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4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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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天上)의 향기 148(반근착절(盤根錯節))-24




금막비가 당령과 귀왕사영을 두고 선실로 들어가자 선실에서는 풍운일행이 각자 군산에서 보고 온 것을 정리하고 있었다. 




“어~ 왜 혼자에요. 당령하고 그놈들은 어떻게 됐어요?” 




금막비가 혼자 들어오는 것을 복 도치가 물어본다. 금막비는 대답하지 않고 빈의자에 앉더니 입맛을 다신다.




“모두 밖에 있어요........여러분 볼 면목이 없습니다. 저 때문에........”


“별말씀을.........그놈들은 어떻게 처리하기로 했어요.” 


“당령의 종으로 만들었습니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죠?” 




풍운의 물어보자 금막비는 피식 웃으며 말한다. 




“놈들에 독(毒)을 먹이고 당령에게 해약 주었습니다.” 


“독(毒)이요? 그놈들은 독(毒)의 고수들이잖아요?”


“독(毒)은 종류가 많습니다. 특히 몇 가지 독(毒)을 혼합하는 경우에는 아무리 독(毒)의 고수라도 어떤 독(毒)인지 파악하기 힘들어요. 해약을 만든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죠. 하여튼 놈들은 이제 당령의 말에 무조건 복종할겁니다.” 


“당령님에게 해약을 강제로 빼앗을 수도 있잖아요.” 


“놈들이 중독된 독(毒)은 마령단과 비슷합니다. 주기적으로 제가 만든 약을 먹지 않으면 죽어요. 엄밀하게 말하면 당령이 가진 약도 해약은 아니라는 말이죠.” 


“대충 무슨 말씀인지 않겠습니다. 귀왕사영이란 놈들이야 당령님의 종이 되었다고 치고........사천당가가 이대로 물려서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실 겁니까?” 


“고민할 것도 많다. 그냥 오는 족족 죽어버리면 간단하잖아.” 




풍운의 물음에 금막비 대신 도치가 대답하니 사람들은 빙그레 웃는다. 도치의 단순무식한 사고방식이 이번에는 정답인 모양이다. 풍운도 사천당가 문제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지 않는다. 이미 사천당가를 비롯한 구파일방과 칠대세가가 자신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무림군을 파견했다. 사천당가도 무림군의 일부이며, 그들이 특별히 많은 수의 무사들을 보낸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것도 없다.




“사천당가 문제는 나중에 생각합시다. 일단 배화교를 상대하는 것이 급해요. 자자~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죠. 그러니까 배화교 놈들이 마을 사람들을 감시 하고 있다는 말이죠.” 




풍운일행은 각자 군산에서 보고 온 것을 정리하며 배화교를 상대할 계책을 논의했다. 풍운일행이 동정호를 순시하는 배화교와 흑룡방배들을 따돌리고 풍랑채로 돌아왔다. 동정호을 자신의 손바닥처럼 환하게 알고 있는 동정십삼혼에게 배화교와 흑룡방의 배들을 따돌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풍운일행이 돌아오자 조철봉과 채주들이 회의장으로 모여들었다. 




“모두 이렇게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네. 수고들 많았어.” 




조철봉의 말에 풍운이 대표로 일어나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사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저희들이 파악한 현황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동정호 일대는 배화교를 대신하여 흑룡방 놈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흑룡방 놈들은 자신들의 배들은 나루터에 두고 군산에서 포획한 배를 이용하고 있는데 배를 짓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군산에서 잡힌 포로들이라고 합니다.” 


“그럼 우리 형제들이 놈들의 배를 젓고 있단 말인가?” 


“그럼 셈이죠.” 


“죽일 놈들........마을은 어때요.” 


“마을은 배화교 흑풍대 놈들이 지키고 있는데........무수한 강간이 행해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가........강간?” 




풍운의 말에 채주들은 분노에 부들부들 떨었다. 마을에 있는 사람들은 바로 자신과 동료들의 가족들이다. 다시 말해 흑룡방 놈들에게 강간당하고 있는 여인들은 바로 자신과 동료들의 부인과 딸들이니 이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풍운은 자신들이 본 사실을 하나도 남김없이 자세히 말해주니 여기저기에서 한숨과 분노에 찬 심음소리가 흘려 나왔다. 




