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70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170(칠백년의 약속)-4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사막 한 가운데에 약간의 우거진 숲과 함께 마치 신기루처럼 보이는 거대한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신강무림에서 하늘로 통하며 중원무림정복을 꿈꾸는 배화교는 이렇게 황막한 사막 한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었다. 배화교의 일공자인 혁린강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중원에서 날아온 수많은 전서구들을 읽다가 책상에서 일어나 창가로 갔다. 창밖에는 약간의 숲이 보이고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열사(熱沙)의 사막만 보인다. 배화교는 이렇게 풀 한포기 자라지 않은 척박한 사막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배화교도들이 비옥한 중원대지를 탐내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혁린강에게는 모래뿐인 이곳이 평화롭게만 보인다. 인간이란 자신이 가진 것의 소중함을 모르고 남이 가진 것을 탐내는 탐욕스러운 존재들이다. 번뇌는 욕심에서 비롯되니 욕심을 버리면 버릴수록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것이며 번뇌에서 자유로워지면 자연히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니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버려야 한다. 하지만 인간에게 탐욕과 집착을 버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도 많은 것을 버렸다고 자부하지만 아직도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않는가? 혁린강은 머리를 흔들었다. 지금 한가하게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동생인 혁린무는 차기 교주가 될 수 있는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중원으로 갔다. 그는 장강수로십팔채와 대륙상회를 장악하여 중원무림정복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평화로운 중원무림에 한바탕 폭풍을 일으켜 중원무림을 혼란에 빠트리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중원으로 갔다. 그런데 그는 장강수로십팔채와 십이사에게 패했다.




“멍청한 자식.........영이처럼 십이사들의 존재를 무시하더니 크게 한방 먹었어.” 




혁린강은 혁린무가 장강수로십팔채와 십이사들과의 대결해서 전력(戰力)의 전반이상을 잊어버릴 정도로 크게 패했다는 보고에 마음이 심란했다. 예초에 자신의 경고를 무시하고 십이사와 중원무림을 우습게본 것부터가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깨달지 못하고 전력을 정비하기도 전에 바로 대륙상회를 공격하기 위해 출발했다는 것이다. 대륙상회는 결코 만만한 집단이 아니다. 그들은 왕조가 바꾸고 시대가 변해도 700년이 넘은 세월동안 꿋꿋하게 중원상권을 지배하고 있는 집단이다. 700년의 세월동안 흔들리지 않고 중원상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들이 결코 만만한 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혁린무는 그걸 생각지 않고 이번에도 무턱대고 대륙상회를 공격하려 한다.




“문제로군.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어.” 




혁린강은 방을 빠져나와 마제갈의 집무실을 찾아가니 마제갈은 마침 자신의 집무실에서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었다. 




“대공자님 오셨습니까? 이쪽에 앉으세요.” 




마제갈이 읽고 있던 서류를 덮고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니 혁린강도 인사를 하고 집무술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인사는 어제 드렸는데..........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마제갈도 책상에서 일어나 혁린강이 앉아 있는 탁자로 와서 자리에 앉았다.




“잠마동과 천마연무관의 일이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서 왔어요.” 


“잠마동과 천마연무관 일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요?...........잠마동에 들어간 놈들은 현제 어느 관문에 있죠?” 


“음부관, 극기관, 연무관, 생사관을 돌파하고 등마관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빠르군요. 이번에는 등마관에 들어간 놈이 몇 놈이나 되죠?”


“일단 극마관에 들어간 놈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12명이 등마관까지 도착했어요. 저번처럼 극마관에 들어갈 정도로 뛰어난 놈은 없지만 대신 쾌마관에 2명이 들어간 거죠?” 


“그럼 이번에도 12명이 4관을 통과했다는 말이군요. 언제쯤 출관하죠.”


“지금 인성(人性)을 말살(抹殺)하는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들었으니 다음달 정도면 출관할 수 있을 겁니다.” 


“인성을 말살한다면 아예 강시로 만들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강시하고는 약간 개념이 틀립니다. 살아있기는 하지만 오욕칠정(五慾七情)을 느끼지 못하는 살아있는 살인기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처음 출관한 십이사 놈들에 비해 더욱 강력한 살인병기로 만들어지고 있든 말이군요.”


