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1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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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天上)의 향기 118(애증(愛憎)의 그림자)-6




풍운과 천유가 벽궁세가의 지하석실을 빠져나오니 밤하늘에서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풍운은 삭막하게 변한 벽궁세가를 돌아보더니 객점으로 향했다.




“이제 어디가?”


“객점으로 가자. 비가 와서 노숙하기도 힘들잖아.”


“객점?.........어디 있는데.”


“찾아봐야지.” 


“꼭 객점에 가야 돼.” 


“비까지 오는데 노숙을 할 수는 없잖아........따로 갈 때라도 있어.”


“아........아냐! 가자.”




풍운과 천유가 벽궁세가에서 멀리 떨어진 객점으로 들어가니 점소이가 반갑게 달려왔다.




“어서 오세요. 주무시고 가실 겁니까?” 


“예~ 먼저 방으로 안내해 주세요. 참~ 음식은 내려와서 먹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저희들이 방으로 갔다드리겠습니다.” 




점소이는 혈선(血線)과 천유의 말을 마구간에 집어넣고 객점 이층에 있는 방으로 안내했다. 




“이방입니다. 식사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잠깐만.......방이 하나밖에 없어.”




점소이는 천유와 풍운을 큰방으로 안내했다. 




“둘 분이 함께 주무시는 거 아닙니까?” 


“왜~ 불편해. 불편하게 방을 따로 잡아도 돼” 




풍운의 말에 천유는 방안을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거린다. 




“아냐. 됐어.” 


“그냥 같이 자겠다는 거야.” “응. 같이 자자.” 


“싱겁기는.”




풍운은 점소이에게 식사를 주문했다.




“만두하고 소면을 준비해 주세요. 그리고 오리고기하고 술도 주세요.” 


“알겠습니다.”




점소이가 밑으로 내려가자 풍운은 천유와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어디 침상에서 잘 거야. 천유가 먼저 선택해.” 




방에는 두개의 침상이 있는데 하나는 창가 쪽에 있었고, 한개는 문 쪽에 있었다. 풍운의 말에 천유는 문 쪽에 있는 침상을 선택했다. 풍운은 겉옷을 벗고 침상에 누웠다. 먼 길을 쉬지 않고 달려왔기 때문에 피곤한 모양이다. 천유도 활과 화살을 내려놓고 방의 중앙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무슨 생각해.” 




천유가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자 풍운이 물어본다. 




“그냥...........자꾸만 벽화가 생각나서.” 


“석실에서 보았던 벽화 말이야.” 


“응~ 광검하고 도검을 표현한 삽화들이 자꾸 생각나서........” 


“왜~ 잡히는 거라도 있어.” 


“없어........후광(後光).......아니 차크라에 뭉쳐진 힘을 어떻게 한번에 발휘한다는 건지 이해가 안돼.” 


“음양도에 음양검법이라는 검법이 있어. 전후 각3초로 이루어져 있는데 천지인 삼초가 전삼초고, 광검, 도검, 무검이 후 삼초야.” 


“내가 익힌 국선도에도 국선검법이 있어. 국선검법의 최후 초식에도 광검, 도검, 무검이 있기는 하지만 국선도문 역사상 아직까지 익힌 사람은 없다고 알고 있어. 심지어 아버님께서는 최후 3초는 신(神)의 무공이기 때문에 인간이 익히기 힘들다고 하셨지.” 


“글쎄.........인간이 만든 무공을 인간이 익히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돼.”


“그럼 풍운은 음양검법의 후 삼초를 익혔어.” 


“아니! 나도 익히지는 못했어. 사실대로 말하면 지금까지 실마리조차 못 잡고 있었어. 하지만 이제 개념을 알았으니 익힐 수 있을 거야.”


“정말이야. 풍운은 잡히는 거라도 있어.” 


“내가 음양검법을 펼치면 검이 터져버려. 천유는 어때?”


“뭐~”


“천유도 국선검법을 익히고 있다고 했잖아.”


“글쎄.........나는 국선검법을 익히기는 했지만 검(劍)을 쓰지 않아서 모르겠어.”


“한번도 국선검법을 펼친 적이 없단 말이야. 그럼 국선검법은 어떻게 익혔어.”


“목검(木劒)으로 익혔어.”


“쩝~ 할 말이 없군.”


