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0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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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天上)의 향기 100(마도(魔道)의 길)-5




사사천교를 빠져나온 풍운은 초벽하와 함께 칠거산을 벗어나 강서성에 있는 남창가기로 했다. 천마마련이 있는 장사로 가기 위해서는 강서성을 거쳐야하는데 이왕이면 강서에 있는 포양호를 구경하고 가기 위해 남창으로 가는 것이다. 이건 풍운이 초벽하에게 베푸는 작은 배려였다. 초벽하는 그동안 자신을 잃어버리고 초하벽으로 살아왔는데 이번 기회에 그녀의 삶을 찾아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풍운이 극성으로 끌어올린 음양비로 칠거산을 벗어났다. 칠거산과 온주일대을 지키고 있던 벽력세가와 그 밖의 무사들이 닭 쫒던 개 신세가 된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칠거산 일대에서 초벽하을 감시하고 있던 은마마령대 또한 풍운과 초벽하의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초벽하를 따라왔던 은마마령대는 아직까지 천마마련으로 돌아가지 않고 칠거산 일대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풍운은 청천을 거쳐 려주에 도착했다. 두 시진(4시간)이상을 음양비로 달려온 풍운은 려주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풍운도 지쳤기 때문이다.




“휴우~ 벽하야. 이제 그만 일어나.”




풍운은 품에 안겨있는 벽하를 흔들어보았다. 벽하는 풍운의 품에 안겨 어린아이처럼 곤히 잠들어 있었다. 풍운의 품이 따뜻하고 안락하여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벽하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벌써 다 왔어요.”


“참내~ 사사천교에서 천마마련까지 거리가 얼만데 벌써 다오니. 여기는 려주라는 곳이야.”


“려주?.........그럼 아직 절강성도 벗어나지 못한 거잖아요.”


“천천히 가자. 급한 일도 없잖아. 그리고 점심때가 다됐어. 밥이라도 먹고 가야지.”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어요.”


“이제는 시간감각도 없구나. 잠만 자고 왔으니 시간감각이 있겠어. 넌 참 편하겠다.”


“쩝~ 미안해. 혼자도 아니고 나까지 안고 왔는데 힘들었죠.”


“걱정은 됐던 모양이지. 너 말이야. 앞으로 살 좀 빼. 무슨 여자가 이렇게 무겁냐.”


“뭐? 내가 얼마나 날씬한데 살 타령이야. 운랑이 빈약한거 아니야.”


“내가 빈약하면 다른 남자들은 죽어야겠다. 그리고 말이 참 짧게 끝난다. 이 여자가 지가 기분 좋으면 존댓말이고 기분 나쁘면 반말이네.”


“치~ 운랑이 먼저 시비 걸었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디서 서방님께 반말이야. 앞으로 한번만 더 반말하면 엉덩이를 때려 줄 거야.”


“치~ 알았어........요. 그만 내려주세요.”




벽하는 화난 표정으로 풍운의 품을 벗어나려 했다. 풍운은 피식 웃으며 벽하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 내려주었다. 벽하는 풍운의 품을 벗어나 주위를 둘려보았다. 풍운과 자신은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산길에 있었다.




“이곳이 려주라고 했어요.”


“저기 야산만 넘어가면 려주 자작거리가 나올 거야. 자~ 손잡아. 지금부터 걸어가자.”




벽하는 얼굴을 붉히며 풍운의 손을 잡는다. 부끄러운 모양이다. 남장을 벗어버린 벽하는 한 송이 모란꽃처럼 화려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오뚝한 코와 앵두처럼 붉은 입술 그리고 아무런 장식도 없이 허리까지 길게 늘어트린 머리까락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인다. 풍운이 벽하의 어깨를 안아주니 벽하는 풍운의 허리를 잡았다. 벽하도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자 대담해진 모양이다. 풍운은 길을 가다가 뒤를 돌아본다.




“왜요. 누가 따라와요.”


“응~ 멀리서 발자국소리가 들려. 그리고 저기 숲 속에도 사람들의 숨소리가 들려. 누가 숨어 있는 모양이야.”


“설마 우릴 따라온 사람들은 아니겠죠.”


“온주나 칠거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확실하게 따돌렸어. 우릴 따라온 사람은 아닐 거야. 그리고 우리가 변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알아보지 못해.”