“처음 출관한 놈들을 마령단으로 통제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인성자체를 말살해서 오직 우리들 명령에만 따르는 살인기계로 만든 겁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처음 출관한 놈들은 삼년정도 써먹을 수 있었지만 이번 놈들은 길어야 일년 정도면 생명이 다해서 죽게 될 겁니다.”


“일년이라면 너무 짧지 않나요?”


“일년 정도 써먹다가 놈들이 죽으며 천마강시로 재련하면 됩니다.”


“하기는 놈들이야말로 천마강시가 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가지고 있죠?.......천마연무관일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습니까?” 


“천마강시의 제련은 아직 멀었지만 천독강시나 천강강시의 재련작업은 끝났습니다. 이제 그들을 조정할 심령의 주인들 훈련만 끝나면 언제라도 출동할 수 있습니다.” 


“혁린영도 지금 천마강시로 제련(製鍊)되고 있죠. 그놈은 어때요.” 


“자질이 뛰어난 분이라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군사님........그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생강시로 만들어주세요. 그래야 다시 살아난 가망성이라도 있지 않습니까?”


“저희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만일 혁린영님께서 천마강시 중에서도 생강시가 되신다면 천하무적이 되신 겁니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저는 그만 일어나야겠네요.” 


“가시겠습니까?”


“예!~ 아버님을 만나야겠어요.”




혁린강은 마제갈에게 인사를 하고 방을 나와 아버지인 혁린무진의 집무실로 갔다. 




“어서 오너라.”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몇 일전에 포달랍궁의 일을 마무리하고 왔다는 소식은 들었다. 자~ 자리에 앉아라.” 




혁린강은 혁린무진의 말대로 최근에 포달랍궁을 다녀왔다. 




“포달랍궁의 탁발이라마는 지금도 우리와 손잡는 것을 반대하더냐?” 


“탁발이라마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몰라도 전쟁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4대 금강의 뜻이 완강하니 그도 어쩔 수없이 우리와 뜻을 같이하기로 했습니다.” 


“4대 금강이 모두 나섰다면 탁발이라마도 어쩔 수 없겠지. 수고했다.” 


“별말씀........당연히 제가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그런데 설이는 요즘도 두문불출(杜門不出)입니까?” 


“설이?.........아니야. 요즘은 가끔 밖으로 나오기도 해. 그리고 요즘은 자신이 데리고 있는 무사들을 훈련시키고 있더구나.” 


“무사들을 훈련시켜요. 설이가 데리고 있는 무사들은 본교 최강의 무사들 아닙니까? 그런데 또 훈련을 시켜요.” 


“설이가 요즘 무슨 진을 만들었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지금 무사들에게 자신이 만든 진을 훈련시키고 있어.” 


“그래요?........그녀석이 심심했던 모양이군요.” 


“향상 방에만 있는 것보다는 낮지. 너도 가끔 찾아가보도록 해라.” 


“제가 가도 됩니까? 설이 처소는 금역이지 않습니까?”


“나에게 미리 말하고 가면 된다. 설이도 널 보고 싶어 하던 눈치더구나?” 


“서........설이가 저를요? 알겠습니다.”




혁린강은 설이가 자신을 보고 싶어 한다는 말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지만 아버지 앞이라 좋다는 내색은 하지 않고 말을 돌렸다.




“그러나저러나 둘째 소식은 들으셨습니까?”




혁린무진은 혁린무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진다. 화가 나는 모양이다.




“그놈 이야기라면 하지도 마라. 이번에 장강수로십팔채에게 호되게 당했다고 하더구나.”


“저도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어떻게 하다니........무슨 말이냐?” 


“무를 그냥 저대로 두실 겁니까?” 


“그놈이 전서구로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했어. 장강수로십팔채를 장악하는 것은 실패했지만 대륙상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겠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아버님은 계속 무을 지켜보실 겁니까?” 


“좀 불안하기는 하지만 놈에게도 기회를 주어야겠지.” 


“저는 무까지 영처럼 잘못될까봐 걱정입니다.” 


“나도 걱정은 된다. 하지만 계속 믿어달라고 하니 우리가 나서기도 힘들잖아. 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호법님이나 장로님을 보내서 무를 보호했으면 좋겠습니다.” 


“무라는 놈을 몰라서 그래. 그놈이 알면 가만있지 않을 거야.” 


“무가 모르게 해야죠.” 