“조금 전에 검이 터진다고 했지.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음양검법을 펼치면 수라기가 순간적으로 증폭(增幅)되는데 그 힘을 버티지 못하고 검(劒)이 터진다는 말이야. 한마디로 폭탄처럼 터져버려. 그나마 무림십대병기 중 하나인 설비는 터지지 않더군.”


“증폭(增幅)?........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기본적으로 익히고 있는 심법이 수라마령신공이고, 수라마령신공에 의해 생긴 기(氣)을 수라기라고 하는데 수라기로 음양검법을 펼치면 수라기가 순간적으로 증폭되면서 검이 터져버리는 거야.” 


“그래?......왜 그런 증상이 일어나지?”


“나도 예전에는 몰랐는데 천유의 설명과 벽화를 보고 약간 감이 잡혀. 음양검법을 펼치면 하단전과 상단전이 뜨거워지거든.” 




그때 점소이가 술과 음식을 가져 왔다. 점소이가 탁자에 음식을 내려놓고 나가자 풍운도 침상에서 일어나 탁자에 있은 의자에 앉았다. 




“일단 한잔하고 먹으면서 이야기하자.”




풍운은 술을 들어 천유에게 내밀었다. 천유는 잠깐 망설이다가 술잔을 내밀었다. 




“한잔만 마실게.” 




풍운은 술병을 천유에게 내밀었다. 술을 따라달라는 말이다. 하지만 천유는 손을 흔든다. 풍운보고 따라 먹으라는 말이다. 풍운은 피식 웃더니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른다. 따라주기 싫다는 상대에게 억지로 따라달라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자~ 한잔 하자.” 




풍운이 술잔을 들자 천유도 잔을 들었다. 풍운이 술잔을 비우고 천유를 보니 천유는 술잔에 살짝 입만 대고 탁자에 내려놓는다.




“천유는 술 못해.” 


“배부터 채우고 마시려고.” 




풍운은 다시 자신의 잔에 술을 채우고 식사를 시작했다.




“좀 전에 이야기를 하다가 말았는데.........상단전과 하단전에서 일어난 기(氣)가 팔로 전해지는 느낌이 있었어. 즉~ 차크라의 힘이 합쳐지며 수라기가 증폭되는 거야.”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전력을 다해 활을 쏘면 그런 느낌을 받거든.” 


“그래........그럼 그 부분은 설명생략하자........문제는 차크라의 힘은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다는 거야.” 




풍운이 열변을 토하니 입안에 있던 침과 오리고기가 튀어나온다. 천유는 인상을 찌그리더니 오리고기를 먹지 않고 다른 음식만 먹었다. 오리고기에 풍운의 침이 튀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차크라의 힘을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는 무슨 방법이 있을 거야. 참~ 천유도 삼차 차크라까지 각성했다고 했지.” 


“식사 끝나고 이야기하면 안 될까?” 




천유가 인상을 쓰면 말하자 풍운은 멋쩍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식사가 끝나자 풍운은 술을 마신다. 천유의 잔에는 아직도 술이 절반 이상 남아있는데 얼굴이 불게 물들어 있었다. 체질적으로 술을 못 마시는 모양이다.




“그거 마시고 얼굴이 붉어지다니..........천유는 술이 약하구나.” 


“즐겨 먹는 편이 아니라 그래.”




천유는 나머지 술을 마시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풍운도 나머지 술을 모두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침상에 누웠다. 




“천유........자는 거야.” 




천유가 등을 돌리고 누워있자 풍운이 물어본다. 천유는 대답이 없다. 그 사이에 잠든 모양이다. 




“자려면 옷이라도 벗고 자야지. 안되겠군. 내가 벗겨줘야지.”




풍운이 자리에서 일어나 천유에게 다가가자 천유가 몸을 일으킨다. 




“내가 알아서 할게.” 


“잠든 게 아니었어.”


“운의 말을 생각 좀하고 있었어.”


“그래.......뭐~ 생각나는 거라도 있어.”


“없어.........차크라의 힘은 내공하고 틀려. 일종의 생명의 힘인데.......그걸 인간의 의지로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무슨 방법이 있을 거야. 지금부터 찾아봐야지.”


“글쎄..........쉽지 않을 거야. 아직 아무도 그걸 깨달은 사람은 없었잖아.”




풍운은 다시 자신의 침상으로 돌아가려했다. 그런데 밖에서 사람들의 기합소리와 병장기소리가 난다. 




“무슨 일이지.” 




풍운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객점 밑을 내려다보니 일단의 무사들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쳐라.........놈들에게 본가를 거역하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해 보여 줘라~” 


“흥~ 우리가 쉽게 당할 것 같아.”




