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20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120(애증(愛憎)의 그림자)-8




보경이 세가의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검과 암기로 무장한 30명의 척살대가 나왔다.




“가주님의 명령을 받고 왔습니다.” 


“가자.......너희들이 처리할 놈들이 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디로 가는 겁니까?” 


“여기서 멀지 않은 영실 객잔이다.”


“저희들이 처리할 놈이 몇놈이죠.”


“두 명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가면서 하자.”


“알겠습니다.”




보경은 30명의 척살대와 함께 풍운과 천유가 머물고 있는 객점을 향해 출발했다. 척살대는 모용천악이 끌고 갔다는 섬라십이검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요동일대에서는 죽음의 사자로 불리는 무사들로 모용세가에 뜻에 거슬리는 놈들을 처리(?)하는 부대다.




풍운은 천유가 깨지 않도록 살며시 일어났다. 숨소리로 미루어보아 천유가 잠든 모양이다. 풍운은 침상에 앉아 천유의 잠든 모습을 살펴보았다. 천유가 처음으로 겉옷을 벗고 있다. 지금까지 계속 노숙만 했기 때문에 겉옷을 벗은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천유의 가슴이 상하로 움직이는데 약간 볼록한 느낌이다. 남자의 가슴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이상하다. 풍운은 천유의 침상으로 다가가 천유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천유를 보고 있으면 한 송이 들국화처럼 고고하며 정갈한 느낌을 받는다. 가꾸어지지 않은 들꽃.......아무도 찾지 않은 들판에 홀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들국화........천유의 전체적인 분위기다. 풍운은 천유를 보다가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 아마 오늘밤 안으로 보경이 쳐들어올 것이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풍운은 창문으로 몸을 날려 객점 앞에 있는 나무위로 올라갔다. 풍운이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자 천유가 살며시 일어난다. 천유도 잠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천유는 한숨을 쉬고 겉옷을 입는다. 가끔 풍운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자신이 왜 풍운의 겉을 떠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풍운은 자신과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이지 않는가? 자신이 외롭기 때문일까? 그가 백제의 무공인 음양도를 익히고 있기 때문일까? 모르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풍운의 겉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중원이란 넓은 대륙에서 처음으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상대가 풍운이기 때문에 그의 겉을 떠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그는 침상 밑에 내려놓은 활과 화살을 챙겨서 창문으로 몸을 날려 풍운이 있는 나무위로 올라간다.




“깼어. 혹시 내가 깨운 건 아니지.” 


“많이 잤어. 무슨 소리라도 들려.” 


“아직은 조용해. 생각보다 늦는걸.” 


“즐거워~” 


“무슨 말이야.” 


“이런 상황을 즐기는 표정이라서.........” 


“인상 쓰며 살 필요는 없잖아. 웃으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 천유는 겁나.” 


“아니. 겁나진 않아. 귀찮을 뿐이야. 그런 놈들 몇 놈 때려잡는다고 세상이 변하는 것도 아니데 괜히 사서 고생하는 것 같아서........”


“물론 한번에 변하진 않겠지. 하지만 변하려고 노력은 해봐야지.” 


“글쎄.......운의 뜻대로 세상이 변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 


“쉬~ 놈들이 온다.” 




풍운이 손가락으로 입을 가려 조용하라고 한 다음, 귀를 기울려보니 멀리서 말발굽소리가 난다. 말발굽소리로 미루어보아 적(敵)의 숫자가 30명쯤은 되는 모양이다. 




“30명이 조금 넘는다.” 




천유가 등에 메고 있는 화살을 점검해보니 화살이 20개가 있다. 화살이 부족한 것이다. 




“화살이 부족해.” 


“선두로 달려오는 놈들만 처리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쩝~ 알았어. 오늘은 힘 좀 써야겠군.” 




