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3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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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天上)의 향기 137(반근착절(盤根錯節))-13




사천당가의 건물들이 즐비한 하늘에 전신구 한 마리가 선회하더니 높다란 건물의 창문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에 있던 사내는 익숙한 동작으로 전신구 다리에 묶여 있는 통에서 서찰을 꺼내 펼쳐보더니 곧바로 상부에 서찰을 전했고, 서찰은 다시 가주에게 전달되었다. ‘독심천수(毒心千手) 당순기’는 아침에 자신에게 전달된 당령의 서찰을 읽다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서찰을 박박 찢어버렸다. 




“이런 미친년.......그놈이 어떤 놈인데 그놈을 따라가? 그년이 정신이 있는 년이야 없는 년이야. 어이구~ 속 터져. 이걸 그냥”


“꽝~”




사천당가의 가주이자 당령의 아버지인 당순기는 솟구치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앞에 있던 탁자를 내리치니 탁자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다. 서찰의 내용은 간단했다. 친척의 병이 깊어져 급하게 약을 가질려 세가로 돌아오던 중 금막비를 만난 그를 따라가기로 했다는 내용과 친척의 병이 깊어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위험하니 자기 대신 다른 사람을 시켜 빨리 약을 전하라는 내용이다. 




“하나 있는 딸년이라고 오냐오냐 키웠더니.......이런 죽일 년~”




당순기가 화가 난 이유는 당령이 자신의 명을 어기고 멋대로 행동하기 때문이 아니다. 당령이 아니라도 약을 전할 사람은 많다. 엉덩이에 뿔난 망아지처럼 사사건건 부모에게 반항하는 당령이 모처럼 세가를 벗어났으니 잠시간의 이탈행위를 하는 것쯤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놈을 따라갔다는 것은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금막비.........그놈이 누구인가? 세가의 반역자가 아닌가? 그놈은 세가비전인 유성우의 설계도를 찢어버리고 유일하게 하나 있는 유성우까지 훔쳐간 놈이다. 또한 세가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 놈이다. 놈에게 죽은 당가의 식솔들이 얼마인가? 그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입에 거품 물고 기절할 것이다. 한 마디로 당장 모가지를 비틀어도 시원찮을 놈인데, 그놈이 따라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당순기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귀왕사영(鬼王死影)’을 불렸다. 당령이 세가의 반역자인 금막비와 함께 있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기 전에 최대한 빨리 금막비를 제거하고 당령을 데려와야 한다. 잘못하면 당령이 반역자로 몰리고 가주인 자신까지 위험해 질수 있다. 




귀왕사영은 사천당가 최고의 무사들로 그 존재조차도 철저하게 비밀로 취급되는 가주의 그림자들이다. 그들은 오직 가주의 명령에만 움직이며 각종 암기와 독으로 무장하고 당가의 반역자나 당가에 위협이 되는 사람들을 암살하는 전문살수들이다. 




“부르셨습니까?” 




당순기의 집무실에 머리에서 발끝까지 검은 천으로 감싼 4명의 사내들이 나타났다. 바로 가주의 그림자라는 귀영사영들이다.




“당령이 금막비와 함께 악양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너희들도 금막비가 누군지는 알고 있겠지.”


“예! 알고 있습니다.”


“긴말하지 않겠다. 금막비를 제거하고 당령을 데려와라. 최대한 신속하고 조용히 처리해야 한다.” 


