겼다고 슬퍼해야 하는 거냐. 이거 판단이 서질 않는 구나.”


“소하야 우리하고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면 되고.........사위 놈은 잘 얻었다고 봐야겠죠. 어디서 그런 놈이 얻겠습니까? 벽하가 남자보는 눈은 있는 모양입니다.”


“하여튼 잘 됐어. 아범도 그놈들이 온다고 하니 준비해라. 성대한 환영식은 못하겠지만 조촐한 자리는 마련해야지.”


“그게 세 번째 보고들일 문제였습니다. 마수마랑을 사위로 받아들이는 것은 약간문제가 있습니다. 벽하는 현재 하벽이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막말로 남자끼리 혼인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우리들 사정상 벽하가 남장을 벗을 수도 없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니 문제가 복잡하군. 하벽이만 일어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지금 북마련이나 사대세가의 동향은 어때.”


“아직까지는 별다른 이상 징후는 없습니다. 아버님 견제하시니 감히 자기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겠죠. 하지만 지금이라도 하벽가 주화입마에 빠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겁니다. 예전부터 북마련쪽에서 무정공자 소형표를 하벽이 상대로 키우고 있지 않았습니까?”


“아범이 버티고 있으니 지금 차차기 련주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야. 차기 련주야 이미 아범으로 확정되었잖아. 그건 남북마련이나 4대세가 가주들도 모두 인정하고 있어.”


“제 다음이 문제겠죠. 저에게 아들이라고는 하벽이 밖에 없는데.........하벽이가 주화입마에 빠졌으니.........벽하가 마수마랑을 데려와도 걱정이군요.”


“사실 너무 잔인해서 탈이지 소형표 놈도 물건은 물건이야. 하벽이와 충분히 경쟁할 만한 놈이지.”


“편하게 말씀하시네요. 소형표가 련주가 되면.........50년 동안 지속된 우리 남마련의 주도권이 북마련쪽으로 넘어갑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피바람이 불겠죠.”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했다. 나하고 아범 때까지 우리 남마련이 권력을 잡으면 많이 잡은 거야. 다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하벽가 아범에 이어 련주가 되면 좋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들의 희망사항에 불과해. 하벽이도 다른 경쟁자들과 똑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 이건 우리 마련의 불문율이다.”


“그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제야 40년 전의 상처를 치료하고 다시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는 본련이 혼란에 빠질 것이 걱정되어 드리는 말씀입니다. 본련 같이 여러 세력들이 모인 집단은 안으로부터 무너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일단 놈을 보고 결정하자. 마수마랑이 소문처럼 대단한 물건이고........벽하가 그놈을 원한다면 방법을 찾아봐야지. 벽하도 혼인할 나이가 되었잖아.”


“알겠습니다. 일단 놈을 만나는 것이 순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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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늦은 시간에 장사에 있는 악록산 입구에 젊은 남녀가 나타났다. 바로 사사천교를 출발한 풍운과 벽하가 천마마련이 있는 악록산에 도착한 것이다. 벽하는 아군의 품에서 내렸다.




“운랑 어떻게 하죠.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그냥 악록산 밑에 있는 객점에서 쉬고 내일 아침에 들어갈가요?”


“이 일대는 모두 천마마련의 세력권이야. 지금 모습으로 객점에 들어가면 당장 우리가 왔다는 것이 알려질 거야.”


“알려져도 상관없잖아요.”


“우리가 마련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사천교에서처럼 마련에 시비를 거는 놈들이 있을 거야.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옥선이나 다른 사람들에 의해 우리가 마련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지겠지.”


“그럼 어떻게 하자는 말씀이죠.”


“일단 아무도 모르게 벽하의 처소로 가자. 벽하의 처소는 금역이잖아. 그곳에서 밤을 지내고 새벽에 부모님께 인사드리자.”


“좋아요. 그럼 그렇게 해요.”




