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69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169(칠백년의 약속)-3




홍인일행은 풍운의 예상대로 악양에 있는 야산에서 야영을 하고 있었다. 밤이 늦어 악양에 도착했기 때문에 객점을 잡지 못하고 아영을 하는 것이다. 홍인일행이 아침식사를 하기위해 모여 있는 천막으로 신풍개가 찾아왔다. 신풍개는 홍인일행보다 하루정도 먼저 악양에 도착하여 배화교와 악양일대를 감시하고 있다가 홍인일해이 도착하자 그동안 조사한 것을 보고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이제 식사하시는 겁니까? 잘 됐네요. 저도 배고픈데 제 것도 있습니까?” 


“신풍개님이 오셨네요. 바로 신풍님 식사도 준비하라고 할게요.” 




란은 천막 밖으로 나가 신풍개의 식사도 준비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시 천막으로 들어왔다.




“아침부터 찾아오신 것을 보니 새로운 소식이라도 있는 모양이죠.” 




란이 자리에 앉으며 묻자 더러운 손가락으로 음식을 집어먹고 있던 신풍개가 입안에 있는 것을 모두 삼키고 가슴을 친다. 




“군사님은 향상 급하시군요. 밥이라도 먹고 이야기해요.” 


“알았어요. 식사부터 하세요.” 




란은 자신의 밥을 신풍개에게 내밀었다. 신풍개가 더러운 손가락으로 음식들을 집어먹었기 때문에 밥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신풍개는 사양하지 않고 란의 밥을 모두 먹어치우더니 소매로 입술을 닫는다. 




“꺽~ 잘 먹었다. 아니 다른 분들은 왜 안 드세요.” 




신풍개의 말대로 홍인이나 현원자 심지어 화원명도 젓가락만 들고 있지 먹지는 않고 있다. 그들도 란처럼 신풍개가 더러운 손가락으로 집어먹은 음식들을 먹기 싫은 모양이다. 




“밥 생각이 없네요. 식사 다하셨으면 이제 말씀하세요.” 




홍인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묻자 신풍개는 이빨을 쑤시던 나뭇가지를 집어 던지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배화교 놈들은 어제 오후에 악양을 떠났어요.” 


“어디로 갔죠.” 


“두 패로 갈라졌어요. 일백여명은 포양호가 있는 강소성쪽으로 갔고 나머지 놈들은 호북성쪽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놈들이 버려두고 갔던 부상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놈들이 데려가더군요.” 


“두 패로 갈라졌다는 말씀이죠? 일단 강소성쪽으로 간 놈들은 포양호로 갔을 확률이 높아요. 자신들을 배신한 흑룡방을 그냥 두지는 않겠죠.” 


“그럼 나머지 놈들은 왜 호북으로 간 거죠.”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배화교 놈들이 출발하기 전에 젊은 사내놈이 찾아왔었어요. 개방 형제들의 말로는 그동안 림산에 있는 사해방주의 집에 드나들던 놈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요? 그럼 대충 감이 잡히는군요. 사해방주가 배화교 놈들에게 무언가 부탁을 했고, 배화교는 그 부탁으로 호북으로 간 것으로 짐작됩니다.” 


“배화교 놈들이 무슨 짓을 하던 우리하고는 상관없잖아요. 지금 중요한 것은 마수마랑입니다. 신풍개님 마수마랑에 대한 소식은 없나요.” 




가만히 듣고 있던 현원자가 답답하다는 듯이 풍운에 대한 소식을 물어본다. 현원자는 자신의 말대로 배화교 따위에는 관심도 없고 오직 풍운에게만 관심이 있는 모양이다. 




“군산소식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를 더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약간 의심 가는 놈들이 있었어요. 어제 밤 마수마랑일행으로 보이는 놈들이 악양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새벽에 제가 직접 그놈들이 머물고 있다는 객점을 찾아갔는데 이미 떠나고 없더군요. 그래서 할 수없이 주인에게 그놈들의 인상착의를 대해 물어봤습니다.” 


“그래서요. 놈들이 마수마랑일행이 맞습니까?” 


“직접 보지 못해서 장담은 못하지만 주인 말대로라면 마수마랑일행이 확실합니다.” 