“존명~” 




귀왕사영은 연기처럼 살아진다. 당소기는 귀왕사영이 살아지자 새벽에 가장 먼저 당령의 서찰을 보았던 무사를 멀리 외지로 보내버렸다. 사천당가에서는 금막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금기사항이며 그의 이름을 입 밖으로 꺼냈다는 것만으로도 대역죄가 될 수 있다. 당가에서 금막비에 대한 사항은 숨기고 싶은 비밀이기 때문이다. 당순기는 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그의 머릿속에 7년 전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금막비는 7년 전 암기당주의 딸인 당숙정과 혼인하여 데릴사위로 당가에 들어왔다. 그는 다른 데릴사위들과는 달리 부인인 당숙정을 진정으로 사랑했고, 당숙정 또한 늠름하고 영특한 금막비를 진정으로 사랑했다. 암기당주였던 당숙정의 아버지 또한 금막비를 친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여 그를 자신의 후계자로 키우려 했다. 금막비는 이런 장인어른의 기대에 부흥이라도 한 듯 각종 암기술과 암기제조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며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장인어른의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사건은 금막비가 우연히 암기당 삼대비전인 혈막우(血莫雨), 영팔우(影捌雨), 유성우(流星雨)의 설계도를 보면서 시작되었다. 혈막우, 영팔우, 유성우는 사천당가 암기당의 꿈이자 이상인 암기들이다.




“장인어른.........이게.......가능한 겁니까?”


“혈막우와 영팔우는 가능해.......이건 본가의 비밀인데.........지금이라도 만들려고 마음만 먹다면 당장 만들 수 있어. 다만........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만들지 않을 뿐이야. 사실 혈막우, 영팔우, 유성우는 무림에서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


“그럼 유성우도 만들 수 있단 말입니까?”


“그건 불가능해. 유성우는 꿈의 무기야.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하지만 당문 역사상 그 누구도 유성우를 만들지 못했어.”


“장인어른 제가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뭐!! 자네가 만들겠다고........하하하.......그만 두게나..........방금도 말했지만 유성우를 만드는 것도 불가능해. 또한..........유성우는 절대 이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될 마물(魔物)이야.”




장인어른은 유성우를 만들어 보겠다는 금막비의 말을 가볍게 생각했다. 금막비가 유성우를 만든다는 것 차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성우가 주는 마력(魔力)에 빠져버린 금막비는 장인어른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 몰래 유성우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건 장인으로써의 집념이었다. 세상에 비밀이란 없다. 장인어른도 얼마 지나지 금막비가 유성우를 연구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굳이 금막비를 말리지는 않았다. 유성우은 상상의 무기다. 설계도 또한 완전한 것이 아니다. 만드는 것 차제가 불가능한 무기라는 말이다. 그런데 절대 불가능한 일을 금막비가 해냈다. 금막비는 설계도의 미진한 부분을 수정보완하고 많은 시행착오 끝에 유성우를 완성한 것이다. 금막비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자신이 유성우를 완성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말했고, 이 사실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자 암기당뿐만 아니라 당가자체가 발칵 뒤집어졌다. 사천당가는 자신들의 비전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부와 담을 쌓고 살 정도로 당문비전의 외부유출을 극도로 경계한다. 심지어 기밀유지를 위해 당가의 딸들을 외부로 출가시키지 않고 데릴사위를 받아들어 사위의 성까지 당씨로 바꾸게 할 정도다. 




그런데...........당문 암기당의 꿈이자 희망이며, 자존심인 유성우를 당씨가 아니 금막비가 만들었다. 이건 당씨들에게 치욕스러운 일이었다. 가주인 당순기는 곧바로 문중회의를 소집하여 대책을 논의했고, 회의는 의외로 쉽게 끝났다. 문중회의는 오직 순수한 당씨들만 참가할 수 있는 회의였다. 그들은 금막비에게 유성우와 유성우의 설계도를 압수하고 두 팔과 혀를 뽑기로 결정했다. 금막비가 순수한 당씨가 아니기 때문에 당문의 기밀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문중회의가 끝나기 전에 금막비의 장인은 회의장을 몰래 빠져나와 금막비와 자신의 딸인 당숙정을 도망치게 했다. 회의결과는 뻔한 상황이고...........사랑하는 딸과 자신의 사위이자 후계자인 금막비가 잘못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금막비에게 유성우와 금막비가 새로 작성한 설계도를 전해주고 세가에서 도망치게 했다. 




