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현월 야우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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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연재하던 "모래바람"의 진도가 나가질 않아서 


예전에 다른 사이트에서 연재하던 무협야설을 한편 올려 봅니다.


읽어보시고 평가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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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월(玄月)..9월의


현월(弦月)..초승달 






“후욱~..후욱~..”


입에서 단내가 나고 팔이 끊어질듯 아파온다.


낭떠러지의 돌출부를 움켜쥔 손아귀에 힘이 풀리고 다리는 후들 후들 떨린다.


벌써 한시진 넘게 올라온 절벽이다.




깎아지른 듯한 두마장(馬丈)이 넘어 보이는 까마득히 높은 수직절벽의, 바위틈새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돌출부위를 발가락으로 버티며 거의 정상부근 까지 도달했다.


이제 호리병 안쪽처럼 생긴 저 최악의 돌출 부위만 타고 넘으면 쉴 수 있다.


문제는 일장이 넘는 저 돌출부위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손가락 힘만으로 체중을 지탱하며 허공에 매달려 가야한다는 것이다.


잠시 숨을 가다듬으며 몸 상태와 손아귀의 힘을 가늠해본다.


가능할 것 같다




‘후두둑~툭툭’ 


몸을 옮기려는 순간 오른쪽 옆으로 돌멩이 몇 개가 위쪽에서 떨어진다.


“꺄아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검은 옷을 입은 동체가 오른쪽 옆으로 빠르게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8조보다 일각 앞서서 출발한 7조원 중의 한사람이리라. 


나도 모르게 오른손을 뻗어 그 검은 인영의 옷자락을 움켜잡는다.


그 인영의 체중에 낙하속도까지 더해져, 절벽을 잡고 있는 내 왼손이 받는 순간충격이, 한계치를 넘어서 나까지 떨어질 뻔했다.


‘제기랄~.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같은 조원이라도 죽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는 곳이 바로 이곳 지옥도(地獄島)인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그 인영(人影)을 발디딜 돌출부가 있는 곳까지 끌어올려 안전하게 세워둔다.




“고맙다. 144호..”


까맣고 큰 눈동자를 지닌 7조의 여조원 732호였다.




732호가 고개를 드는 순간 검은 눈동자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우~..오늘도 같은 꿈이로군! 벌써 10년 전의 일인데..” 


잠에서 깨어난 벽고영(璧孤影)이 창을 열어 밖을 본다.


현월(弦月)이 중천에 있는 아직 한밤중이다.


저 달과 똑같이 생긴 작은 달 문양이 자신의 허벅지 안쪽에도 있다는 걸 생각한 벽고영은 잠시 혼잣말을 한다.


“현월(玄月)..어디에 있을까?..”




달을 보던 벽고영이 침상 옆 다탁에 놓여있던 술병을 들어 술잔에 따른다.


또르르르.,,


술잔을 채우는 소리가 한밤의 검은 적막을 흔든다.




벽고영이 현월을 보고있는 광주(廣州)에서 멀리 떨어진 산동성 제남(齊南)의 한 장원에서도 서늘한 눈매를 가진 늘씬한 교구의 여인이 침상에 앉아 같은 초승달을 보고 있다.


“야우(夜雨)..잘 지내고 있는 거니?”


여인의 눈에 슬픔이 차오른다.








단풍이 가득한 광주 백운산 산기슭에 위치한 운검장(雲劒莊)의 뒤쪽 연무장에서는 어린 제자들의 운검 십팔식(雲劒十八式) 연무가 한창이다.




강호의 문파로 세워진지 400년이 되어가는 운검장은, 과거 송태조의 부장으로 참여하여 수많은 공을 세운 이씨 성의 젊은 장수에게, 송태조께서 ‘구름이 흐르듯 유연한 칼솜씨’라며 손수 성씨 운(雲)을 하사하고 광주의 백운산 근처를 봉토로 주어 운검장을 건립하였다고 전해진다. 




세월의 부침속에 성(盛)과 쇠(衰)를 거듭하던 운검장은, 오년전 철련(鐵聯)과 운맹(雲盟)의 전면전이었던 강서성 대전에서, 운검장의 고수들을 이끌고 철련 측으로 참가했던 노장주 운현(雲賢)의 아들과 갓 성혼한 손주 두 명, 손주사위를 한꺼번에 잃으면서 쇠락의 기운이 도는 듯 했는데, 사년 전에 입문한 벽고영이라는 기재 덕분에 요즈음은 예전의 성세를 회복해가고 있는 추세다.