남색무복을 입은 무사들을 지휘하던 소녀가 검을 뽑는 것과 동시에 백색무복을 입은 무사들의 머리 위로 날아올랐다.




“건방진 자식들.........감히 우리 영역을 침범해. 살려두지 않겠다.”




앙칼진 음성과 함께 소녀가 검을 뿌리니 검에서 검영(劍影)들이 피어나 하얀색 무복을 입는 무사들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막아라.......짱~ 크윽” 




백색무복을 입은 무사들 중 한명이 소녀의 검에 피를 뿌리며 쓰려진다. 소녀는 백색무복을 입은 무사들 사이에 떨어져 다시 검을 뿌리니 검에서 차가운 검영(劍影)들이 피어나 무사들을 향해 날아간다. 백색무복을 입은 무사들이 소녀의 검영(劍影)들을 피해 바닥에 몸을 굴리지만 검영(劍影)들은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무사들을 쫒아가 다리나 팔을 베어버린다.




“크윽~ 잔인한 년..........모두 도망쳐.........날수마녀(捏秀魔女)이다.” 




백색무복을 입은 무사들은 부상당한 무사들을 부촉하며 도망치려했다.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마. 모두 죽어버려” 




소녀의 섬뜩한 명령에 남색무복을 입은 무사들이 백색무복을 입은 무사들을 포위했다. 




“무슨 일이야.” 




천유도 밖으로 나와 밑을 내려다본다. 풍운은 쓰게 웃고 있었다. 날수마녀라고 불린 여인은 바로 모용세가의 모용보경이었고, 남색무복을 입고 있는 무사들은 모용세가의 무사들이었기 때문이다. 




“표정이 왜 그래. 아는 사람들이야.” 


“알지.......아주 잘 아는 사람이야.” 


“누군데.” 


“모용세가의 모용보경이야. 그리고 저기 보이는 놈들은 모용세가의 무사들이야.” 


“아~ 예전에 풍운을 죽이려 했다는 그 모용세가 말하는 거야.” 


“그래~ 바로 그놈들이야.” 




모용세가의 무사들은 백색무복을 입은 무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백색무복을 입은 무사들은 모용보경의 검에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번번한 반항도 하지 못하고 모용세가 무사들의 검에 하나둘씩 쓰려지고 있었다. 밑을 내려다보고 있던 천유의 인상이 구겨진다. 모용세가 무사들이 반항할 힘도 없는 백색무복을 입을 무사들을 도육(屠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목이 날아가며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고, 팔과 다리가 몸에서 분리되어 바닥에 굴려 다닌다. 




“그냥 두고 볼 거야.” 




천유의 말에도 풍운은 씁쓸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백색무복을 입은 무사들은 마마 장백파의 무사들일 것이다. 벽궁세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풍운은 요동일대를 근거로 활동하는 문파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모용보경은 마지막 남은 장백파 무사가 쓰려지자 검에 뭍은 피를 닦아내고 검을 갈무리했다. 




“감히 겁도 없이 우리 세가영역을 침범해. 놈들의 시체는 야산에 갔다버려.” 




모용보경의 명령에 세가무사들이 시체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아........아가씨........오셨습니까?” 




한쪽 구석에 숨어서 싸움을 보고 있던 50대 후반의 주인이 손을 비비며 모용보경에게 달려왔다. 모용보경은 싸늘한 시선으로 다시 검을 뽑아 주인의 어깨에 올렸다. 




“자.......잘.......잘못했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제에게 따린 처자식이 있습니다.”


“감히 본가를 배신하고 장백파에 붙여.”


“살려주세요. 놈들이 협박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흥~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해. 본가를 배신하고 장백파에 붙은 거잖아. 너 같은 놈들은 용서가 안돼.” 




모용보경의 검이 머리위로 올라갔다. 당장이라도 주인을 베어버릴 기세다. 주인은 바닥에 무릎을 꿇어앉아 모묭보경의 치마를 붙잡고 사정한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앞으로는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늦었어.” 




모용보경의 검이 주인의 머리위로 떨어지니 주인은 두 눈을 감았다. 이제 끝났다. 모용보경은 요동일대에서 날수마녀라는 별호로 불릴 정도로 잔인한 여인이다. 




“쨍~” 




모용보경이 비틀거리며 자신의 검을 보니 검에 동그란 구멍이 뚫려있었다. 