두 사람이 당가를 빠져나가고 한시진도 되지 않아 그들에 대한 추적이 시작되었다. 금막비와 당숙정은 얼마가지 않아 추적자들과 마주치게 되었고, 생사(生死)를 건 사투가 시작되었다. 유성우.........그건 장인어른의 말대로 세상에 나타나서는 안 되는 마물(魔物)이었다. 추적자들의 대부분이 유성우의 재물이 되어 죽어갔고 그들은 다시 추적자들을 따돌리고 도망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주인 당순기는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는 당가의 주력군까지 파견하여 그들을 추적했고 갈고산 절벽 위에서 당숙정과 금막비는 추적자들과 또다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어야 했다. 




금막비와 당숙정은 지쳐있었다. 열흘이 넘는 기간동안 먹고, 자지도 못하며 필사의 도주를 때문이다. 금막비는 유성우의 두 번째 단추를 놀려 추적자들의 절반이상을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동료들의 주검(시체)을 널려 있는 광경에 흥분한 추적자들은 이성을 상실하고 금막비와 당숙정에게 달려들었다. 금막비는 절망했다. 유성우의 두 번째 단추는 한번 사용하면 다시 독(毒)을 채우기 전까지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방법은 세 번째 단추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 번째 단추를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 했다. 자신들이 천길 낭떠러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때 장인어른이 나타났다. 그는 추적자들의 앞을 막아 금막비와 당숙정이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려 했다. 금막비와 당숙정은 눈물을 뿌리며 그 자리에서 도망치려했다. 하지만 그들이 갈고산 절벽을 벗어나기도 전에 당숙정이 쓰려졌다. 독이 발라진 암기가 그녀의 배에 박힌 것이다. 그녀는 금막비에게 도망치라 했고, 금막비는 그녀를 두고 혼자갈 수 없다고 했다. 




“욱~ 크윽~”




당숙정의 아버지이자 금막비의 장인어른이 뼈와 살이 녹아내리는 끔찍한 광경이 그들의 눈앞에 펼쳐졌다. 추적자들은 당숙정과 금막비를 포위했다. 




“비랑.........저는 틀렸어요. 비랑이라도 도망가세요.”


“안돼. 당신을 두고 갈수 없어.”


“비랑........제발..........비랑이라도 살아야죠.”


“당신이 없는데........당신이 없는데 혼자 살아서 뭐해.”


“비랑.......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저는 어차피 틀렸어요. 제가 중독 된 오보독마산(五步魔毒散)은 해약도 없는 독이에요.”


“뭐~ 오보독마산...........저놈들이 그런 악독한 독을 사용했단 말이야. 빠드득........죽일 놈들...........다 죽어버릴 거야.”




금막비는 유성우의 세 번째 단추를 누르려고 했다. 모든 것이 끝났다. 자신을 친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던 장인어른은 한줌의 독수로 변해 버렸고, 사랑하는 부인은 오보독마산이라는 극독에 중독 되어 죽어가고 있다. 이제는 같이 죽는 것이다. 금막비는 유성우의 세 번째 단추를 누르려 했다. 하지만 당숙정이 금막비의 손을 잡고 고개를 흔들었다.




“비랑..........사랑해요. 영원히 당신을 사랑할 겁니다. 저는요.........비랑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없더라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없는데..........내가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 싫어. 이건 아니야.”


“저.......사랑하시죠. 그럼 제 말을 들어주세요. 부탁입니다.”




금막비는 울고 있었다. 그의 뺨에 흐르는 눈물이 금막비의 무릎에 얼굴을 기다고 있던 당숙정의 얼굴위에 떨어진다. 당순정은 떨리는 손을 내밀어 금막비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금막비와 당숙정을 포위하고 있는 추적자들은 감히 그들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금막비가 유성우의 마지막 단추에 손가락을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도 유성우의 마지막 단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울지 마세요. 당신이 울면 제가 편안히 갈 수 없잖아요.......부탁이에요. 죽지 마세요. 절 따라 죽겠다는 말씀은 하지 마세요..........절위해서라도 행복하게 사셔야 합니다. 그래야 제가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어요. 그럴 수 있죠. 당신은 착한 사람이니까?........절 사랑하는 사람이니까............제 부탁 거절하지 않을 거죠.”