사년 전 18세의 나이로 스스로 찾아와 운검장에 입문한 벽고영은 불과 입문 일 년 만에 운검장의 입문 무공인 운검십팔식(雲劒十八式)을 대성하고 운가의 비전 내공심법인 제운공(製雲功)을 전수받았다.




원래 제운공과 제운 칠십이검(製雲七十二劒)은 운가 직계에게만 전해지는 비전이고, 타성(他姓)의 일반 제자에게는 유운심법(流雲心法)과 유운 삼십육검(流雲三十六劒)을 익히도록 제약을 두었었지만, 직계자손과 일대제자들을 강서성 대전에서 모두 잃은 노장주의 결단으로 자질이 특출 난 벽고영(璧孤影)을 노장주의 직전제자로 받아들이며 제운공을 전수한 것이었다.




보통의 제자들이 오년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정진하여도 겨우 대성을 이룰까 말까한 운검 십팔식을 일년도 채 안되어 대성하고 제운공을 전수받은 벽고영은 유운 삼십육검또한 일년만에 대성하는 놀라운 천재성을 나타낸다.


유운 삼십육검과 비슷한 수준의 강호 제문파들의 중추무공을 제자들이 완성하는 나이가 보통 삼십대 중후반임을 감안하면 실로 경악할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광주(廣州)에서 열린 철련(鐵聯)이 주최한, 광동성(廣東省) 영웅대회(英雄大會) 약관영웅부(弱冠英雄部)에서 거대문파의 젊은 제자들을 모두 제치며 우승을 차지해 광주의 강호문파는 물론이고 광동성 전체에 그 영명이 알려지게 된다.




그후 노장주 운현의 충고에 따라 강호의 출입을 삼가면서 제운 칠십이검을 익히고 있던 벽고영이 오늘은 노장주 운현의 처소에서 운현과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년 전에 이미 고희연을 지낸 운현은 오년전에 아들과 손주 두명 그리고 사위를 한꺼번에 잃고 그 충격으로 기력이 많이 쇠하였다.


벽고영의 제운 칠십이검이 경지에 오른 일년 전 부터는 대외업무를 제외한 장내의 모든 제반 결정사항을 벽고영에게 일임하고 있다.




“고영아!..올해 소작료는 모두 거두어 들였느냐?”


“네!사부님.. 올여름에 장마로 유실된 대하변에 농지를 가지고 있던 몇 마을을 뺀 모두에게서 소작료를 거두어 들였사옵니다.”




운검장의 주 수입원은 백운산 아래에 넓게 펼쳐진 농지에서 거둬들이는 소작료와 ,직영하는 삼밭과 목화밭에서 수확하는 삼베와 솜을 재료로 옷을 만들어 파는 광주 중심가에 있는 포목점들이다.


요즈음에는 벽고영이 비단에도 손을 대고 있다.




“흠..잘하였다. 천재(天災)가 있는 곳에는 소작료를 감해줘야지..그리고 며칠 후에 흑하보(黑河堡)의 보주와 만나기로 했는데 동행하자꾸나..”




흑하보는 광주에서 운검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호문파이다.


물길이 많고 바다가 가까운 광주는 예로부터 선박운수가 발달했는데 흑하보는 그 물길을 이끄는 수부들과 오랜 기간 해적과 싸워온 바다의 뱃사람들이 이룬 방파로서 수공에 능하고 작살처럼 생긴 창술로서 일가를 이루고 있다.




운현이 흑하보주와 만나는데 고영을 동행시키는 것은 대외업무도 모두 고영에게 넘기겠다는 뜻이다.


“네!..사부님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그만 나가보도록 해라. 무공연마는 게을리 하지 말고..”


“네!..사부님 그만 쉬십시오..”


운현이 자리에 눕는 것을 확인한 벽고영이 문을 열고 나간다.


자리에 누운 운현의 얼굴에는 이미 저승꽃이 피어 죽음의 기운이 확연하다.




처소를 향해 걷는 벽고영의 입가에 미소가 매달려 있다.


오년여전 지옥도를 나와 계획했던 일중의 첫 번째가 성공직전에 와있기 때문이다.




강남무파의 연합세력인 철련핵심부에 접근하기 위해서 광동성의 패자(覇者)중 하나인 녹수산장(綠水山莊)의 힘을 이용하려는 계획이었고, 그 발판을 운검장으로 삼으려 했었는데 그 첫번째 단추가 채워지려 하는 순간이었다.