“동생이라고 걱정되는 모양이구나. 알았다. 내가 적당한 사람을 골라서 보내겠다.” 




혁린무진은 다음날 혁린무를 보호하기 위해 오산인 중 한명과 혈영대 100여명을 중원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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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동토의 땅에 자리 잡은 얼음궁전..........사람들은 이곳을 북해빙궁이라 부른다. 빙궁의 대전에 어름처럼 차가운 인상을 가진 여인들 모여 있었다. 그녀들은 일반인들이라면 일다경(15분)을 버티지 못하고 얼음덩어리로 변할 뼈가 시리는 냉기가 흐르는 지하대전에 속살이 환하게 비추는 얇은 궁장만을 걸치고 있었다. 바로 북해빙궁의 궁주와 장로들이다.




“천상루에서 별다른 소식은 없었나요.”


“다정화가 대륙상회일로 림산에 있다는 소식 외에 별다른 소식은 없습니다.” 


“장강수로십팔채 일은 어떻게 됐죠.” 


“배화교의 이공자가 장강수로십팔채와 십이사에게 당했습니다. 데리고 있던 2천명의 무사들 중 절반이상이 죽었다고 하더군요.”


“이번에도 십이사들의 활약이 대단했던 모양이죠.” 


“예~ 보고에 의하면 장강수로십팔채 총채주인 조철봉 대신 일사라는 놈이 이번 전투를 지휘했다고 하더군요.” 


“일사가 군산해전을 진두지휘(陣頭指揮)했다는 말씀인가요.” 


“예~ 그래서 이번에 일사가 장강수로십팔채의 총채주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음~ 일사라는 사람.......우리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군요.” 


“궁주님........놈을 어떻게 해야 되지 않습니까? 지금이야 놈이 배화교를 견제하고 있으니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나중에 우리에게도 커다란 걸림돌이 될 놈입니다. 더구나 놈은 생강시인 궁아라와 벽궁수혜라는 아이와도 연관이 있지 않습니까?” 


“저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일사를 비롯한 십이사들의 힘이 너무 켜지고 있어요. 그것보다 지금쯤이면 생강시의 제련이 끝나지 않았나요.” 


“끝났습니다. 안 그래도 궁주님께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여인 하나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3명의 여인을 데려왔다. 세 명의 여인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인데 그녀들이 대전으로 들어오자 숨이 막힐 정도로 엄청난 요기(妖氣)가 대전 안에 가득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녀들 모두가 대전바닥에 발을 붙이지 않고 공중에 둥둥~ 떠있다는 것이다. 대전에 있던 여인들은 안으로 들어온 여인들을 보고 숨이 거칠어진다. 같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당장이라도 여인들을 안고 싶다는 충동이 밀려오며 온몸에 뜨겁게 달라 올랐기 때문이다. 그만큼 세 명의 여인들은 저주받은 마물(魔物)들었다.




“모두 정신 차려요.”




머리에 봉황장식을 한 여인의 사자후가 터지자 대전이 부르르 떨리고 몽롱한 시선으로 세 명의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다.




“휴~ 정말 엄청난 요물(妖物)들이군요. 궁주님이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 했어요.”


“이 아이들이 천려뱅백강시들 인가요.” 


“예~ 오른쪽에 있는 아이가 사군자 중 죽(竹)이었던 궁아라고 가운데 있는 아이가 벽궁수혜이라는 아이었습니다. 그리고 왼쪽에 있는 아이가 장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궁아라를 빙백일요(氷魄一妖), 벽궁수혜를 빙백이요(氷魄二妖), 장옥를 빙백삼요(氷魄三妖)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두 명만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니 장옥까지 천려빙백강시가 된 겁니까?” 


“장옥이도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빙백삼요 중 장옥이 가장 약합니다. 처음부터 장옥은 궁아라나 벽궁수혜에 비해 자질이 떨어지던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본래의 이름을 버리고 빙백삼요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그녀들이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잊어버린 건가요?”


“백치가 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인 오욕칠정(五慾七情)을 느낄 수는 있지만 과거의 기억은 모두 잊어버린 상태입니다.” 


“불쌍하군요.”


“대신 천하무적의 고수가 되지 않았습니까? 아마 이 세상에서 빙백삼요보다 강한 상대는 없을 겁니까? 특히나 상대가 남자라면 더욱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그녀들의 요기를 감당할 남자는 없으니까요.”




