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향기에 취하다 - 14부

본문

부드럽고 달콤한 그녀의 향기에 취하다...




<그, 그녀의 추억에 각인되다>




첫키스.. 사람마다 첫키스에 대한 감정은 가지각색이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기분을 느낀 사


람, 타액과 만나 끈적임이 더럽게 느껴졌던 사람, 또는 무수한 별이 쏟아지는 듯한 몽환적


인 느낌을 받은 사람까지 키스는 사랑을 표현하는 수단과 방법 중에서도 으뜸을 자랑한다.


사랑의 행위, 그것의 시작점. 그리고 그것의 끝맺음. 


가장 순하고 진솔한 사랑의 표현이자 마음이 마음을 담는 의식. 그것이 처음으로 입술을 내


준 사람이라면 마음으로 파고 들어온 그 가치가 상상 이외로 크다.


누구나 첫키스의 상대를 잊지 못하듯이... 그것이 좋은 추억이건 끔찍하게도 잊고 싶은 기억


이건 이제 여울의 추억속에 준석이라는 남자는 가슴을 도려내도 그의 느낌과 맛(?)은 잊혀


지지 않게 각인된다.




허공을 날아다니는 느낌이다. 짜릿한 느낌, 몽롱하니 졸리기까지 하다. 눈을 감고 편안하게 


누워있지만 한껏 들뜬 기분과 꿈을 꾸는 듯 황홀한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은밀한 부분에서 뿜어지는 뜨겁고 끈적한 애액이 팬티를 적시는 것이 느껴진다. 처음으로 


자신이 이성으로 인해 흥분을 한 것을 알아채는 여울이다. 


‘아! 저 남자와 사귀어 보고 싶다.. 잘 생겼다’ 정도는 느껴봤지만 키스 하나만으로도 자신이


이다지도 쉽게 흥분이 될 줄은 몰랐던 여울은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진 듯 한 느낌에


슬슬 겁이 나기 시작한다.




부드럽게 혀를 돌리며 입술을 핥고 입안 곳곳을 돌아다니는 준석의 혀가 맛있게 느껴진다. 


뽀뽀와는 다른 느낌, 모든 것을 다 준 듯.. 그리고 그의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한 느낌이


들어왔다. 광고 문구 중 여자라서 행복하다는 말이 떠오를 만큼 행복한 기분의 여울이다.


만감이 교차한다. 입술이 처음 닿을 땐 혼이 빠져나갈 정도로 아무 생각이 없던 그녀지였만


그 느낌에 점점 익숙해지는 듯 서서히 정신을 차린다.




‘형부... 좋아요....형부 품이 너무 따뜻하고 포근해~ 나 어쩌지? 언니가 더 부러울 것 같아’




듣지 못할 말들을 마음속으로 외치는 여울이다.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닌 건 아니었다.


또 다시 자신을 속인다. 분명 지금 나누고 있는 사랑표현도 잘못된 것이지만 멈추고 싶지 


않았다. 여울의 머릿속은 온통 모순의 연속이었다. 




얼굴을 쓰다듬고 머릿칼을 매만지며 등을 살포시 떠받힌 준석은 손을 점점 아래로 훑어내린


다. 의도가 아닌 남자의 본능이었다. 목을 지나 어깨를 훑어내리고 다시 몸의 중앙으로 손


을 가져간다. 손가락에 단단한 여울의 브라가 매만져진다. 단단한 와이어 부분인지 이질감


이 확연하게 느껴지지만 그녀의 가슴을 손에 쥔다는 생각에 부푼 자지가 부러질 듯 올라선


다.


