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모로스 - 1부 4장

본문

튜브에 누운 응수가 지민에게 몇 마디를 건네자 지민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박수를 몇 번 쳐서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양수와 채영을 포함한 모두가 지민의 주변으로 모였다. 




“자, 인제 여기서는 놀 만큼 논 거 같으니까 우리 자리 옮기자, 주인님이 아지트 가서 한 잔 하자고 그러시니까.” 




지민의 말에 여자들은 모두 환호성을 질렀지만 응수는 당황하여 지민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지민이‘약 오르지’라는 표정으로 응수에게 혀를 내밀어 보였다. 




“내가 언제 한 잔 하자고 그랬어. 피곤하고 배도 고프고 하니까 자리 옮겨서 저녁 먹고 쉬자 그랬지.”




“그게 그 말이지 뭘. 어차피 저녁은 맨날 아지트에서 해결했잖아. 그리고, 애들도 저렇게 좋아하고 더군다나 (양수 일행을 가리키며) 새롭게 만난 분들도 있는데 그냥 헤어질 거야? 내려가서 이 밤을 불태워야지.” 




“흠……난 기분도 그렇고 몸 상태도 그렇고 썩 내키지 않는데. 이럴 때 마시면 그냥 뻗어버린다구.”


“(웃으며) 걱정 말고 뻗어. 언제는 안 그랬었나 뭐. 뻗으면 자고 가면 되지.”


응수가 가볍게 항의했지만 지민에 의해서 바로 묵살되었다. 




“싫어, 내일 출근은 어쩌라고.” “출근? (웃으며) 웬일이래, 오빠가 출근을 다 걱정하구.”


지민이 생각났다는 듯 채영 일행을 둘러보며 물었다. “내일이 무슨 요일이지?”


“금요일이야, 언니.” 민아가 웃으며 대답했다. 


“금요일이면, (채영 일행을 둘러보며) 누구지?”


채영과 민아가 합창하듯 외쳤다. “소희!!”


순간 소희의 얼굴이 다시 붉어졌고 지민이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다 응수에게 말했다.




“됐네 뭐. 다른 사람도 아닌 소희 공주님인데 오빠 출근 어련히 알아서 잘 챙길까? 그렇지 소희야”


소희가 순간 당황하며 말했다. “아, 네 저……걱정 안 하셔도 돼요. 오빤 제가 잘 보살필……”


“자, 그럼 확정.” 소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지민이 결정을 짓고는 양수 일행을 쳐다보았다. 


“두 분 어떠세요. 오빠랑 저희는 클럽에 가서 술도 한 잔 하고 좀 즐길 생각인데, 괜찮으시면 같이 가시죠?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데.”




양수가 냉큼 받았다. “저희야 당연히 대 환영이죠. 저희가 먼저 제안하려던 참이었는데요.”


“잘 됐네요. 그러면 각자 헤어져서 샤워하고 옷 갈아 입고 입구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죠.”


지민이 응수의 등을 떠밀었다. “오빠는 얼른 올라가고, 소희야 니가 따라가서 오빠 좀 봐줘.”


“나 혼자 가도 되는데, 번거롭게 뭐 하러 그래. 아니면 나도 그냥 여기 탈의실에서 갈아입던지.”




지민이 어림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아요, 주인님. 옷 앞, 뒤도 자주 착각하면서 우리 도움 없이 어떻게 혼자 입겠다는 거야. 그리고, 여기 탈의실 쓰겠다구? 규칙 잊었어요?”




민아가 지민의 핀잔에 동조했다. “하루 24시간 우리 중 한 명이랑은 반드시 같이 있기!!”


“그런데 오빠가 남자 탈의실이랑 샤워실 쓰면 우린 어쩌라는 거야? 설마 나나 소희한테 거기서 다 벗고 샤워하고 옷 갈아입으라는 건 아니겠지?” 지민이 웃으며 항의했다. 


“우~좋은데. 난 할래 그거.” 채영이 섹시한 표정으로 입술을 내밀며 몸을 비틀었다. 


“소희는 어때, 남자 샤워실에 가서 벗고 샤워할 수 있어? 못하겠지?”지민이 소희의 응원을 부추겼다. 


“저, 전……” “어때? 못하겠지?” “전 할……수 있어요. 오빠가 원한다면, 뭐든지.”