“어떤 놈이냐.” 




모용보경이 강기(剛氣)가 날아온 곳을 올려다보니 풍운과 천유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약한 사람 괴롭히지 말고. 그만 물러가라.” 


“방금 날 방해한 놈이 네놈들이냐.” 




풍운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밑으로 뛰어내려 모용보경의 앞에 떨어졌다. 




“지랄 같은 성격은 예나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군. 아니다. 더 심해진 것 같다.” 


“뭐야~ 이런 죽일 놈~.” 




풍운의 말에 모용보경은 분을 참지 못하고 풍운을 공격했다. 보경의 성격상 대놓고 욕하는 풍운을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풍운은 자신의 영태혈(가슴)을 향해 날아오는 검을 피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검을 잡으려 했다. 




“미친놈~” 




모용보경은 검을 살짝 비틀어 풍운의 손목을 자르려 했다. 하지만 풍운의 손도 방향을 틀더니 보경의 검을 잡았다. 




“이.......이럴 수가” 




모용보경은 검을 잡고 낑낑거린다. 검이 바위에 킨 것처럼 꿈쩍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풍운은 차갑게 웃더니 손을 비틀었다. 




“깡~~..........콰~ 꽝~” 




검이 중간에서 부려지며 얼굴이 붉어지도록 검을 당기고 있던 보경은 몸의 중심이 무너지며 탁자에 부디 치며 쓰려졌다. 보경은 벌떡 일어나 씩씩거리며 자신의 머리와 옷을 떨어낸다. 탁자위에 있던 먹다 남은 음식이 보경의 머리와 옷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가씨........어떻게 된 겁니까?” 




시체를 치우려 나갔던 모용세가 무사들이 돌아온 모양이다.




“저놈을 죽어.” 




보경은 무사들에게 풍운을 죽이라고 명령했다. 무사들은 무슨 일이지 몰라 잠깐 망설이더니 대충 상황을 짐작하고 풍운에게 달려들려 했다. 




“쉬이이익~ 퍽~ 윽~” 




검(劍)을 들고 가장 선두로 풍운에게 달려들던 무사가 뒤쪽으로 주르륵 밀려나며 어깨를 붙잡는데 그의 어깨에는 화살하나가 깊숙이 박혀 있었다. 이층에서 지켜보고 있던 천유가 화살을 날린 것이다. 




“쉬이이익~ 쉬이이익~” 




화살이 계속해서 날아와 풍운을 공격하려는 무사들 어깨를 뚫어버린다.




“뭐해~..........다들 한꺼번에 달려들어.” 




보경이 무사들에게 소리치며 자신도 들고 있던 부러진 검(劍)을 버리고 다른 검(劍)으로 풍운을 공격했다. 어깨를 붙잡고 있던 무사들도 서로 눈치를 보다가 풍운에게 달려든다. 풍운은 차갑게 웃으며 허공섭물(虛空攝物)로 바닥에 떨어진 검을 집더니 지옥십팔검을 변형한 3개의 초식 중에서 제2식 천화만변(天華萬變)을 펼치니 검에서 화려한 검영(劍影)들이 피어나 무사들의 향해 날아갔다. 천화만변은 환검(幻劍)과 분검(分劍)을 융합한 초식으로 상대를 죽음의 환상(幻想)속으로 빠트린다. 다시 말해 환검(幻劍)으로 적(敵)을 혼란에 빠트리고 분검(分劍)으로 베어버리는 초식으로 모용세가 무사들은 지옥의 나찰들이 자신들을 공격하는 환상에 빠져 허우적거리니, 풍운의 검에서 피어나 분검(分劍)의 검영(劍影)들은 비틀거리는 무사들의 다리를 베어버린다. 




“죽어라.” 