자신도 모르게 손이 떨린다. 얼마나 마음에 담고 원하던 가슴인가... 평생의 소원이라고 생


각하던 그녀의 가슴 앞에서 몹시도 떨고 있는 준석이다. 입술에서 한껏 집중되어 있던 신경


들이 손끝으로 이사를 온 듯하다. 여울이 숨을 쉴 때마다 부풀어져 오르는 숨결마저도 이성


을 놓게 만들고 있다.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여 크게 부풀어있는 여울의 가슴을 쥔다. 샛별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


던 풍만한 기운이 가득하다. 비록 브래지어 위 였지만 그 크기가 대단하다고 느껴질 정도였


다. 용기를 내 손가락에 힘을 준다. 옷가지들 너머로 몽글하고 탱글한 커다랗고 달콤한 열


매가 잔뜩 찌그러지고 있었다.




“하아~~”




여울의 입에서 뜨거운 기운이 준석의 입으로 전해진다. 이전에 없었던 뜨거움이었다. 손가


락 사이사이로 삐져나오는 옷가지와 가슴살이 보는 것 만으로도 사정을 불러 일으킬만 하


다. 그것을 더욱 느끼고 싶은 준석이다. 피부를 덮은 하얀 장막을 거두고 여울의 체온을 느


끼고 싶었다. 




동그랗게 모양이 잡힌 여울의 배꼽이 드러난다. 그리고 티셔츠는 점점 말려 올라간다. 팔과


얼굴의 피부와 속살은 너무도 대조적이었다. 햇빛과 단 한 번도 접촉을 하지 않은 듯 우윳


빛깔의 보들거리는 피부가 드러나고 흰색의 큼지막한 브래지어가 모습을 나타낸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크기였다. 말 그대로 육덕지다는 표현이 어울릴법한 가슴을 바라만 보


고 있어도 흐뭇한 준석이다. 팽팽하게 감싸고 있는 속옷사이로 손을 밀어 넣은 준석은 말캉


이며 포근함을 주는 커다란 유방을 감싸쥔다.




“흐음...”




다시 한 번 여울은 턱을 치켜들며 뜨거운 호흡을 내뿜는다. 마치 서양 포르노에서나 보던 


크기의 거대한 가슴이 손에 잡히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준석이다. 기분이 좋고 나쁘고를


떠난 호기심이 풀려나가는 순간이었다. 말랑한 물풍선 같이 부푼 가슴이 주는 성감은 준석


을 외길 낭떠러지로 내몰만큼 아찔한 공포였다. 자지끝에선 액체가 울컥 흘러나와 팬티를


적시고 있었고 힘차게 올라선 그 자태는 여전했다.


참아낼 수 없을 만큼 흥분이 치솟은 준석은 여울의 사타구니로 손을 옮겨간다.




따뜻한 준석의 손길에 몸을 떠는 여울이다. 맨살 위로 그의 손길이 닿자마자 반사적으로 허


벅지가 오므라든다. 조금은 거칠게 만져대던 가슴이 주는 야릇한 기분과 은밀한 부분과 가


까운 곳에서 오는 짜릿함은 절묘한 감정으로 다시 살아난다. 연신 맑은 애액이 흘러나와 이


미 팬티가 젖은 것처럼 축축하고 그 애액은 끊임없이 그 흥분을 유지해 간다.


사랑스레 자신의 콤플렉스를 매만지던 준석의 손이 서서히 옷 위를 애무하자 다시 터져나오


는 신음을 애써 참아낸다. 그리고 다시 배를 어루만지던 준석의 손은 조금씩 그리고 유연하


게 반바지와 팬티를 가르며 은밀한 부위를 향한다.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미끌어지듯 아랫배를 지나 부드럽게 돋아난 숲풀이 준석의 손에 닿


는다. 여린 풀처럼 보들거린다. 하지만 여울은 준석의 손을 잡으며 두 다리를 교차시켜 그


의 침범을 막는다. 그리고는 그렁이는 눈망울을 옹졸인채 고개를 살포시 흔드는 여울이었


다.




“혀..형부!”