금막비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사랑하는 숙정이 죽어가고 있는데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비랑 대답해요. 제 부탁 들어주실 거죠.”




금막비는 목이 메어 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거린다. 당숙정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다.




“욱~!.........비랑...........비랑.........안아주세요.”




당숙정이 피를 토한다. 금막비는 당숙정을 안아주었다. 당숙정은 금막비의 품에 안겨 그의 귀에 속삭였다.




“비랑........당가를 미워하지 마시고 용서해 주세요. 아버님...........당가를 목숨같이 사랑했던 분입니다. 저도 당가를 사랑해요. 비랑.........잊으세요. 저도 잊고.........당가에 대한 원한도 잊으세요. 그리고 행복하셔요. 숙정의 마지막 부탁입니다.”




숙정은 그렇게 죽어갔다. 금막비의 품에서 한줌의 이슬이 되어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금막비는 그녀의 마지막 부탁에 목 놓아 울부짖었다. 




“왜~........왜~..........이런 시련을 주시나요.”




금막비가 한동안 울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이것이 너희들이 원하는 유성우의 설계도다.”




금막비는 추적자들이 보는 앞에서 유성우의 설계도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그리고 갈고산 절벽 밑으로 뛰어내렸다. 




당순기는 머리를 흔들었다. 금막비에 대한 기억은 거기까지다. 금막비는 그 후로 무림에서 살아졌다. 그런데 얼마 전에 사호팔랑 중 한명이 금막비라는 소문을 들었다. 당순기는 예서 그 사실을 외면했다. 그런데........하나 있는 딸년이 그놈을 따라갔다. 미치고 환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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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일행이 악양에 도착했다. 다행이 다른 십이사들과의 약속시간보다 하루정도 빨리 도착한 모양이다. 풍운은 일행과 함께 악양루에서 멀지 않은 객점으로 향했다. 




“풍운........약속은 내일이지. 그럼 아직 시간이 있네.” 




객점입구에서 천유가 객점에 들어가지 않고 미적거리며 풍운에게 말했다. 




“그럼 셈이지. 왜 개인적인 볼일이라도 있어.” 


“그건 아니야. 다만.......그러니까?........내가 하고 싶은 말은.......악양까지 모사히 왔고, 또 약속도 내일이니까 굳이 모여 있을 필요는 없잖아. 가끔은 개인적인 시간도 필요한 법이야. 우리 이렇게 하면 어때?”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약속은 내일이니까? 오늘은 각자에게 자유시간을 주는 거야. 내일 오전에 악양루에서 만나면 되잖아.” 




풍운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것도 좋겠네. 그럼 여기서 각자 헤어지죠.” 




풍운의 말이 끝나자 천유는 사우에게 눈짓을 보낸다. 같이 가자는 말이다. 사우가 결정을 못하고 망설이고 있으니 천유가 토라진 표정으로 먼저 출발해 버린다. 




“사우님 뭐해요? 빨리 따라가세요.” 




풍운은 말에 사우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풍운에게 인사하고 천유의 뒤를 따른다. 




“형부.......우리도 놀려가요.” 




이번에는 당령이 금막비의 팔에 매달린다. 




“피곤해. 혼자 놀다 와라. 난 풍운님이랑 같이 있을 거야.” 


“치 재미없어. 아이~ 형부.” 




당령은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를 보채듯 금막비의 팔을 잡고 때를 쓰기 시작했다. 




“옥선소저........우리도 놀려갈까요.” 




풍운이 옥선을 보며 말하자 옥선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인다. 




“하하하~ 좋아요. 금막비님 우리는 갑니다. 내일 악양루에서 만나요.” 




풍운은 금막비와 당령을 내버려두고 옥선과 함께 자리를 떠나려했다. 