“그럼 누구죠.”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발걸음이 가벼운 것으로 보아 무림인들이 확실해. 그리고 숲 속에 숨어있는 사람들은 녹림의 호걸들이겠지.”


“녹림이요. 그럼 산적이란 말씀이세요.”


“하하하~ 자세한 것은 가보면 알겠지.”




풍운과 벽하는 귓속말로 속삭이며 산적들이 숨어있는 숲으로 들어섰다. 




“크하하하~”




커다란 웃음소리와 함께 우락부락하게 생긴 10여명의 거한들이 나타나 풍운과 벽하의 길을 막는다. 풍운과 벽하는 그들의 존재를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놀라지도 않는다.




“이놈들........우리는 이곳 무비산의 대왕님들이다. 살고 싶으면 가진 것을 모두 내놔라~”




한 사내가 도(刀)로 풍운을 가르치며 협박을 한다. 산적들은 풍운이 이십대 초반의 서생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겉으로 보기에 무공을 익힌 흔적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풍운은 산적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모두들 30대 중반으로 얼굴에 돼지털 같은 수염이 가득하고 칼자국이 있는 사람도 간간이 보인다. 제법 무섭게 생긴 인상들이다.




“와~ 가까이서 보니 엄청난 미인인데.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놈이 어디서 이런 미인을 얻은 거야.”


“형님........저년 정도의 미모라면 최소한 만냥은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서생 놈은 죽어버리고 오랜만에 회포나 푼 다음에 팔아넘기면 어떻겠습니다.”




산적들은 벽하의 미모를 보고 자기들끼리 떠들고 있었다. 만일에 그들이 순간적으로 스치고 지나간 살기를 알아차렸다면 감히 이런 말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벽하는 산적들의 말을 듣고 살기가 일어났다. 풍운을 죽이고 자신을 겁탈하겠다는 말이다. 더구나 자신이 만냥짜리라니.......기가 막힐 노릇이다. 풍운이 얼마 전에 선물한 금강석 목걸이만 해도 만냥은 넘을 것이다. 풍운은 빙그레 웃으며 벽하에게 가만있으라고 눈짓하니 벽하는 끌어 오르는 화를 억지를 참는다. 아마 풍운이 말리지 않았다면 산적들은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얼마죠. 그냥 통행세나 받아요.”




풍운은 예전에 도치일행과의 일이 생각나 통행세나 주고 조용히 지나가려 했다. 누가 산적이 되고 싶어 산적이 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정(朝廷)은 오랑캐를 정벌한다는 명목 하에 민생을 외면하고 백성들의 고혈(膏血)을 짜내고 있고, 백도 무림인이 장악하고 있는 무림 또한 자신들의 사리사욕(私利私慾)만 채우는데 급급하여 백성들의 삶을 살피지 않으니 힘없고 삶에 지친 백성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최후의 수단으로 도적이 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놈이 어디서 주둥이를 나불거려.”


“야야~ 빨리 끝내고 계집이나 끌고 가자.”




한명의 사내가 도끼를 들고 풍운에게 접근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벽하가 풍운을 올려다보니 풍운은 지금도 미소를 거두지 않고 있었다.




“죽어라.”


“휘이이익~”




도끼가 포물선을 그리며 풍운의 머리를 향해 날아온다. 풍운이 벽하의 손을 잡고 살짝 움직이니 도끼는 풍운의 겉을 스치고 지나간다. 사내는 씩씩거리며 다시 도끼를 내리친다. 벽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팔에 진기를 끌어 모았다. 하지만 풍운은 벽하의 손을 놓아주지 않으며 뒤쪽으로 물려나버린다.




“이놈들 당장 물려나지 못할까?”




그때 멀리서 고함소리가 들리며 엽전하나가 날아와 풍운을 공격하던 사내의 도끼자루를 잘라버리고 풍운을 공격하던 산적과 풍운 사이에 젊은 미장부 한명이 떨어진다. 미장부는 멍청하게 서있는 산적의 팔을 금나수로 잡아 비틀어버리니 산적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한바퀴 회전하며 기절해 버린다. 풍운은 앞에 나타난 사내가 낯설지 않게 보인다.




“이놈의 새끼들이 어디서 선량한 백성들을 죽이려하는 거야. 너희들이 정녕 죽고 싶으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당장 물려가지 못해. 나도 참는데 한계가 있다. 마음이 바뀌기 전에 빨리 도망가라.”




