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6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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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天上)의 향기 165(광풍폭우(狂風暴雨))-16




조철봉을 비롯한 장강수로십팔채의 무사들이 군산 나루터에 도착했다. 배화교의 습격으로 군산을 빼앗긴지 3개월 만에 다시 군산의 땅을 밟은 것이다. 조철봉은 기쁨에 겨워 쏟아지는 장대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배에서 내렸다. 사람들은 겉에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른다. 마치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과 같다. 평소 조철봉을 비롯한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은 자신들에게 군산이 얼마나 소중한 곳이었는지 몰랐다. 그런데 배화교에게 군산을 빼앗긴 다음 군산이 얼마나 소중한 곳이었는지 알았다. 군산은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의 고향이자 정신적 안식처였다. 




“상관담님........혹시 모르니 몇 척의 배는 군산일대를 감시하라고 하세요.” 




풍운은 배에서 내리기 전에 상관담에게 부탁을 했고 상관담은 쾌인채 배들에게 부탁해서 군산일대를 감시하라고 했다. 혹시 배화교나 사해방이 다시 쳐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조철봉과 풍운은 무사들이 모두 하선(下船)하자 나루터와 군산일대를 경계할 무사들을 배치하고 나머지 무사들과 함께 장강수로십팔채의 총채로 향했다. 옥선과 무경도 무사들과 함께 하선(下船)해서 풍운의 겉으로 왔다. 풍운은 아직은 아직까지 무경의 몸이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를 안았다. 무경의 입장에서 조금은 샘이 나는 상황이지만 그녀도 무경의 건강상태를 알기 때문에 묵묵히 풍운과 함께 걷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총채가 나오겠군. 그런데 음소빈의 말로는 혁린무가 총채 곳곳에 화약을 설치했다고 했는데 어디에 설치했는지 모르겠군.” 


“총채가 보이면 제가 말해 주세요. 제가 살펴보겠습니다.” 


“위험해. 만일 화약이라도 터지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잊으셨어요. 제갈세가는 진법과 병법 그리고 기관토목학으로 일가를 이룬 가문이고 저는 그 가문의 모든 것을 이어받은 사람이에요. 아무리 복잡하고 정교하게 화약을 설치했다고 해도 제 눈을 속이지는 못합니다.” “하긴 그렇지. 알았어. 그럼 나랑 함께 가자. 무경 혼자서는 너무 위험해.” 




풍운은 앞서가는 조철봉에게 무경의 말을 전했고 조철봉과 무사들은 총채가 보이자 발걸음을 멈추었다. 




“운랑........정말 두 분만 가실 겁니까? 저도 같이 가요.” 


“옥선은 이곳에 있어. 내가 두 사람을 보호하기 힘들어. 그리고 화약의 격발장치(擊發裝置)나 발화점만 제거하면 되니까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금방 다녀올게.” 




풍운은 무경을 안은 상태에서 총채로 달려갔다. 그런데 달려가는 풍운을 보면 발이 땅을 닫지 않고 공중에 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풍운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음양비를 극성으로 끌어올려 아예 땅을 밟지 않은 것이다. 풍운이 총채의 정문 앞에 도착하자 무경이 풍운의 품에서 빠져나오려 했다. 




“무경은 그냥 말만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풍운의 말에 무경은 빙그레 웃더니 풍운에게 이곳저곳으로 가보라고 했다. 풍운이 무경의 말대로 정문 곳곳을 돌아다니니 무경은 이곳저곳을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거린다. 




“운랑 문을 열고 들어가세요. 정문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어요.” 




풍운은 무경의 말대로 정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서 동쪽으로 이동했다. 무경은 그곳에서 화약의 격발장치(擊發裝置)를 발견했고, 풍운은 화약과 격발장치의 연결고리를 끊었다. 풍운과 무경이 총채의 동서남북을 돌아다니며 격발장치를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녹림대탑으로 갔다. 녹림대탑의 입구에서 무경은 풍운에게 멈추라고 했다. 