“이상으로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빠드득~ 죽일 놈들.........당장 군산으로 쳐들어갑시다.” 


“그래요. 당장 쳐들어갑시다.” 




분노에 찬 채주들은 당장이라도 군산으로 쳐들어가자는 분위기다. 




“잠깐만.........모두 진정들 하세요. 지금 쳐들어가는 것이 급한 것이 아닙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뇌옥에서는 동료들이 죽어가고 있고, 마을에 있는 마누라와 딸자식들이 강간당하고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급할 것이 없다니요?”


“놈들이 가족과 동료들을 죽인다고 협박하면 어떻게 할 겁니까? 극단적으로 말해서 동료와 가족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면 우리가 그들을 공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철봉의 냉철한 말에 채주들은 말을 못한다. 지금까지 배화교의 행동을 보면 조철봉의 말대로 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꽝아아앙~ 빌어먹을..........그럼 대체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공격도 못하고.......그냥 이대로 시간만 보내자는 말입니까?” 




채주 한명이 탁자를 주먹으로 치며 벌떡 일어난다. 




“여러분........모두 진정들 하시고 제 말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풍운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격은 나중에고 일단 군산에 잡혀 있는 가족들과 동료들을 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제가 한 가지 제안을 하죠. 이건 군산에서 돌아오면서 운당주 등과 논의한 겁니다. 제가 말해도 되겠습니까?”




풍운이 말을 끊고 채주들을 돌아보자 조철봉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말해보게.”


“기회를 주셔 감사합니다. 일단 군산이 섬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두 번째 주목할 것은........현재 군산에는 배화교 및 흑룡방의 수많은 무사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겁니다. 세 번째.........군산에 남아있는 식량은 한정도어 있습니다. 즉~ 군산은 섬이라 외부에서 물자를 조달하지 않으면 굶어주는 다는 말입니다. 이 세 가지 사실을 염두에 한 가지 작전을 구상했습니다. 이 작전은 단계별로 진행되어야 합니다.........일단계로 현재 동정호를 장악하고 있는 흑룡방의 배들을 몰아내고 우리가 동정호를 장악해야 합니다...........일 단계 작전이 성공하면 이 단계 작전으로 군산의 해안을 봉쇄합니다. 즉 군산을 고립시켜버리는 겁니다. 그럼 식량이 떨어진 놈들은 어떻게 해서든 해상 봉쇄를 풀기 위해 군산에서 기어 나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삼단계로........놈들이 초조해진 틈을 타서 가족들과 뇌옥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구출합니다. 이 작전은 그때 상황을 고려해서 새로 만들어야겠죠. 그다음은........군산으로 쳐들어가는 겁니다. 이상 저희들이 구상한 기본 작전을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이 작전이 최선은 아닌 겁니다. 우리가 논의해 보면 더 좋은 작전이 나올 수도 있겠죠.”




풍운이 말을 마치고 자리에 앉자 채주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풍운의 말한 작전에 대해 나름대로 의견을 교환하는 모양이다. 




“모두 조용히 하세요. 풍운님의 제안 외에 다른 의견이 있는 분들은 말씀하세요.”


“채주님.........현재로써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다른 의견은 없습니다.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합니다.”


“풍운님 말대로 합시다. 무슨 짓이든 해야 하지 않습니까?”




채주들은 풍운의 계획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풍운의 계획이 현재로써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풍운님 계획대로 하기로 결정합시다. 그럼........이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합시다.”




조철봉이 풍운이 제시한 작전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 논의하려는데 회의장에 무사한명이 들어와 운상각의 귀에 속삭인다.




“잠시만 주목해 주세요. 풍운님..........혹시 유미림님이라는 분을 아세요. 지금 밖에 유미림이라는 분이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미림님이 찾아와요?..........제가 나가보겠습니다. 아니다. 이곳으로 모셔오세요.”




풍운은 유미림이 십이사 중의 한사람이란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 무림군을 감시하고 있어야 할 유미림이 갑자기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풍운일행이 기다리고 있으니 잠시 후에 유미림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먼저 주위를 들러보더니 풍운이게 전음을 보냈다.