다급하지만 높지 않은 목소리였다. 두려움에 싸인 눈빛과 걱정스런 표정이 준석의 행동을 


막아 세운다. 그제서야 이성이 돌아오는 준석이었다.


팬티속으로 들어가던 손을 빼낸 준석은 민망함과 미안함에 여울을 포근하게 안아준다.




여울도 마찬가지였다. 한없이 달콤하고 황홀한 느낌이 준석의 손가락이 음모에 닿자마자 깨


져버렸다.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먼저 그의 손을 잡아 진입을 막은 여울은 순식간에 지나


가는 샛별의 얼굴이 떠올랐다. 준석의 손길이 싫지 않았음에도 그렇게 흥이 깨져버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한껏 감흥에 빠져 자신들을 망각한 사이에 샛별이란 존재 자체를


잊고 있다 알아차린 꼴이었다.


준석도, 그리고 여울도 이성을 찾은 후의 포옹은 그리 길지 못했다. 




준석은 망설여졌다. 사과를 해야 할 것인지 더욱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할 것인지...


옷을 추스르는 여울을 바라보면서도 성적욕구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불탔다. 샛


별이 떠올랐지만, 그리고 그녀에게 미안했지만 그저 수컷의 본능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하아~ 덥다! 후우.... 형부 안 더워요?”




총총거리며 베란다로 걸어간 여울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너스레를


떤다. 준석의 눈에 비친 그런 여울의 모습이 더욱 사랑스러울 뿐이었다. 사과를 할 필요도


없었고 적절한 선을 지키며 그녀를 계속 느낄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 것이 고마웠다. 하


지만 달아오른 흥분을 배설하지 않으면 돌아버릴 지경의 준석이었다.




“어.. 덥다~ 더워...”




뒤늦게 여울의 뒤를 따라 베란다로 나선 준석은 사랑스런 여울을 한껏 품에 안는다. 그대로


그녀를 바라만 보기가 너무 힘이 들었던 것이다. 뜨겁게 안을 수 없다면 강하게라도 품에 


안아 조금이라도 더 여울을 느끼고픈 준석이었다. 


그녀의 엉덩이골 사이로 굳게 선 자지가 자리를 잡고 가슴팍엔 그녀의 등이 와 닿는다. 그


리고 여울의 몸통을 두른 팔엔 탱글한 가슴이 눌려진다.




“형부! 우리 이러면 안 돼는 사이라고 했죠!”




가르치듯 나무라는 여울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자신의 몸을 두른 준석의 팔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버릇없이 까부는 처제 괴롭히는건데? 더워하니까 더 더워보라고~ 더워 죽으라고”




준석은 더욱 힘을 줘 가득 품안에 여울을 담는다. 고개를 준석의 어깨로 기댄 채 나란히 한


곳을 응시하는 둘은 그렇게 한동안 서로의 체온을 느낀다.


대문 양 옆으로 밝게 빛을 비추는 호박등이 부러운 듯 쳐다보는 듯하다. 바로 건너편에 자


신의 짝을 두고도 만나지 못하는 것 같아 보인다. 가을이 다가오려는지 선선한 바람이 여울


의 머릿칼을 훑고 지나친다. 그리고 그 선선한 바람은 곧 비와 만나 톡톡 물방울을 만들어


뿌린다.




“형부~”


“응?”




“내가 생각한대로 움직이는 몸이지만 내 뜻대로 안 될 때도 있나봐요”


“그러게~”




“오늘 선물 아주 기쁘게 받을께요... 고마워요”


“그게 무슨뜻이야?”




“헤헤... 아무것도 아니예요. 언니 오다가 보면 기절하겠다! 들어가요 우리~”


“그래....”




그대로 몸을 돌린 여울과 준석은 발까지 맞춰가며 다시 거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여울이 준


석의 손을 풀자 스르르 힘을 빼 그녀를 놓아준다. 다시 뒤돌아 준석의 입술과 살짝 입을 포


갠 여울은 쪽 소리가 날 정도로 키스를 나눠준다.