미소를 지으며 걷고 있는 벽고영을 보는 시비들의 눈빛이 반짝인다.


육척정도 되는 훤칠한 키에 탄탄하고 날렵한 체구, 단정하게 뒤로 묶어 어깨까지 늘어뜨린 윤기나는 검은 머리카락과 반듯하고 흰 이마, 짙고 긴 눈썹과 신비로운 깊은 눈, 오똑한 콧날과 붉은 입술은 어디에 내어놓아도 빠지지 않는 미남이라는 소리를 듣기에 충분했다.


거기에 운검장의 전권을 쥐고 있는 22살의 약관을 살짝 지난 젊은 장주이기도 했고.. 




시비들의 방심을 뒤흔들만한 모든 요건을 갖춘 미남이지만 지금껏 여자와 관계된 어떠한 소문도 들리지 않아 혹자들의 고자가 아닐까 의심의 목소리도 있다.






백운산 산기슭 운검장 뒷편의 깊숙한 곳에 절진으로 보호받고 있는 아담한 전각 세 채와 그 곁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가주전용 연공석실이 있다.


뒤편에는 깎아지른 듯한 천장단애의 절벽이고 앞쪽과 양옆으로는 모두 진법을 설치해 놓아 운가 직계나 가주의 특별허가를 받은 이들 외에는 그 누구도 출입하지 못하는 곳이다.






연공실의 중앙 석대에 앉은 벽고영이 운공 삼매경에 빠져있다.


인시말(寅時末)..아직 동이 트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시각이다.


벽고영은 항상 인시초에 눈을 뜬다.


그것은 기억이라는 것이 벽고영의 뇌리 속에 인지되기 이전부터 행해진 바꿀 수 없는 몸에 새겨진 관습이다.




지옥도 시절, 기억이 안 나던 그 유아기 때부터 교두들의 인시초 휘파람소리가 들리는 순간 침상에서 일어나 바닷가로 달려야했다.


조금이라도 늦게 바닷가에 도착하면 무자비한 구타와 고통이 가해졌다.


그 같은 휘파람소리는 10년 넘게 이어졌다.


지옥도를 떠나던 그 날까지.




상의를 벗고 운공삼매경에 들었던 벽고영이 눈을 뜬것은 묘시가 가까워지는 시각이었다.


연공실로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꼈기 때문이다.




“상공!..아직 운공 중이세요?”


문밖에 서 있을 이지련(李志蓮)은 항상 저렇게 물어온다.


벽고영이 이미 눈치 채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꼭 확인을 한다.


“련매..들어와..끝났으니까.”


문이 열리고 쟁반을 든 백색 나삼 차림의 이지련이 들어온다.






이지련은 운검장주 운현의 손부(孫婦:손녀며느리)로서 성혼한지 채 한해가 지나지 않아 운검장의 장손이었던 부군이 운맹과의 전투에서 목숨을 잃어 청상(靑孀)이 된 24세의 여인이다.


가주의 연공실 근처에 있는 세채의 건물들은 이지련과 함께 남편을 잃은 동서 설수현과 역시 데릴사위였던 남편을 잃은 운현의 손녀 운자경이 각각 한채씩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운현이 가주전용 연공실을 사용할 때 그 곁에 따로 별채를 지어 청상이 된 손녀와 손부들을 자주 위로하곤 했었는데 벽고영이 가주연공실을 차지한 후에도 어쩐 일인지 세여인은 본채로 나가지 않고 절진속의 별채에 기거하고 있다.


함께 기거하던 시비들도 모두 내보내서 별채의 세 여인은 본채의 운검장 무사들과 일꾼들에게 거의 잊혀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은 손녀 운자경이 몸이 불편한 조부대신 여러가지 일들을 처리하고는 있지만 본채의 총관만 잠깐씩 만나고 오기에 다른 이들과는 거의 마주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상공!~..탕약 식기 전에 어서 드세요.”


탕약을 내미는 이지련이 색기 가득한 눈길로 상의를 벗어 탄탄하게 드러난 벽고영의 가슴을 눈부신 듯 쳐다본다.


“하하! 련매..탕약 때문에 온 것이 아닐 텐데..새삼스럽게 부끄러워하기는..하하하”


탕약을 받아 벌컥 벌컥 마신 벽고영이 이지련의 가는 허리를 끌어안으며 웃는다. 


“아잉~ 상공!..먼저 이부자리부터,,하악~”




나삼자락을 제치며 거칠게 얼굴을 묻어오는 벽고영의 공격에 이지련이 교성을 내지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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