풍운은 사내의 입에서 솟아지는 말을 듣고 천천히 뒤로 물려났다. 사내는 바로 얼마 전에 만났던 화산의 화명원이었다. 




“이런 죽일 놈을 보았나. 당장 저놈을 요절을 내버려.”




산적들은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고 너무나 용감하게 화명원에게 달려들었다. 




“개자식들~ 너희들은 이제 죽었어. 감히 어른의 경고를 무시하고 대들어. 너희 같은 놈들은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화명원은 산적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하나하나 제압하기 시작했다. 감히 겁도 없이 달려들었던 산적들은 화명원에게 모두 제압되어 바닥에 길게 뻗어버렸고 화명원은 자신의 말대로 산적들을 복날 개 패듯이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만 빠지자.”




풍운은 화원명이 눈치체지 못하게 숲 속을 빠져나와 려주로 들어섰다.




“운랑........좀 전에 그 사람!...........화원명 아니에요.”


“맞아. 그 친구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마주쳐서 좋을 것이 없어. 이럴 때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야.”


“마주쳐서 좋을 것은 없죠. 갑자기 산적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하하~ 화원명도 나쁜 사람은 아니니 죽이지는 않을 거야.”


“운랑 배고파요. 우리 저기 객점에 들어가요.”




풍운은 벽하와 객점으로 들어가 간단한 음식을 주문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벽하에게 쏠린다. 벽하의 미모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다.




“쓸데없는 놈들 때문에 시간만 끌었네. 그런데 이 잡것들은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도망을 쳐. 이것도 잡기만 해봐~”




큰소리로 중얼거리며 객점으로 들어오는 사내가 있었다. 풍운은 사내를 발견하고 머리를 흔들었다. 화명원이 이곳까지 쫒아온 것이다. 풍운은 벽하에게 눈짓을 하고 고개를 숙인다.




“어라~ 여기 있네. 잘 만났다. 이봐~ 구명지은을 입었으면 고맙다는 말이라도 하고 가야지. 왜 도망을 쳤어. 도망치면 내가 못 잡을지 알아.”




화원명은 풍운이 있는 탁자로 오더니 풍운의 옆에 주저앉았다. 




“이봐요. 어딜 함부로 앉아요. 빨리 일어나요.”




벽하는 기분이 나쁘다. 화원명이 껄끄러운 것도 있지만 오랜만에 풍운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가 끼어들어 분위기를 깨졌기 때문이다.




“우와~ 엄청난 미인이네. 저는 화원명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누가 물어봤어요. 빨리 일어나요.”


“이거야 원~ 요즘 들어서 만나는 여자마다 성질이 지랄 같네. 얼굴 좀 반반하다고 막말하면 안 돼지. 내가 당신들 생명의 은인 아니야.”


“누가 구해달라고 했어요.”


“벽하야. 그만해라.”




풍운은 화원명에게 인사를 했다. 




“좀 전에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처 고맙다는 인사도 들리지 못하고 왔네요.”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그래도 남자 놈은 인간이 됐네. 그런데 저 치마는 자네 애인인가? 정말 상판대기하나 기가 막히게 예쁘군. 어때 생명은 은인하게 양보한 마음은 없어. 목숨을 구해 주었으면 최소한 그 정도 성의표시는 해야지.”




화원명은 변함없이 예쁜 여자만 보면 껄떡거린다. 풍운은 처음 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의 말을 무시하기로 했다.




“술 한 잔 하시죠. 점소이 여기 술 좀 가져오세요.”


“뭐야~ 술 한 잔으로 구명지은을 갚겠다는 거야. 그건 안 되지.”


“술 생각이 없으신 모양이네요. 그럼 식사를 하시겠습니다.”


“이 친구가 귀가 먹었나. 내가 저 치마에게 관심이 있다고 했잖아. 그럼 최소한 인사라도 시켜줘야지.”


“운랑. 그냥 쫒아버리세요. 왜 이런 인간을 상대하고 있어요.”




벽하가 참다못해 한 마디 한다. 하지만 화원명은 들은 척도하지 않고 풍운에게 벽하를 양보하라고 조른다. 




“야~ 이 빌어먹을 자식아. 내가 가만있으니까 가마니로 보이냐! 그리고 너는 여편네도 양보 하니. 벽하는 내 부인이야. 양보할 걸 양보하라고 해야지. 나도 참는데 한계가 있다. 그냥 주는 술이나 처먹고 꺼져.”




