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현월 야우 - 8부

본문

바람이 차갑습니다.


외출하실때 따뜻하게 입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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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루 지하 밀실의 비밀통로가 열리고, 어깨에 커다란 덩치의 중년인을 둘러맨 벽고영이 들어온다.


어깨에 메고 있던 정신을 잃은 침의 차림의 중년인을, 밀실 중간에 미리 준비해 두었던 몸을 뒤로 젖혀 편안히 기댈 수 있게 만들어진 의자에 내려놓고, 양 팔목과 발목을 의자에 결박한다. 


“휴~우”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낸 벽고영이 밀실 안을 둘러보며 만족한 미소를 입가에 흘린다.




밀실의 풍경이 아까 와는 천양지차로 바뀌어 있다.


중안에 있던 둥근 다탁이 치워지고 중년인을 내려놓았던 의자로 바뀌었다.


정하련이 업무를 보던 서가도 검은 휘장으로 가려지고 밀실 한쪽 벽면에는 검은색과 노란색이 나선형으로 꼬여진 그림이 있는 커다란 둥근 목판이 걸려 있다. 


목판 옆으로는 사방을 모두 검은 장막으로 가려놓아 밖에서 안을 볼수 없게 만들어 놓은 사각 휘장이 세 군데 설치되었고 한쪽구석의 향로에서는 푸른 연기가 기이한 냄새와 함께 피어오른다. 


준비는 완벽했다.




“모두 준비 되었나?”


“네! 주군”


세 곳의 검은 휘장 안에서 일영을 비롯한 다른 두 비영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자 그럼 시작하지...”


등롱이 꺼지고 밀실 안이 암흑으로 변했다.




어제 밤부터 숨 가쁘게 달려왔던 일들의 대미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흑하보주 장대운을 위한 연극 공연이..




의자에 의식을 잃고 잠들어 있는 중년인은 바로 흑하보주 장대운이었다.






흑하보주를 제압하는 것은 무척 쉬웠다.


백화원 기녀 녹영의 방에서 양귀비 추출물이 섞인 술을 마시고, 그녀와 격렬한 정사를 끝낸 후 잠든 장대운의 혈도를, 벽고영이 몰래 잠입하여 제압했다.


문제는 장대운의 호위무사 낭아검(狼牙劍)이었다.


10년째 장대운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호위를 하던 낭아검은, 오늘도 장대운이 잠든 녹영의 방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그를 유인해 내기 위해 우문걸을 끌어 들였다.


백화원에 술을 마시러 온 것으로 위장한 우문걸이, 녹영의 방문 앞을 지키고 있던 낭아검을 우연히 만난 것처럼 연극을 하며 자신의 술자리로 불러들인 것이다.


‘흑하보의 총단 앞에 있는 주루인데 별일 있으랴’하는 우문걸의 말에 방심한 낭아검이 녹영의 방문 앞을 떠나고, 벽고영이 혼절한 장대운을 빼내어 백화원 뒷골목에 미리 대기해 두었던, 내부가 가려진 마차를 이용해 혜화루의 비밀통로를 통해 밀실까지 데려온 것이다.


그 마차는 비빌통로 입구에 대기 중이다.


연극이 끝난 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장대운을 녹영의 방에 되돌려 놓아야하기 때문이다. 






의자에 손발이 묶인 장대운의 뒤에 서서 그의 어깨에 양손을 올리고 장대운의 호흡과 자신의 호흡을 일치시킨다.


캄캄한 암흑 속에서 두사람의 숨소리만 들려온다.


잠시후 장대운과 들숨과 날숨이 자신의 호흡과 완전히 일치되었다.




제압했던 혈도를 풀어 장대운을 깨운다.




“여..여기는~”


잠에서 깨어난 장대운이 힘없는 목소리로 묻는다.


장대운은 지금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 단계에 있다.


아까 술에 탔던 양귀비 추출물과 향로에 미리 피워놓은 미혼향의 효력으로 잠에서 깬 것도 아니고 잠든 것도 아닌 몽롱한 상태가 된 것이다.


“이곳은 당신의 꿈속입니다. 제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벽고영의 나직하고 편안한 목소리가 암흑 속에서 흘러나온다.“


“네..”


“제 목소리를 듣고 따라 오십시요. 이곳에서 길을 잃으면 매우 위험합니다. 저를 믿고 따라올 준비가 되었습니까?”


“네..”