‘일사님........홍인이 이끌고 있는 무림군이 이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수랑이 저보고 소식을 전하라고해서 먼저 왔어요.’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유미림의 말에도 풍운은 놀라지 않는다. 무림군의 공격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총재주님........홍인이 이끄는 무림군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무림군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예! 아마 저희들을 잡기 위해 오고 있을 겁니다.”


“미친 자식들........배화교가 코앞까지 쳐들어 왔는데........잘 하는 짓이다. 쩝~ 풍운님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이곳을 정리하고 바로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무림군은 무시하고 일 단계 작전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자네들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풍운의 말에 조철봉이 채주들에게 물어보자 채주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린 총재주님과 풍운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자자~ 모두 일어나 준비하자.”




채주들은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출항준비를 서둘렀다. 풍운일행과 장강수로십팔채의 모든 군사들은 풍랑채를 버리고 동정호로 출발하려는 것이다.




넓은 선실에 풍운일행과 조철봉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이들은 무림군을 피해 풍랑채를 버리고 동정호로 나왔으며 현재 조철봉과 풍운일행은 가장 큰 대장선에 같이 타고 있었다. 그리고 각 채의 채주들은 각자 자신의 배를 지휘하고 있다.




“이제 시작이로군.........조금만 더 가면 동정호야. 자네들 보고대로라면 곧 흑룡방 놈들이 나타나겠군.”


“좀 전에도 말했지만 놈들을 막무가내로 공격하기는 힘들어요. 놈들의 배를 젓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장강수로십팔채의 형제들이기 때문이죠.”


“알고 있어. 하지만 우리가 동정호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놈들의 배들을 물리쳐야 해. 형제들이 있다고 공격하지 못하면 무조건 우리의 패배야. 그리고 자네도 알겠지만 놈들의 배에는 화포까지 있어. 즉 놈들의 배에 침몰시키지 않고 가까이 접근해서 흑룡방 놈들만 죽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이네. 화포 때문에 우리가 접근하기도 전에 전멸할 수도 있기 때문이야.”


“참! 그 화포 말입니다. 어떻게 구하신 겁니다. 화포는 관(官)에서 엄격하게 통재하는 무기 중에 하나 아닙니까?”


“그건 방법이 있었지. 자네도 알지만 대륙의 강과 운하를 왕래하는 대부분의 상선은 우리 장강수로십팔채의 보호를 받고 있어. 관(官)에 소속된 배라고 예외는 아니야. 그리고 관(官)원들이고 모두 청렴결백(淸廉潔白)한 놈들만 있는 것은 아니네.”


“한 마디로 뒷구멍으로 나온 무기들이란 말이군요.”


“대충 그런 셈이지. 그런데 말이야.......지금 생각해보면 우리의 전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장만한 화포들이 도리어 우리의 발목을 잡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 이래서 인생사라는 것이 한치 앞을 모른다고 하는 모양이야.”


“당시에는 이렇게 될 줄 몰랐겠죠. 그건 그렇고.........총채에 있던 배들에는 모두 화포가 있는 겁니까? 저번에 보니 호인채도 화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던데..........”


“우리가 화포를 장만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아. 한 일년쯤 되었을 거야. 그리고 우리가 빼돌린 화포의 수가 많지 않아서 총채에 있던 배들과 호인채 및 풍랑채 등 규모가 큰 채의 배들에만 배치되어 있네.”


“그럼..........현재 우리가 가진 배에는 화포가 없는 겁니까?”


“지금 여기 모인 배는 총 45척이야. 그 45척 중에서 10척의 배에는 화포가 설치되어 있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빼앗긴 20여척의 배들은 모두 화포로 무장하고 있다는 거야.”


“심각하네요. 우리가 가진 총 45척의 배중 10척의 배에만 화포가 있고.........흑풍대 놈들이 가진 20여척의 배에는 모두 화포가 있다는 말이네요.”


“놈들이 우리 배를 이용하고 있으니 그럼 셈이지.”


“화포!..........이건 양면의 검(劍)입니다. 장인어른........채주들에게 절대 화포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세요.”


“뭐~ 무슨 말인가? 우리의 강점을 버리라는 말인가?”


“놈들의 배에는 장강의 형제들이 있기 때문에 절대 침몰시키면 안 됩니다. 저에게 생각이 있어요. 제 말대로 해 주세요.”