“왜 그런 말을 지금 하는 겁니까? 놈들이 지금 어디 있죠. 어디로 갔죠.” 




현원자가 화를 내며 따지듯 물어보자 신풍개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몰라요. 주인말로는 건량을 챙겨서 새벽에 떠났다고 하는데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고 있더군요.” 


“개방의 정보망을 총동원해서라도 놈들을 찾아야죠.” 


“안 그래도 지금 개방형제들이 놈들의 행방을 찾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현원자님 흥분하지 마세요. 아직 놈들이 마수마랑일행인지 확실치도 않지 않습니까? 신풍개님........촌간을 다투는 일입니다. 놈들이 정말 마수마랑일행인지 확인해 주세요.”




홍인의 말에 신풍개는 엉덩이를 떨고 일어났다. 




“알겠습니다. 저는 다시 가봐야겠군요.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바로 달려오겠습니다.” 




신풍개는 다시 천막을 나와 마수마랑일행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개방악양분타로 달려갔다. 




“군사님.........악양에 들어왔다는 수상한 놈들이 마수마랑일행이 확실하다면 그놈들이 어디로 갔을까요.” 


“림산으로 갔을 확률이 높아요. 림산에는 마양일행이 있지 않습니까?” 


“그럼 우리도 림산으로 가야하지 않을까요.” 


“아직 놈들이 마수마랑일행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일단 이곳에서 조금만 더 기다려보죠.” 




홍인일행은 일단 악양에 머물며 신풍개의 연락을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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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서성은 면적 19만 6000km2, 성도(省都)는 서안[西安], 황하[黃河] 중류 유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서안 부근에는 주(周), 진(秦), 한(漢)으로부터 수(隋), 당(唐)에 걸쳐 역대 국도(國都)가 자리 잡고 있었으며, 당시의 문화, 정치, 경제의 중심지로서 번영하였다. 주변의 위하평원[渭河平原]에는 베이징원인[北京原人]과 함께 란톈원인[藍田原人]의 유적과 시안반포 유적[西安半坡遺蹟] 등 원시고대 이래 당대(唐代)까지의 유적이 많다. 진령산맥[秦嶺山脈]이 성의 남부를 동서로 달리며, 그 남쪽은 양자강[揚子江] 수계의 한강[漢水]의 유역이고, 그 북쪽은 황하강 유역에 속한다. 친링에서 성 남단의 다바산지[大巴山地]까지는 진령산맥[秦巴山地]로 불리는데, 두 산지 사이에 한강에 연하여 비옥한 한중[漢中], 안강[安康]의 양 분지가 있다. 친링의 단층애(斷層崖) 북쪽은 위하평원으로 관중 분지라고도 한다. 관개용수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농업이 성하여 보리, 목화 등의 주산지로 알려져 있다. 북부의 산북경고원[陝北高原]은 황토고원[黃土高原]의 일부로 해발고도 1,000m 전후이며, 황토층이 두껍게 퇴적되어 있다. 고원 면은 평탄하나 수직의 곡벽(谷壁)을 갖는 우열(雨裂)과 하곡이 발달해 있다. 황하강은 본성과 산서성[山西省] 사이를 깊은 협곡을 만들며 남류하고, 본성에서 흘러나오는 무정하[無定河], 연하[延河], 락하[洛河], 웨이허강을 합류시키는데, 이들 지류로부터 대량의 진흙이 유입 되어 황하강 흙탕물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섬서성의 성도인 서안에서 가까운 곳에 여산이라는 산이 있는데 무림에 떠도는 소문만 무성할 뿐 모든 것이 비밀에 쌓인 천인살막이 여산 정인협곡에 위치해 있었다. 백도무림의 구파일방인 종남파와 화산파의 바로 옆에 무림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천인살막이 있는 것이다. 정인협곡에 있는 폭포수 아래에 한 여인이 떨어지는 폭포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인의 얼굴은 넓은 이마와 호랑이처럼 날카로운 눈매, 오뚝한 콧날과 두터운 입술이 조화를 이루며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다. 또한 은색으로 빛나는 머리까락과 푸른빛의 눈동자는 그녀가 중원인이 아닌 색목인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여인은 허리에 차고 있던 검(劍)을 뽑는 것과 동시에 바위를 박차고 날아올라 폭포수를 향해 검(劍)을 뿌리니 떨어지는 폭포수가 마치 폭탄을 맞은 것처럼 사방으로 튀겨나간다. 여인은 공중에서 몸을 한바퀴 회전하더니 검(劍)과 하나가 되어 폭포수를 베어버리니 무섭게 떨어지던 폭포수들이 반으로 갈라졌다. 여인은 다시 몸을 한바퀴 회전하며 사뿐히 바닥에 착지하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 멀었어. 일점홍은 이정도 위력이 아니야.” 