벽하와 화원명은 풍운의 말에 할말이 잊어버렸다. 풍운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멍하니 있던 화원명의 입가에 미소가 펴진다.




“하하하~ 알았다 자식아. 진작 여편네라고 말했으면 부탁도 안했지. 알았다. 알았다. 저 치마는 너나 가져라. 그러나저러나 이름이 뭐냐? 난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화원명이라고 한다.”




화원명은 성질도 내지 않고 풍운의 이름을 물어본다.




“풍운.” 


“풍운.........성이 풍씨냐? 세상에 그런 성도 있냐!”


“이제는 성을 가지고 시비 거는 거야.”


“아니다. 풍씨가 있나보지. 반갑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술이나 한잔 하자.”




화원명은 풍운이 예전의 아군인지 모른다. 풍운이 역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예전에 보았던 아군이라는 걸 눈치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점소이가 주문한 음식과 술을 가지고 왔다. 화원명은 술병을 들어 풍운과 벽하의 잔에 술을 따라준다. 풍운은 한숨을 쉬고 화원명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건배..........한잔 쭉~ 마시고 이야기하자.”




화원명은 술을 마시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봐~ 좀 전에 왜 그냥 당하고 있었지. 내가 보기에 저기 있는 치마도 엄청난 고수지만 자네도 역용술까지 익힌 것으로 보아 평범한 사람 같지는 않은데 말이야.”




역시 화원명의 눈을 속일 수는 없는 모양이다. 화원명은 한눈에 벽하와 풍운이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걸을 눈치체고 있었던 모양이다. 




“불쌍한 사람들이라 웬만하면 그냥 돈이나 몇 푼주고 오려고 했어.”


“불쌍한 사람들........아니 양민들을 약탈하고 생명까지 빼앗은 산적들이 불쌍하다는 말이야. 그게 말이 돼.”


“대부분의 산적들은 산적이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이 아니야. 삶에 찌들어서 산적이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 물론 그들이 잘했다는 건 아니야.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해 봤어. 세상이 그들에게 따뜻한 삶을 보장해 주었다면 그들이 산적이 되었을까? 그들이 산적이 된 것은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거야.”


“성인군자 한명 나타났네. 알았다. 알았어. 갑자기 골치가 아프다. 술이나 먹자.”


“쩝~ 나도 이런 말하기 싫다. 술이나 먹자. 벽하도 한잔 해.”




풍운은 벽하의 술잔이 비어있자 그녀의 잔에도 술을 따라주었다. 화원명과 풍운은 술병의 술이 모두 떨어질 때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의 이야기의 백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중에서 조정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고, 무림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풍운은 평소 생각했던 무림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만하자. 자네 말대로라면 무림이 썩었다는 거잖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인정한다. 무림은 썩기는 했지. 하지만 나는 화산의 제자야. 내가 무림을 욕하면 내 얼굴에 침을 뻗는 거잖아. 하여튼 좋은 이야기 들었다. 나는 이만 일어나야겠어. 잘 마셨다.”


“갈 건가?”


“자네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지만 더 이상 앉아있기 겁나는군. 자네 입에서 또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걱정돼서 말이야.”


“어디로 갈 거야.”


“글쎄. 아마 천마마련으로 가겠지. 벽하라고 했죠. 다음에 다시 만나요.”




화원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객점을 나갔다. 




“저 사람.......보기 보다는 속이 깊은 사람이군요.”




벽하는 화원명의 뒷모습을 보며 풍운에게 말했다. 풍운은 무림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건 중원 무림을 장악하고 있는 백도 무림을 욕한 것이며 구파에 속한 화산파을 욕한 것이다. 하지만 화원명은 풍운을 이야기를 듣고도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만일 화원명이 속이 좁은 사람이었다면 풍운과 사생결단을 내려고 했을 것이다.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했잖아. 우리도 그만 일어나자. 그러나저러나 저 친구는 왜 천마마련으로 가는 거지.”


“화원명은 흑도 무림과 십이사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잖아요. 본련은 흑도 무림의 태산북두라고 할 수 있으니 당연히 본련도 조사하려 하겠죠.”


“그럴 수도 있겠군.”