“혹시 동정십삼혼과 운상각에게 우리 선단(船團)보다 먼저 흑룡방 배들을 감시하라고 한 것과 연관된 것인가?”


“맞습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빠를 것 같군요. 우리가 흑룡방 배들을 제압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화포 없이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화포를 사용하면 안 됩니다. 아무리 무림과 관(官)이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고 해도 관(官)에서 금지한 무기를 사용하면 우리에게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알았네. 자네들을 믿어보겠네.”


“감사합니다..........일단 우리들의 뜻을 각 채주들에게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풍운은 선실에서 나와 금막비 일행을 따로 불렸다. 넓은 선실.........금막비, 조옥선, 당령, 귀왕사령, 도치 등이 집합했다. 




“천유..........한 가지 물어보자.........천유의 화살사정거리가 얼마나 되지.”




풍운이 천유에게 질문하자 천유는 활과 화살을 꺼내 만져본다. 




“그걸 왜 물어보는 거야...........활의 사정거리는 활과 화살의 재료에 따라 달려져. 무거운 화살을 사용하면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사정거리가 늘어나고.........가벼운 화살을 사용하면 사정거리가 줄어드는 대신 정확도는 높아지는 법이야. 그리고 사실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지만.........활이라는 것이 꼭 화살만 쏘는 것은 아니야. 활로 강기(剛氣)도 날릴 수 있어. 일종의 탄지신통과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면 돼.”


“후후후~ 역시 내가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군.........나는 활을 쓰지는 않지만 천유가 활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가끔 엉뚱한 상상해 해 봤어. 내가 지풍을 사용하는 것처럼 활로 강기(剛氣)를 날릴 수 있지 않을까하고 말이야. 지금 천유의 말은 그게 가능하다는 말이잖아.”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문제는.........강기(剛氣)도 일종의 기(氣)이기 때문에 장시간 본래의 유력을 지속하기는 힘들다는 거야. 활로 강기(剛氣)를 쏘는 것은 검(劍)으로 어검술을 발휘하는 경지와 비슷해. 그만큼 힘들다는 거야.”


“방금 천유는 가능하다고 했잖아.”


“불가능하지는 않아. 다만 내가 기(氣)가 부족하기 때문에 활로 강기(剛氣)를 날릴 수 있는 사정거리가 한정되어 있다는 거야.” 


“음~ 그래...........천유가 3차 차크라까지 각성했다고 했지.........쩝~ 내가 그걸 미처 생각지 못했군.”


“말 돌리지 말고..........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




천유의 말에 풍운이 천유에게 손을 내밀었다. 활을 달라는 말이다. 천유는 풍운에게 활을 내밀었다. 풍운은 활의 여기저기를 살펴보더니 활시위를 당겨보니 활이 곧이라도 끊어질 것 가처럼 휘어진다.




“그만해..........더 당기면 끊어져.”




풍운은 활을 놓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천유..........화포의 사정거리가 길어, 화살의 사정거리가 길어.”


“정확도를 따지지 않는다면 화포의 사정거리보다 활의 사정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다만 좀 전에도 말했지만 활의 사정거리가 늘어나면 그 만큼 정확도는 떨어져.”


“그건 상관없어........화포의 사정거리보다 멀다면...........방법이 있어.”


“무슨 말이야.”


“잠깐........활보다 유성우의 사정거리가 더 길어요.”




조용히 듣고 있던 금막비가 풍속에서 유성우를 꺼냈다. 풍운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금막비님.........유성우는 하나밖에 없잖아요. 일단 제 말이 끝나면 말씀하세요........천유 활에 화약을 매달면 사정거리가 줄어드나.”


“화약..........무게의 차이가 있지만........어느 정도의 무게라면 사정거리를 늘리는데 도움이 되겠지.”


“좋아. 쩝~ 이런 경우는 악무룡이 있어야 하는데........악무룡의 벽력탄이 이럴 때는 딱 좋은데 말이야.”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풍운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답답하다는 듯이 물어본다. 




“간단해..........나는 적선(敵線)의 상층부에 있는 흑룡방 놈들만 박살낼 생각이야. 즉~ 배를 침몰시키지 않고 배를 운행하는 놈들만 처리하겠다는 거야. 그래서 활의 사정거리와 화약의 효용에 대해서 물어봤어. 쉽게 설명하면 천유의 화살에 화약을 장착해서 발사하면.........화포보다 멀리 날아가면서........배의 갑판에 있는 놈들만 박살낼 수 있잖아.”