풍운은 다시 벽하를 안고 주위에 있던 나무위로 올라가더니 나뭇가지를 밝고 하늘 높이 솟구친다. 천마마련의 경비망을 뚫기 위해서는 음양비를 극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풍운의 발밑으로 나무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풍운은 잠깐사이에 천마마련이 있는 향로봉까지 달려갔다. 천마마련은 향로봉 전체에 걸쳐진 거대한 성이다. 풍운은 수라기가 아니라 사사연무심공의 사기(邪氣)을 끌어올렸다. 은밀하게 잠입하는 데는 수라기보다는 사기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풍운의 몸에서 검은 연무가 피어나 두 사람의 몸을 감싸니 둘의 모습이 흐릿하게 변한다. 풍운은 기억을 떠올리며 벽하의 처소로 달려갔다. 예전에 천마마련을 돌아보았기 때문에 벽하의 처소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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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마련 곳곳에 있던 경비무사들은 자신을 겉을 스치고 지나가는 차가운 바람을 느꼈다.




“이봐 방금 무슨 소리 못 들었어.”


“바람소리겠지.”


“아니야..........검은 형체를 본 것 같은데.........”


“이 친구가 얼마 전에 새장가를 가서 무리하더니 헛것이 보이는 모양이군.”


“아니데.........분명히 본 것 같은데.........이상하네.”




무사는 고개를 흔들며 검은 인형이 살아진 곳으로 돌아보았다. 하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정말 헛것을 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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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은 환상마라진(幻想魔邏鎭)이 설치된 정원에 도착했다. 이제 진만 돌파하면 벽하의 처소(?)가 나올 것이다. 




“벌써 왔어요.........그만 내려주세요. 여기서부터는 제가 앞장설게요.”




풍운의 품에 안겨 있던 벽하는 앞에 나타난 환상마라진을 알아보고 자신을 내려달라고 한다. 환상마라진의 생로는 자신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풍운은 빙긋 웃더니 벽하를 안은 상태로 진속으로 들어갔다. 풍운도 생로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풍운과 벽하가 진을 빠져나오니 호수와 정자가 보이고 아담한 모옥이 나타난다. 




“이제 내려 주세요.”


“잠시만~ 저곳에 누가 있어.”




풍운은 턱으로 정원 한쪽을 가르친다. 벽하도 고개를 돌려 풍운이 가르치는 곳을 보았다. 그곳은 평소 거패가 모옥을 지키던 장소다. 풍운이 사기를 거두고 본래의 모습을 드려내자 어둠 속에서 거대한 덩치의 사내가 튀어나와 풍운을 공격한다.




“쉬이이익~” 




풍운은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는 거대한 도를 칠성둔형의 신법으로 가볍게 피한다음 수라기를 끌어올려 다리에 집중한다. 거대한 덩치의 사내는 도(刀)를 나무젓가락처럼 휘두르며 풍운의 중도(다리), 중완(배)혈을 베어온다. 풍운은 칠성둔형으로 도영(刀影) 사이로 파고들며 수라마령신공을 각법(脚法)으로 전환하여 사내의 태연(오른쪽 손목)혈을 공격한다. 사내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풍운의 공격을 무시하고 밑에서 위로 베어온다. 풍운을 반으로 베어버릴 심산이다. 풍운은 사내의 태연혈을 공격하던 다리를 거두며 살짝 날아올라 사내의 도(刀)위에 올라타며 천근추 신법으로 눌려버린다.




“끙~” 




사내의 허리가 도(刀)를 짓누르는 힘을 견디지 못하고 휘어진다. 사내가 도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풍운은 사내가 끝내 도를 놓지 않자 발끝으로 사내의 청냉혈(팔꿈치 뒤)과 중주혈(아랫배)를 걷어차 버리니 사내는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간다.




“벽하야. 이제 내려와도 되겠다.”




풍운이 벽하를 내려주려는데 바닥에 쓰려졌던 사내가 다시 벌떡 일어나며 풍운에게 달려오는 온다. 맷집하나는 타고난 모양이다. 풍운은 벽하를 한 팔로 안고 수라기를 손에 집중했다.




“운랑 멈추세요.”




벽하가 얼른 풍운의 팔을 잡는다. 거대한 덩치의 사내는 바로 자신을 모시던 거패였기 때문이다. 풍운은 음양비로 뒤로 물려나며 손가락을 튕기니 하얀 강기가 거패의 중도혈(다리)를 향해 날아갔다.




“퍽~ 퍽~”


“끄윽~~~” 




거패는 중도혈이 마비되며 나무토막처럼 쓰려진다. 벽하는 얼른 풍운의 품을 벗어나 거패에게 달려갔다.