“이곳에 모든 화약들의 연결고리가 집중되어 있어요. 혁린무는 우리가 이곳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녹림대탑에 들어가는 순간 폭발하도록 만들었어요.” 


“악독한 놈이군. 우릴 함정으로 끌어들여 모두 죽일 생각이었군. 음소빈소저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 했어.” 




풍운은 녹림대탑을 보니 음소빈이 생각났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슬픔에 잠긴 표정으로 창문너머 하늘을 보며 울고 있었다. 큰 키에 시원시원한 몸매를 가진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녀의 눈은 참으로 슬프게 보였다. 




“운랑 무슨 생각하세요.” 


“아무것도 아니야. 어떻게 해야 하지.” 




풍운이 고개를 흔들며 묻자 무경은 화약의 연결고리들을 알려주었고, 풍운은 화약의 연결고리를 제거했다. 이제 무경과 풍운이 할일은 끝났다.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이 곳곳에 설치된 화약을 제거하면 된다. 풍운은 음양비로 조철봉 일행에게 날아왔다. 




“뇌관(雷管)들은 모두 제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들어가는 것은 위험해요. 먼저 화약을 제거해야 합니다.” 




조철봉은 부하들 중에서 화약을 다룰 줄 아는 무사들을 불러 모았고, 풍운은 그들에게 곳곳에 설치된 화약들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무사들은 자신들끼리 담당구역을 정하고 총채에 들어가 화약들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풍운은 수라기를 끌어올려 방탄강기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튀겨내고 있었다. 무경이 아니라면 이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몸이 약한 무경에게 비는 독약과 같다.




“무경 춥지 않아.” 


“운랑의 품에 있으니 따뜻해요.” 




무경은 풍운의 품을 파고들며 눈을 감았다. 흔들리는 배에서 잠을 이루지 못한 무경이 피곤한 모양이다. 어느덧 비방울이 가늘어지더니 비가 멈추고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화약을 제거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운랑........무경소저가 잠들었어요.” 




옥선의 말에 풍운이 무경을 내려다보니 무경은 아기처럼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풍운은 무경을 안은 상태에서 옥선과 함께 바닥에 앉아 여명이 밝아오는 대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날이 완전히 밝아져서야 화약제거작업이 끝났다. 조철봉은 무사들에게 총채에 있는 배화교의 잔재를 모두 씻어내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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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막수와 유미림이 악양에 도착해보니 날도 어두워지고 폭우가 솟아지고 있었다. 이런 날씨에는 배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나루터와 가까운 객점에 방을 잡고 먼저 식사를 주문했다. 




“수랑........우리 이렇게 오붓하게 식사하는 거 오랜만이죠?” 


“그런가? 하긴 요즘에 계속 분주했지.” 




막수와 미림은 오랜만에 둘만의 식사를 즐긴 다음 방으로 올라가는데 이막수가 방을 하나만 잡았기 때문에 미림과 막수는 한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방에 들어간 미림은 평소와 다르게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늑한 방안에 이막수와 둘만 있으니 부끄러운 모양이다. 이막수는 촛불을 한쪽으로 치우고 침상에 앉은 미림의 옆으로 다가가니 미림은 살짝 엉덩이를 들어 옆으로 이동한다. 




“미림.......지금도 부끄러운 거야. 우린 부부잖아.” 


“몰라요.” 




미림은 막수의 품으로 파고들며 고개를 숙인다. 막수는 빙그레 웃더니 미림의 앞섬을 벌리고 속을 집어넣었다. 




“하이.......하이.......아파요. 살살해요.” 