장대운의 목소리에 힘이 빠지며 무의식의 상태로 한걸음 나아간다.




최면을 거는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내공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피술자가 최면시술에 동의를 했어도, 자기 방어기제가 강한 사람은 최면에 실패한다.


하물며 감각과 정신력이 범인의 몇 배나 되는 내가고수를 최면상태에 들게 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벽고영은 양귀비추출물과 미혼향을 사용했고, 그 노력에 힘입어 장대운을 관념의지의 단계까지 이끌었다.


관념의지(觀念依支)의 단계, 피술자(彼術者)가 시술자(施術者)에게 관념을 의지하는 최면(催眠)의 초기 단계이다.




“등불이 켜지면 벽에 있는 문양이 보일 겁니다. 그 문양을 계속 보고 있으면 더욱 편안한 곳으로 가실 겁니다.” 


희미한 등불이 켜지고 벽에 붙어있던 흑색과 황색이 뒤섞여 나선형으로 꼬인 문양이 그려진 둥근 목판이 나타난다.


“보이십니까?”


“네! 보입니다.”


“계속 주시하십시오.”


목판이 서서히 회전하고 장대운의 의식도 따라서 회전한다.


목판의 회전이 빨라질수록 장대운은 무의식의 더욱 깊은 곳까지 빠져 들어간다.


무의식의 상태를 주시하고 있던 벽고영이 장대운을 결박했던 두었던 팔목과 발목의 밧줄을 풀어준다


“당신의 왼팔은 무척 무겁습니다. 당신은 결코 팔을 들 수 없습니다. 자 그럼 왼팔을 움직여서 제 말이 사실인지 시험해 보십시오.”


장대운이 안간힘을 쓰며 팔을 올리려 하지만 무의식의 지배 속으로 빠져든 팔의 근육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거죠?”


“제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약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꿈속입니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제 뜻대로 이루어집니다. 이제 제압했던 팔을 풀어 주겠습니다. 움직여 보십시오.”


장대운의 왼 팔이 쉽게 들여 올려 진다.




감각지배(感覺支配)의 단계..꽤 깊은 최면 단계이다.


무척 빠른 시간에 감각지배의 단계에 다다른 장대운은 보통 사람보다 최면에 잘 걸리는 체질인 것 같았다.




그 다음 단계는 무의식(無意識) 발현(發現)의 단계이다.


피술자의 무의식에 몇가지 단어와 행동양식을 각인시켜 그 단어가 들릴 때 각인된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벽고영은 과거 이 단계에서 한 번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다.






과거 지옥도에서 최면술을 강의하던 교두는, 인간의 의식세계와 무의식 세계는 마치 실낱처럼 가늘어서 자칫 최면이 잘못 걸리면 피술자의 정신이 붕괴 할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인간의 이지를 제압하여, 시술자의 뜻대로 완벽하게 움직이게끔 할 수 있는 무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지금은 흔적이 모두 사라진 천년마교(千年魔敎)의 섭혼대법(攝魂大法)이 그런 위력을 지녔었다고 전해지지만 현존하지는 않는다는 말도 했었다. 


다만 인간의 단편적인 행동과 의식은 최면술로 어느 정도까지는 제어가 가능하다고도 말했는데, 벽고영이 그 단계를 시행하던 중에 정신이 붕괴되는 사람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정신이 붕괴된 사람의 자살을 목격한 연후에 다시는 그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최면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서책들을 찾아 읽었던 벽고영이다.




자살한 사람은 벽고영의 아버지였다. 


정확히 말하면 흑의(黑蟻) 144호가 위장용으로 쓰고 있는 이름, 벽고영의 아버지였다.






오년전 지옥도주가 호남성(湖南省) 장사(長沙) 근처의 야산에 자신을 두고 떠난 후, 자신의 계획을 세우던 도중에 가장 먼저 필요 한 것이 이름과 신분이이라는 것을 자각한 144호가, 역용으로 본 얼굴을 숨기고 장사의 뒷골목에서 비슷한 또래의 고아들과 어울려 지내며 자신의 껍질을 찾던 중에 발견한 사람이 벽고영의 아버지였다. 


발견당시 그는 몹시 술에 취해 뒷골목에 쓰러져 있었는데, 함께 지내던 고아들이 쓰러진 그에게 다가가 그의 전낭을 훔치려는 것을 144호가 목격하고, 그를 뒷골목 자신의 움막으로 데려와 재웠었다.


