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고교생일기 - 1부 7장

본문

아~ 해봐. "




주위의 시선이 느껴졌다.


힐끔힐끔 보지말고 그냥 보시죠, 아저씨.


당사자가 눈치보지말고 그냥 보라그랬거든요.




나는 들리지않게 속으로 한숨을 쉬고 김밥을 받아먹었다.




" 잘먹네. 맛있는거 사주고 싶었는데.. 품위없이 김밥이 뭐야, 돈가스나 시키지. "




" 김밥 다섯줄이나 돈가스나 오천원끼리 무슨 품위를 찾고 그래요? "




윤아영은 " 뭐, 그것도 그러네. "하면서 입에 김밥을 넣어주었던 젓가락으로 자신도 김밥을 오물오물 집어먹었다.


미인은 먹는 모습도 화보다.


그건 그렇고 방금 저거 나 먹여줬던 젓가락 아니야?




" 누나, 젓가락질정돈 할 수 있으니까 그냥 드세요. 그리고 남의 입에 들어갔던걸.. "




나중에는 좀 소곤소곤 말했다.


오른손으로 젓가락통을 열어 젓가락 한쌍을 꺼내니까 누나의 눈초리가 갑자기 매서워졌다.




" 너 그러다 팔 덧나면 어쩌려고 그래? 먹여주면 그냥 먹어. 그리고 무슨 큰일도 아닌데.. 에이, 씨. "




토라진 척 수저로 미소된장국을 한입 떠먹는 그녀가 어쩐지 이뻐보인다.


만난지 반나절도 안된것같은데 벌써 이렇게 친해졌나.


단순히 사랑스러운 여자다, 라고 하기엔 너무 짧은시간이다.


그렇다고 무슨 멜로영화나 로맨스에서 취급하는 운명적인 만남(Une rencontre fatale)일 가능성은 제로 아닐까.


누나도 그냥 나를 동생, 아니면 호구로 보는거야. 그러면 내가 지금 품고있는게 애정이 아니라 욕정이라는게 합리화되고, 또 죄책감도 사라진다.




윈 헝꽁트르 파탈(Une rencontre fatale)..




" 김밥 먹다 말고 무슨 생각해? "




우물우물 씹으면서 대답했다.




" 아무것도 아니에요. "




#




" 내가 산다니까, 오늘은 계속 신세만 지니까 미안하잖아. "




" 아까 치료비 내줬잖아요. 정 그러면 나중에 정식으로 맛난거 사주세요. "




누나가 배시시 웃었다.




" 그때는 분식가자고 졸라도 안들어줄거야. "




" 아, 맞다. 누나 이거 가져가세요. "




아까 소영이가 주고 간 파스타 재료들이다.


지금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려나?


마지막에 보인 눈빛보다도 그냥 가버렸다는게 내게는 충격이였다.




" 그렇게 예의없는 애는 아녔는데.. "




누나가 쇼핑봉투를 건성으로 받아들었다.




" 모레부터 입주할거야. 일요일인데, 스케줄 있어도 시간 비워놔. 알았지? "




원래 헬스장, 집 말고는 두문불출한답니다.




" 알았어요. "




나는 택시를 잡아준다고 했는데 극구 만류하는 누나때문에 그냥 잠실역까지만 바래다주고 나왔다.


집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수표 한장이면 되지 않을까?




" 나 갈게. 내일부터 과외할까? "




아~ 이제부터 공부해야되는구나.


지금부터 수능준비를 하면 내년부터는 어쩌면 대학생이 될지도 모른다.


캠퍼스 라이프.. 모든 고등학생의 염원중에 하나가 아닌가?


나라고 해서 예외일수는 없었다.




" 근데 뭐 가르치시는거에요? "




" 수능점수 474점 받은 머리도 좋고 예의도 바른 누나는 뭐든지 잘 가르칠 자신이 있으니까 손만 잡고 잘 따라오면 돼. "




나는 킥킥 웃었다.




"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




누나는 왼팔을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전화 받아! 라면서 번호를 찍어주고 갔다.


참.. 뭐랄까.


매력적인 여자다. 아니면, 어려서 한창일때인 내가 가리지 않는걸지도 모르지.




나는 택시를 잡았다.




" 갤러리아 팰리스요. 그.. 롯데월드 옆에요. "




#.




집에가면 마땅히 할게 없다.


처음엔 내 맘대로 살수 있구나, 하면서 게임만 하다가도 이상하게 싸우기만 했던 부모님 생각에 막상 오래 하지도 않았다.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던지.. 아니면 취미생활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야한 동영상을 보던지.




날이 어둑어둑해지니 텔레비전에서는 슬슬 뉴스를 시작했고, 나는 텔레비전을 끄고 컴퓨터를 켰다.




" 그때 그 앙케이트.. 어딨지? "




글 제목 : [남자가 최고로 멋있어 보일때.]




