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중원견문록 - 47부

본문

야설은 야설일 뿐! 현실과 혼동하지 마십시오!! 


만약,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접한 이후로 자신이 뭔가 달라졌다 싶으신 분은


잠시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멀리하시고, 운동으로 좀 더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으신 후에 


다시 찾아 주십시오. ]












강호는 세 가지 소식으로 인하여 놀라고 감탄했으며, 일부는 안타까운 탄식을, 일부는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었다. 그 하나는 드디어 창천룡 남궁천이 남궁세가의 가주자리에 올랐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창천룡 남궁천과 성수신녀 함소소의 약혼이, 것도 직접 남궁천이 가주직에 오른 당일 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파혼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소문은 말보다도 더 빠르게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마지막 하나만은 그저 귀에서 귀로 그냥 흘러 넘겨버렸다. 




“ 동정어옹이 죽었다며? ”


“ 누구? ”


“ 아, 왜 있잖은가?! 십 여년전에 은퇴한 동정어옹말이야! ”


“ 아! 그 동정어옹?! 응? 근데, 그가 죽었다구? ”


“ 그렇다니깐! 평소 그 집에 드나들던 똥칠이 아범이 그, 뭐냐. 심장마비론가 뭔가로 방안에서 죽어있는걸 발견하고 관아에 신고했대! ”


“ 어?! 그러고 보니..... 나두 일주일전에 남해삼선이 죽었다구 들었었는데....”


“ 남해삼선? 해남파를 부흥시키고, 20년전에 은거한 그 세 장로들 말인가? ”


“ 그렇다니깐! 듣기론, 그 있잖은가?! 혈교지겁인가 뭔가... 아뭏튼, 그때 입은 내상이 결국 도져서 죽었다나 어쨌다나..... ”


“ 허, 참! 신선처럼 살 것 같던 무림인들이 그렇게 죽을 수도 있다니...... 참...! ”


“ 예끼, 이 사람아! 그들은 사람이 아니간?! 그나저나 술이나 마시세! ”




이처럼 은거기인들의 사인의 이유가 대부분 ‘심장마비’나 지병, 또는 노환이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옆에서 들려온 얘기라, 한 번쯤은 신경이 쓰일만도 하지만, 소소는 자신에 대한 소문이 더더욱 신경쓰였다. 




“ 남궁천하고 성수신녀하고 파혼했다며?! ”


“ 그렇다니깐! 것도 남궁천이 가주취임식에서 직접 파혼을 선언했다지, 뭔가!! ”


“ 허어! 천하이봉중의 성수신녀를 내치다니....!! 역시 남궁세가란 말인가...!! 그나저나, 그럼 성수신녀는 좋은 데로 가기는 글렀겠군. ”


“ 응? 그게 무슨 소린가?! ”


“ 왜, 있잖은가?! 남궁천이 성수신녀의 단물, 쓴물 다 빼먹고 질려서 버렸다는!! 지금, 그런 소문도 돌고 있다니깐!! ”


“ 크으! 나라면 평생 모시고 떠받들며 살 텐데!! 캬아! 대체, 뭐가 문제여서 파혼한 걸까?! ”


“ 혹시 모르지. 얼굴은 예쁠지언정, 속살 맛이 생각보다 별로였는지도. 그래, 이젠 질려서 그냥 버린 걸지도. 왜, 어려서부터 호색가라고 소문났지 않았었는가?! ”


“ 허! 듣고 보니, 그렇구만, 그려. 허허, 성수신장도 속 꽤나 썩이겠구만. ”


“ 에잉! 힘이 약한 게 문제지, 뭐. 하긴, 우리 같은 삼류무인들이 걱정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그저, 술이나 마시면서 속을 달래는 수밖에. ”


“ 쩝....! 그나저나 아까운 걸. ”


“ 또, 뭐가?! ”


“ 혹시, 아나?! 아무리 성수신녀라 해도 남궁세가에서 파혼당했으니, 어느 누가 데려가려 하겠는가?! 더군다나, 이미 남궁천에게 더렵혀질 대로 더럽혀진 몸일 테니 말일세. ”


“ 그래서?! 혹, 우리 같은 삼류무인들한테도 성수신녀를 얻을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에라, 이 인간아! 아무리 그래도 이름값이 있는데, 우리 같은 삼류무인들한테 기회가 있을 성 싶냐!! ”


“ 없는 건 아니잖은가?! 성수신장이 어디 일이 있을 때마다, 무공을 보구 사람을 구했었던가?! 다 사람 성품을 보고 구했었잖은가?! ”


“ 그러니깐, 우리 같은 삼류 무인들, 특히, 자네와 나는 더더욱 안된다는 걸세, 이 친구야!! ”


“ 음....! 하긴, 자네나 나나 성격이 개차반이니, 뭐.”


