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십구번홀 - 10부

본문

"거래를 하자는 얘긴데 그쪽에선 뭘 가져왔죠?"


"이번 무역건은 저희 회사가 오래전부터 추진한 프로젝트입니다.


고뚜루는 어차피 좋은 물건을 떼다 파는 입장이니까 저희 제품에 대한 판권을 제한적으로 드리면 되겠습니까?"


"그쪽 물건에 자신 있나보죠?"


"독점제품은 아니지만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자신 있다면 미쑤비쓰 납품건으로 협상할 필요가 뭐 있죠?


그냥 그쪽에선 자사 제품을 납품하고 우린 남의 제품을 구해서 납품하면 그만일텐데요."


"옳은 말씀입니다만 미쑤비쓰쪽에서는 경쟁 제품에 대한 비교우위를 다시 시도할 시간이 없습니다. 구매쪽에서 봤을 땐 시일이 촉박한 관계로 입찰물건의 성능은 비슷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가격으로 결정하게 되겠지요."


"정말 그쪽 물건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하군요?"


"그렇습니다. 다만 가격경쟁으로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면 서로에게 이익 될게 없겠지요."


"그럼 경쟁 회피에 대한 보상은 얼마로 할 생각이죠?"


"정당한 거래를 요청하러 왔습니다만 보상을 말씀하신다면 저희 사장님과 협의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뭐에요? 협상권도 없는 자격으로 나를 찾았단 말이죠?"


"제 권한에 속하는 범위내로 협상하신다면 즉각 접수될테지만 오버 한다면 민망한 일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좋아요. 우리가 이번 건은 찾아온 김부장 열정을 봐서 철회 할테니 복잡한 협상 같은 것은 생략합시다."


"사장님의 결정에 감사드립니다."


"그 대신..."


"네? 다른 조건이 있습니까?"


"그래요. 그렇게 자신 있다는 제품에 대한 제한적 판권을 주세요.


양해각서 조건은 이번 주말 골프장에서 결정하도록 하고요.


골프장은 제주도로 정해서 연락 주세요."




회사로 돌아온 나는 사장실에 협상 과정을 보고 했다.


사장은 경쟁회사의 가격덤핑을 막아낼 수 있게 되어 크게 안도했다.


더구나 고뚜루상사에서 제품 판매에 관심을 가져 준다면 업세 신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 고무적으로 약간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부장, 애썼네.


이번주말 제주도 골프 부킹을 해야 한다했지?"


"네, 그렇습니다."


"제주 부킹은 어렵지 않네. 비행기표 끊어 줄테니 김부장이 접대 하고 오도록 하게."


"또 저만 가라고요?"


"자네가 성사시킨 협상건이니 자네가 접대하면 될 것 아닌가?"


"사장님이 만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이 사람아, 나도 그렇고 싶지만 정치권과 선약이 있다네."




업무보고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오니 김과장이 머리를 책상에 부딪히며 졸음에 빠져있었다.


김과장이 코까지 골며 낮잠에 빠져든 모습을 보고 직원들은 쉬쉬거리며 제 할 일만 열중하고 있는 것이 회사 분위기가 상당히 정체되었구나 싶었다.




"김과장!"


별안간 호출당한 김과장은 당황하여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린채로 상채를 일으켰다.


"내 방으로 들어와봐."


방문 닫히는 소리가 제법 클게 날 정도로 문을 닫고 쇼파에 앉아 있자니 부시시한 얼굴로 김과장이 들어왔다.


"자네, 재충전이 필요한건가?"


"애가 밤새도록 아팠습니다. 


부장님이 안계시기에 잠시 긴장이 풀렸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됐네. 하루 종일 긴장하고 살순 없겠지.


다만 자네의 그런 태도를 본 직원들이 잘못했을 땐 어떤 허물로 야단칠 수 있겠나?"


김과장과 얘기하는 사이 신입사원 김미애가 커피를 두잔 타왔다.


"부장님, 미애씨가 싹싹한게 부서 업무를 잘합니다."


"신입사원이 싹싹해야지 벌써 버티면 쓰겠어?"


"그런 뜻이 아니라..."


"자넨 커피 심부름이나 잘하면 좋은 직원이라고 생각하는건가?"


"알겠습니다. 생각이 짧았나 봅니다."




김과장이 커피를 갖고 들어온 김미애를 곁눈질로 슬금슬금 보는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


김미애도 그런 김과장에게 살짝 눈웃음을 치는 것이 등골을 따라 소름이 돋았다.


엉거주춤 뭔가 할 얘기가 있는 듯 서 있는 김미애씨를 향해 어서 나가라는 손 짓을 하고 다시 김과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김과장, 신입사원의 태도가 영 맘에 들지 않아요.


처음이니까 사근거리며 이 일 저일에 간섭하는 것은 용기있는 것처럼 보이겟지만 회사 업무라는 것은 각자에게 주어진 고유권한이 조합되어 원만하게 돌아가는 것이 상식인데 이리저리 끼웃거린다고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닙니다."


"직원들이 모두 좋아하던 걸요."