10위 - 술자리에서 많이 마시지 말라고 신경 써줄 때(대신 마셔주는 등)




9위 - " 이런건 원래 남자가 하는거야! " 하면서 데이트 비용 지불할 때




8위 - 말없이 내 손 잡고 사랑한다고 조용히 말해줄 때




7위 - 담배를 펴도, 내 앞에서는 자신은 물론 친구도 못피우게 할 때




6위 - 벽에 밀쳐 날 놀라게 한 후 키스할 때




5위 - 데이트 내내 손 꼭 잡고 놓아주지 않을 때




4위 - 예고없이 날 데리러 왔을 때




3위 - 거짓말일지라도 예쁘다, 귀엽다 등 계속 칭찬해줄 때




2위 - 데이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리드, 계획표를 짜 왔을때




1위 - 술취한 사람이나 차가 지나가면 나를 안쪽으로 보호해줄때


(만원 엘리베이터나 지하철,버스에서 보디가드처럼)




기타




짧은 치마 입고 계단 올라가는데 뒤에서 가려주며 올라갈 때


차가 끊겼다면서 집 앞까지 같이 걸어서 데려다 주는 남자


길거리에 진열된 옷이나 악세사리 등을 내가 하면 예쁘겠다며 사줄때


행동이나 말에 무조건 귀여워 죽겠다는 반응을 할 때


내 생일 까먹었다고 했다가 몰래 깜짝파티 해줄 때


나랑 있을때 너무 긴장해서 당황하거나 실수할때


아무 말 안했는데 무거워 보인다면서 내 가방 뺏어갈때


많은 인파속에서 하트표시나 윙크해줄때


날씨가 추울때 추우면서도 옷 벗어줄때


잘 들리는데 속삭여서 말해줄때


아무리 친구라도 친근감 표시하면 질투할 때


우산이 있으면서 없다고 하며 같이 쓰고갈 때.






“사랑이 손을 내밀면 비켜서거나 물러서지 마라. 


사랑을 하기도 전에 사랑의 비극적인 종말을 예감해 외면한다는 것은 바보짓이다. (이정하)”






" 이거 괜찮은데. "




내일은 어차피 과외 첫 수업이니 수업보다는 잡담이나 하겠지.


이상하게 과외수업은 다 그러더라. 묵인된 관례라고 해야할까?




솔직히 말해 윤아영이라는 여자에 대해 상당히 호감이 갔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매력적인 여자다.


나를 싫어하는것 같지도 않았고.. 나는 그녀를 좋아하는걸까? 


아니면 임소연이라는 기집애가 보인 뜻밖의 반응때문에 아영이 누나가 말해준 "페닐에틸아민"이라는 물질이 더 이상 소연이를 향해 분비되지 않는걸까?




마음속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두서없이, 정리되지도 않고..


수많은 상념속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는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였다.




" 일요일날 술마시면서 진실게임이나 해볼까? "




술자리 게임. 잘 모른다.


중학교 졸업할때, 베스킨라빈스 31같은거야 좀 자주 했었다만.


대학생들도 하나 몰라?




근데 모레, 일요일부터 동거하는구나.


잠은 어떻게 자지?


침실은 하나고..


내가 사는 오피스텔이 단지내에서 가장 크긴 했지만 아파트도 아니라서 침대를 두개 쓰기에는 살짝 부족했다.


이사온 이후로 처음으로 좁다고 느끼고 있었다.




" 장롱을 빼버려? "




마침 누나한테 문자가 왔다.


어쩌지? 침대 하나 더 놓을까요? 라고 하면 이상한가? 좀 더 완곡하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웅웅거리는 휴대전화기를 집어 디스플레이를 켰다.




- 뭐 하고 있어?


윤셰프.




cut




1부 6화에서 개연성 없는 주인공의 순간이동때문에 가독성 떨어지셨던 장돌뱅이님,구름속진실님,갈고다까님,파크다님,1ㅋㄷ2님. 정말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군요 ㅠㅠ




사실 짜둔 플롯대로 써내려가면서도, 중간중간에 손보다 생각이 먼저 앞서가는 경우때문에 이렇게 가끔 몰개연성한 상황이 일어나 몇번 고생한적이 있는데.. 여기서는 걸어주시는 기대때문에 정말 눈을 부릅뜨고 봤는데, 역시 해태눈깔이라 찾지 못했습니다. 수정 못해 가독성 떨어뜨린점 정말 죄송합니다.


또 정말 감사한점은 ^^; 이렇게 피와 살이 되는 비판이겠지요. 다음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그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만 ㅠㅠ) 이렇게 서슴없이 질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도록 한자한자 더 정성들여 쓰겠습니다.


냥초님,비엔쏘주님,배닉스님,evend님,장돌뱅이님,구름속진실님,갈고다까님,파크다님,1ㅋㄷ2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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