여인은 혼자말로 중얼거리며 검(劍)을 갈무리하고 다시 폭포수를 바라본다. 그때 그녀의 뒤로 20대 중반의 사내가 다가왔다. 




“막주님........소강입니다.” 




사내는 여인의 앞에 꿇어앉으며 인사를 한다. 




“무슨 일이냐.” 




여인은 뒤로 돌아보지 않고 근엄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어본다. 




“새로운 청부가 들어왔습니다.” 


“누군데 나에게까지 찾아왔지. 일영(日影)이나 이영(二影)에게도 버거운 상대냐?” 


“천수독랑 금막비 죽어달는 청부가 들어왔습니다.” 


“천수독랑?........십이사 중 한명인 금막비를 말하는 거냐?” 


“예~ 맞습니다.” 


“십이사라.........십이사 중 한명이라면 일영이나 이영도 버겁겠지. 알았다. 우선 하오문에서 금막비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라고 해라.” 


“알겠습니다.” 




사내는 여인에게 인사를 하고 물려갔고 여인은 떨어지는 폭포를 무심한 눈으로 바라본다.




“십이사..........그들에 대한 청부가 들어왔군. 이걸 어떻게 한다.”




여인은 머리를 흔들었다. 그녀도 십이사가 누군지 알고 있다. 그들은 배화교의 음모(陰謀)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하는 사람들이다. 본래 자신들은 배화교가 있는 신강을 터전으로 삼고 있었다. 그런데 배화교가 중원무림정복을 도모하기전의 사전작업으로 신강무림을 통일하려 했고, 신강에 삶의 터전을 잡고 있던 자신들은 배화교를 피해 중원으로 들어왔다. 배화교는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형제들을 죽인 원수라는 말이다. 십이사는 그런 배화교와 싸우고 있으니 엄밀하게 따지면 십이사와 자신들은 적(敵)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천인살막은 청부살인으로 먹고산다. 어떻게 해야 할까? 본업에 충실해야 하는가? 아니면 십이사의 청부를 거절해야 하는가? 여인은 심각한 얼굴로 폭포수를 바라보더니 검(劍)을 뽑아 폭포를 베어버린다.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 터전을 다시 찾을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거야. 다른 것은 생각지 말자.”




여인은 검(劍)을 거두며 차갑게 돌아섰다. ‘천인살막주 천인사도 냉하상’ 그녀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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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을 막 벗어나 풍운일행은 말을 타고 넓은 들판을 달리고 있었다. 혈선은 땀을 흘리며 숨을 허덕거린다. 이제는 완연한 여름으로 접어들어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를 정도기 때문이다.




“운랑........힘들지 않아요. 우리 조금만 쉬었다가요.” 


“힘들어.” 


“힘든 것은 아니고 조금 더워서 그래요.” 




풍운과 무경은 혈선에 같이 타고 있었다. 무경은 풍운의 몸과 혈선의 몸에서 발산되는 열기 때문에 더운 모양이다. 




“알았어. 쉴만한 곳을 찾아보자.” 




풍운이 들판을 살펴보더니 커다란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다. 




“여기서 쉬었다 갑시다.” 




풍운이 먼저 나무그늘로 들어가니 나머지 일행도 풍운을 따라 그늘로 들어왔다. 풍운은 자신이 먼저 말에서 내리고 무경을 내려주었고 나머지 일행도 말에서 내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휴~ 덥다. 사우........목마르지 않아요.” 




천유는 자신이 타고 온 말에서 가죽주머니를 꺼내 물을 마시더니 사우에게 내밀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당령도 자신이 타고 온 말에서 가죽주머니를 꺼내 금막비에게 내밀었다. 




“내 참 더러워서........다들 지 짝들만 챙기는군.” 




