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직장일기_2 - 2부 13장

본문

“제가 그때 가방도 찾아드렸는데~”




이제 생각이 난다. 홍콩에 다녀올 때 가방을 찾아준 그 스튜어디스~ 제복을 입었을때랑은 완전 딴판이다. 메이크업을 지워서 그런지 약간 실망스러운 얼굴이지만 몸매는 그때보다 더 도드라져 보이는 옷을 입어서 그런가 맛있게 보인다.




“아~ 죄송해요~ 제가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해서요~”




“어머~ 저 전화두 했었구 문자두 했었는데…”




“네? 저는 못받았는데? 그리구 제 번호는 어떻게?”




“그때 명함 주시고 가셨었어요~”




“아~”




“근데 전화도 씹구 문자도 답장 안하시던데요?”




“제가 원래 모르는 전화는 잘 안받어서~ 문자는 기억이 안나네요~ 죄송합니다”




“외모랑은 다르게 까칠하시다~”




“네? 제가 외모는 어떤데요?”




“여자한테 자상하게 잘해주실거 같은데… 착하게 생기셨어요~”




이런저런 이야기… 그녀는 알고보니 옆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고 있었고, 집은 청주란다. 여기서 항상 운동을 하는데 혼자라서 심심한데 잘 되었다고 한다. 나도 어떻게 보면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 참 넉살이 좋은 아가씨다. 서비스업이라서 그런가?




“그때 가방에 있던거 중요한거였죠?”




“아… 어떻게 아셨어요~ 돈 다발이 가득 들어 있던 가방인데… 그 전날 은행을 털었거든요~”




“어머~ 그럼 저 맛있는거 좀 사주세요~”




“네? 저야 좋지만 저 같은거랑 식사 하시다가 토하셔도 전 몰라요~”




“어머~ 제 스타일이신데~”




은근 작업을 걸어온다. 나야 씨발 땡큐지~




샤워를 하고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혜경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무실 근처까지 다 왔다고 한다. 전머리를 재빠르게 굴린다.




“혜경아 미안한데 오빠 오늘 엄마한테 가봐야 할거 같아~ 갑자기 집에 좀 들리라고 하시네~”




“어머~ 무슨일 있는거야?”




“아니~ 뭐 점집을 다녀오신거 같아~ 하하 항상 다녀오셔서는 중요한일 있는 것 처럼 불러서 점본이야기 해주시는데 그런거 같아~”




“어머~ 궁금하다~ 엄마가 부른다니 뭐 할수없지~ 일찍좀 이야기 하지~”




내심 빠진거 같다.




“집에 들렸다가 내가 너희 집으로 갈께~ 미안~ 나두 엄마본지 오래되서 오라시는데 안간다구 하기 뭐했어~ 미안~”




“그래~ 그럼 효자노릇 하구 있다가 밤에 봐”




미안하다는 말을 여러 번 하고서야 전화를 끊고 혹시 몰라서 샤워를 꼼꼼하게 하고 건물 앞으로 가니 그녀는 없다. 담배를 하나 물고 불을 붙이는데 전화가 온다.




“오빠~”




진영이다.




“응~ 밥 먹었어?”




“아니~ 아직 오빠는?”




“먹으려구~”




“그럼 같이 먹을까? 내가 갈께~”




“밥만먹구 가야 하는데 올래?”




“응”




“에이~ 아니다~ 너 오면 다시 일하러 가기 싫을거 같아~ 내일 중요한 일도 있고~”




“에이~ 좋다 말았네~ 잠깐만 오빠”




“날세”




“예 대표님~”




“대표는 무슨~ 아무튼 고생 많았어~ 천이사가 자네 일잘한다고 칭찬이 대단하더군”




탁전무가 붙여놓은 놈이다. 일은 개뿔 그지같이 하는 놈인데 정치 감각은 정말이지 탁월한 놈이란걸 처음 본날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이사는 개뿔~




“아닙니다. 천이사님이 잘 지도해주셔서…”




“겸손두 지나치면 못쓰네~ 천이사 실력이야 내가 아는거고~ 아무튼 고생 많았네~ 아마 내일부터 시끄러울거야~ 내가 사람 붙여줄 테니 당분간은 운전시키면서 데리고 다니게~”




“예? 아니 뭐 그럴 필요까지~”




“지금 자네 하나 보구 사람 목숨이 몇 개나 달렸구, 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아나?”