"좋아하는 것하고 역할분담을 명확히 해주는 것하곤 차원이 다르지요.


그러니 김과장은 김미애씨가 해야 할 명확한 사무분장을 정해주세요."


"아직 적성 파악이 안되서..."


"이 사람아, 회사에서 사람 부릴 때 적성 따라 일 시키는 것 본적있나?"


"알았습니다. 즉시 사무분장을 해서 일거리를 주겠습니다."


"자넬 나무랄라고 얘기하는게 아닐세.


내가 사람 볼 줄 모른다해도 이번 신입사원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단 말일세.


특히 자네같이 아무 생각없는 상사라면 김미애씨의 봉이 될지도 몰라서 하는 소리야."


"주의하겠습니다."


"오늘 저녁에 신입사원 환영회를 할테니 예산 준비하고 직원들에게 통보하게."


"네, 알겠습니다."




느낌만으로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출근한 날 은근히 유부남이 좋다는 말을 흘린 의도가 뭔지 퍼뜩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입사 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는 부모가 책임질 일이라지만 일단 회사에 발을 들여 놓은 이상은 통솔책임이 있는 내게도 관리책임을 물어 화가 미칠지도 모르는 불나방 같은 아가씨라는 예감이 들었다.


우선 어리숙해 보이는 김과장에게 추파를 던져 회사를 휘두룰 기반을 확보할 것이다.


어쩌면 근무시간에 고개를 떨구고 침흘리며 잠든 정황으로 봐선 이미 김미애의 먹이감으로 어제밤을 꼬박 새웠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애물단지 하나가 들어왔구나 싶지만 심증만 갈뿐 물증이 없는 개인 사생활이므로 어떤 조치도 내릴 수 없는 안타까움이 일었다.




"정영옥 사장님 부탁합니다."


고뚜루상사 비서실을 통해 부킹 건에 대한 연락을 취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정입니다."


"오전에 뵙던 김부장입니다."


"..."


"제주 부킹 준비됐습니다. 


비행기표도 준비해 드릴까요?"


"비행기표는 됐어요. 김부장은 언제 출발할꺼죠?"


"전 토요일 8시 비행기를 탈 겁니다."


"그래요? 금요일 저녁 7시 비행기는 어때요?"


"토요일 출발해도 충분하니까 미리 출발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봐요, 그럼 금요일 저녁 7시 비행기표를 두장 끊어주세요."


"비행기표는 필요 없다면서요?"


"필요해 졌어요. 그러니까 김포에서 7시 비행기 탈수 있도록 해 줘요."


"그럼 숙소도 필요할텐데요?"


"그건 제가 알아서 할테니 비행기 시간이나 맞춰서 나오세요."


"알았습니다."


정사장의 의도를 파악 못한 것은 아니지만 낯선 만남 속에서 하루 전에 출발하면 불편한 점이 많아 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이로부터 징징거리는 전화가 왔지만 저녁 때 직원 환영식이 있다는 이유로 다음날 연락하자며 약속을 미뤄놨다.


나이를 먹으면 비행기가 빠른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날이 어둑어둑 해지며 사무실은 환영식 준비를 위해 엉덩이를 떼는 직원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김과장이 준비한 환영식은 오늘 어떤 이벤트가 있을까 궁금했다. 


몇몇 직원들이 회식 장소까지 같이 가려고 내 사무실로 들어왔다.


"박주임, 김계장, 이대리 모두 얼굴이 좋아보이는구나?"


"네, 부장님 덕분에 사무실이 편안합니다." 이대리가 대표로 말했다.


"신입사원 때문에 업무량이 더 늘었지?" 박주임에게 물었다.


"귀여워요. 동생이 생겨서 신나기도 하고요."


"그래, 서로 도와가며 사는게 인생이야." 


나는 박주임의 어깨를 다독 거려주며 문을 나섰다.




강남에서 여러명이 앉아 저녁을 먹는 다는 것은 개인 호주머니를 다 털어내겠다는 것이다.


적어도 열명 정도가 앉아 술까지 곁들인다는 것은 회사 예산으로 먹기 전에는 어림도 없겠다 싶은 정도로 물가가 비쌌다. 


회식자리는 잦았지만 신입사원 환영회는 정말 몇 년만에 있게 된 것인지 모를 정도였다.


신입사원이 배정된 덕분에 직원들은 기분이 고조되어 모처럼의 회식 자리를 기분 좋게 이끌고 있었다. 앉은 자리에서 몇몇 직원들이 목청을 뽑으며 멋드러진 노래를 불렀다. 어느 정도 흥이 돋구어지자 술잔이 여기저기 난무하며 점차 술의 노예가 되가고는 있었다.




"부장님, 노래방으로 모시겠습니다."


사회를 보던 이대리가 즉흥적으로 제의했다.


"그래? 함 가보자." 나도 흥겨운 끝자락을 위해 기꺼이 자리에 동참했다.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기자 제일 먼저 내가 마이크를 잡았다.


젊은 애들이 싫어하든 말든 아는 것이 뽕짝 밖에 없어서 그런 류의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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