소희가 목소리를 짜 내어 간신히 말했다. 그러자 지민이 ‘으이그’하는 표정으로 소영의 머리를 살짝 쥐어박았고, 채영과 민아는 ‘이것 봐라’하는 표정으로 소희를 바라보았다. 




“자, 자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 하고 세 팀 다 해산. 그리고 한 시간 후에 밖에 입구에서 만나요.”


지민의 말에 응수가 할 수 없이 수영장 밖으로 향했고 소희가 얼른 그 뒤를 따랐다. 




응수는 엠퍼러 호텔 12층의 스위트룸 침대에 혼자 몸을 누이고 있었다. 5, 6명이 써도 될 정도의 넓은 실내의 이 방은 응수가 지민 일행과 수영장에 올 때 탈의실 대신 이용하는 공간이었다.




“오빠.” 침대에 멍하니 누워있던 응수가 살짝 잠이 들려 할 때 욕실에서 소리가 들렸다. 욕실 앞에는 소희가 몸을 커다란 타올로 가린 채 서 있었다. 소희의 긴 머리도 틀어 올린 채 목욕 타올로 덮여 있었다. “준비 다 됐으니까 들어 가요.” 소희가 응수의 손을 잡아 끌자 응수는 욕실로 향하면서 소희의 머리 수건을 잡아 당겼다. 그러자 찰랑거리는 소희의 긴 머리가 흘러 내렸다.




“안 돼요. 머리에 물 안 닿으려고 해 놓은 건데.” “그래서 내가 타올 푼 거야. 물 닿으라고.”


소희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응수를 쳐다 보았다. 


“너 머리 감으라고.” 


“왜요? 제 머리에서 냄새 나요?” 소희가 놀라서 머리칼 끝을 코에 가져다 댔다. 


“아니, 그게 아니라.” 


“(웃으며)그럼 왜요. 지금 머리 감으면 말리는데 시간 오래 걸려요” 


“그래서 감으라고 하는 거야. 넌 머리카락이 살짝 젖어 있을 때가 제일 예쁘거든.”


응수의 말에 소희는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욕실에 들어 선 소희는 응수의 수영복을 벗겼다. 응수가 다리를 살짝 들어 주면서 소희의 타올을 풀어버리자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알몸이 되었다. 


응수는 새삼스러운 듯 소희의 알몸을 바라보았다. 소희의 젖가슴은 그리 크거나 풍만한 느낌의 것은 아니었지만 아래로 처지거나 하지 않고 거의 완전한 공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실핏줄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피부의 가슴 한가운데에 솟아오른 선홍색의 유두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 아래로 보이는 잘록한 허리는 상대적으로 소희의 가슴과 하체를 돋보이게 해 주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소희의 몸매는 풍만하거나 섹시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웠고 눈부실 정도로 흰 피부는 왠지 모를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응수는 소희의 가슴으로 손을 뻗어 살짝 쓸어 보았다. 응수의 손 틈으로 달빛처럼 하얀 소희의 가슴이 이지러지는 모습이 보였다.




샤워기를 틀어 응수의 몸에 대 주며 온도를 맞추던 소희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 소희는 몸을 돌려 응수에게 등을 보인 채로 거품 타올에 바디클렌저를 묻히고 있었다. 샤워기를 뺏은 응수가 소희와 자신에게 번갈아 따뜻한 물을 뿌리는 동안 소희는 충분히 거품을 낸 타올로 자신을 닦기 시작했다. 가슴에서 시작된 자신의 손이 팔과 배를 지나 점차 아래로 향하면서 소희의 몸은 점차 비누거품으로 가려지고 있었다.




자신의 앞섭을 거의 닦았다고 생각한 소희가 거품타올을 응수에게 건네주었다. 소희의 뒤에 있던 응수가 타올을 받아 소희의 뒤 몸을 부드럽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목으로, 팔로, 다리로 소희의 몸 곳곳을 누비던 응수의 타올이 소희의 엉덩이에 닿자 소희가 순간 움찔했다. 소희의 반응을 느낀 응수가 소희의 엉덩이를 일부러 거칠게 문질러 댔다. 거칠게 문지르다 힘을 주어 꽉 잡고 찰싹 때리는 응수의 손길에 소희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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