“거패야.........거패야~ 나야...........내가 왔어.”


“아..........아가씨..........정말 아가씨에요.”


“그래. 바보야. 그세 내 얼굴도 까먹은 거야.”




거패는 힘들게 일어나며 자신의 앞에 나타난 벽하를 살펴본다. 




“정말 아가씨네요.......죄송해요. 아가씨도 못 알아보다니........멍청한 놈........ 어휴~ 바보. 멍청이...........”




거패는 주먹으로 자신을 머리를 쥐어박는다. 그때 풍운도 벽하의 겉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냈어요.”




거패가 풍운을 올려다보면 큰 눈을 깜박거린다. 누군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풍운이 역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알아보지 못하는 모양이다.




“거패야 인사해........운랑이야.”


“운랑..........누군지 모르겠어요.”


“바보야. 저번에 만났던 아군님이라고........모르겠어.”


“얼굴이 그때 얼굴이 아닌데.........아~ 이런 빌어먹을~”




거패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다시 주저앉는다. 중도혈이 마비되어 다리에 힘이 없는 것이다.




“바로 혈도를 풀어드리죠.”




풍운은 거패의 혈도를 풀어주니 거패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가씨.........그런데 왜 여장을 하고 계시죠. 련주님이 보시면 혼나요. 어서 갈아입으세요.”


“거패........피곤해.......우선은 좀 쉬었다가 이야기하면 안 될까?”


“예?........아~ 그래요. 피곤하시겠다. 알겠습니다. 그럼 안으로 드세요. 방은 깨끗하게 청소해 두었습니다.”


“고마워~ 운랑........들어가요.”


“소인은 당장 주인님께 아가씨가 돌아왔다고 보고하고 오겠습니다.”


“거패야........내일 아침에 내가 직접 인사드릴게........지금은 시간이 늦어서 모두 주무실 거야.”


“알았습니다. 그럼 쉬세요.”




벽하와 풍운은 거패를 두고 처소로 올라가려했다. 그런데 거패가 풍운의 앞을 막는다.




“당신은 왜 따라가는 겁니까? 저긴 아가씨의 처소에요.”


“무슨 짓이야. 어서 비키지 못해.”


“외인은 절대 들어갈 수 없습니다. 당장 나가요.” 


“바보야. 운랑은 외인이 아니야. 서방님이란 말이야.”


“서........서방님이요?........언제 아가씨가 혼인이라도 하셨단 말씀이세요.”


“어휴~ 답답해........눈치라도 없으면 말귀라도 빨라야지........당장 비키지 못해.”


“벽하야..........그만해.........거패님........잠깐만 쉬었다가 갈게요. 아가씨에게는 손끝하나 건드리지 않겠습니다.”


“정말입니까?”


“거짓말 안합니다. 정 못 믿겠으면 밖에서 지키고 있으면 되잖아요.”


“알았어요.”




풍운은 거패를 보니 예전 생각이 났다. 자신도 수혜를 모신 적이 있다. 그때 자신도 거패 못지않게 답답하고 충직한 놈이었다. 거패에게 벽하는 하늘일 것이다. 자신도 예전에 수혜를 하늘처럼 모시지 않았던가? 풍운은 웬만하면 거패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순순한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벽하는 거패를 찌려보다가 풍운과 함께 처소로 올라갔다. 거패는 풍운과 벽하의 뒤를 따라온다. 그는 영장평원의 전투가 끝나고 은마마령대 본대와 함께 마련으로 돌아왔다. 벽하가 마련으로 돌아가라고 했기 때문이다. 거패는 그 후로도 주인 없는 벽하의 처소를 지키고 있었다. 




풍운은 평소 벽하 성격으로 보아 넓은 방에 무기들이 진열된 방을 상상했는데 아담하고 정갈한 방의 분위기가 의외인 모양이다. 




“본래는 오빠가 쓰던 방인데 지금은 제가 쓰고 있어요.”


“어쩐지........분위기가 벽하하고 안 어울린다고 했어. 역시 오빠 방이구나.”


“뭐요. 대체 어떤 분위기를 상상했는데 저하고 안 어울린다고 말씀하시는 거죠.”