머리에 봉황장식을 한 여인은 빙백삼요를 천천히 둘려보았다. 같은 여자입장에서 보아도 탐날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들이다. 또한 얼굴뿐만 아니라 몸매 전체가 상대를 유혹하는 요기(妖氣)로 똘똘 뭉쳐졌다. 특히나 가운데 있는 빙백이요의 요기(妖氣)는 빙백일요를 능가하고 있다. 그녀는 한마디로 하늘의 실수로 탄생한 절대마물(絶代魔物)이었던 것이다. 




“제가 보기에 빙백이요의 요기(妖氣)는 빙백일요를 능가하는군요. 그런데 왜 그녀가 이요가 된 거죠?”


“요기(妖氣)는 이요가 강하지만 무공은 일요가 더 강합니다. 궁주님도 아시겠지만 궁아라는 우리 빙궁의 사군자 중 한명이었습니다. 또한 일요와 이요는 똑같이 흡정마녀의 무공을 익히고 있었지만 일요는 일찍부터 흡정마녀의 무공을 완벽하게 익히고 있었기 때문에 잠마동에서부터 수많은 남자들의 정기를 갈취했습니다. 하지만 이요는 불완전한 흡정마녀의 무공을 익혔고 일요보다 익힌 시기가 늦어서 갈취한 정기가 적었습니다. 그런 차이로 무공만 본다면 이요보다 일요가 더 뛰어난 겁니다.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삼요는 일요와 이요에 비하면 무공이나 요기(妖氣)면에서 한참 뒤쳐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음~ 알았어요. 그런데 그녀들은 누가 조정하죠.” 


“오직 심령(心靈)의 주인에게만 복종합니다.” 


“심령의 주인? 누가 심령이 주인이 된 겁니까?” 




빙백삼요를 데려온 여인은 품속에서 작은 종을 하나 꺼냈다. 




“빙백종(氷魄鍾)이라는 물건입니다. 빙백종의 주인이 빙백삼요의 주인입니다. 자~ 지금부터는 빙백종은 궁주님께서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여인은 빙백종을 공손하게 머리에 봉황장식을 한 여인에게 내밀었다. 머리에 봉황장식을 한 여인은 종을 받아 흔들어보았다.




“딸랑딸랑” 




대전에 청명하고 맑은 종소리가 울려 펴지자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던 세 명의 천려백백강시가 봉황머리장식을 한 여인의 앞으로 날아왔다. 봉황장식을 한 여인은 만족한 미소를 짓더니 종을 품속에 갈무리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나머지 빙뱅강시의 제련도 서둘러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십이사들은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 그냥 두고 보실 겁니까?”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는 있지만 지금은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입니다. 일단은 그냥 두고 봅시다.” 


“알겠습니다. 그런 다른 사안에 대한 논의하죠.” 




여인들은 북해빙궁의 나머지 일들에 대한 논의했다. 그리고 머리에 봉황장식을 한 여인의 뒤에는 초점없는 눈으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세 명의 여인이 있었다. 바로 궁아라와 벽궁수혜가 천려빙백강시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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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에서 호북성으로 출발한 혁린무와 나머지일행은 호북성의 성도인 무한에 도착했다. 무한은 양자강상류, 한수와의 합류점에 있는 대 상공업 도시로 북경, 광주와는 관도로, 중경, 상해하고는 장강으로 연결되는 수륙교통의 요충지로 예로부터 9개의 성으로 통하는 대도라 불리어 왔다. 원래는 양자강 부근의 무창(武昌), 한구(漢口), 한양(漢陽)이 합쳐져 만들어진 도시로 각 구역마다 독특한 특색을 가지고 있다. 또한 무창은 명대 이래 지방행정부가 위치해온 곳으로 호수 주위에 열사유적(烈士遺蹟)이 많다. 




무한에 있는 야산에 군막을 설치한 혁린무는 형오이살과 삼살을 불렸다. 혁린무의 부름에 형오이살과 삼살이 들어오자 혁린무는 그들을 의자에 앉으라고 했다. 




“흑풍대와 혈영대들의 출동준비는 끝났겠지.” 


“지금이라도 당장 출동할 수 있습니다.” 


“좋아.” 