잠에서 깨어난 50대의 그 사람은 며칠 전에 숨진 자신의 아들이 144호와 비슷한 나이또래였다고 울부짖으며 술을 찾았고, 144호는 그에게 술을 사다 주었다. 


그리고 술 취한 그를 상대로 최면을 펼쳐 그의 과거를 모두 알아내고 죽었다는 그 중년인의 아들을 자신의 껍질로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 중년인의 이름은 벽현상(璧賢相), 죽은 아들의 이름이 벽고영이었다.


벽현상은 어릴때 남경에 살았었고 그의 아버지는 원나라의 관리였다고 했다.


몽골족의 제국이었던 원(元)이 중원에서 쫒겨나고 한족(漢族)주원장이 세운 명(明)이 건국되자, 원의 치세동안 몽골족에게 부역했던 한족(漢族)인물들을 색출하여 한간(漢奸:한족의 간신)이라고 부르며 주살하기 시작했는데 벽현상의 아비도 그때 죽었다고 한다.


목숨만 겨우 건져서 남경을 탈출한 벽현상은 이름을 숨기고 떠돌아다니며 살다가 사천성(四川省)의 시골마을에서 한 기녀를 만나 아이를 낳았고, 출산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녀가 창병(瘡病:성병)으로 숨지자, 창병에 걸려 죽은 여자와 사는 벽한상도 창병에 거렸다고 생각한 마을 사람들에게 그 마을에서도 쫓겨났고, 십몇년간 중원 곳곳을 정처없이 떠돌다가 열흘 전쯤에 장사(長沙) 까지 흘러들어 왔다며 최면 중에도 눈물을 흘렸다.


평소에도 몸이 약했던 벽현상의 아들 벽고영은 사흘 전에 숨을 거두었고 그를 땅에 묻은 후, 실의에 빠져 술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하며 말을 끝맺었다.




죽은 벽고영은 144호가 뒤집어쓰고자 하는 껍데기의 요건에 너무도 잘 맞았다.


태어나서 이리저리 떠돌아 벽고영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이 벽한상외에는 없었고 벽한상이 어릴 때부터 글을 가르쳐 학문도 알고 있다고 했다.


나중에 누가 벽고영에 대해 조사를 하더라도 벽고영이 한간의 자식이라는 것밖에는 밝혀낼 것이 없을 터였다.


조사를 맡은 이는 한간의 자식이라는 작은 비밀을 알아내고 이미 벽고영이 숨기고자 했던 것은 알아냈다고 자위하면서 조사를 접을 것이다. 


결코 자신이 흑의라는 사실은 밝혀내지 못할 것이다. 


지옥도 교두들이나 함께 중원으로 나온 흑의(黑蟻)들을 제외하고는..




벽한상에게 자신을 아들로 여기도록 무의식을 자극해 최면을 걸었다.


처음에는 최면의 효과가 좋은 것 같았지만 144호가 운검장을 손아귀에 넣고자하는 계획 하에 벽한상과 함께 광주로 온 얼마 후 문제가 터져 버렸다.


광주부 변두리의 기루에서 역용을 하고 점소이 일을 시작한 며칠 후에 벽한상의 정신 붕괴가 시작된 것이다.


아버지의 자식에 사랑을, 대한 무의식 깊은 곳에 숨겨진 그 애틋한 그리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144호의 실수였다.


점소이 일을 끝마치고 돌아온 144호에게 ‘너는 내 아들이 아니야’ 하고 울부짖는 벽한상을 어쩔 수 없이 살해해야 했다.


급사로 위장한 벽현상의 시신을 백운산에 묻고 운검장에 입문한 후에 최면에 관한 것을 더 깊이 연구했다.




그후로 사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옥도의 그 누구도 보지 못했고 연락조차 없었다.


하지만 144호는 어디선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지옥도주의 존재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양귀비로 이지를 흐리고 미혼향으로 장대운의 신경을 이완시켰다. 


이제부터가 중요했다.




“이제부터 당신이 보는 장면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일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자리에서 움직이거나 절대 소리를 내지 마십시오. 아시겠습니까?”


“네..”


딱... 신호가 울리고 세 군데의 검은 휘장 한곳에 등불이 켜지고 휘장이 걷혀 올라간다.


휘장이 걷힌 곳에는 입을 가리고 무릎이 꿀린 채 묶여있는 장하운의 모습과 흰옷을 입고 장도를 든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딱...다시한번 신호가 울리고 흰옷을 입은 사람이 도를 휘둘러 장하운의 목을 벤다.