풍운은 려주에 있는 마(馬)시장에서 두 마리 말을 구입했다. 음양비를 이용해 단번에 남창까지 달려갈 수도 있지만 굳이 서두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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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명의 흑풍대와 혈영대를 이끌고 중원으로 들어온 혁린무는 옥문관을 넘어 낙양으로 향하고 있었다. 장강수로십팔채의 총 채주가 있는 군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낙양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것이 빠르기 때문이다. 혁린무의 바로 옆에는 혁린무진이 파견한 형오삼살이라는 고수들이 있었다. 




“이공자님 바로 군산으로 가시는 겁니까?”


“당연하지 형님이 장강수로십팔채를 접수하라고 했잖아.”


“너무 서두르시는 것 같습니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계획? 무슨 계획 그냥 힘으로 밀어붙이면 돼지.”


“일공자님이 우리보고 장강수로십팔채를 접수하라고 한 것은 그들이 이용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힘으로 밀어붙이면 쌍방간에 너무 많은 희생이 발생합니다. 잘못하면 알맹이는 빠지고 껍데기만 얻는다는 말입니다.”


“아니. 일천의 혈영대와 일천의 흑풍대가 그놈들 하나 처리하지 못한다는 말이야.”


“당연히 우리가 이기겠지. 제 말은 그 말이 아닙니다. 그리고 혈영대나 흑풍대는 물에 대해 잘 모릅니다. 장강수로십팔채가 육지에 있다면 힘들이지 않고 접수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들은 바다 같은 동정호에 있어요. 수상전투에 익숙하지 않은 혈영대나 흑풍대가 상대하기 껄끄럽다는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거야.”


“우선은 낙양에 있는 천상루로 가야 합니다. 천상루에서 장강수로십팔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계획을 짜셔야합니다.”


“계집들이 생각나는 모양이군.........좋아. 모두 힘들게 달려왔으니 며칠 쉬는 것도 사기 진작에 좋겠지. 자~ 그럼 천상루도 간다.”




혁린무가 이끄는 배화교 무사들은 악양에 있는 천상루를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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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과 벽하는 밤이 깊어지자 객점에 투숙하였다. 풍운은 일부러 방을 하나만 잡았다. 벽하도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밤이 깊었다. 풍운은 침상에서 벽하를 기다렸다. 벽하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침상으로 올라온다. 벽하는 복잡한 시선으로 풍운을 보았다. 지금까지 풍운을 자신의 남자로 인정하고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지만 오빠의 가면을 쓰고 있어 자신의 진심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소꿉친구인 소하는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사랑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풍운은 벽하의 옷고름을 잡았다. 벽하는 풍운에게 반항하지 않고 눈동자만 굴리고 있었다. 상의가 찢어지며 벽하의 백옥 같은 속살이 드려나고, 갑갑하게 갇혀 있던 탄탄한 젖가슴이 툭하니 튀어나온다. 그녀는 이미 겉옷을 벗고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녀의 젖가슴은 밝은 촛불에 드려나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풍운은 애무하는 것을 포기했다. 풍운이 벽하의 젖가슴에서 시선을 내려보니 허리부분 밑으로는 아직도 속옷에 가려져 있었다. 풍운은 망설이지 않고 나머지 옷도 양쪽으로 잡아당겼다. 




“찌~~이~~익” 




얇은 속옷이 풍운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찍어지고, 그녀의 하얀 하체가 들러난다. 역시나 밑에도 아무것도 입지 않았던 모양이다. 풍운은 그녀의 난신을 바라보다 자신의 옷을 벗었다. 




“하이........하이........운랑 너무 거칠게 하지 마세요.” 




풍운은 벽하의 다리를 세워 양쪽으로 벌렸다. 벽하는 반항하지 않았다. 그녀의 다리가 벌어지며 신비의 계곡이 나타났다. 




“벽하! 참 아름다워.”


벽하는 풍운의 낮은 목소리가 감미롭게 느껴진다. 그는 자신에게 속삭이듯 말하고 있다. 풍운은 벽하의 젖가슴을 베어 불었다. 간지럽다. 풍운은 왜 자신의 가슴을 물까? 아프다. 젖꼭지를 깨무는 모양이다. 아프다. 이번에는 젖가슴을 혀로 핥다준다. 혀가 젖가슴의 몽우리를 지나 젖꼭지를 건드린다. 간지럽다. 풍운이 깨물어 줄때가 차라리 좋았다. 이 간지러운 느낌이 정말 싫다. 