“죄송합니다.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래~ 차는 내가 그 친구 편에 보낼 테니 자네차는 처분하게~ 아니 차키만 주면 그친구가 알아서 할걸세~ 실력 좋은 친구니까 그 친구만 데리고 다녀도 뭐 충분할걸세~ 아무일도 안생기는게 제일 좋지만~”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사람 내가 챙겨야지~ 못챙겼다가 뭔일이라도 생기면 내가 진영이한테 맞아죽겠더라구~ 핫하하~”




진영이가 그동안 못만나면서 아버지한테 투정을 많이 부린듯 하다. 내심 좀 부담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다. 난 뭐란 말인가?




“예 명심하겠습니다”




“아~ 그리구 자네 오피스텔 처분해놯네~ 서래마을에 아파트 하나 비워뒀으니까 거기서 지내게~”




“예 감사합니다”




어느새 그런 것 까지…




다시 진영이가 받아서 한참을 조잘대다가 끊었다. 아직도 안나왔다. 뭘 하길래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건지… 다시 전화가 와서 보니 웬일로 영미다.




“오빠 요새도 바빠?”




“하하~ 왜?”




“그냥 보고 싶어서~ 어디야?”




“회사지~”




“어휴~ 맨날 회사~ 나는 잊어버렸지?”




“에고~ 머리 아픈일 산더민데 좀 봐주라~”




“히히 알았어~”




“언제 잠깐 와~ 너 줄것도 있고~ 보고 싶으니까 같이 밥이나 먹자”




“정말? 언제?”




뭐 아직은 내가 필요한가 보다… 씁쓸하다. 모두가 아는 거짓말을 서로가 서로에게 하고 있다.




“음… 이번주는 그렇고 다음주에 전화 할께~ 이번주에 정말 중요한일이 있어서~ 너도 곧 알게 될거야~”




“응? 뭔데?”




“하하 내일 알게 돼~ 혹시 회사에서 보더라도 나 아는척 하지 말고~”




전화를 대충 끊고 다시 담배를 물어 불을 붙이려는데 누가 담배를 입에서 빼간다. 응?




“저번에 비행기에서 그 여자가 여자친구 아니에요? 바람둥이신가부다~”




“네?”




“그 예쁜 노랑머리 언니요~ 그 분은 영어 쓰시던데~”




“아~ 아니~ 그냥 친구에요~”




“에이~ 아닌거 같던데요?”




“하하하~ 그건 그렇고 뭐 좋아하세요? 뭐 먹으러 갈까요?”




“어우~ 난 그런거 물어보는 남자가 제일 싫더라~”




“그럼 다르게 물어보죠~ 혹시 딱히 싫어하거나 알러지가 있는 음식 있나요?”




“아뇨!! 뭐든 잘 먹어요~ 너무 잘 먹어서 탈이지만…”




“그럼 고기 먹으러 갑시다~ 오늘은 왠지 고기가 땡기는 날이네요~”




함께 차를 몰고 마장동으로 내달렸다. 개나소나 다 한우라고 속여 팔지만 여기는 오랜 단골이다. 오랜만에 갔더니 아주머니가 반긴다. 오늘은 할머니가 없다. 아쉽다.




“여자분을 이런데로 모셔서 죄송해요~”




“아뇨~ 여기 포스가 느껴지는데요? 그리구 저 고기 좋아해요~ 특히 소고기~ 호호”




“아~ 그래요? 잘 됐네요~ 술은??”




“그것도 잘하죠~~ 전 뭐든 다 잘해요~”




“하하하~ 그래요? 잘 됐네요~ 이모~ 여기 처음처럼 하나~ 아니 둘이요~ 각자 알아서 한병씩 마십시다. 오케이?”




“어머~ 쿨하다~”




“하하 그리고 또 뭘 잘해요?”




“뭘 알고 싶은데요?”