막수는 미림의 안아주며 그녀의 귀에 더운 바람을 불어넣으니 미림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막수는 떨고 있는 미림을 침상에 눕히고 그녀의 위로 올라가 입맞춤을 하니 미림도 양팔로 막수의 목을 감고 적극적으로 막수의 혀를 받아들었다. 혀와 혀가 엉키며 미림의 입속에 침이 가득해 진다. 미림은 입맞춤을 하는 와중에 막수의 상의 고름을 풀었고 막수는 상의를 벗어 던지고 미림의 상의를 벗기려 했다. 




“하이.......하이.......수랑.......불........불을 꺼주세요.” 




미림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촛불 끄라고 부탁했다. 부끄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수는 미림의 말을 무시하고 그녀의 상의를 벗기니 미림의 탄탄하고 아름다운 젖가슴이 흔들리는 촛불 앞에 드려났다. 미림은 양팔로 젖가슴을 가리며 안절부절 못하며 애원의 눈으로 막수를 올려다본다. 




“미림.......보고 싶어. 미림을 느끼고 싶어.” 




미림은 입술을 깨물고 막수를 올려다보니 막수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자신의 젖가슴을 보고 있었다. 사랑하는 막수가 원하고 있다. 그가 자신을 원한다. 미림의 팔이 힘없이 양쪽으로 벌어지며 하얀 젖가슴이 드려났다. 막수의 눈에 미림의 젖가슴은 마치 눈 덮인 산처럼 보인다. 막수는 미림의 치마를 잡고 밑으로 내리니 미림은 창피함에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미림...........정말 아름다워~” 




막수는 미림의 환상적인 몸매를 바라보며 자신도 옷을 모두 벗고 미림의 젖가슴을 애무한다. 처음에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가리고 있던 미림도 막수의 부드러운 애무에 서서히 흥분이 밀려와 양손으로 막수의 몸을 애무한다. 막수가 신이 만들어 놓은 신비의 골짜기로 들어가 긴 혀로 골짜기의 흐르는 샘물을 핥다먹으니 미림의 교성소리가 높아진다. 




“하이.........하이.......수랑.......미림이 미쳐요. 그만.........아흑~” 




막수는 골짜기가 촉촉하게 젖어들자 고개를 들고 미림의 위로 올라갔다. 미림은 다리를 버리고 막수를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헉~ 아흑~” 




미림은 불기둥이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오자 손가락을 깨물며 바들바들 떨었다. 막수는 미림의 젖가슴을 주무르고, 진한 입맞춤을 하며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니 미림은 막수의 몸에 매달려 부들부들 떨며 쾌락의 세계로 들어갔다. 




“아아앙~ 수랑........아흑~ 아아앙~” 


“헉~ 헉~ 미림.......사랑해.” 


“헉~ 헉~ 아아앙~ 저도 사랑해요. 수랑.” 




막수와 미림은 사랑의 밀어를 주고받으며 절정을 행해 달려갔고, 어느 순간 두 사람은 천둥을 맞은 사람들처럼 부들부들 떨더니 침상에 쓰려졌다. 




“하이.........하이........수랑 사랑해요.” 


“나도........미림........사랑해.” 




막수는 땀에 젖은 미림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 날이 밝자 이막수와 유미림은 객점에서 식사를 하고 나루터로 향했다. 




“수랑........저기보세요. 저 놈들.......배화교 놈들 아닌가요?” 




미림이 나루터에 정박한 배에서 나루터로 하선(下船) 무사들을 가르친다. 이막수도 나루터를 살펴보니 여기저기 부셔지고 불탄 배에서 검은 무복과 붉은 무복을 입은 무사들이 내리고 있었다. 이막수는 유미림의 손을 잡고 나루터를 빠져나와 멀리서 나루터를 지켜보기로 했다. 




나루터에 내린 혁린무가 형오삼살을 불렸다. 형오삼살은 부상자(負傷者)들을 수습하다가 혁린무에게 달려왔다. 




“부르셨습니까?” 


“사망자와 부상자들을 파악해. 그리고 사해맹룡과 사해방 놈들은 어디로 갔어.” 