풍운은 그녀의 반응을 살펴본다. 벽하는 흥분하고 있었다. 풍운은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처음에는 힘없이 벌어졌던 다리가 풍운이 힘을 주자 반대로 다리에 힘을 주고 버틴다. 이건 무슨 뜻인가? 여자의 심리상태를 모르겠다. 부끄러운 건가? 창피한 건가? 풍운은 그녀의 무릎을 잡고 힘을 주었다. 풍운의 힘에 그녀의 다리가 벌어진다. 풍운은 그녀의 다리를 강제로 버렸다. 벽하의 다리가 부들부들 떨린다. 풍운은 다시 그녀의 다리를 놓아주었다. 풍운은 복잡한 시선으로 벽하를 보았다. 벽하도 풍운을 보았다. 풍운은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았다. 풍운은 그녀의 다리를 다시 벌린다. 그녀는 다시 힘을 준다. 풍운은 그녀의 다리를 강제로 벌렸다. 그녀의 다리가 풍운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좌우로 벌어진다. 풍운은 벌어진 다리사이로 몸을 끼고 그녀의 위로 올라갔다. 풍운은 그녀의 위로 올려가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벽하는 눈을 감지 않는다. 벽하의 입술이 바르르 떨린다. 풍운의 혀가 그녀의 턱을 지나 가느다란 목을 핥아준다. 풍운의 입술은 목선을 따라 밑으로 내려와 그녀의 젖가슴에서 멈추었다. 그녀의 젖가슴은 크지도 작자도 않은 아담한 크기다. 풍운은 이빨로 분홍색 젖꼭지를 물었다. 그녀의 몸이 움찔거린다. 아파서 그런 것일까? 풍운이 입술을 때자 그녀의 젖꼭지에 이빨자국이 선명하다. 풍운은 입을 크게 벌려 거칠게 젖가슴을 베어 물었다. 풍운의 이빨이 그녀의 여린 속살을 파고든다. 벽하는 밀려오는 흥분에 숨을 몰아쉰다. 풍운의 입술은 가슴 계곡을 따라 그녀의 아랫배를 지나 보지둔덕까지 도착했다. 그녀의 보지둔덕에는 길고 부드러운 털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의 보지 털은 무척이나 길고 부드럽다. 풍운의 혀는 숲을 헤집고 다니더니 그녀의 다리 계곡을 따라 밑으로 떨어진다. 




풍운의 혀가 사타구니에 이르자 몸이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풍운은 그녀의 다리를 좌우로 벌린다. 그녀의 다리는 좀 전까지와는 다르게 힘없이 벌어졌다. 그녀의 다리 사이..........무성한 숲에 가려진 신비의 동굴이 자리하고 있었다. 풍운은 입으로 휴~하고 불어보았다. 보지 털이 좌우로 벌어지며 동굴입구가 살짝 보인다. 풍운은 입술을 가져가 숲을 좌우로 정리했다. 그녀의 엉덩이가 살짝 들리더니 부르르 떨린다. 숲이 갈라지며 대음순과 소음순이 나타났다. 풍운의 입술이 소음순을 물어 그녀의 구멍을 연다. 풍운의 혀가 열린 구멍으로 들어간다. 




벽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살덩이가 보지 살을 가르며 들어오자 생전처음 느껴보는 느낌에 미칠 것만 같았다. 풍운은 혀를 질벽이 깨물어 혀를 움직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혀는 질벽의 저항을 무시하고 안쪽으로 진격하여 질벽의 주름을 자극한다. 그녀의 엉덩이가 들리며 다리가 부들거린다. 풍운은 입에 침을 가득 고이게 만든 다음 그녀의 보지에 침을 바른다. 풍운의 미끈거리는 입술이 보지 살을 자극할 때마다 그녀의 허리가 요동친다. 




“쩝........쪼.......오옥~”


“하이......아아앙...........운랑.........미칠 것 같아요. 하흑~~”




풍운은 그녀의 위로 올라온다. 풍운은 그녀의 위에 몸을 실었다. 그녀는 풍운의 무게를 느끼고, 그의 속살을 느끼고 있었다. 살과 살이 부대끼며 엄청난 자극이 밀려온다. 그녀는 입을 악물고 있었다. 




“벽하 사랑해.”


“하이......하이...........운랑...........어떻게 좀...........아흑~ 벽하 미쳐.”