피가 분수처럼 솟으며 장하운의 눈이 서서히 감긴다.


등불이 꺼지고 암흑이 된다.




“저들이 누군인지 아시겠습니까?”


“내 동생과 남천패가에서 보내준 흑하보의 우호법(右護法) 월도(月刀)입니다.”


장대운이 눈물을 줄줄 흘리며 대답한다.




“다음 장면을 보겠습니다. 절대 소리 내지 마십시오.”


딱..신호가 울리고 가운데의 휘장에 불이 밝혀진다.


아까 장하운과 똑같은 자세로 장명운이 있고, 붉은 옷에 검을 들고 있는 모습의 장한의 뒷모습이 보인다.


딱..장명운의 가슴에 검이 관통되고 등불이 꺼진다.




“저들은요?”


“제 막내 동생과, 역시 남천패가 출신인 좌호법(左護法) 일검(日劍)입니다.”


장대운의 목소리가 떨려 나온다.




딱.. 또 한번 신호음이 울리고 이번에 보이는 이는 흑하보주의 아들 장인교와, 장대운의 호위무사 낭아검으로 분장한 비영사호의 뒷모습이다. 


딱... 신호음이 울리고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게 진행된다.


장인교의 목을 찔러가던 낭아검의 톱날 같은 검을 우문걸로 위장한 비영 구호가 막고 낭아검을 격퇴하는 장면에서 등불이 꺼진다.




“저 들은 또 누구 입니까?”


“낭아검!.. 이놈이 나를 배신하고 제 아들을 죽이는 것을 해부주 우문걸이 구해 주었군요..”


장대운의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렇군요..해부주 우문걸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고 당신의 아들 목숨을 구하게 되는 군요. 그는 믿을 만한 사람입니다.”


“네! 우문걸을 믿겠습니다.”


“다시 눈을 감으십시요.. 더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고 당신은 오늘 일을 잊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




흑하보주 장대운은 벽고영의 최면에 완벽하게 걸려들었다.




한동안 조용한 목소리로 장대운 무의식 깊은 곳에 행동 양식과 각인언어를 완료한 벽고영이 다시 점혈을 하고 장대운을 들쳐 메고 나간다. 


밀실에 등불이 환하게 켜지고 비영들이 변장을 지우고 서둘러 밀실을 정리한다.


흑하보 호법들과 낭아검의 정체는 연극이었지만 장하운과 장명운의 죽음은 연극이 아니었다.


밀실바닥은 그 두 사람에게서 흘러나온 피로 흥건했다.


벽고영은 후환을 남겨두는 사람이 아니다.


장인교는 또 다른 쓰임새가 있어 목숨을 부지한 것이다.


비영육호에 의해 옮겨져서 자신의 침상에서 내일 아침에 깨어날 장인교는 오늘 하루의 시간을 모두 잊고 자신이 녹영과 잠을 자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 왔다고 기억할 것이다. 


이미 장인교는 낮부터 최면이 걸려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정하련은 밀실 안에 마련된 또 하나의 밀실에서 비영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벽고영이 자신이 말해준 최면에 관해서 너무 궁금히 여기는 정하련에게 그것을 지켜볼 수 있게 허락한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벽고영과 비영들의 모든 행동을 볼 수가 있었다.


고영이 행한 최면을 모두 지켜본 정하련의 눈에 짙은 고뇌의 빛이 어린다.






잠든 장대운을 마차에 다시 태워 백화원에 도착한 벽고영이 녹영의 방에 장대운을 뉘였을 때까지도 우문걸과 낭아검의 술자리는 계속되고 있었다.


녹영에게 내일 곧바로 혜화루로 옮기라는 말을 하고 백화원의 주인을 만나 녹영의 빚을 모두 갚아 주었다.


백화원 주인인 배불뚝이 중년인은, 백화원에서 가장 예쁘고 순진한 녹영이 백화원을 떠나는 것에 반대해 완강히 저항했지만 장인교와 녹영의 관계를 들먹이며 협박하는 벽고영의 화술에 말려 결국 포기했다.


운검장의 소장주에게 잘못 보여 좋을 것도 없었고 벽고영이 녹영의 빚에 더하여 준 웃돈으로 다른 기녀를 키우면 그 뿐이었기 때문이다.