도치는 혼자말로 툴툴거리더니 자신의 말에서 가죽주머니를 꺼내 물을 마신다. 챙겨주는 사람이 없으니 자신이 직접 챙겨 먹을 수밖에 없다. 풍운은 도치를 보고 피식 웃더니 자신도 혈선에서 가죽주머니와 약간의 건량을 꺼내 무경에게 내밀었다. 




“먹어.” 


“운랑이 먼저 드세요.” 


“나는 안 마셔도 돼. 아직 갈증이 나진 않거든.” 


“알았어요.” 




무경은 먼저 물을 마신다음 건량을 먹는다. 사실 말라비틀어진 건량을 먹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풍운이 생각해서 주는 것이라 사양하지 못하고 억지로 먹는 것이다. 풍운은 무경이 건량을 먹자 그녀의 겉에 앉았다. 




“많이 먹어. 무경은 많이 먹어야 돼.” 


“왜요. 제가 너무 말랐어요.” 


“당연하지. 바람불면 날아갈 정도로 말랐어. 난 무경이 통통해졌으면 좋겠어.” 


“운랑은 마른여자 싫어요.” 


“그건 아니지만 무경은 정도가 심하잖아.” 


“치~ 알았어요. 나중에 돼지처럼 살쪘다고 구박하지나 마세요.” 


“하하하~ 제발 그렇게 한번 해봐~” 




풍운일행이 나무그늘에서 쉬고 있는 사이 그들이 타고 온 말들은 들판에 널린 풀을 띄어먹으며 쉬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들판을 달려가는 말이 있었다.




“두두두” 




풍운은 멀리서 들리는 말발굽소리에 주위를 살펴보니 멀리서 한필의 말이 화살처럼 달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누구지.” 


“왜요. 누가 와요.” 




무경의 물음에 풍운이 손가락으로 들판을 가르친다. 무경이 풍운의 손가락을 따라가 보니 들판을 가로지르며 화살처럼 달려는 검음 말이 보인다. 




“빠르네요.” 


“혈선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을 명마야. 누군지 모르겠지만 좋은 말을 가지고 있군.” 




풍운일행이 말을 지켜보고 있으니 들판을 가로지르던 말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들판에서 풀을 띄고 있는 혈선을 향해 달려온다. 한가롭게 풀을 띄고 있던 혈선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말을 보더니 풍운에게 달려왔다. 




“혈선이 왜 이렇지. 혈선 왜 그래.” 




풍운은 자리에서 일어나 겁먹은 혈선의 등을 다독거려주었고, 그 사이에 바람처럼 달려온 말이 풍운일행의 앞에 멈추었다. 




“너는 누군데 혈선과 함께 있는 거지.” 




검은 윤기가 흐르는 말에는 가죽옷을 입은 꼬마아가씨가 타고이었다. 그녀는 말위에서 허리에 손을 얻고 풍운과 혈선을 찌려보고 있었다. 




“이런 맹랑한 꼬마를 보았나. 어디서 버릇없어 다짜고짜 반말이야.” 




풍운이 대답하기 전에 도치가 벌떡 일어나 꼬마아가씨의 앞을 막았다. 




“꼬마?.........감히 꼬마라고 부르다니 용서치 않겠다.” 




꼬마아가씨는 도치의 말에 불같이 화를 내며 들고 있던 체직으로 도치를 내리쳤고 도치는 피식 웃으며 자신에게 날아오는 체직을 잡았다. 




“이런 쌍~ 꼬마아가씨가 어디서 겁도 없이. 죽고 싶어.” 


“이놈 무혐하다. 당장 놓지 못해.” 




꼬마아가씨는 팔에 힘을 주며 도치에게 잡힌 체직을 빼앗으려 했다. 하지만 도치가 어떤 사람인가? 도치는 순순한 힘만으로도 생나무를 뽑아버릴 정도의 장사다. 더구나 도치는 무림일류고수지 않는가? 꼬마아가씨의 힘으로는 도치의 힘을 강당할 수 없다.




“웃기는 아가씨가. 이걸 콱~.” 


“도치 그만해.” 




풍운이 앞으로 나서며 꼬마아가씨와 도치가 잡고 있는 체직 중간을 잡고 말하자 도치는 쓰게 웃으며 손을 놓았다. 