혁린무는 품속에서 마양이 전해준 책자를 꺼냈다. 책자에는 사해방이 공격해달라고 부탁한 대륙상회의 점포들이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혁린무는 그중에서 무한에 위치한 점포들이 기록된 부분을 찢어서 형오이살과 삼살에게 나누어 주었다. 




“너희들은 각각 흑풍대 50명과 혈영대 50명을 이끌고 가서 거기에 적힌 점포들을 박사내고 와라.” 


“점포만 박살내는 겁니까? 주인이나 점원들이 반항하면 어떻게 합니까?” 


“죽어도 상관없다. 다만 절대 강간(强姦)은 허락하지 않는다.” 


“반반한 계집이 있으면 그냥 죽이기 아깝지 않습니까?” 


“이런 죽일 놈들........알았다. 이곳으로 끌고 오는 것은 허락한다. 하지만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점포에서 강간(强姦)하는 것은 불허한다. 만일 내명을 거역하면 죽는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출발합니까?” 


“출발해. 오늘 중으로 모두 끝내야 한다.” 


“알겠습니다.” 




형오이살과 형오삼살은 각각 흑풍대 50명과 혈영대 50명을 이끌고 무한의 자작거리로 출발했다. 형오이살과 삼살은 자작거리 앞에 도착하자 무사들을 정지시켰다. 




“형오이살.........여기서 헤어져야겠다.” 


“그래야지. 우리 심심한데 내기나 할까?” 


“무슨 내기?” 


“누가 먼저 끝내는지 내기하자는 말이야.” 


“좋아. 먼저 끝내는 쪽이 여자들을 독차지하는 것으로 하자.” 


“좋아. 내기는 성립된 거야. 그럼 우리가 먼저 가야지.”




형오이살은 말이 끝나자마자 무사들을 이끌고 먼저 출발했다. 형오삼살은 피식 웃더니 품속에서 혁린무에게 받은 쪽지를 확인했다. 




“저기 앞에 있는 점포부터 시작해야겠군. 그건 그렇고 생각해보니 저런 조금만 점포하나 정리하는데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몰려갈 필요 없잖아.” 




형오삼살은 무사들을 둘려보더니 십장(什長)들을 불러 모았다. 흑풍대와 혈영대의 십장들이 집합하자 형오삼살은 흑풍대 십장 한명과 혈영대 십장 한명을 짝을 이루게하고 그들에게 각각의 점포를 지정해 주었다. 




“모두 알았지. 최대한 빠른 시간에 정리하고 다시 이곳으로 집합해라. 형오이살 부대보다 우리가 빨리 끝내야 한다.” 


“알겠습니다.” 




우렁찬 대답과 함께 형오삼살 주위에 모여 있던 무사들이 20명씩 조를 이루어 흩어진다.




“역시 사람은 머리를 써야 한다니까?” 




형오삼살은 자신이 대견하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가까운 객점으로 들어갔다. 일이 끝날 때까지 느긋하게 술이라도 한잔할 계획이다.




만포주잔이라는 점포에 20여명의 무사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점포에 들어오자마자 물건을 고르던 손님과 물건을 팔던 점원들을 무차별적으로 도륙(屠戮)하기 시작했다. 




“이놈들........너희들은 누구.........으악~” 




혈영대을 말리기 위해 달려가던 점포주인의 머리위로 살기를 머금은 검(劍)을 떨어진다.




“우두둑~” 




뼈가 자리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검(劍)이 점포주인의 머리를 지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오니 점포주인이 반으로 갈라지며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도..........도망쳐........으악~” 




점포에서 물건을 고르던 손님이 혈영대의 끔찍한 만행을 피해 도망치려 했지만 뒤에서 날아온 검(劍)이 손님의 머리를 베어버리니 주인을 잃어버린 머리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20여명의 혈영대와 흑풍대에 의해 점포는 삽시간에 피에 잠기고 주인을 잃어버린 팔다리가 사방에 널려 있었다. 




“크크크~ 이건 너무 쉽군. 끝났다. 다음 가게로 가자.” 




점포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인 혈영대와 흑풍대는 무기를 거두고 다음 가계로 출발했다. 




은성상점이라는 점포에 형오이살이 이끄는 무사들이 쳐들어 왔다. 




“다..........당신들은 누구요.” 