“ 이 친구가! 쓸데없는 소리 말고, 술이나 마시세. ”




이처럼 자신에 대한 소문 중 대부분이 거의 음담패설에 가까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행여나, 진이 이러한 소문을 들을까봐 소소는 걱정스러웠다. 이 소문을 듣고 자신을 남궁천과 수없이 놀아난, 순결하지 못한 여자라 생각하고 떠날까봐 두려웠다. 


문제는 또 있었다. 밤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찔한 흥분과 쾌감 때문이었다. 처음엔, 그저 이제 돌아가면 진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와 흥분감 때문에 그런 갚다 싶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온 몸이 짜릿해지고, 아찔한 쾌감이 몰려오면서, 남궁천의 얼굴과 입술과 손길이 점점 더 뚜렷이 떠올라, 밤잠을 설칠 정도였다. 


지금까지는 애써 잘 참아왔지만, 어제부터는 이런 대낮에도 남궁천과 입맞춤할 때 느꼈던 짜릿했던 느낌과 손길과 함께 남궁천의 얼굴이 시시때때로 떠올라, 무척이나 곤혹스러웠다. 




‘ 빨리 돌아가서 어머니와 상의해 봐야겠어. ’




세상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신의 어머니 목연연은 의선인 할아버지에게 버금가는 실력을 지니고 있다. 자신을 낳고 난 이후로 당신께선 20여년 동안 의술에만 매달려와, 지금에선 할아버지가 안계실 땐, 뒤에서 조용히 산장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어머니다. 물론, 대외적으론 아버지가 나서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솔직히, 자신은 의술보다는 외모 때문에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이지, 정작 신녀로 불려야 할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다. 솔직히 어머니가 지금 당장 강호로 나선다면, 무림은 무르익을대로 익은 완숙하고 농염한 외모에, 의선과 맞먹는 의술실력에, 새로운 신녀가 나타났다며 들썩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20여년 전 천하제일미였던 목연연이 살아있었다는 놀라운 사실과 함께 말이다. 


다만, 어머니가 20여년 전에 받은 상처 때문에, 성수산장에 들어온 이후로, 성수산장 내에서도 극히 나서길 싫어하시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머니가 20여년 전에 죽은 걸로 알고 있었다. 




‘ 상처가 많이 치유된 지금은 어쩌면........ 아음~! ’




생각에 잠겨있던 소소는 남궁천의 얼굴이 떠오름과 동시에, 온 몸이 흥분되고 보지가 찌릿찌릿~! 해지면서 순식간에 촉촉이 젖어와,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을 뻔 했다. 간신히 입을 막아 속으로 신음을 삼키긴 했지만, 주위 사람들 특히, 자신을 두고 얘기하던 삼류무인이라 칭하던 두 사람의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 이야~! 죽이는데?! 미모도 끝내줄텐데... 면사만 없었다면....캬아~! ”


“ 아서라, 이넘아! 무림인이야. 혼자 다니는 여협치고, 고수 아닌 고수 없다고, 경치지 말고 술이나 드세. ”


“ 하지만, 눈빛이 너무 요염한 게....마치 유혹하는 것 같지 않은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 자지가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야! ”


“ 음....! 그렇군....이 아니지. 헛 생각 말고 죽고 싶지 않거든 그만 시선돌리고 술이나 마시세. ”


“ 쳇! ”




사람들의 시선은 잠시 머물렀다 금새 사라졌지만, 서로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힐끔힐끔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두 사내의 말은 귓속으로 또렷하게 들려왔다. 




‘ 내 눈빛이..........? ’




소소는 혹시나 싶어 슬며시 고개를 들어 주위의 남자들과 시선을 마주쳐 보았다. 그러자, 하나같이 다들 얼굴을 붉히더니만, 이내 욕망에 가득 찬 두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게 아닌가?! 그건, 소소에게 꽤 큰 충격이었다. 진과 남궁천을 제외하고는 경외하면 경외했지, 어느 누구도 자신을 이토록 욕망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 본 남자는 없었다. 아니, 남궁천조차도 처음엔 자신을 경외의 시선으로 바라보았었다. 




‘ 이것도 색공의 영향인 것일까....? 아니면...... ’




소소 본인은 모르겠지만, 흥분한 지금 소소의 눈빛은 남자로 하여금 보는 것만으로도 자지가 발짝 설 만큼 욕망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그 어느 기녀보다도 너무나 농염하면서도 매혹적이고 유혹적인 눈빛을 하고 있었다. 면사에 가려져서 그렇지, 만약, 흥분으로 인하여 붉게 물든 얼굴까지 보여줬다면, 대형사고가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새삼, 면사를 쓰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소소는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마치고는 객점을 나왔다. 