“연희님이죠. 제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예전에 한번 만났잖아요.” 




꼬마아가씨는 의아한 눈으로 풍운을 내려다본다. 




“넌 누군데 내 이름을 알고 있지.” 


“예전에 령하에서 한번 만났잖아요. 기억 안나요.” 


“령하?” 




연희는 손가락으로 얼굴을 긁적거리며 예전일이 생각해 보았다. 풍운일행 앞에 나타난 꼬마아가씨는 예전에 풍운과 한번 만났던 주연희라는 아가씨다. 연희는 몇 달 전에 령하에서 혈선의 뒤를 쫓던 중 한 남자를 만난 기억이 있다. 그는 남자라고 보고 힘들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운 남자였다. 지금 눈앞에 있는 남자도 못생긴 것은 아니지만 그때의 남자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차이다. 눈앞에 있는 남자가 어떻게 령하에서 있었던 일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거짓말 하지 마. 넌 그때 그 사람이 아니야.” 




연희의 말에 풍운은 피식 웃고 말았다. 풍운이 평소의 습관대로 역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연희가 알아보지 못하는 모양이다. 




“운랑.........이분은 누구죠. 누군지 아세요.” 




건량을 먹고 있던 무경이 자리에서 일어나 풍운의 겉으로 다가오며 물어본다. 




“예전에 한번 만났어.” 


“그때는 다른 얼굴로 역용하고 계셨던 모양이죠.” 


“천마마련에서 나오는 길이라 역용을 풀고 있었어.” 


“그럼 이분도 운랑의 본래 얼굴을 보았단 말이군요.”


“그럼 셈이지. 그래서 날 알아보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래요? 그런데 누군데 말끝마다 반말이죠.” 


“글쎄. 나도 누군지는 몰라.” 




풍운과 무경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연희가 입술을 깨물고 흑선에서 뛰어내렸다. 




“네놈이 감히 나를 무시해. 이런 무혐한 놈들을 보았나. 당장 꿇지 못해.”




말에서 내린 연희는 허리에 손을 얻고 풍운을 노려보고 있다. 풍운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운랑............연희라는 아가씨가 화난 모양인데요.” 


“그래. 잠깐만 앉아있어............연희님이랑 이야기 좀 할게.” 




풍운은 무경에게 양해를 구하고 연희를 돌아보니 연희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쩝~ 무릎을 꿇으라는 말인가요? 일단 날 알아보지 못하는 모양이니 역용을 풀어드리죠.” 




풍운은 고개를 숙이고 역용을 풀더니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연희는 풍운의 모습이 갑자기 변하자 눈이 동그래진다. 어떻게 사람의 얼굴이 삽시간에 변한단 말인가? 무림인들이 밀가루반죽이나 가짜 수염 등으로 역용을 하거나 인면피구로 역용을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단시간에 자유자재로 모습을 변형시킨다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다. 




“어떻게........이럴 수가?” 


“지금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아.........알아. 너.........넌 그때 그놈이잖아.” 


“그놈? 쩝~ 그래요. 제가 풍운입니다. 그런데 연희님은 이곳에는 웬일이죠.” 


“그냥........답답해서 나왔는데 혈선이 보여서 보고 왔어.” 


“그래요.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나도 반가워~ 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얼굴이 변한거야.” 


“천면역용술이라는 겁니다.” 


“천면역용술.........그런 것도 있어.” 


“예~ 그런 것이 있어요.” 


“그럼 나도 천면역용술이라는 것을 배우면 너처럼 할 수 있어.” 


“가능해요.” 


“그렇구나?.........신기하네. 그러나저러나 혈선은 어떻게 된 거야. 혈선을 길들인 거야.”


“예~ 혈선은 저랑 친구가 됐죠. 저도 한 가지 질문이 있어요. 예전에도 궁금했던 건데.......당신은 누군데 말끝마다 반말이죠.” 


“바보........연희라고 했잖아. 주연희.” 


“그건 나도 알아요. 신분 뭐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연희라는 이름을 듣고도 몰라. 음~ 어떻게 설명해야하지..........우리 아버님이 악양왕님이야. 그럼 내가 누군지 알겠어.” 


“아.........악양왕.........그럼 연희님이 공주라는 말씀이세요.” 