“잘 자요 형부~”




대답도 듣지 않고 부끄러운지 얼굴을 감싼 채 자신의 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여울이다. 뒤쫒


아 따라 들어가고 싶은 준석이지만 여울이 남겨준 키스에 만족을 하고 자신도 방으로 들어


선다. 떨어지려 하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돌려 세운다.




침대에 몸을 눕힌 여울은 쉴 새 없이 히죽인다. 손가락으로 준석의 입술이 닿았던 자신의 


입술을 만져본다. 얼마나 격렬한 키스였는지 웟 입술이고 아랫입술이고 붉게 변해 있었다.


아무도 보지 않지만 얼굴을 감싼 여울은 뒤늦은 부끄러움에 몸부림을 친다. 스물여덟이라


는 적잖은 나이에 느낀 첫키스는 여울을 그렇게 기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등 뒤로 느껴지던 널따란 가슴이며 엉덩이 사이로 폭 파묻히던 발기된 준석의 자지가 여전


히 맥박을 뛰며 붙어있는 느낌이다. 




‘이제 소녀티를 벗은 느낌이야... 후훗! 스물여덟살에 무슨... 섹스를 하면 완전히 여자가 되


는 느낌이겠지? 아흐~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낯부끄런 장면들이 허공을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다. 왜 이렇게도 좋은 


느낌을 늦게 깨우치게 됐는지 조금은 자신에게 원망스럽기도 한 여울이었다.


어려서부터 남자친구, 애인이란 말은 다른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로 알고 있던 그녀였다. 군


인이라는 꿈을 안고서부터는 여자의 몸이라기 보단 반 남자로 살아온 여울이다. 치마보단 


바지를 입었고 남자들보다는 여자친구들에게 인기가 더 많았다. 


물론 미팅이며 소개팅 같은 것도 단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입대를 한 그녀였다. 오히려 남


자를 몰랐기에 성희롱과 끈적한 추파를 던지는 군생활을 큰 어려움 없이 버티는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첫키스라는 것은 이제 추억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추억안


에 준석을 각인 시키는 중이었다.




그대로는 잠이 올 리가 없었다. 마음을 진정시켜도 흥분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고 오히려 


생생하게 느껴지는 준석이 떠오를 뿐이었다. 


다행일까? 


여울이 방으로 들어와 눕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샛별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생각나고 미안하긴 했지만 막상 샛별의 인기척이 들려오자 숨을 죽이는 여울이다.


죄를 지은 죄수마냥 오지도 않는 잠을 청한다.




‘언니 미안해...’




괜시리 슬퍼지는 여울이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아이처럼 첫키스의 황홀함에 몸부림치던 


여울은 눈물까지 흘릴 기세로 급격하게 기분이 가라앉는다. 하지만 자신이 없는 여울이다.


만약 준석이 또 그렇게 다가온다면 뿌리치지 못할 것 같아 그것이 마음에 자꾸만 걸린다.




조용히 현관문이 닫히고 여울이 예상했던 것처럼 작은 노크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린다. 언


제나 조용한 샛별이다. 문을 열고 닫는 것부터 여울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일부러 조심스


레 행동하는 것이 아닌 몸에 베어 있는 습관이었다.




“자니? ...........피곤한가보네...”




혼잣말을 조용히 내뱉은 샛별은 삐져나온 여울의 발에 이불을 덮어주고 다시 방을 빠져나간


다. 거실을 지나 주방에 들러 냉장고부터 열어보는 샛별이었다. 준석에게 저녁을 차려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던 것이다. 혹여 라면을 먹지는 않았나, 대충 먹지는 않았나 걱정스러움에


확인부터 한다.


자신이 마련해 놓은 반찬들이 줄어 있는 것을 보고 안도를 하며 냉장고 문을 닫는다. 


그리고 침실로 들어선다. 