‘ 한시라도 빨리 산장으로......!! ’




점소이가 멍한 표정으로 건네주는 말고삐를 건네받아 말에 올라탄 소소는 주저없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 특히나 무림인들은 모르고 있었다. 모래알보다도 많다는 기인이사들과 은거기인들이 곳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 이, 이럴.....수...가......! 어..떻게....... 이런 일이.....!! 크윽.........!! ”




기련산 중에서도 가장 험하고 위험하고, 1년 내내 안계에 뒤덮여 있어, 약초꾼이나 사냥꾼조차 찾지 않는다는 운중계곡에 은거하고 있던 광풍도객 도철무도 그 중 하나에 불과했다. 




“ 쯧쯔! 그렇게 너무 억울해 하지 말라구. 당신이 마지막이니깐. ”


“ 무슨......?! ”




바닥에 엎어져 연신 입으로 내장과 피를 토해내고 있던 도철무는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향해 간신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곳엔 동으로 만든 가면을 쓴 사내가 입가에 조롱어린 미소를 지은 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쉽게 말해서, 여기 기련산에 옹기종기 숨어있던 은거기인인지 뭔지 하는 놈들 중에서 당신이 가장 마지막으로 죽는 사람이라구. 그러니, 이제 그만 편하게 눈을 감는 게 어때?! ”


“ 크....억........!! 너....! ”




가면을 쓴 사내의 말처럼, 도철무는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죽었다. 하지만,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부릅 뜬 두 눈은 동가면을 쓴 사내 옆에 서 있는, 창백한 안색의 여인을 노려보고 있었다. 




“ 쯧쯔....! 죽음이 다가오면 그냥 편하게 받아들이면 될 것을. 뭐가 그리 억울하다고 그렇게 눈을 부릅뜨고 죽은 건지..... 네놈 손에 죽은 사람들도 좀 생각좀 하라구. ”




동가면을 쓴 사내는 혀를 차면서도 도칠무의 두 눈을 감겨주었다. 




“ 자! 이제 기련산에서 좀 놀다가 가볼까나. ”




그러자,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창백한 인상의 여자가 무표정한 모습으로 사내 곁에 바짝 다가섰고, 그 모습을 본 사내는 주먹쥔 손을 들어올리며 어찌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한숨을 내쉬며 주먹을 풀어버렸다. 




“ 에휴......! 이런 ‘ 괴물 ’ 과 같이 다니느니, 그냥 방안에 틀어박혀 있는 것인뎅.... 에휴.... 한숨이야. ”




사내는 연신 한숨을 내쉬며 장내를 벗어났다. 그 때문에 사내는 항상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쯤하면 일어나는, 하지만, 결코 있어서는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을 못보고 말았다. 바로, 창백한 안색을 한 여인의 두 눈에 살짝 맺혔다가 금방 사라져 버린 눈물을.......!! 


언제나 마음속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그 비통한 절규를.........!! 








‘ 제발~~!! 누가 나 좀 죽여주세요! 제발~~~~~~~!!!! ’








“ ............!! ”




뇌리에 들려온 너무나 간절하고 비통한 여인의 절규에, 명상에 잠겨 있던 진은 자신도 모르게 번쩍~! 두 눈을 뜨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하루만 묵는 다는 것이 어느 덧, 사흘을 묵게 된 일행의 집이자, 마당이요, 식탁이 되어버린 공터도 그대로였고, 못에서 자맥질을 하고 있는 장백천의 모습도 그대로였다. 




“ 괜찮으세요, 오라버니?! ”




덩달아 한쪽에서 명상을 하고 있던 사마영령이 조심스레 다가와 물어본 것을 빼고는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혹시나 해서, 청력을 귀울여 보았지만, 들려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 혹시, 무슨 소리 못들었니? ”


“ 무슨 소리요? ”




진은 혹시나 싶어 사마영령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되려 무슨 얘기하냐는 듯한 눈빛으로 되물었다. 




“ 아, 아니다. 미안. 내가 잘못 들은 것 같다. ”


“ 흠....! ”




왠지, 뭔가 미심쩍어하는 사마영령의 시선을 못본 체, 진은 자리에 앉아서 다시 명상에 들려했다. 하지만, 좀 전의 일이 마음에 걸려, 좀처럼 쉽게 명상에 들 수 없었다. 




‘ 정말.... 잘못 들은 거였나......?! ’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분명 잘못들은 건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 누군지, 하다못해 위치라도 알면 좋으련만....... ’


“ 에잇! ”




이럴 때는 몸을 움직이는 게 최고다. 명상을 포기한 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윗도리를 벗고는 못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p.s : 어째 갈수록 내용이 짧아지고 있내욤...


지송함당..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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