천유가 활을 꺼내더니 한번 당겨본다. 천유의 활은 궁간상(弓幹桑), 뿔, 힘줄, 아교, 실, 칠 등 6가지로 재료로 만들어진 각궁(角弓)이다. 




“준비해 가까이 왔어.” 




풍운의 말에 천유는 화살을 메기더니 힘껏 당겨 약간 위쪽을 거둔다. 멀리 떨어진 적(敵)을 맞추기 위해서는 화살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쏘면 안돼. 놈들이 가까이 접근할 때까지 기다려.’ 




풍운의 전음에 천유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모용보경은 객점이 가까워지자 척살대를 멈추게 했다. 




“저기 보이는 객점에 놈들이 있다. 주인 놈을 비롯한 나머지 놈들은 상관하지 말고 두 놈의 목을 베어와라.” 


“어떻게 생긴 놈들입니까?” 


“두 놈 모두 하얀 무복을 입은 20대 초반의 사내놈들이다. 아마 이층에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저희들이 목을 베어오겠습니다.” 


“참~ 한 놈은 활을 사용하는 놈이니 각별히 주위해라. 너희들이 먼저 출발해.” 




척살대는 보경의 명령에 말과 함께 객점을 향해 돌격했고 보경은 척살대의 뒤를 후미를 쫒아간다. 천유는 팔에 기(氣)를 불어넣고 활시위를 당긴다. 




“팡~~”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선두로 달려오는 무사의 향해 날아갔다. 무사는 어둠을 뚫고 날아오는 반짝이는 물체를 발견했다. 




“뭐야.........크윽~” 




무사가 검을 뽑아 반짝이는 물체를 쳐내려했지만 화살은 전광석화(電光石火)같은 속도로 무사의 어깨를 뚫어버리고 뒤에 따라오던 무사의 팔에 꼽힌다. 화살은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어둠 속에서 날아온 두 번째 화살 또한 선두로 달리던 무사의 어깨를 뚫어버리고 뒤에 있던 무사의 어깨 깊숙이 박힌다. 




“화살이다. 모두 피해라.”


“..........크윽~” 




세 번째 화살이 날아오자 무사가 검으로 막으려했다. 하지만 화살이 조금 더 빨랐다. 화살은 무사의 가슴이 뚫고 뒤에 있는 무사의 목을 뚫어버린다. 천유가 어깨를 향해 날렸지만 무사들이 피하는 와중에 가슴과 목을 뚫어버린 것이다. 척살대는 화살을 피해 말목을 안고 말의 배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어둠을 뚫고 날아온 화살은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달리는 말밑으로 들어간 무사의 어깨에 깊숙이 박힌다. 




“이제 됐어. 나머지는 내가 처리할게.” 




풍운이 나뭇가지를 박차고 하늘로 솟구치더니 척살대를 향해 날아간다. 




“놈이다. 놈을 막아라.” 




척살대의 후미에 있던 보경이 풍운을 발견하고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피해 말밑에 들어가 있던 무사들이 반응하기 전에 공중에서 엄청난 강기(剛氣)가 몰아쳐왔다. 풍운이 척살대의 선두를 향해 수라마령신공을 장(掌)으로 변형하여 벽(劈-쪼개다)결을 날린 것이다.




“과........과과쾅~” 




선두로 달려오던 사람과 말이 사방으로 날아가며 커다란 구덩이가 생긴다. 마치 폭탄이 타진 것 같다. 풍운은 먼지가 가라앉기 전에 무사들 사이로 떨어지며 앞에 있던 척살대 무사의 곡지혈(팔)을 가격하니 무사는 팔이 마비되며 검을 떨어트린다. 풍운은 발끝으로 검(劍)을 차올려 검을 잡자마자 지옥십팔검의 절초를 펼쳐내니 검(劍)에서 지옥의 호곡성(號哭聲) 같은 음향과 함께 죽음을 부르는 검영(劍影)들이 피어나 척살대 무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놈이다. 놈을 공격해.” 