추후 흑하보주가 녹영을 찾을 경우 벽고영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했으니 후환도 없을 테고 기녀가 되기 위해 기루를 찾는 시골소녀들이 여전히 많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백화원주와의 담판을 끝내고 우문걸을 전음으로 불러내어 몇가지 말을 나누는 것을 끝으로 벽고영은 백화원을 나와 비영들을 집결시켜 놓은 혜화루로 향했다.


그리고 어제저녁부터 오늘 밤늦은 시간까지 한잠도 못자고 정신없이 내달렸던 비영들을 인솔하여 운검장으로 돌아와 비영들을 모두 잠자리에 들게 했다.


내일 점심때 혜화루에서 운검장 노장주와 흑하보주의 회담이 예정되어 있으니 내일 아침은 조금 시끄러워질 것이니 일찍 쉬라는 의미에서였다.


시월 마지막 밤 삼경이 조금 못된 시각이었다.


그후 벽고영이 향한 곳은 후원의 별채 세 곳 중의 한곳이었다.




별채에 살고 있는 가장 세여인 중 가장 어린 설수현(雪水賢)은 나이 17살에 운검장 노장주의 막내손주와 사랑에 빠져 성혼했던 올해 22살 된 천방지축인 여인이다.


광주의 거상(巨商)인 설병기(雪炳基)가 ‘성혼을 시켜주지 않으면 굶어 죽어버리겠다’라는 딸의 단식 투쟁에 꺾여 열일곱 어린나이에 운검장의 손주와 성혼을 시켰지만 육 개월도 못되어 청상이 되고 말았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운남산 대리석 욕조에서 알몸으로 벽고영의 몸을 씻겨주는 신장이 조금 작은 듯, 날씬한 여인이 설수현이다. 


세여인중에 가장 어렸지만 가장 귀엽고 아름다운 여인이다.


그리고 세 여인중 가장 먼저 벽고영과 육체관계를 맺은 여인이기도 하다.


이년전 벽고영이 처음으로 가주 전용 연무실을 사용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밤에 석실로 찾아와. 지난 며칠 동안 몰래 지켜보았다며 스스로 옷을 벗고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달라던 색기 가득하고 당돌한 스무살의 설수현이었다. 




“우웅~..오라버니! 오라버니 귀두가 굵어진 것 같아요..”


욕조 안에서 귀두를 가지고 놀던 설수현이 이틀 전 환골탈태한 고영의 몸 상태를 정확히 짚어낸다. 


벽고영의 몸 상태에 관한한 천하제일인 수현이다.


“그래서 싫어?”


“히히..나는 좋은데 다른 언니들은 어떨까 몰라?”


“하하 수현이 내가 처음이야! 몸이 바뀌고 나서는..”


“우와~..신난다! 내가 일착이네..나중에 지련이 언니하고 자경언니한테 자랑해야지..헤헤..”


이미 세여인 모두 서로가 벽고영과 육체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참동안 벽고영의 음경을 빨고 핥고 깨물며 놀던 수현이 욕조에서 몸을 일으켜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눈을 빛낸다.


“우리 수현이 옥문이 또 근질거리는 모양이구나. 오늘도 자위먼저 하려고?” 


“아힝~ 오라버니..”


수현의 붉은 눈꼬리가 살짝 떨린다.


고영과 정사를 나눌 때마다 하는 수현의 버릇이다.


먼저 손으로 옥문과 음핵을 만지며 자위를 시작하고 절정에서는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그 쾌감을 만끽한다.


그리고 고영의 양물을 옥문으로 받아 한번더 절정을 느끼고 마지막에는 항문으로 음경을 삽입해서 또한번 절정을 넘어선 후에야 고영에게서 떨어진다. 


보통 수현과 고영이 정사를 나누면 한시진(2시간)이 훌쩍 지난다.




물기를 머금어 반짝이는 수영의 몸매가 아름답다.


사슴같이 큰 눈망울에 아래에 애교살이 도톰하고, 오똑한 콧날과 붉고 도톰한 작은 입술, 발가스름한 볼에는 젖살이 남은 듯 통통하다. 


덜 성숙한 소녀 같은 얼굴이지만 그 아래의 몸은 터질 듯한 색기 덩어리이다.


새하얀 피부에 목선이 길고 조금 좁은듯항 어깨 아래로 한손에 가득 쥐어지는 탱탱한 유방과 손톱만한 젖꼭지는 고영이 한번만 건드려도 자지러지는 신음성을 흘리는 수현의 성감대다.