“벽에는 활과 검들이 진열되고........침상은 한 다섯 명이 뛰어 놀아도 될 정도로 넓고.......하여튼 남자의 방 같은 분위기를 상상하고 있었지.”


“와~ 정말 싫다. 어떻게 그런 상상하죠. 저도 여자란 말이에요.”




벽하는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풍운은 피식 웃더니 의자에 앉았다.




“농담이야. 벽하는 벽하대로의 아름다움이 있어. 세상에 똑같은 향기의 꽃이 없듯이 사람도 각자의 향기를 가지고 있는 거야. 벽하는 벽하의 향기가 있다는 말이야. 난 벽하의 향기를 사랑해.”




풍운은 마음 같아서는 벽하의 손이라도 잡아주고 싶었지만 밖에 거패가 눈에 불을 키고 지키고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벽하의 손도 마음대로 잡지 못한다. 벽하는 밖에 있는 거패와 풍운을 보고 피식 웃더니 풍운의 품에 파고들려고 했다. 하지만 풍운은 벽하를 피해버린다.




“저리가.........거패가 보고 있잖아.”


“무슨 상관이에요.”


“왜 상관이 없어. 우선은 자리에 앉아봐~”




풍운은 벽하를 반대편 의자에 앉히고 자신도 의자에 앉았다.




“예전에 난 수혜아가씨를 모신 적이 있었어.”


“그건 저도 알아요.”


“거패를 보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나는군........지금부터 옛날이야기를 해 줄게. 벽하도 들어봐~ 아랫사람들의 마음을 벽하도 알아야 해.”




풍운은 예전에 수혜랑 있었던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침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어차피 거패가 지키고 있어 딴 짓(?)거리도 못하니 옛날이야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벽하는 풍운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끔 수혜를 욕했다.




“바보..........벽하도 남 욕할 처지가 아니야. 거패에게 하는 것을 보면 수혜아가씨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아.”


“제가요. 설마~”


“사람들은 자신에게 관대한 법이지. 남이 나쁜 짓을 하면 죽일 놈이지만 자신이 나쁜 짓을 하면 용서하고 이해해 버려. 바로 나쁜 짓을 한 것이 자신이기 때문이지. 그래서 제삼자의 평가가 가장 정확한 거야.”


“운랑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겠어요. 앞으로 조심할게요...........참~ 그런데 요즘 들어서 운랑이 많이 변하신 것 같아요.”


“변해? 내가?”


“예~ 말씀하시는 것도 그렇고..........행동하시는 것도 당당해 지신 것 같아요.”


“왜~ 내가 변한 모습이 싫어. 싫다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까?”


“아니에요. 지금이 모습이 더 좋아요. 사실 예전에는 맹한 구석이 있었거든요.”


“하하하~ 그래........내가 좀 그런 편이였지. 어디보자........이제 새벽이 다 됐군.”


“벌써 날이 밝았어요. 배고프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거패에게 식사 준비하라고 할게요.”


“그럴 필요 없어.........우리 지금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자.”


“예~ 지금이요. 아직 기침도 않았을 건데.........”


“몰래 가자는 말이야. 일단 다른 사람들 모르게 부모님부터 먼저 만나자.”


“왜요........숨겨야할 사정이라도 있어요.”


“우리가 왔다는 것이 밝혀지면 시끄러워지잖아. 난 이번만이라도 조용히 처리하고 싶어. 사사천교에서는 너무 시끄러웠잖아.”


“알았어요. 하지만 거패가 가만있지 않을 건데........”


“거패는 내가 처리할게.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풍운이 밖으로 나가보니 거패가 정원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풍운은 거패를 불렀다.




“무슨 일이죠.”


“죄송해요. 잠시만 주무세요.”




풍운은 전광석화(電光石火)같은 손놀림으로 거패의 혼수혈을 찍어버린다. 거패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자신과 벽하가 천마마련에 온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는 거패의 입을 막아야하기 때문이다. 풍운은 거패를 한쪽구석으로 치우고 벽하와 함께 부모님의 처소로 출발했다.




<<계속>>




-------------- 작 가 주 --------------------------------




** 권불십년 : 권세(權勢)는 10년을 넘지 못한다는 뜻으로, ①권력(權力)은 오래가지 못하고 늘 변함 ②또는 영화(榮華)는 일시적(一時的)이어서 계속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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