“공주라는 말은 싫어하지만 아버지가 왕이니 내가 공주가 되겠지.”




풍운은 눈앞에 있는 꼬마아가씨가 연희공주라는 말에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풍운이 연희공주님께 인사드립니다. 미천한 백성이 공주님을 몰라보고 무례를 범했습니다.”


“일어나 인사는 필요 없어. 나도 다시 만나서 반가워~”




연희는 꿇어앉은 풍운의 팔을 잡고 일으켜 세우려 했다. 하지만 풍운은 바위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다. 풍운이 기(氣)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씨~ 일어나. 일어나란 말이야.”“저를 용서해 주시는 겁니까?”


“용서는 무슨 용서야. 용서하고 말 것도 없잖아. 빨리 일어나.”




연희가 계속해서 일어나라고하자 풍운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연희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닫더니 바닥에 주저앉았다.




“휴~ 힘들어. 무슨 사람이 꼭 바위 같아.”


“물이라도 드릴까요.”


“물은 됐어. 대신 나에게 천면역용술을 알려줘~”


“예~ 천면역용술을 알려달라고 하셨습니까?”


“응~ 나도 배우고 싶어. 알려줘~”




풍운은 연희공주의 말에 쓰게 웃고 말았다. 천면역용술은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연희가 영특해서 천면역용술을 이해한다고 해도 천면역용술을 펼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일갑자 이상의 내공이 있어야한다. 




“왜 천면역용술을 배우려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천면역용술은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알려주기 아까워서 그래.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게.”


“알려드리기 아까워서가 아닙니다. 천면역용술을 배운다 해도 그걸 펼치기 위해서는 일갑자 이상의 내공이 필요해요. 쉽게 말해 제가 알려드려도 연희님에게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말입니다.”


“내공?...........그게 뭐야.”




연희의 말에 풍운은 한숨을 쉬었다. 무공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연희에게 내공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난감하다. 시간이 많다면 그녀에게 차근차근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자신들은 림산으로 가야하지 않는가?




“연희공주님........일단 무공에 대해서 공부하세요. 그다음에 저를 찾아오세요.”


“설명해주기 귀찮아.”


“저희는 지금 급하게 림산으로 가야합니다. 그래서 연희공주님께 무공에 대해 알려줄 시간이 없어요.”


“음~ 그래. 급하다는 핑계로 피하는 것은 아니지.”


“공주님께서 준비되면 언제라도 천면역용술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단 무공이란 무엇인지 배우시고 내공이 일갑자 이상이 되시면 찾아오세요.”


“알았어. 나중에 딴소리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참~ 지금 어디로 간다고 했지.”


“림산입니다.”




연희는 흑선에 올라타더니 나무 밑에 앉아 있는 무경을 힐긋 쳐다보고 들판을 달려간다. 풍운은 연희가 멀어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돌아서니 무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악양왕님께 연희라는 자제분이 있다는 말은 들었어요.”


“그럼 그녀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군.”


“조금만 알아보면 확실하게 알겠죠. 자~ 그만 출발해요.”




풍운일행은 다시 말에 올라 림산으로 향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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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상의 향기”가 무협이라 특정인들만이 좋아하시는 글로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글을 쓰라고 하시는데 천상의 향기가 끝나면 그때 시도해보겠습니다. 지금은 천상의 향기를 쓰는 것도 벅차기 때문입니다.




2. 천향의 구성이 단조로워졌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충분히 공감하며 약간의 변명을 하자면...........지금 파트2가 종결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배화교, 북해빙궁 및 무림맹의 이야기가 빠져도 충분히 복잡하기 때문에 잔가지를 쳐내고 본질적인 줄거리에 충실하고자 했던 겁니다. 앞으로 좀더 치밀한 구성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3. 소제목 ‘칠백년의 약속’이 붙인 이유는 백제멸망 A.C 660년이며 현제 천향의 배경은 A.C 1411년경으로 백제멸망에서 현제까지 대략 750년의 세월이 흘렸습니다. 그리고 백제멸망 후 백제의 후손들인 온시랑일행이 요동에서 기반을 잡은 세월을 대략 50년 정도로 생각한다면 온시랑과 장사치들의 약속이 대략 700년 정도 흐른 겁니다. 그래서 ‘칠백년의 약속’이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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