“사해맹룡은 조금전에 사상자(死傷者)들을 수습하겠다고 자신들의 본거지로 돌아갔습니다.”


“흥~ 우리랑은 잠시라도 같이 있기 싫다는 건가? 괘심한 놈!” 


“공자님.........그들이 아니었으면 저희들은 전멸(全滅)했을 겁니다. 그들에게 감사해야죠.”


“그건 나도 알고 있어. 충분히 감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자식 너무 거만하잖아.”


“................”


“휴~ 알았다. 일단 부상자들부터 먼저 수습해라.” 




혁린무는 다시 배에 올라 선실로 들어가더니 힘없이 의자에 앉았다. 




“빌어먹을........이게 무슨 꼴이야. 아버님에게 형님에게 할말이 없군.”




혁린무는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주먹으로 탁자를 내려쳤다.




“빠드득~ 모든 것이 그 십이사 놈들 때문이야. 그놈들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허망하게 당하진 않았을 거야.” 




혁린무는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미치고 환장할 일이다. 힘들게 군산을 장악하고 흑룡방과 사해방까지 끌어들었다. 그런데 군산해선에서 겨우 목숨이나 부지할 정도로 대패(大敗)를 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자신이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군산을 공격할 당시 조철봉을 놓친 것이 실수였다. 그때 조철봉을 죽어버렸다면 장강수로십팔채는 구심점을 잃고 스스로 무너졌을 것이다. 이렇게 열개가 넘은 채주들이 모여서 반격할 생각도 하지 못했을 거란 이야기다. 그리고 흑룡방의 배신을 전혀 눈치체지 못하고 그들을 너무 믿었다는 것이다. 놈들에게 최신에 함선(艦船)까지 주며 장강수로십팔채와 싸우라고 했는데 놈들은 자신이 준 배까지 끌고 도망쳐 버렸다. 또 한 가지 실수는 십이사들의 존재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냥 두어도 마령단 때문에 죽을 놈들이라 생각했다. 운이 좋아 살아남는다고 해도 마인(魔人)이 되거나 백도의 손에 죽을지 알았다. 그런데 그놈들은 마령단의 족쇄에서 났고 백도 무림인들의 손에 죽지도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일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혁린무는 입술을 깨물고 있다가 사안의 마양에게 서찰을 쓴다.




이막수와 유미림은 나루터에서 가까운 객점으로 들어가 나루터가 보이는 창가에 앉았다. 




“수랑!.......이게 어떻게 된 거죠. 혹시 장강수로십팔채와 전투가 벌어진 것이 아닐까요.” 


“그럴 가망성이 많아. 저번에 일사님이 전투가 임박했다고 하셨잖아. 배화교 놈들의 상태로 보아 전투가 치열하던 모양인데 일사일행이 무사한지 걱정이로군.” 


“어떻게 하시겠어요. 놈들의 동태를 계속 감시하시겠어요. 아니면 일사님께 가시겠어요.” 


“일단 놈들의 동태를 살펴보고 오늘 밤에 군산으로 출발하자.” 




이막수와 유미림이 계속 혈영대와 흑풍대를 살펴보니 각각 1천명이 넘던 혈영대와 흑풍대는 절반가량이 줄어들어 1천 명 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부상자들까지 합치면 일천 명은 넘을 것이다. 이막수와 유미림은 밤이 깊어지자 배를 구해서 군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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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철량은 천일살막에 의해 금산반의 수족들이 제거되자 마양을 다시 불렸다. 마양은 이미 림산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육철량의 연락을 받고 바로 그의 집으로 찾아왔다. 




“절 부르셨습니까?” 


“예~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하셨더군요. 감사합니다.” 


“제가 뭐 할일이 있습니까? 모두 천일살막 놈들이 했죠. 그러나저러나 저를 보자고 한 것으로 보아 부탁하실 것이 있는 것 같은데..........저희들이 또 도와드릴 일이 뭐죠?” 