준석의 양복 상의와 그 위로 넥타이가 걸려있는 의자 외엔 자신이 정리를 해두고 나간 모습 


그대로이다. 




“여보, 저 왔어요~”


“왔어? 일찍 왔네... 더 늦을 줄 알았는데...”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샛별은 천천히 옷을 벗어나간다.




“일찍은요~ 지금이 몇신데”


“그런가? 다 씻었어~ 금방 나갈게”




찬물을 맞으면 흥분이 가라앉을까 싶어 한차례 더 샤워를 한 준석은 팬티 바람으로 욕실을 


빠져나온다. 때마침 옷을 갈아입는 샛별이 흠칫 놀라며 서둘러 옷매무새를 만진다.




“어흐~ 기척 좀 하고 나오지... 놀랐잖아요~”




부끄러운지 눈도 마주치지 못한채 자신의 옷을 정리하는 샛별을 보자 준석은 애써 눌러둔


흥분이 다시 샘솟는다. 살짝 보였던 샛별의 속살 때문이 아닌 여울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 준석은 빨리 배설을 할 생각뿐이었다.




“어맛! 잠시만요... 나 아직 씻지도 않았잖아요”




준석은 샛별을 끌어안고 침대 위로 쓰러진다. 하지만 샛별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준석을 


밀어내며 거부의 의사를 밝힌다. 하지만 여자의 힘으로 인간의 모습을 한 짐승을 밀어내기


엔 한없이 힘에 부친다.




“여보.. 금방 씻고 올게요... 네?”




짐승으로 돌변해버린 준석의 귀에 샛별의 말이 들릴 리 없다. 우선 자신의 몸에 굳게 올라


서버린 자지를 달래고픈 욕망 뿐이었다.




“나 지금 하고 싶어... 얼마나 기다렸는데!”


“피~ 일찍 왔다고 했으면서...”




준석은 기분 좋은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내심 미안한 감이 들긴 했지만 자지가 부러질 것


같이 아파오는 그에겐 달리 방도가 없었다. 자위를 해서 풀어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커져 버린 욕구였다.




준석은 샛별의 옷을 거칠게 벗겨나간다. 팔로 옷섬을 잡고 버티는 샛별도 지치는지 점점 힘


이 빠져 갔고 곧 알몸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부끄러움에 새우처럼 등을 굽혀 잔뜩 웅크린 


모습으로 성난 준석의 자지를 바라보고는 서서히 눈을 감는다.




“들어간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샛별은 걱정이 태산이다. 몸에서 냄새라도 나지 않을까, 피부가 끈


적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당장이라도 씻고 오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지만 짐승처럼 달


려드는 준석을 이미 뿌리치지 못 할 처지에 놓여지고는 그저 준석을 받아들이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이가... 오늘 왜 이러지?’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의심이 드는 샛별이다. 단 한번도 이렇게 반 강제적으로 섹스


를 원한 적이 없던 그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씻고 올 시간 마저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흥분


을 한 것도 처음 보았다. 색다른 흥분이 밀려오기는 했지만 그보다 더 큰 의심이라는 것이


머릿속에 싹 틀 무렵 살이 찢어지는 고통이 찾아온다.




“아...아악!”




자신 스스로가 더 놀란 샛별은 자기 입을 막으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아픔도 아픔이지만


여울이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을까 걱정이었다. 


샛별의 얼굴이 찡그려져 있다. 


아무런 애무도 없이 거칠게 삽입을 한 사실을 준석이 알았을 때는 비명과도 같은 신음이 귀


를 파고들었을 때였다. 뒤늦게 미안함이 들어 얼굴을 쓰다듬어주지만 샛별은 고통에 신음을


한 후였다.




“여보~ 오늘 왜 그래요... 너무 아파~”




살이 찢어진 듯 보지가 아려오는 샛별이다. 마치 불이 붙은 것처럼 화끈한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미.. 미안해~ 내가 너무 흥분했나봐...”