보경은 풍운이 만들어낸 검영(劍影) 피해 공중으로 솟구쳐, 모용세가의 가전무공인 섬광염라검법(閃光炎羅劍法)으로 풍운의 머리를 베어왔다. 풍운은 머리위에서 떨어지는 검영(劍影) 칠성둔형으로 보경의 검을 피하는 것과 동시에 금나수로 바닥에 착지하는 보경의 목을 잡으려했다. 보경은 입술을 깨물고 공중에서 반 바퀴 회전하여 머리가 땅으로 향하게 하고 풍운의 팔을 베어온다. 풍운은 팔을 거두고 검으로 보경을 검을 쳐내는 것과 동시에 뒤쪽으로 물려났다. 풍운은 금강불괴라 보경의 검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제압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소하가 정성스럽게 지어준 옷이 상할 것을 염려해 보경의 검을 피한 것이다. 땅에 착지한 보경은 풍운이 후퇴하자 자신감이 충만하여 섬광염라검법(閃光炎羅劍法)의 ‘염라파파’라는 초식으로 풍운의 전중혈(가슴)을 공격한다. 풍운은 자신의 실력도 모르고 계속해서 공격하는 보경을 향해 지옥십팔검의 변형초식인 전광쾌검(電光快劍)을 펼치니 보경이 만들어낸 검영(劍影)들이 종이처럼 찢어진다. 풍운은 검(劍)을 눕혀 보경의 곡지혈(팔뚝) 가격하니 보경은 팔이 마비되며 검을 떨어트린다. 풍운은 검으로 보경의 목을 거두었다.




“헉~ 이..........이건” 


“알량한 무공과 지위를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버릇은 여전하군.”


“이런........이~ 이~ 잔소리 집어 치우고 깨끗하게 죽어라.”




보경은 입술을 깨물고 눈을 감아버린다. 풍운은 쓰게 웃더니 검을 던져버린다.




“가라!” 




풍운의 짤막한 말에 보경은 부르르 떨었다. 




“이름 뭐야.” 




보경의 말에 풍운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층으로 향했다. 




“이름이 뭐야. 개자식아.” 


“꺼지라고 했지. 계속 떠들면 정말 죽어버린다.” 




풍운의 차가운 말에 보경은 말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아가씨........그만 가시죠. 우리들 상대가 아닙니다.” 




바닥에 쓰려져 있던 무사가 힘들게 있어나 보경을 설득하는데 무사는 다리를 쩔뚝거리고 있었다. 보경이 주위를 돌아보니 세가무사들 모두가 어깨와 다리에 부상을 당했다. 천유의 활과 풍운의 검에 부상을 당한 것이다. 




“두고 보자.........절대 그냥 두지 않겠어........가자.” 




보경이 차가운 표정으로 객점을 나가버리니 바닥에 쓰려졌던 무사들도 황급히 도망친다.




“아이구.........이제 망했다.........망했어.” 


“주인님 빨리 떠나야 합니다. 저 살쾡이가 화가 났으니 여기서 꾸물거리다가는 죽어요.” 




보경과 무사들이 모두 떠나자 초조하게 싸움을 지켜보던 주인이 바닥에 주저앉으며 중얼거렸고, 점소이가 주인에게 달려와 하는 말이다. 이층으로 올라가던 풍운이 주인에게 다가왔다.




“아니 왜 도망간단 말입니까?” 


“아~ 은인에게 인사도 못 들렸군요. 우리 주인님을 살려주셔 감사합니다. 무사님들도 어서 피하세요. 이곳에 있으면 위험합니다.” 


“왜 피하라는 말입니까?” 




점소이는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치더니 말을 시작했다. 




“방금 보셨던 소녀는 모용세가의 소공녀로 이곳 요동지방에서는 날수마녀라고 불리는 여인입니다. 성질이 포악하고 손속이 잔인해서 붙어진 별호죠. 그녀는 자신의 뜻에 거슬리는 사람은 용서치 않습니다. 비록 지금은 물려갔지만 잠시 후에 모용세가의 무사들을 이끌고 다시 올 겁니다. 자~ 다른 분들도 어서 피하세요. 어서요.” 




점소이의 말이 끝나기 전에 벌써 객실에 있던 손님들 중 일부는 짐을 챙겨서 도망치고 있었고, 객점에서 일하던 주방장이나 점소이들도 짐을 챙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바닥에 앉아 있던 주인도 자리에서 일어나 풍운에게 인사를 했다. 




“구해주셔 감사합니다. 어서 손님들도 떠나세요. 저도 이제 떠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다들 그들이 무사들이 무서워서 도망치겠다는 말입니까?” 


“손님은 타지(他地) 사람이라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이곳 요동에서 모용세가의 말은 법으로 통합니다. 그나마 장백파가 모용세가를 견제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장백파 놈들도 모용세가 놈들과 별다를 것이 없는 놈들입니다.” 




풍운은 한숨을 쉬었다. 백도 무림이 섞었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횡포가 심할 줄은 몰랐다. 




“얼마 전에 옆 마을에서 포목점을 하던 송씨도 모용세가에 끌려간 이후 지금까지 소식이 없습니다. 아비를 찾아갔던 딸도 아직 소식이 없어요.”