보경이 말에서 솟구치며 풍운을 향해 날아온다. 풍운은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보경의 어이없는 공격에 자세를 굽하고 검(劍)을 휘두르니 검영(劍影)들이 말(馬)과 척살대를 한번에 베어버린다.




“죽어라.”




풍운의 머리위로 날아온 보경은 섬광염라검법(閃光炎羅劍法)의 ‘염라파파’의 초식으로 풍운을 공격하니 하얀 검영(劍影)들이 피어나 풍운의 백회혈(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풍운은 자세를 굽힌 자세에서 용천혈(발바닥)로 수라기를 내보내며 음양비로 하늘높이 솟구친다. 




“히이이잉~” 




풍운이 떠난 자리는 다리가 잘린 말(馬)들과 팔다리가 자린 무사들이 한데 뒤엉켜 난장판이 되었다. 보경은 풍운이 자신의 검을 피해 하늘 높이 솟구치자 어지럽게 엉켜있는 무사의 어깨를 밟고 풍운을 따라 솟구치며 풍운의 다리를 공격하려 했다. 풍운은 밑을 내려다보고 쓰게 웃으며 보경을 향해 지옥십팔검을 펼치니 날카로운 검영(劍影) 피어나 보경을 향해 날아간다. 보경은 하늘을 가득 메우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영(劍影)들을 보고 이를 악물고 검영(劍影)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완전히 동귀어진(同歸於盡)도 불사하겠다는 공격이다.




“정말 대책 없는 아가씨네.” 




풍운은 보경이 검(劍)을 피할 줄 알았지만 몸을 돌보지 않고 검영(劍影)들 사이로 파고들자 검(劍)을 거두고 반대쪽 팔로 수라마령신공의 인(引-끌다)결과 착(捉-잡다)결을 펼친다. 보경은 갑자기 위에서 끌어당기는 강한 힘에 내공을 끌어올려 반항하려 했지만 끌어당기는 힘이 너무 강력하여 속절없이 상대의 손아귀로 끌려간다. 




“칵~ 이놈.” 




풍운은 보경의 목을 잡은 손을 통해 수라기를 밀어 넣으니 보경의 몸이 해파리처럼 늘어져 버린다. 풍운은 보경을 잡은 상태에서 바닥에 착지하기 전에 다시 한번 지옥십팔검을 펼친다. 




“지옥영파(地獄靈播)”




풍운의 검(劍)에서 지옥의 호곡(號哭)소리와 함께 차가운 검영(劍影)들이 피어나 아직도 일어나지 못한 척살대의 머리위로 떨어진다. 




“피.....피해라..........도망쳐.” 




막 자리에서 일어나던 척살대는 머리위에서 떨어지는 검영(劍影)들을 피하려고 했지만 말과 사람이 엉켜있는 관계로 검영(劍影)을 피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 




“퍽~ 크윽~..........아아악~” 




차가운 검영(劍影)들이 무사들의 팔과 다리를 베어버리고 지나가니 무사들은 다시금 바닥에 쓰려진다. 풍운은 보경의 목을 잡은 상태에서 바닥에 착지하며 보경을 높이 들어올리니 축 늘어진 보경의 몸이 대롱거린다. 




“그렇게 당하고도 또 왔니. 아예 죽고 싶은 모양이지” 


“칵~ 죽어라~” 




보경은 아직도 기(氣)가 죽지 않았다. 




“죽어라.” 




바닥에 엎드려 숨죽이고 있던 척살대 한명이 풍운이 바닥에 착지하자 번개처럼 일어나 풍운의 의사혈(등 뒤) 공격하니 풍운의 검(劍)을 빙글 돌아가며 무사의 영태혈(가슴)로 향했다. 하지만 풍운의 검(劍)보다 빠른 속도로 화살한발이 날아와 무사의 목을 뚫어버리고 풍운의 등을 향해 날아온다. 화살의 힘이 너무 강했던 모양이다. 풍운은 재빨리 검으로 화살을 쳐보며 천유가 있는 나무를 올려다본다. 