“음~~..........꼭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기 힘들군요.”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말씀하세요. 저희들이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사해맹룡에게 군산해전에 대한 결과보고를 받았습니다. 배화교의 피해가 막심하더군요.” 




마양은 군산전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쓰게 웃고 말았다. 사해방이 자신들과 손을 잡은 것은 장강수로십팔채를 몰아내고 대륙의 강과 수로를 장악해서, 그것을 기반으로 대륙상회까지 장악할 욕심에 손을 잡는 것이다. 그런데 이공자와 사해방이 장강수로십팔채의 전투에서 대패하고 돌아왔다. 이제 장강수로십팔채를 몰아내고 대륙의 강과 수로를 장악하기 힘들어 졌다는 말이며, 사해방이 자신들과 손을 잡을 이유가 없어졌다는 말이다. 육철량은 왜 군산해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일까? 혹시 군산해전의 패배를 빌미삼아 자신들과 결벽하자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요구를 하려는 것일까? 마양의 머리 속에 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혼자 생각해봐야 답은 없다. 상대의 의도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흑룡방 놈들이 배신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놈들만 배신하지 않았어도 그렇게 쉽게 패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저도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흑룡방 같은 수적(水滴)들 따위를 믿고 일을 추진한 것부터가 잘못한 거죠. 아아~ 그렇다고 제가 공자님이나 마양님을 탓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회란 얼마든지 또 있습니다. 공자님께 힘내라고 전해주세요.” 




마양은 육철량이 어르고 뺨치는 식으로 말하자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들이 내세울 것이 없으니 참을 수밖에 없다. 




“저기.......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이제야 육철량의 본심이 나오는 모양이다. 마양은 조용히 육철량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천인살막이 강가 놈과 금산반의 수족 같은 놈들을 죽었지만 그렇다고 금산반의 기반이 무너진 것은 아닙니다. 대륙상회의 회원들 중에는 아직도 금산반을 따르는 무리들이 많기 때문이죠.” 


“요점만 말씀해 주세요. 저희들이 무엇을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공자님과 마양님께 금산반을 따르는 놈들을 제거해 주세요. 그 사이 우리 사해방은 금산반을 제거하고 대륙상회를 장악하겠습니다.” 


“잠깐만........공자님과 제가 금산반을 따르는 회원들을 제거하는 사이에 육방주께서는 금산반을 제거하고 대륙상회를 장악하겠다는 말씀입니까? 그게 가능합니까?” 


“가능해요. 대륙상회는 상인집단 입니다. 자신과 물건들을 지키기 위해 무사들을 고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직적으로 무사들을 키우지는 않습니다. 즉~ 부대라고 부를 만한 부대조차 없다는 말입니다.” 


“최소한 회장이나 주요요인들을 지키는 경호무사들은 있을 거 아닙니까?” 


“회장인 금산반 직속으로 300명 정도의 무사들이 있습니다.” 


“예? 300명이요........그거 밖에 안돼요. 그 인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대륙상회는 악양왕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쉽게 말해 황실에서 대륙상회를 보호해 주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륙상회에 가입한 상인들도 무사를 고용하기 보다는 관(官)군의 보호를 받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죠.” 


“음~ 그래요. 하긴 관군이 보호해 준다면 굳이 무사들을 키울 필요는 없겠죠.” 


“그러니까? 공자님과 마양님께서 중원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금산반을 따르는 회원들을 공격해 달라는 말입니다. 그럼 금산반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데리고 있는 무사들을 그곳으로 보낼 겁니다. 관(官)에 도움을 청하기에 앞서 자신이 먼저 사태파악을 해야 하니까요. 그럼 저는 금산반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금산반을 죽이고 대륙상회를 장악하겠다는 말입니다.” 


“좋은 작전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도 있네요. 우리가 대륙상회를 공격하면 관군(官軍)이 우릴 그냥 두겠습니까? 당장 우릴 잡아들이려 할 거 아닙니까?” 