“아니.........일사님..........같이 가요.” 


“하하하~ 우리 방해하지 말고 두 분이서 즐기세요.” 




금막비가 풍운을 따라가려 했지만 당령이 팔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더구나 풍운도 자신들을 방해하지 말라고 하니 풍운을 따라가기도 힘들게 됐다. 풍운과 옥선이 멀리 살아져버리자 당령이 먼저 말에서 내리더니, 말에서 잔득 인상을 구기고 있는 금막비를 억지로 끌어내렸다. 




“형부........당령 배고파. 맛있는 먹으러 가자.” 


“나 돈 없어.” 


“돈은 나한테 있어. 형부는 같이 가기만 하면 돼.” 




당령은 금막비를 끌고 객점으로 들어간다. 금막비는 난감한 표정으로 객점으로 끌려들어갔다. 당령은 객점 창가에 있는 탁자에 금막비를 앉히고 자신도 그의 옆자리에 앉으려 했다.




“저리 가. 왜 넓은 자리 두고 좁은 자리에 앉으려는 거야.” 


“내 맘이에요..........점소이 여기 주문 받아요.” 




당령의 부름에 점소이가 달려왔다. 당령은 몇 가지 요리와 술을 주문했다. 금막비는 옆자리에 앉은 당령이 부담스러웠다. 당령은 지금도 자신의 팔을 붙잡고 있다. 자신이 도망갈까 봐 겁나는 모양이다. 금막비는 일부러 당령에게 시선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령의 탄탄한 젖가슴탄력이 팔을 통해 고수란이 전해지니 곤혹스러웠기 때문이다. 꼬마아가씨가 어느새 훌쩍 커서 이제는 숙녀가 되었다. 점소이가 주문한 음식과 술을 가져왔다. 당령은 금막비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드세요. 형부가 좋아하는 홍아주에요.” 




금막비는 예전부터 홍아주를 즐겨마셨다. 당령이 그걸 기억하고 홍아주를 주문한 것이다. 금막비는 잔을 들어 모두 마셔버린다. 갈증이 났던 모양이다. 




“형부.......저도 한잔 주세요.” 




당령이 술잔을 내밀었다. 금막비는 눈살을 찌푸린다. 




“이게 어디서..........꼬맹이가 술 마시면 엉덩이에 뿔난다.” 


“치~ 형부는 아직도 제가 꼬맹이로 보여요. 제가 올해 18살이에요. 남들 같으면 벌써 시집갔을 나이라고요. 자꾸 꼬맹이라고 놀리며 화낼 거예요.” 


“네가 18살이냐? 벌써 그렇게 됐나?” 


“치~ 형부 나이를 생각해야죠. 제가 향상 13살 꼬맹이로 살줄 알았어요.” 


“쩝~ 그렇군........당령도 나이가 먹었구나!” 


“기가 막혀.........형부하고 저하고 7살 차이밖에 안나요.”


“알았다. 알았어. 주면되잖아.”




금막비는 당령의 잔에 술을 따라준다. 당령은 금막비가 술을 따라주자마자 단번에 잔을 비우고 소매로 입술을 닫는다. 




“카~ 맛좋다. 바로 이 맛이라니까?” 




당령의 행동에 금막비는 어의가 없었다. 조금 전에 당령이 했던 행동은 예전에 자신이 당숙정과 술을 마실 때의 버릇이다. 갑자기 당숙정의 얼굴이 생각난다. 당령은 자신이 먼저 안주를 챙겨먹더니 금막비에게도 안주를 내밀었다. 




“됐어. 내손으로 먹을게.” 


“빨리 아~ 해요. 안 먹으며 삐진다.” 




금막비는 쓰게 웃으며 입을 벌리니 당령이 입속에 음식을 넣어주었다. 당령은 금막비와 식사하는 것이 즐거운 모양이다. 시간이 흐르자 탁자에 술병이 쌓여간다. 대부분 금막비가 마셨지만 당령도 얼굴이 붉어지도록 많은 술을 마셨다. 