순간적으로 말이 많아질 뻔 한 준석이다. 하지만 샛별은 눈치를 채지 못한 듯 준석의 몸통


을 끌어안고 파르르 떨고 있다. 많이 아픈 모양이다. 


움직임을 멈춘 준석은 찡그린 샛별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마음을 잡아보지만 역시


자신이 없다. 아마도 여울이 자신의 행동을 저지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흥분을 샛별에게 


전할 리는 없었을 것이다. 




샛별의 은밀한 부분에서 뜨거움이 전해진다. 그리고 부드러운 애액도 충분히 흘러나오는 것


이 느껴지는 준석이다. 찡그려졌던 얼굴도 어느 정도 평안을 되찾고 고통에 반응하던 몸도 


경련을 멈추었다. 


그렇게도 주체 못할 흥분이 어느새 잦아들어 있었다. 사정을 한 것도 아닌데 따뜻하고 부드


러운 샛별의 몸속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살 것 같은 준석이다.




준석은 언제나 부드러운 남자였다. 부드럽고 달콤한 키스와 세심하고 여린 터치로 몸을 녹


여 충분히 몸을 달아오르게 하던 그가 이성을 잃은 모습으로 거칠게 자신의 몸을 탐해오는


모습이 당연하게 이상해 보이는 샛별이다. 


서서히 은미에게 들은 얘기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아니겠지 하면서도 자꾸만 들어오는 못된


생각에 샛별은 마음이 미어진다. 




‘설마... 이이가 그럴 리 없어’




자신을 다잡아 봐도, 쓸데없는 생각이라 위로해도 못된 상상은 몸을 부풀려 샛별의 의심을


그리고 생각을 잠식해 갔다. 의심에 싹이 결국 굵다란 아름드리가 되어가는 것 같아 겁이


난다.




준석은 가쁜 숨을 내쉬며 허리를 움직인다. 평소보다도 빠른 몸놀림이다. 


그의 아래 다리를 벌린 샛별에겐 사랑의 표현이 아닌 라이거, 또는 타이온들의 의미 없는


짝짓기에 불과하다. 종족번식을 위한 행위도, 사랑이 물씬 풍기는 애정행위도 아닌 그저 욕


구의 배설구일 뿐이었다.


그것이 싫은 샛별이다. 자신이 너무 확대해석을 하지 않았나, 또는 넘겨짚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뼛속까지 아파오는 상실감과 박탈감이었다.




“하악...하아~ 여..여보~ 우리 아이 가질까요?”




샛별은 자신도 모르게 아기 얘기를 하고 있었다. 준석이 그토록 원하던 아이의 얘기가 하필


그때에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는 그녀였다. 하지만 주위에서 자꾸만 소식을 물어오는 것도,


그로 인해 자신이나 준석의 몸에 이상이 있냐는 물음도, 그리고 흔들리고 있는 듯한 준석의


마음을 잡기 위한 조급한 마음이 샛별을 그렇게 만들었다.




“아이? 나야 좋지~ 근데 당신 다시 일하는 건 포기한거야?”




세찬 움직임을 멈춘 준석은 샛별의 결심에 표정이 밝아진다. 


결혼 초기 일 욕심이 많았던 샛별은 아이를 늦게 갖길 원했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었지


만 준석은 그런 샛별의 뜻을 존중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마음이 들긴 했었다. 그토록 손


주를 보고 싶어 하던 아버지의 소원을 이뤄드리지 못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내색하지


는 않았다. 샛별 역시 그 일을 죄송스레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 낳고 일하면 되죠...”


“고마워~ 샛별아...”