“음~ 가능하군........네가 한번 연구해 볼까?”


“일사님........이런 것도 가능합니다. 화약대신 독(毒)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저나 귀왕사영이 가진 독(毒)을 적절히 사용하면.......배의 시설물을 상하게 하지 않고 적군(敵軍)만 몰살 시킬 수도 있습니다.”


“아~ 그 방법이 있었군요..........당령님.........귀왕사영에게 부탁할 수 있나요.”




풍운의 말에 당령이 귀왕사영을 쳐다본다. 귀왕사영은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일단은 당령의 뜻에 따라야 한다. 당령이 자신들의 목숨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풍운은 대략적인 적전구상을 끝냈다. 이제 실행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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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일행을 태운 마차가 풍랑채로 향하고 있는데 무사 한명이 마차로 달려왔다. 바로 풍랑채에 있는 조철봉에게 서찰을 전하기 위해 먼저 출발했던 무사다. 




“그래! 서찰은 전했습니까?”


“서찰을 전하기는커녕 정문도 통과하지 못하고 쫓겨났습니다.”


“예! 당신이 무림군의 전령(傳令)이라는 것을 알고도 그런 대접을 했단 말입니까?”


“예! 제가 화산의 일대제자이며 새로 구성된 무림군의 전령이라고 했는데도 돌아가라는 대답뿐이었습니다.”


“알겠습니다. 수고했어요.”




홍인이 마차 문을 닫고 란과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그들도 전령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현원자는 입 꼬리가 올라가고 입을 삐죽거리고 있었고, 화명원은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듯이 바닥에 누워 술이나 마시고 있었다. 




“홍인님........놈들이 사호팔랑과 한편이 되기로 한 모양입니다. 사호팔랑의 행동이 우리의 예상보다 민첩하네요. 벌써 장상수로십팔채를 포섭하다니..........음~~~”




한쪽에 있던 란의 말이다. 란은 장강수로십팔채가 풍운일행과 손을 잡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군산을 공격한 놈들이 배화교이며, 배화교는 사호팔랑과 장강수로십팔채의 공동의 적(敵)이기 때문이다. 또한 장강수로십팔채 입장에서 당장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들이 사호팔랑이니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장강수로십팔채 놈들이 끝까지 사호팔랑을 보호하겠다고 나서면 우리가 공격하기도 곤란하지 않습니까?”


“흥~ 그런 도둑놈들이야 대충 쓸어버리면 그만 아닙니까? 차라리 잘 됐어요. 이번 기회에 장강놈들까지 쓸어버리죠.”




란이 대답하기 전에 현원자가 이를 갈며 이야기했다. 현원자가 생각하기에 장강수로십팔채 놈들은 해적질이나 일삼는 수적(水滴)무리에 지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일단 진격합시다. 놈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홍인이 이끄는 무림군은 길을 서둘러 풍랑채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들이 풍랑채에 도착해서 본 것은 쥐새끼 한 마리 남아있지 않은 삭막한 풍랑채의 모습이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쥐새끼 한 마리 없어요.”


“신풍개님을 불려오세요.”




홍인일행이 마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려보다가 개방의 신풍개를 불렸다. 




“부르셨습니까?”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풍랑채에 장강수로십팔채 놈들과 사호팔랑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도 방금 본방의 형제들에게 다시 확인해보니.........우리가 도착하기 한 시진(2시간)전에 풍랑채의 모든 무사들이 배를 타고 동정호로 나갔다고 하더군요.”


“빌어먹을.........완전히 장강수로십팔채 놈들이 사호팔랑에게 넘어갔군..........대장........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우리도 당장 놈들을 쫓아가야지.”




현원자가 이를 갈며 말하자 홍인은 난감한 표정으로 동정호만 바라본다. 현원자의 말대로 사호팔랑을 쫓아가야 하지만 그들은 배를 타고 동정호로 나가버렸다. 자신들에게는 당장 놈들을 추적할 배가 없는 것이다. 




“당장 배를 구할 방법이 없을까요? 놈들을 추적하기 위해서도 배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찾아보면 백도무림 중에서도 배를 가지고 있는 문파들이 있을 겁니다.”