“왜 끌려갔어요?” 


“장사가 안돼서 몇 달 세금을 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세금이요?........세금은 관(官)에 내는 거 아닌가요? 왜 모용세가에 세금을 내요.” 


“물론 관에도 세금을 내야합니다. 하지만 모용세가가 받치는 돈에 비하면 관에서 걷어가는 세금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놈들에게는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매출의 절반이상을 꼬박꼬박 받쳐야 합니다. 안내면 잡혀가는 거죠.” 


“관(官) 고발해야죠?”


“허허허~ 관이요?........관정에 고발했다가는 죽음을 면치 못합니다. 또 관(官)에 고발해도 소용없어요. 관청도 모용세가에서 하는 일은 모른 척합니다. 모용세가 놈들에게 받아먹은 뇌물이 있으니 모른 척하겠죠. 이런.........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놈들이 몰려오기 전에 도망가야 합니다.” 




주인은 말을 중단하고 내실로 들어가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층에 있던 천유가 훌쩍 뛰어내려 풍운의 겉에 떨어졌다. 




“왜 그냥 보내 준거야.”


“무슨 말이야.”


“모용세가 놈들에게 원한이 있잖아. 이번에 좋은 기회 아니었어.”


“은혜는 가슴에 새기고 원하는 바람에 날려 보내라고 했어. 뭐~ 내가 성인군자는 아니고.........그냥 그놈들 몇 놈 죽인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을 것 같아서 보내 줬어.”


“그래..........하기는........그런데 저 사람들은 모두 도망가는 거야.” 


“그런 모양이야.” 


“왜 도망가?” 


“모용세가가 무서운 모양이야.” 


“그렇구나.......그럼 우리도 도망가자.” 




풍운은 피식 웃었다. 




“천유도 그놈들이 무서워.” 


“아니..........귀찮아.” 


“하하하~. 그래 천유가 그런 놈들을 무서워할 사람이 아니지.” 


“운은 어떻게 할 거야.” 


“피곤해. 여기서 잘 거야.” 


“놈들이 다시 오면 혼내주려고......” 




풍운이 대답대신 빙긋이 웃기만하니 천유는 바닥에 떨어진 화살들을 줍고 나서 이층으로 올라간다. 




“무사님들도 어서 떠나세요. 위험합니다.” 




주인이 짐을 챙겨서 부인과 자식의 손을 붙잡고 나왔다. 




“저 때문에 떠나시는 군요. 죄송해요.” 


“무슨 말씀을........무사님이 아니었으면 벌써 죽은 목숨입니다.” 


“그냥 이곳에 계세요. 저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무사님 계시니 안심한다고 해도 무사님이 언제까지 지켜주실 순 없잖습니까. 그냥 마음 편하게 떠나겠습니다.” 




주인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풍운이 언제까지 이들을 지켜줄 수는 없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조심해서 가세요.” 


“휴~ 어딜 가나 마찬가지겠지만 일단 떠나야죠.”




주인과 가족들은 풍운에게 인사하고 삶의 터전인 객점을 버리고 떠났다. 이제 객점에는 풍운과 천유만 남았다. 객점에 투숙하고 있던 손님들과 종업원들도 모두 떠난 것이다. 풍운이 방으로 올라가 보니 천유가 침상에 앉아 화살을 점검하고 있었다. 




“뭐하는 거야.” 


“화살 점검 중이야.” 


“왜~” 


“미리 준비해야지.” 


“천유는 궁술만 익혔어.” 


“아니 권장지검 모두 익히고 있어.” 




풍운이 천유의 옆에 앉자 천유가 슬며시 일어난다. 풍운은 피식 웃었다. 향상 이런 식이다. 




“왜 갑자기 일어나.” 


“응~ 소........소변이 급해서.” 




천유는 화살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간다. 풍운은 하품을 하며 침상에 누워보니 천유가 앉아있던 자리에서 창포(菖蒲)향이 난다. 천유는 문 앞에서 가슴에 손을 얻고 있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천유는 고개를 흔들고 복도를 서성거리다가 다시 방으로 들어가 보니 풍운이 자신의 침상에 서 자고 있었다. 천유는 잠자는 풍운의 얼굴을 살펴보다가 한숨을 쉬고 풍운의 침상에 누웠다. 




“풍운.......자는 거야.” 




천유가 물어도 대답이 없다. 천유는 살며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자리에 누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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