“야~ 천유. 나까지 죽일 참이야.”




풍운이 소리를 지르자 나무에서 천유가 날아오르며 화살을 날리니 풍운에게 조금 떨어진 곳에서 막 일어나려는 무사의 어깨를 관통해 버린다. 




“미안해........힘이 과했던 모양이야.” 




천유가 풍운의 겉으로 착지한다. 




“간단하게 끝났네?” 


“아니야. 아직도 멀쩡한 놈들이 있어.” 


“그렇군. 천유의 활이 무서워서 죽을 척하고 있는 놈들도 많네.” 


“운이는 그년하고 볼일 있지. 나머지 놈들은 내가 처리할게.” 




천유가 활을 어깨에 걸치고 앞으로 나서자, 천유의 실력이 궁금한 풍운도 보경을 잡은 상태에서 한쪽으로 물려났다. 




“이놈~ 당장 놓지 못해.” 




풍운은 보경의 마혈을 제압해서 바닥으로 던져버리니 뻣뻣하게 굳은 보경이 나무토막처럼 바닥에 쓰려진다. 




“개새끼........당장~” 




보경이 욕을 하자 풍운은 손가락을 튕겨 보경의 아혈까지 제압해 버린다. 천유가 활을 거두고 풍운이 물려나자 아직까지 힘이 남아있던 척살대들이 일제히 천유를 향해 달려들었다. 천유의 팔과 다리가 마치 춤을 추듯 흔들리며 무사들의 검(劍)과 검(劍)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더니 번개 같은 동작으로 척살대의 인중(입)과 가운데 다리를 걷어차 버린다. 천유의 무공은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라는 표현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무공이었다. 천유가 상체를 뒤로 적히니 검(劍)이 얼굴 위를 스치듯 지나간다. 천유는 손으로 땅을 짊고 물구나무를 선자세로 풍차처럼 회전하니 천유의 주위에 있던 척살대가 가슴을 붙잡고 비틀거린다. 천유는 회전하는 탄력을 이용하여 몸을 한바퀴 회전하며 허리를 굽힌 무사의 등을 밟고 날아올라 비틀거리는 척살대들의 턱을 날려버린다. 풍운은 천유의 싸우는 모습을 보며 빙그레 웃고 있었다. 천유는 마치 양떼 속에 들어간 늑대처럼 척살대를 작살을 내고 있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30명의 척살대가 바닥을 구르고 있었고 천유는 손을 털더니 풍운에게 다가왔다. 




“쉽군.......어디서 핫바지들만 데려온 모양이야.” 


“쩝~ 몇 놈은 앞으로 밤일하는 것도 포기해야겠는데.......너무 잔인하다.”


“죽은 것 보다는 낮잖아. 나도 많이 참은 거야.” 




풍운은 천유가 척살대의 가운데 다리를 작살낸 것을 두고 한 말이고, 천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받아넘기는 말이다. 




“쩝~ 할말 없군.” 


“저 여자가 모용보경이야. 얼굴은 제법 반반 한데.” 


“생긴 것하고는 다르게 표독스러운 여자야.” 


“빨리 죽이고 가자. 저런 여자 때문에 시간 끌 거 없잖아.” 




천유의 냉정한 말에 풍운은 어의가 없었다. 




“죽이라는 말이야.” 


“원한이 있다고 했잖아.” 


“죽일 정도는 아니야.” 


“무슨 소리야. 풍운을 죽이려고 했다고 했잖아. 이에 이, 눈에는 눈이야.” 


“모용천악이라는 놈이 죽이려 했지. 이 여자는 아니야.” 


“그 나물에 그 밥이야. 못 봤어. 아무 죄도 없는 객점 주인을 죽이려 했던 여자야. 이런 여자는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없어. 없는 편이 이롭다고.” 