준석의 고맙다는 말이 샛별의 가슴을 뭉그러뜨린다. 자신이 그릇된 상상을 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부드럽고 사랑스런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아이도 없이 넓은 집에서 혼자 생활을 영위하던 샛별은 자신이 외로워서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리도 다정한 준석을 의심한 것도, 철없이 언제나 밝은 여울을 의심한 것도 미안해


졌다. 종전까지 머릿속을 가득 메웠던 의심의 아름드리는 언젠가부터 뿌리째 뜯겨나가 있었


고 잠시나마 준석과 여울을 의심했던 자신에게 타박을 한다.




‘그럼 그렇지... 워낙 새로운 걸 좋아하는 이이니까~ 내가 맞춰야지...내가’




샛별은 다시 굳게 준석의 몸통을 끌어안는다. 매끄러운 피부가 준석의 피부에 닿자 근육들


이 꿈틀거리며 살아나는 느낌이다. 그리고 다시 거친 허리운동을 벗삼아 희열의 신음을 내


뱉는다.




“하윽... 여..여보... 오..오늘 너무 거칠어요...”


“후욱... 후욱.. 그래서 싫어?”




“아니요... 좋아요~ 노력할게요... 당신이 원하는 거 다 들어줄 수 있도록..하응..”


“샛별아~”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준석이다.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


젠 대놓고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샛별에게 더욱 미안함이 들었다. 




‘미안해.. 샛별아~ 오늘만... 오늘만 이해해줘! 미안해~’




준석은 깊은 키스를 나눈다. 언제나 똑부러지는 성격의 샛별이 그 순간만큼은 너무도 여려


보였다. 뭐가 샛별을 그렇게 바꾸어 놓았는지 알 수 없는 준석은 어렴풋이 도린의 말을 기


억해낸다.




‘아마 사모님도 알고 계실거예요... 설마 하고 계시겠지만...’




짧은 키스로 미안함을 전한 준석은 샛별의 얼굴을 내려다본다. 감은 두 눈 아래로 붉게 달


아오른 발간 볼과 살짝 벌린 입술 사이로 단내나는 호흡을 내뿜고 있다. 움직임을 멈춘 채


한참을 바라보자 샛별은 가늘게 눈을 떠 준석과 눈을 맞춘다. 그리고 얼마가지 못하고 다시


눈을 감아버린다.




“왜~ 부끄러워?”




샛별은 준석의 몸을 감고 있던 팔을 풀어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싼다.




“아응... 왜 그렇게 보고 있어요~”


“우리 샛별이가 너무 예뻐서”




어깨가 조금씩 들석거리며 쿡쿡거리는 샛별은 예쁘다는 말이 싫지 않다. 오랜만의 섹스와 


오랜만에 들어 보는 칭찬에 귀까지 빨갛게 달아오른다.




“당신 요즘 많이 힘들죠? 미안해요~ 더 잘 할께요”


“아니야~ 당신한테 소홀한 내가 더 미안하지~”




샛별의 사과향이 물씬 풍기는 피부가 빛난다. 잠자리가 뜸했던 이유를 그저 회사일이 바쁘


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 그녀에게 죄를 지은 기분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죄를 지은 것이


다. 하지만 더 잘하겠다고 말하는 샛별의 말에 뒷머리를 긁적여야 할 만큼 미안한 준석이


다.




“여보~ 뒤로 해 볼래요?”




움직임을 멈춘 준석이 다른 체위를 원하는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미안함에 선뜻 말을 꺼


내지 못하는 것 같이 생각한 샛별이 용기를 내 말을 건넨다.


눈을 동그랗게 뜬 준석은 놀랄 뿐이다. 샛별이 그럴수록 더욱 죄스러울 뿐인 준석이었다.




“이렇게 해 봐요...”