“조금 고생은 하시겠죠. 하지만 공자님이나 마양님은 중원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또한 배화교 무사들에게 관군(官軍)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저희가 도와드린다면 무슨 대가가 있죠?” 


“배화교는 무림정복을 원하시죠. 제가 대륙상회의 주인이 되면 배화교에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대륙상회가 가진 정보, 재력, 물자보급 능력을 총동원해서 배화교를 돕겠다는 말입니다. 이정도 조건이면 배화교도 만족하지 않습니까?” 


“음~~~ 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군요. 일단 공자님께 여쭈어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마양은 그길로 림산을 빠져나와 혁린무가 있는 악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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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채의 정리가 끝나자 풍운은 조철봉을 찾아갔다. 




“어서 오게! 안 그래도 자네를 부르려고 했네.” 


“오면서 보니 대충 총채의 청소는 끝난 것 같더군요.” 


“그래..........자자 앉게.” 




풍운이 조철봉의 앞에 앉았으니 조철봉도 의자에 앉더니 풍운의 손을 잡았다. 




“고맙네. 자네 덕분에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어.” 


“제가 무슨........모두 각 채주님들과 무사들의 공이죠.” 


“아니야. 자네가 아니었으면 우리가 배화교 놈들을 물리치는 것은 불가능했을 거야.” 




풍운은 얼굴을 붉히며 손을 빼낸다. 감사인사나 받자고 한일이 아니다. 




“다른 분들은 다들 어디 가셨습니까?” 


“누구.......채주들 말인가?” 


“예~ 전 이곳에 오면 다들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한분도 안보이네요.” 


“그 친구들 모두 잔치준비하려 갔네.” 


“잔치요?” 


“어제는 정신이 없어 그냥 지나갔지만 군산해전해서 승리했으니 오랜만에 잔치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가요?........그럼 오늘밤까지는 이곳에 있어야겠네요.” 


“오늘밤까지 이곳에 있다니.......그게 무슨 말인가?” 


“저희 십이사들은 할일이 끝났으니 그만 가봐야죠.” 


“지금 떠나겠다는 말인가?” 


“장인어른도 아시겠지만 배화교 놈들이 육지로 갔습니다. 놈들이 또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몰라요. 우리는 놈들의 음모를 막아야 합니다.” 


“휴~ 무슨 말인지는 알겠네. 하지만 나는 자네들을 이대로 보내줄 수 없네. 우리에게도 보답할 기회를 줘야지.” 


“저희가 보답을 바라고 한일이 아닙니다.” 


“하여튼 말없이 가면 용서하지 않겠네. 나는 이만 일어나야겠군.” 


“저기.........장인어른.........장인어른.”




조철봉은 풍운이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자리를 피해버린다. 풍운은 머리를 긁적거리며 일어나 옥선과 무경이 기다리는 방으로 갔다. 




“아버님은 만나고 오셨어요.” 


“응~ 그런데 할말도 못하고 그냥 왔어.” 


“왜요?” 


“장인어른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피해 버리셨어.”




옥선은 입을 가리고 킥킥대며 웃는다. 풍운이 조철봉을 찾아간 것은 이제 배화교도 물리치고 총채의 정리도 끝났으니 그만 군산을 떠내겠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조철봉은 풍운의 의도를 미리 간파하고 풍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피해버린 것이다. 




“운랑........총채주님의 입장도 생각해 주세요. 운랑을 비롯한 십이사님들은 장강수로십팔채의 은인입니다. 당연히 그분들께도 보답할 시간을 주셔야죠.” 


“쩝~ 입장곤란하군.” 


“참~ 조금 전에 들으니 북쪽나루터로 떠밀려온 여인을 경비무사가 발견했다고 합니다.” 


“여인?........누군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무사들도 처음 보는 여인이라고 해요. 지금 총채로 후송(後送) 중이라고 하니 도착해서 보면 누군지 알겠죠.” 