“너무 심하게 말한다.” 


“심하기 뭐가 심해. 풍운이 죽이지 않겠다면 내가 대신 죽일게.” 




천유가 활과 화살을 꺼내더니 활시위를 당긴다. 모용보경은 풍운과 천유의 대화를 들으며 처음으로 공포라는 걸 느꼈다. 한 놈은 죽어야 한다고 하고, 한 놈은 죽이지 말자고 한다. 자신의 목숨이 두 사람의 결정에 달린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다. (개새끼들........두고 봐~ 꼭~ 복수 할 거야.) 보경은 차가운 눈으로 풍운과 천유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계속 천유라는 놈이 활을 겨둔다. 보경은 순간적으로 가슴을 덜컹 내려앉았다. 천유라는 놈은 계속 자기를 죽어야 한다고 주장하던 놈이다. 이대로 죽는 건가? 보경은 눈을 감아버린다. 




“천유........내려.” 


“왜~ 여자라서 용서해 주겠다는 거냐?”


“쩝~ 글쎄.........잠깐만.” 




풍운은 보경의 옆에 쭈그리고 앉더니 보경의 아혈을 풀어주었다. 




“한 가지만 물어보자........왜 객점주인을 죽이려 했지.” 


“그........그건.” 




보경은 잠깐 동안 눈빛이 흔들린다. 대답여하에 따라 생사(生死)가 갈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보경의 눈빛이 다시 차갑게 변한다. 구차하게 목숨을 구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죽어라.” 




풍운은 보경의 짧은 답에 쓰게 웃어버리고 만다. 




“비켜. 저런 년은 살려둘 가치가 없어.” 


“죽어. 새끼들아. 내가 구차하게 목숨이나 구결하걸 같아. 죽어서 원귀(寃鬼)가 되어 반드시 복수 할 거야. 빨리 죽어. 죽어봐~ 새끼들아.”


“정말 대책 없이 계집이군. 비키라는 말 안 들려. 저년 목에 바람구멍을 만들어주고 말겠어.” 




천유가 소리치자 풍운은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천유의 활을 잡았다. 




“가자. 죽일 가치도 없다. 그냥 저렇게 살다가 죽으라고 하자.” 


“정말이냐. 정말 저년을 용서하겠다는 거냐.” 


“용서? 글쎄..........내가 아니라고 해도 언제가 복수할 사람들이 있을 거야.” 


“무슨 말이야.” 


“십이사 중에 모용세가에 갚아야할 빛이 있는 사람들이 있어. 그건 나중에 말해 줄게. 자 그만 가자.” 


“치~ 알았다.” 




천유는 활을 거두고 돌아서버린다. 풍운은 보경의 머리에 꿀밤한대를 때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봐~ 꼴통 아가씨........세시진정도 지나면 마혈이 풀릴 거야. 그때까지 스스로을 돌아 봐~ 알았어.” 


“야~ 새끼야...........당장 마혈을 풀지 못해.” 




풍운이 들은 척도하지 않고 돌아선다. 보경은 갑자기 눈물이 왈칵 솟아졌다. 태어나서 이런 치욕은 처음이다. 




“너.......너 이름이 뭐야.” 


“그건 왜 물어!” 


“이름을 알아야 나중에 복수하지. 두고 봐~ 세상 끝까지 쫒아가서라도 꼭 복수할 거야.” 


“풍운이다. 복수하겠다면 언제든지 찾아와라.” 




보경은 풍운이라는 이름을 중얼거린다. 풍운은 천유와 함께 마구간으로 가서 혈선과 천유의 말을 끌고 왔다. 




“저놈들은 그냥 두고 갈 거야.”




천유가 아직까지도 바닥에 쓰려진 척살대를 가르친다. 30여명의 척살대는 풍운과 천유의 의해 병신들이 되었을 거야.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지. 그냥 가자.”