풍운은 서두르지 않았다. 풍운의 입 꼬리가 올라가며 손이 밑으로 내려갔다. 풍운은 자신의 자지를 잡더니 귀두를 밀어 넣었다. 그녀의 허리가 휘어진다. 풍운은 허리에 힘을 주고 단번에 밀어 넣었다. 




“으~~~~이~~~익............악~~~” 




그녀의 악다문 입술이 열리고 비명이 터진다. 그녀는 불덩이 같은 자지가 보지 살을 찢어버리며 들어오자 몸이 갈가리 찢어지는 통증에 정신이 아찔했다. 처음은 아니지만 아직 길들어지지 않아 흥분보다는 고통이 먼저 느껴지는 것이다. 벽하의 손을 침상 이불을 잡고 있었다. 땀을 촉촉하게 젖은 그녀의 손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벽하의 보지는 자지를 물고 오물오물 씹고 있었다. 그녀의 보지는 지독한 수축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풍운은 자지가 끊어질 것처럼 아프다. 풍운은 엉덩이를 들었다. 그녀의 엉덩이가 따라온다. 풍운은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녀는 자지가 빠져나가며 살가죽이 베어지는 통증을 느낀다. 풍운의 물건은 너무 크고 단단하다. 




“으~~~~악..........아파........아흑~” 




풍운은 초보악사처럼 악기를 거칠게 다룬다. 악기는 둔탁한 소리를 내며 요동친다. 풍운은 다시 자지를 힘차게 박아버린다. 살과 살이 부디 치며 큰 소리가 난다. 그녀의 입에서 악소리가 나온다. 다시 자지가 끝까지 나오더니 푹~ 하고 박힌다. 그녀의 허리가 휘어지며 바동거린다. 풍운은 질벽이 씹어주는 통증을 느낀다. 풍운이 거칠게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푹.......푹.........푹........푹.......팍.........팍” 


“아........아........악.........아흑............암..........아앙...........앙앙~” 




벽하의 입에서 갈라진 신음소리가 나온다. 그녀는 어두운 방안에 한줄기 빛이 들어오듯 고통 속에 한줄기 쾌감이 올라온다.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고통 속에서 밀려오는 쾌감도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흥분이 된다. 벽하의 팔이 풍운의 등을 감더니 손톱이 등을 파고든다. 풍운은 팔로 상체를 받치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허리를 움직인다. 그녀의 아담한 젖가슴이 상하로 요동치고, 그녀의 몸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그녀는 이제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의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연신 흘러나온다. 풍운은 흔들리는 젖가슴을 거칠게 잡았다. 그녀는 젖가슴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 그의 손이 젖가슴이 무참하게 만들다. 그런 와중에도 한줄기 쾌감은 멈추지 않고 전신을 돌아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른다. 이성이 허물어지고 감성만이 온몸을 지배한다. 그녀는 풍운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녀의 손톱이 지나간 자리에 붉은 혈선이 만들어 진다. 풍운은 멈추지 않고 허리를 움직인다. 그녀의 보지는 이제 질퍽거리고 있었다. 




“질퍽.......질퍽........질퍽.......푹........푹.........푹” 


“아아앙.....앙앙.......하흑~..........아파.........죽을 것 같아. 아아아앙~” 




그녀가 중얼거린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아프다는 건지. 풍운은 양손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잡았다. 그녀의 젖가슴은 풍운의 손에 유린당하며 붉은 손자국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고통과 쾌락의 경계선에서 급격하게 한쪽으로 솔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엉덩이는 어느덧 풍운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고 있었다. 풍운도 이젠 부드러워진다. 그녀는 풍운의 엉덩이를 잡고 자신 쪽으로 끌어당긴다. 풍운은 젖가슴에서 손을 거두고 그녀의 위로 쓰려지며 그녀를 포근히 감싸준다. 그녀의 팔과 다리가 풍운을 뱀처럼 휘감는다. 풍운은 허리를 움직이며 그녀를 연주한다. 이젠 거친 파도가 잠잠해 지며 한가로이 풍랑이 일렁이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몸에서 발산되는 열기는 방안을 온통 무더운 열기로 가득 채운다. 




“헉.......헉..........벽하.”


“아아앙........아아아앙.........아앙..........헉.......헉.......좋아..........이상.......해.......아음~~”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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