준석을 살짝 밀어낸 샛별은 스스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은밀한 꽃잎을 자극하며 빠져


나온 준석의 자지가 빛에 번들거리고 있고 꼬물거리며 몸을 움직인 샛별은 창피함을 꾹 참


고 개처럼 엎드려 준석의 팔을 잡아 끈다. 붉게 물든 속살이 꽃잎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


밀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되요? 아이~~잉.. 그렇게 바라만 보고 있지 말고요~”




준석은 샛별을 다시 바로 눕혀 강하게 안아준다. 천박해 보여서가 아니라 왠지 그 자세가 


슬프게만 보였기 때문이다.




“왜요~ 나 보기 흉해요? 그렇게 한 번만 하자더니...”


“아니.. 너무 예뻐... 아꼈다가 하려고”




“피~”


“잘할게... 잘 해줄게...”




샛별의 얼굴과 겹쳐보이던 여울의 잔상이 서서히 사라진다. 샛별의 마음과 행동에 감동을 


한 준석은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을 한다.


준석은 촉촉한 이슬을 머금은 꽃잎을 헤치고 들어간다. 다시 맑은 이슬이 우윳빛깔을 머금


고 하얀 거품을 이뤄낸다. 야리한 여체가 준석의 움직임에 따라 가늘게 흔들리고 살짝 벌린


입술 사이로 뜨거운 입김이 불어온다.




“하응.. 여..여보... 아흣....”




눈녹듯이 풀려버린 샛별의 마음처럼 몸도 눈이 녹아 흐르는 물처럼 점점 침대위로 흘러내린


다. 처음과는 다르게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준석의 부드러운 세심함에 녹아버린 샛별은 


하얀 머릿속이 되버린다. 


부드러운 몸과 달리 거친 숨을 쏟아내는 준석은 샛별이 이미 오르가즘에 도달한 것을 알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자신을 강하게 끌어안았다가 기절한 듯 침대위로 흐트러져버리는 모습


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자지를 꽉 물고 조이는 은밀한 부위는 언제나 자신을 챙겨주


고 바라지 해주는 것처럼 그의 절정을 돕고 있었다.




“하아.. 샛별아~~ 으...끄흑!”




힘찬 정액줄기가 샛별의 몸속에서 솟구친다. 뿌리 깊숙이 박힌 준석의 자지가 크게 부풀었


다가 수차례 울컥이며 수돗물이 터진 것처럼 정액을 쏟아낸다. 


여울과 샛별에게 격한 흥분을 한 만큼 뜨겁고도 많은 양이었다. 샛별 역시 평소보다 강하고


많은 양에 놀라울 뿐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기분이 좋았다.




“끄윽! 하아...하아....”




삽입한 채로 그대로 몸 위로 쓰러지는 준석을 샛별은 살포시 안아 그의 등을 쓰다듬는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미끌거리는 땀마저도 사랑스러울 뿐이었다. 


흥분한 만큼 그 여운도 오래가는 듯 했다. 준석과 샛별은 이미 자지가 작아져 겨우 입구만


막고 있음에도 변함없이 서로를 부둥켜 않고 쓰다듬고 있다.




준석은 사정후에 찾아오는 나른함에 잠까지 쏟아진다. 숨소리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몸의 열


기가 식어가자 샛별이 머리맡에 있는 티슈를 뽑아 뒤처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몸을


옆으로 굴려 떨어져 나간 준석은 그대로 잠이 든다.


처음으로 준석의 뒤처리까지 해주는 샛별의 손놀림이 서툴다. 더구나 자신의 은밀한 부분을


막고 한 손으로 하려니 더욱 그렇다. 


평온하게 자는 준석의 얼굴을 한참동안 쳐다본 샛별은 자신도 모르게 예쁜 미소를 지어내고


있었다. 복잡한 생각 따위는 뒤로한채 그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격정적인 섹스가 만족스러


운 듯 사랑스런 눈빛이다.




옅은 화장기 마저도 번지고 지워진 모습의 샛별은 청초한 느낌까지 준다. 밝은 실내라서 더


욱 그렇게 보인다. 혹시나 잠에서 깰까 침실안의 작은 욕실을 뒤로 하고 거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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