“신풍개님.......부탁합니다. 최대한 빨리 구해주세요.”




신풍개는 개방의 정보만을 이용해 배를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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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상에 있는 사해방주의 집무실에 마양과 육철량이 한자리에 앉아 있었다. 마양은 배화교가 육철량의 요구조건을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즉 자신들과 손을 잡는다면 육철량이 대륙상회를 장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말이다.




“이제 결정하시죠.”


“제가 여러분을 도와드릴 일이 뭐죠? 세상일에 공짜는 없지 않습니까?”


“우리가 군산을 접수하고 호인채를 박살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우리는 본래 장강수로십팔채의 총재주를 죽이고 장강수로십팔채를 접수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이 여의치 않아 총채주인 조철봉 놈이 도망쳐서 우리에게 복수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 보고에 의하면 놈들이 풍랑채에서 출발하여 동정호로 향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방주님께서 장강수로십팔채를 접수하셔도 좋고.........우리와 힘을 합쳐서 놈들을 몰살시켜도 좋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방주님이.......대륙의 강과 수로를 장악하는 겁니다.”




마양의 말을 들고 사해방주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거린다. 마양이 말을 힘들게 하는데 결론적으로 배화교를 도와 장강수로십팔채를 박살내고 대륙의 강과 수로를 장악하자는 말이다. 또는 능력이 있으면 장강수로십팔채를 배화교 대신 장악해도 된다는 말이다.




“사실 장강수로십팔채와 본방은 지금까지도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본방은 물자를 안전하게 수송하기 위해 장강수로십팔채의 힘이 필요했고, 장강수로십팔채는 본방이 내는 통행세가 총 수입의 일정부분을 차지하고 있죠. 일종의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인데........지금에 와서 장강수로십팔채를 배신한다는 것은 양심에 찔리는군요.”


“장부가 큰 뜻을 펼치기 위해서 희생이 필요한 법입니다. 양심 때문에 이번처럼 좋은 기회를 져버리시겠습니까?”


“하하하~ 당연히 아니죠. 이렇게 하죠. 장강수로십팔채 사람들 중에서 우리가 설득하면 우리 편이 되어줄 사람이 있을 겁니다. 제가 사람을 보내 장강수로십팔채 사람들을 설득해 보겠습니다.”


“그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군요. 하지만 지금은 발등에 불을 떨어진 상황입니다. 풍랑채에 있던 놈들이 동정호로 출발했어요. 이건 바로 우리와 전쟁을 벌이겠다는 뜻입니다.”


“음~ 좋아요. 우리도 성의를 보여야겠죠. 우리 선단(船團) 중에서 전투함 10여척을 바로 동정호로 출발시키면 되겠습니까?”


“그렇게 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바로 출발시키겠습니다.”




사해방주는 전서구를 보내 동정호에 있던 사해방 전투함을 동정호로 출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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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방주의 처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객점에 머물고 있던 마수일행은 마양을 태운 마차가 사행방주의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행방주의 집에서 전서구 한 마리가 동정호 쪽으로 날아가는 모습도 확인했다.




“다정화님........마양과 사해방주가 만나서 무슨 말을 주고받았을 까요?”


“아마 손을 잡기로 합의했을 겁니다. 사해방에서 배화교의 제의를 거절하긴 힘드니까요?”


“휴~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군요. 그런데 저기 날아가는 전서구도 또 뭐죠.”


“전서구가 날아가는 방향으로 보아 동정호 쪽입니다. 아무래도 동정호 쪽에 변화가 있는 모양이군요. 제가 사람을 시켜 무슨 일이지 알아보겠습니다.”




다정화는 사람을 불려 동정호의 동향에 대해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이제 저희들도 움직여야겠네요. 제가 일단 대륙상회의 장을 만나보겠습니다.”


“그게 가능합니까?”


“가능 할 겁니다. 절 믿어보세요.”






<<계속>>




ps : 제가 **를 떠난 것으로 오해하신 분들이 있더군요. "떠나고 싶다."는 말은 가끔 했지만 "떠납니다."라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제가 가긴 어딜 갑니까? 하하하~ 


천향을 기다리시는 분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요즘 들어서 제 개인적인 일이 많아 천향을 쓸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처럼 매일 올리기는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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