“그것 그렇고.........저년.........정말 저대로 두고 갈 거냐?” 


“왜 자꾸 물어봐. 정말 그녀를 죽이고 싶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세상에 있어서 도움 될 것이 없는 계집에 같아서.........” 


“글쎄.......사람은 태어날 때 나름대로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 저 여인을 하늘이 내려 보냈을 때는 무언가 효용가치가 있어서 보냈을 거라고 생각해.” 


“군자(君子) 같은 말만 하고 있네..........누가 지금의 운을 보고 마수마랑이라고 하겠어.”


“하하하 그런가? 이제 그만 가자. 여기서 지체할 시간이 없다.” 


“정말 그냥 떠날 거야.” 


“자꾸 왜 그래........ 보경에게 미련이 남아.” 


“그게 아니라........어제 객점주인이 생각나서........우리가 끝까지 보호해 주지 못할 걸 알고 짐을 싸서 도망갔잖아. 그래서 하는 말인데........모용세가을 어떻게 처리하고 가야하지 않을까?” 


“어떻게 할까? 모용세가 놈들이 나쁜 놈들이니까 아예 멸문(滅門)을 시켜버릴까?” 


“꼭 그렇게 극단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해도 무슨 방법이 있을 거야.” 


“아니........세상이 바뀌지 않은 한 힘들어. 우리 둘 힘으로 모용세가를 상대하기도 힘들겠지만 운이 좋아서 그들을 멸문시킨다고 해도........어차피 또 다른 모용세가가 나타날 거야. 어쩌면 더 악독한 놈들이 나타날 수도 있겠지. 그리고 결론적으로 나에겐 시간이 없어. 지금 서둘러야 도치일행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쩝~ 무슨 말이지 알았다. 가자.”




풍운과 천유는 다시 악양을 향해 출발했다. 한편 마혈이 제압당한 보경은 이가 부러지도록 이를 갈고 있었다. 자신이 믿었던 30명의 척살대가 번번이 대항도 하지 못하고 전멸하고 자신은 마혈이 제압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춥다.........북풍한설이 몰아치는 겨울보다 춥다. 아마도 마음이 추울 것이다. 날이 밝자 객점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모용세가의 모용보경이다. 우릴 세가로 데려다 다오.” 




보경은 길가는 사람들에게 명령조로 말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보경과 척살대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없었다. 




“어머........저게 누구야. 날수마녀 모용보경 아니야.” 


“꼴좋다. 어제 밤에 협객님들께 당했다고 하더라.........내가 언젠가는 한번은 당할 줄 알았어.” 


“야야~ 저 살쾡이가 듣겠다. 가자~” 




사람들은 마치 더러운 똥을 피하는 것처럼 보경과 척살대를 지나쳐 버린다. 




“으~ 제발 도와죠.........제발 살려줘”




바닥에 쓰려진 무사들도 길가는 행인들에게 사정하지만 그 누구도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은 없다. 




“으~ 누구 걷을 수 있을 놈 없어..” 




척살대 중 한명이 소리를 지르지만 모두 부상이 심해서 움직이질 못한다. 풍운과 천유가 철저하게 척살대의 팔다리만 작살내고 갔기 때문이다.




<<계속>>




---------------------- 작 가 주 ---------------------------------




**각궁 [角弓] : 조선시대의 소나 양의 뿔로 꾸민 활.


후궁·장궁(長弓)이라고도 한다. 각궁의 모양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가 있다. 크게 2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전쟁이나 사냥에 쓰인 것은 궁간상(弓幹桑)·뿔·힘줄·아교·실·칠 등 6가지로 만들고, 운동이나 오락으로 쓰인 것은 궁간상·참나무·대·벚나무·뿔·힘줄·아교 등 7가지로 만들었다. 강(强)·중(中)·연(軟)의 구별이 있어서, 남녀 누구나 자신의 힘에 맞는 것을 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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