“형부.......참~ 좋아. 나 말이야..........형부 좋아한다. 형부 몰랐지. 딸국~ 바보, 멍텅구리에 눈치라고는 빵점인 형부가 내 마음을 알 리가 없지.” 




당령은 반쯤 혀가 꼬부라져 있었다. 금막비는 쓰게 웃으며 앞에 있는 술을 마신다. 




“바보~ 멍청이~ 해삼~ 멍게~ 말미잘~ 형부는 바보야. 당령 마음도 몰라주고” 




당령은 탁자에 엎어져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다. 




“취했군. 가서 자라.” 




금막비는 점소이를 불려 방을 하나 달라고 했다. 당령이 취했으니 재워야 한다. 점소이가 달려와 자신을 따라오라고 한다. 금막비가 당령을 안아주니 당령은 금막비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금막비는 점소이를 따라 방에 들어갔다. 




“그럼 편해 쉬세요.” 




점소이가 문을 닫고 물러간다. 금막비는 당령을 침상에 눕히고 일어나려했다. 그런데 당령의 팔이 목을 감고 자신을 끌어당긴다. 금막비도 취했기 때문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당령의 위에 쓰려졌다. 




물컹~ 




얼굴에 당령의 젖가슴을 감촉이 느껴진다. 금막비는 당황하여 얼른 고개를 들어보니 당령이 촉촉한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형부.......가지마. 당령 버리지 마.” 


“먼저 목부터 풀고 말해.” 


“대답해. 도망가지 않는 거지. 당령 옆에 있는 거지.” 


“그래. 안가! 옆에 있을 거야. 그러니까 팔부터 풀어.” 


“정말이야. 고마워 형부.” 




당령은 팔을 풀기는커녕 팔에 힘을 주고 금막비에게 매달린다. 금막비는 단내가 나는 주향과 함께 여인 특유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자 욱~ 하는 흥분이 솟구쳤다. 정말 대책 없는 아가씨다. 




“당령........이거 풀어.......도망가지 않을게. 옆에 있을 거야. 그러니까 팔 좀 풀어줘~” 




금막비가 사정하듯 말하자 당령도 팔에 힘을 풀어준다. 금막비는 당령에게 약간 떨어지니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는 형국이 되었다. 




“형부........사랑해요.” 


“당령!! 사랑이란........흡” 




금막비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당령이 기습적으로 자신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기 때문이다. 금막비가 주먹을 쥐었다. 당장 꿀밤이라도 한대 때려주고 싶다. 하지만 당령의 말랑거리는 입술과 혀가 금막비의 입술을 자극하니 팔에 힘이 빠진다. 




“쩝~ 쩝~” 




당령의 입맞춤에 서툴다. 생전처음으로 입맞춤을 하는 거니 당연히 서툴 수밖에 없다. 그녀는 어떻게 할지 모르고 금막비의 입술을 빨아주며 깨물어준다. 




(이런~) 




금막비의 인상이 구겨진다. 당령의 이빨에 입술이 터진 모양이다. 금막비는 당령의 등을 다독거려주며 입술을 때었다. 




“하이........하이.......하이.” 




당령은 눈을 감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금막비는 아직도 자신의 목을 잡고 있는 당령을 팔을 풀고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취했다. 자라.” 




당령도 이번에는 얌전하다. 금막비는 한숨을 쉬고 의자를 가져와 그녀의 침상 겉에 앉았다. 당령은 침상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의 속눈썹이 바르르 떨린다. 아직 잠들지 않은 모양이다. 금막비는 당령의 손을 잡아주었다. 당령은 가슴이 따뜻해졌다. 형부가 스스로 자신의 손을 잡아주었다. 시간이 흐른다. 당령은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술이 많이 마신 모양이다. 금막비는 당령이 잠들자 창가에 앉았다. 오늘 따라 당숙정이 너무 보고 싶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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