“아~ 배고파~ 이모 언제줘요~~”




“어머 말 돌리는거봐~”




생긴것처럼 새초롬 할줄 알았더니 의외로 소탈하다. 성격이 마음에 든다. 생긴건 더 맘에 들고 몸매는 마음에 쏙 든다.




둘이 배불리 먹고 나와서 대리해서 사무실로 향하다가 의기투합해서 이태원으로 2차를 하러 갔다. 클럽!! 오랜만이다. 이런게 작은 공간에서 이렇게 큰 음악에 맞춰 술에 취해 흔들흔들… 어릴때 해보고는 정말 오랜만이다. 어린 친구를 만나니 이런데도 오게 된다.




누군가에게 가겠다고 했고, 기다릴 것을 알고, 죄책감도 들지만 오늘은 왠지… 오늘 하루만은 왠지 잊고 지내고 싶다. 단 몇시간 만이라도…




30분정도 신나게 음악에 취하니 머리가 아프다. 땀도 흥건하다. 나가자고 해서 조용한 바에서 차가운 샴페인을 마셨다. 갈증이 싹 풀린다.




“오빠는 뭐하는 사람이에요?”




“나? 그냥 백수~”




“에이~ 아니면서~ 말하기 싫구나? 내가 스토킹이라도 할까바?”




“아니 그냥~ 나도 이렇게 즐길 수 있는건 오늘 뿐이야~”




“왜?”




“내일부터는 감시원도 생기고~ 또 이래저래 바쁠거 같아~”




“무슨 비밀이 그렇게 많은지~ 하긴 어울려~ 오빠랑~ 히히”




“그래? 야~ 너 오늘 한번 주라”




갑자기 왜 이런말을 했는지 나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말하고도 내가 놀랐다. 물론 그녀도 놀랐지만… 말해놓고 생각해보니 아직 이름을 물어보지도 않았다. 이름도 모르는 여자랑 술을 마시고, 섹스를 하자고 하다니… 웃긴다.




“호호호호호~~”




크게 웃는다. 웃는걸 멈추더니 뚤어져라 얼굴을 처다본다.




“싫어?”




“…”




“내가 눈치없이 괜한말을 한건가? 뭐 기분 상했다면 아직 전화번호도 서로 모르니까 여기서 bye bye하자”




“잘해?”




“뭘?”




“섹스”




“아~ 맞다 넌 뭐든 잘한다고 했지? 니가 가르쳐주면 되겠네~”




“호호호호”




“사람에 따라 다르지 않나? 나도 누군가에게는 잘하는 놈이겠지~ 또 누군가에게는 더럽게 못하는 놈일테고?”




“호호호호호”




“내일 아침에 너한테 한번 물어보자~~”




“그래~”




“난 지금이 좋은데”




“맘대로~”




샴페인을 병째 들고나와 운전을 해서 가까운 호텔에 갔다. 가까운 거리이긴 하지만 이시간에 음주운전…. 오랜만이다. 하늘 위에 달을 보니 초승달이다. 아마 달 때문이겠지… 난 초승달이 뜨는 밤에 변신하니까… 보름달에 변신하는 늑대인간은 너무 일반적이니까…




호텔에 올라 그녀에게 키스했다. 빈말이 아니다. 일단 키스는 잘한다. 어린게… 불을 환하게 켰는데도 그녀를 벗겼다.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다 벗기고 나도 벗었다. 물론 키스를 계속 하면서… 함께 샤워를 하면서 서로 만지면서 놀았다. 처음보는 여자와… 역시 예상대로 그녀의 몸매는 환상적이었다. 가슴은 수술을 한듯 하지만…




격렬한 섹스!! 쉬면서 샤워~ 샴페인~ 다시 섹스~ 술에 취한지라 잘 사정이 되지 않는다. 그녀는 이미 몇번을 느낀 것 같다. 물론 연기일수도 있다. 남자는 절대 눈치채지 못하는 동물이니까…




뒤로 돌려세워 엉덩이를 잡고 다시 삽입했다. 음… 느낌이 좋다. 사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얼굴이 이렇게 예쁘고, 몸매도 착 감기는 착한 몸매인데 왜 뒤로 하는 자세에서 이렇게 느낄까? 엉덩이 살을 두 손으로 양쪽을 움켜잡았다. 정말 꽉 잡았다. 그녀가 조금 놀란다.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그녀의 신음이 더해간다. 엉덩이를 오른손으로 세게 때렸다. 조금 풀렸떤 조개가 다시 나의 분신을 콱 움켜쥔다. 강하게 느낌이 온다. 콘돔도 하지 않았는데…




“아~ fucking~~ shit!! 한다!!”