풍운은 옥선의 말을 흘려듣고 의자에 앉았다. 




“무경. 한 가지 물어보자. 무경 말대로 배화교 놈들을 그냥 보내줬어.........그놈들이 그냥 신강으로 돌아갈 놈들은 아니고 또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을 거야. 무경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저번에 무경은 백도가 나서서 배화교 놈들을 섬멸(殲滅)할 것이라고 했는데 나는 그렇게 일이 쉽게 풀린 거라 생각 안 해.” 


“운랑.......이런 말씀드리면 이상하게 생각하시겠지만........한동안 배화교 놈들이 무슨 짓을 하던지 그냥 지켜보기만 하세요.” 


“무슨 말이야.” 


“대부분의 백도무림인들은 배화교가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몰라요. 그들이 중원에 들어와 장강수로십팔채를 공격했단 사실도 모르고 있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물론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은 애써 배화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 해요. 백도 무림인들도 알아야 합니다. 배화교가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고, 중원에 들어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해요. 지금까지 운랑일행이 배화교의 음모를 막아주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대충 무슨 말이지 알겠어. 한번 당해보라는 말이자. 하지만 배화교 놈들이 죄 없는 양민을 괴롭히면 어떻게. 그런 짓을 해도 그냥 두고 보란 말이야.” 


“보지 마세요. 듣지 마세요. 한동안 운랑은 다른 일을 하세요. 사해방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 않습니까?” 


“나보고 보지 말고 듣지도 말라. 휴~ 무슨 말이지 알았어.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네. 나는 잠시 도치일행이나 만나고 올게.” 




풍운이 다시 방을 밖으로 나갔다. 무경은 옥선을 불렸다. 




“옥선님.......부탁이 있어요.” 


“말씀하세요.” 


“아마 오늘 밤에 지나면 채주님들은 자신들의 채로 돌아가시겠죠? 언제까지 채를 비워둘 수는 없으니까요.” 


“맞아요. 아마 내일 아침에 출발할 겁니다.” 


“옥선님께서 각 채주님들께 이번에 배화교와의 일을 중원 전역에 소문 좀 내달라고 부탁해주세요.” 


“그런 일이라면 부탁할 필요도 없어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채주님들과 무사들은 배화교의 만행과 운랑의 활약에 대해 자랑하고 다니실 겁니다. 물론 허풍까지 첨가해서 떠들고 다니시겠죠.” 


“그런가? 그럼 부탁할 필요도 없네요.” 




옥선의 말대로 장강수로십팔채 무사들은 지금까지의 일을 스스로 떠들고 다닐 것이다. 자신들의 활약까지 부풀려서 말이다.




풍운이 도치일행이 있는 건물로 향하고 있는데 몇 명의 무사가 들것을 들고 달려오고 있었다. 풍운은 그냥 지나가려다가 호기심에 무사들을 멈추게 했다. 




“풍운님이로군요. 안녕하세요.” 




무사들은 풍운을 알아보고 인사를 한다. 이제 장강수로십팔채 무사치고 풍운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들것에 실린 사람은 누굽니까?” 


“물에 떠내려 온 여인입니다.” 


“조난당한 여인인가 보죠.” 


“아닙니다. 여인이 입고 있는 복장은 흑룡방의 수어군이 입는 물옷입니다. 아무래도 흑룡방 여인 같아요.” 


“흑룡방 무사 중에 여인도 있었나.” 




풍운은 호기심에 들것으로 다가가 여인을 덮고 있는 천을 들어보았다. 




“이 여인은 음소빈?........맞아! 음소빈이야.” 




들것에 실려 있는 여인은 음소빈이었다. 거친 폭우에 정신을 잃은 음소빈이 군산으로 떠내려 온 것이다. 풍운은 음소빈의 맥을 짚어보니 맥이 너무나 미약하다. 




“이 여인은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풍운은 음소빈을 안고 다시 무경과 옥선이 있는 방으로 달려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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