살짝 근육이 잡히는 아랫배 중간의 옴푹한 배꼽이 신선하고 ,터질듯 한줌이나 될까 잘록한 허리 아래로 급격하게 부풀어 오른 엉덩이가, 수현이 품은 색기의 크기를 짐작하게 한다.


상체에 비해 훨씬 긴 다리의 허벅지는 하얗게 날씬하고 쭉 뻗은 종아리 끝에 앙증맞은 작은 발은 또 하나의 성감대다.


가늘고 작은 발가락을 고영의 입에 넣을 때마다 온몸을 뒤틀며 자지러지는 수현이다.


허벅지 사이에 있는 수풀은 소녀의 것처럼 얇고 부드러우며 그 골짜기의 연분홍 조개살은 열두 시진 내내 쾌락의 꿀물을 토해낸다.


소녀의 얼굴에 요부의 몸을 가진 수현의 몸이다.




“아흐흐흥~..오라버니..”


벌써 수현은, 오른손으로 완두콩만 하게 커진 음핵을 비비며 왼손 손가락 두개를 애액이 질펀한 옥문 속으로 연신 쑤셔대고 있다.


빨갛게 달아오른 속살이 손가락에 밀려 보였다가 사라지곤 한다.


붉은 젖꼭지가 발기되어 도드라지고 부풀어 오른 유방 아래로 물결치듯 꿈틀거리는 허리가 음란하다. 


“아하학~ 오라버니.. 수현이! 쌀 것 같아요. 으흐흑~”


음핵을 비벼대던 오른손을 뒤로 돌려 꼬물거리던 항문 속에 검지손가락을 넣은 수현이 자지러지듯 신음을 흘리며 앞뒤로 꽂힌 쾌감의 소리를 전달한다. 


수현의 손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온몸이 붉게 변한다.


“오라버니..아하학~ 저..죽을것 같아..크흐흥~..저 입에 오라버니 양물을 물려주세요..지금..캬흐흥”


온몸을 부들부들 떨어대며 수현이 고영의 빳빳하고 뜨겁고 굵은 음경을 붉은혀로 입술을 축이며 미칠 것 같은 표정으로 바라본다. 


고영이 수현의 옆으로 다가가서 입가에 음경을 대어주자 덥석 베어 물고 항문과 옥문을 쑤시던 손가락을 하나씩 더 늘리고는 미친 듯이 움직인다.


“크우욱~..오라버니..수현이 우웅..싸..싸요~우욱”


입안에 가득 들어찬 양물로 인해 제대로 발음을 못하면서도 자신의 절정을 고영에게 알리며 옥문을 쑤시던 손가락 세개를 빼자 오줌이 터져 나간다.


오줌발을 얼마나 힘차게 싸대는지 욕조 가장자리를 넘어 벽에 부딪친다.


수현 만의 특징이다. 수현은 절정에 오를 때마다 몸을 부들부들 떨어대며 오줌을 싼다.


그래서 고영과의 정사 다음날 수현의 빨랫줄에는 이불 빨래가 항상 널린다.


귀두에 살짝 아픔을 느낀 고영이 수현을 내려다보자 앞니로 귀두를 깨물고 있는 빨갛게 달아오른 수현의 색스러운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절정에 다다른 또 하나의 수현 버릇이다. 입안에 들어온 것은 무엇이든 깨무는 것.


수현의 입속에서 자신의 양물을 꺼내어 아직 오줌물이 흐르는 옥문 속으로 삽입을 하자 또다시 수현이 자지러지기 시작한다.


진짜 정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수현을 번쩍 들어 올린 고영이 삽입 상태 그대로 욕실에서 나와 침실로 향한다.


고영이 걸어간 자리에는, 고영의 몸에서 흘러내린 물기와 수현의 옥문에서 흘러내린 애액과 오줌물이 점점이 떨어져 있었다.




그날 밤 수현은 밤새 비명을 질러댔고, 바로 옆 별채에 살고 있는 운자경과 이지련은 서너번의 자위를 하고서야 계명성(鷄鳴聲)을 들으며 겨우 잠들 수 있었다.






이튿날 오시초 


벽고영은 십일월의 햇살을 받으며 백마를 타고 운검장의 정문을 나서고 있었다.


그 뒤로 내전 소속의 무사 십여명과 운현 노가주가 타고 있는 마차가 함께 따라오고 있다.


흑하보주와의 면담을 위해 운검장을 나서는 일행들이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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