“해!!”




“이런 씨발~~~”




사정을 할때면 욕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그녀 안에 그냥 사정해버렸다. 기분좋은 느낌!! 한참을 그녀 뒤에서 강하게 삽입하고 작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빼냈다. 그냥 업드려버린다. 괜찮을려나? 그녀의 가슴에는 조형물이 있는데? 이런 생각을 하며 그녀 옆에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땀 범벅!!




“야 잘하는 놈!! 나 물줘~”




“뭐?”




“끝나고 물어본다메… 미리 이야기 해주는 거야~”




“이런!! 감사한데? 아부로 물 심부름 정도는 해줘야지~”




벌떡 일어나 물을 따라주었다. 마시면서 눈이 마주치고 둘이 크게 웃었다. 그녀를 일으켜 함께 샤워를 다시 했다. 그녀는 내일 비행이 있다며 서두르는 눈치였고, 그게 난 반가웠다. 서둘러 그녀를 그녀의 오피스텔에 내려주고, 사무실로 왔다.




사무실에 와서 바지주머니에 물건을 책상위에 꺼내놓을 요량으로 주머니를 뒤지는데 이상한 쪽지가 있다.




‘오빠 내 번호!! 오늘 즐거웠어~ 비행 다녀와서 연락해도 된다면 문자로 오빠번호 찍어줘~’




나머지 옷속의 물건을 전부 꺼내 책상에 꺼내놓고 소파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지만 눈을 급하게 떳다. 아직 어스름하다. 세시간 정도 잔 것 같다. 다시 잠들려고 했지만 잠이 다시 오지는 않는다.




내일… 아니 오늘이다. 오늘!!


후에 오늘이 큰 의미를 가질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의 나에게는 이보다 중요한일은 내 생전에 없었다.


사우나에 가서 샤워를 하고 올라와 옷을 입었다. 휴고보스 정장!! 알마니 와이셔츠에 커프스도 했다.


천천히 입었다. 전장에 나가는 장군처럼 천천히 입어 보았다.




샐러드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오니 아직도 사무실엔 아무도 없다. 그렇지… 이제 이 사무실은 철수다. 오늘부터 아니 내일부터 나는 다른 사무실에서 일하게 될거다. 누가 사무실 초인종을 누른다. 문을 열어 보니 왠 건장한 남자가 나를 보며 묻는다.




“이민기 사장님 뵈러 왔습니다”




“접니다. 무슨?”




“오늘부터 모시게 될 방채련 입니다”




이름 참 이상하다.




“아~ 밖에 차 대기 해놓았습니다. 시간맞춰 모셔다드릴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갑시다”




사무실을 나와 1층에 보니 차가 서있다. 고급 외제차!! 정말 고급차다. 왠지 부담스럽다. 차 문을 열어주는 그의 호의를 마다하지 않았다. 앞으로 부리기 위해서는 잘 대해주는 것과 상하구분은 구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아진다. 특히 여자들의… 나쁘지 않다. 한껏 즐기면서 차에 올랐다. 미끄러지듯 차가 움직인다. 역시 돈이 좋다. 차는 익숙한 길에 접어들어 회사에 도착했다. 수위는 고급차가 들어오자 누군지도 모르면서 경례를 한다. 다시 느낀다. 돈이 좋다… 씨발…




방기사가 차에서 내려 차문을 열어줘 내리자 얼굴을 알아보는 수위가 입이 떡 벌어진다. 한켠에서 보던 사람들도 전부 한눈에 알아본다. 모른체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총이 열리는 27층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눈에 익은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다.




“방기사는 여기서 기다려”




“예”




두 손으로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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