“우리가 누군지 알 필요 없어. 빨리 목이나 내밀어라.” 




무사는 검(劍)을 뽑는 것과 동시에 점포점원의 심장을 찌르니 점원은 믿을 수 없다는 눈을 자신의 심장을 관통한 검(劍)을 보더니 그대로 피를 토하며 쓰려졌다. 




“키악~ 사.........사람이 죽었어.” 




손님 중에 여자 한명이 점원이 피를 토하는 모습에 비명을 지른다. 




“쌍년~ 어디서 떠들고 지랄이야. 당장 입 다물지 못해.” 




여자 손님 겉에 있던 무사가 여인을 죽이려하자 옆에 있던 무사가 팔을 잡았다. 




“반반한 년인데 그냥 죽이긴 아깝잖아. 죽일 때 죽이더라도 즐기다 죽어야지.” 




무사는 여인의 마혈과 아혈을 제압해서 어깨에 들쳐 맺고, 나머지 무사들은 점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죽이고 점포를 빠져나왔다. 그날 무한에 있는 20여개의 점포가 박살나고 점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처참하게 도륙(屠戮)당한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관(官)에서 포졸들이 범인들을 잡기 위해 출동했지만 혈영대와 흑풍대는 혼적도 남기가 않고 살아진 후였다. 혁린무는 무한에서의 일이 마무리되자 곧바로 관도를 따라 효람, 수주, 조양을 거쳐 하남성으로 이동했다. 물론 효람, 수주, 조양에 있는 대륙상회 회원들의 점포를 박살내며 이동하니 그들이 자니는 곳은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시체들이 즐비하게 늘어진 죽음의 길을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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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각지에 배화교에 대한 소문이 펴지기 시작했다. 장강수로십팔채의 각 채주들과 무사들이 자신들의 채로 돌아가 소문을 퍼트리기 시작한 것이다. 소문을 대충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았다. 




‘장강수로십팔채를 공격했던 놈들은 50여년 전에 중원무림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강 배화교 놈들이다.’


‘배화교 놈들은 악마였다. 놈들은 군산을 점령하고 부녀자를 강간하고 어린아이까지 죽이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지질렸다.’ 


‘장강수로십팔채는 십이사들과 힘을 합쳐 배화교를 물리쳤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신강에 있는 배화교 놈들이 중원에 들어와 그런 만행을 저질렀다는 것도 믿어지지도 않았지만 무림공적인 십이사들이 장강수로십팔채를 도와 배화교를 물리쳤다는 것이 더욱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의 말은 구체적이고 상세했다. 언제 배화교가 군산에 쳐들어왔고, 언제 자신들이 풍랑채에서 십이사를 만났으며, 그들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배화교를 물리쳤다는 것이 구체적이고 상세하다는 것이다. 또한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 외에도 배화교 놈들의 만행을 증언하는 사람들도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하니 사람들도 하나둘씩 그들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과 그들과 연관된 사람들 모두가 일관된 사실을 증언하니 아니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소문이란 발이 없어도 천리를 간다고 한다. 더구나 10만이 넘은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떠들고 다니니 배화교에 대한 소문은 삽시간에 중원 천지에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제 무림맹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중원무림을 영도한다는 무림맹은 배화교 놈들이 중원에 들어와 그런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또한 십이사들은 무림맹이 무림공적으로 지목한 사람들이며 지금도 그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무림군을 파견했다. 그런데 그런 무림공적들인 십이사가 장강수로십팔채를 도와 배화교를 물리 쳤다고 한다. 과연 무림맹은 어떻게 나올 것인가? 장강수로십팔채가 거짓말을 하다고 할 것인가? 아니면 배화교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을 물리친 십이사들의 공을 인정하고 무림공적이라는 낙인(烙印)을 벗겨줄 것인가?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무림맹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무림맹으로써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난감했기 때문이다.




<<계속>>




ps : 이번 편은 배화교와 북해빙궁 그리고 혁린무일행의 이야기로 끝내려고 합니다. 풍운일행의 이야기가 연결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올리고 다음부에 림산에 도착한 풍운일행이 활약이 펼쳐지겠습니다.




제목을 보니 170부네요. 흐미~ 빨리 2파트를 끝내야 하는디........본래 160부에 끝내야 할 내용이 170부가 되어도 끝나지 않았으니.....죽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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