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아내, 앞집여자 그리고... - 6부

본문

점심시간이 되자 그녀는 다른 여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나갔다. 나는 자리에 앉은 채로 물끄러미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뒤늦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타부서 동기인 최과장과 점심 약속이 있어 빌딩 로비에서 동기를 만나 식당가로 나섰다. 그 친구가 오늘따라 돈까스가 땡긴다며 나를 이끌었다. 회사 근처에 괜찮은 일본식 돈까스 집이 있다는 사실을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식당에 들어서니 종업원이 창가 쪽으로 자리를 안내해주었다. 이미 식당은 테이블이 거의 다 차서 북적거렸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컵에 물을 따르면서 무심코 식당 안을 돌아보다가 오른편 대각선 방향의 테이블에 앉아있는 그녀를 발견하고는 시선이 고정되었다. 그녀도 나를 발견하고는 내 시선에 눈을 맞췄다. 그녀의 눈빛은 엘리베이터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그 눈빛이었다. 그녀는 금새 촉촉이 젖은 눈빛이 되어 나를 쳐다보았다. 




“어허, 이 친구야. 뭐해. 물이 넘쳐.”


“어? 아.. 미안, 미안”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는거야? 무슨 일이라도 있어?”


“아..아냐. 그냥 별거 아냐.”




나는 얼른 네프킨을 집어 들고 테이블 위에 쏟아진 물을 닦아냈다. 물 양이 네프킨으로는 안될 것 같아 종업원을 불러 닦아달라고 하니 금방 달려와 테이블을 닦아주었다. 내 시선은 다시 그녀에게로 향했다. 그녀도 나를 쳐다보았다. 반사 신경의 반응처럼 그녀의 눈빛만으로도 가슴이 뛰었다. 그녀가 슬쩍 나를 향해 골반을 틀어 앉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녀의 양 무릎이 벌어졌다. 동공이 커졌다. 나도 모르게 내 앞에 앉은 동기를 살피고는 내 뒤쪽으로 고개를 돌려 누군가 그녀를 보고 있지 않나를 살폈다. 다행히 그녀의 그 위험한 행동을 의식하는 사람은 없었다. 




마주 앉은 최과장이 무언가를 계속 말하고 있었지만 내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건성으로 그의 말에 맞짱구 쳐주면서 시선은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다리를 벌려놓고 있었다. 전철에서 보았던 그 장면이 고스란히 보여졌다. 아랫도리가 터질듯이 팽창했다. 그녀는 다른 여직원들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면서도 나를 향해 다리를 벌려주고 자신의 치부가 보여지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그토록 도발적인 여자가 또 있을까. 난 그녀가 왜 갑자기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매번 일어나는 그 순간들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평생 동안 그런 기회조차 못 갖는 남자들이 숱하게 많을 것인데, 내 스스로 그런 기회를 거부한다면 그건 너무 바보 같은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넋을 잃고 그녀에게로 시선을 두고 있을 때 최과장이 테이블에 올려놓은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어이, 박과장.”


“어? 어? 왜?”


“지금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어디에 그렇게 정신이 팔려있는 거야?”


“응? 아..아무것도..”




최과장이 고개를 돌렸다. 순간 김미숙 대리도 다리를 오므렸다. 정말이지 동물적인 자기방어 능력이었다. 최과장이 썩소를 지으며 나를 돌아보았다. 




“저 여자한테 관심 있는거야?”


“어? 과..관심은 무슨..”


“하긴 저 정도 여자한테 안 넘어갈 남자가 없겠지.”


“....”


“근데 저 친구에 대해서 좀 알아?”


“어떤?”


“저 친구 여기 오기 전에 K그룹에 있었지?”


“맞아.”


“거기서 사표 쓰고 나온 이유가 뭔 줄 알아?”


“아니. 뭔데?”


“저 친구가 좀 지나치게 노출 벽이 있어서 거기에 홀려서 넘어간 남자들이 몇 있었나봐. 거기에 간부급도 끼어 있었고.. 그래서 발칵 뒤집혔던 모양이야. 저 친구만 나온 게 아니라 저 친구랑 관련된 남자들도 죄다 사표 쓰고, 간부 한명은 지방으로 좌천 됐다지? K그룹이 사원들 도덕성에 유독 철저한 거 자네도 알지? 뭐 우리 회사도 만만치 않지만 말이야.”


“근데 그걸 자네가 어떻게 알아?”


“거기 내 친구가 근무하잖아. 저 친구랑 같은 부서였거든.”


“그래?”




그녀의 정체를 알고 나니 갑자기 머릿속이 멍해졌다. 지금까지 우리 회사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으니 내가 그녀의 첫 희생타가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그녀를 쳐다보니 그녀도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다시 다리를 벌렸다. 얼른 시선을 돌렸다. 더 이상 그녀에게 빠져들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리 소심한 놈은 아니었지만, 내 직장까지 걸어가며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의 시선을 피한 채로 한참 식사를 하고 있을 때, 그녀가 동료 여직원들과 함께 우리 테이블 옆을 지나가며 인사를 건네 왔다. 




“과장님, 식사 맛있게 하세요.”


“어? 아.. 그..그래요.”




나는 애써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건성으로 대답해버렸다. 그녀의 정체를 알고 나니 그녀의 그런 행동이 이젠 뻔뻔스럽게 느껴졌다. 사람 마음이란게 이처럼 간사한 모양이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 머릿속에는 그녀의 관능적 육체가 가득 차이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었다. 어떻게든 그녀를 멀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최과장이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 한 모금 길게 들이키더니 길게 내뱉었다. 담배연기가 내 얼굴로 날아와 손짓으로 부채질을 하며 피했다. 




“담배는 완전히 끊은 모양이네? 얼마나 됐지?”


“1년 넘었지.”


“벌써 그렇게 됐나?”


“아무튼 대단해. 어? 잠시만 전화 좀 받을게.”




최과장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고 통화를 하는 동안 미숙을 떠올렸다. 그녀가 왜 내게 그런 무모한 행동을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길이 없었다. 그녀가 입사했던 2년 전부터 시작해서 최근까지의 일들을 되짚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녀와 나 사이에 어떤 썸싱이 일어났던 적은 없었다. 물론 회식자리에서 그녀와 춤을 춘 적은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교적 몸짓이었을 뿐이었다. 




전화를 끊은 최과장이 급하게 연신 담배를 빨아들였다. 그리고는 바닥에 던진 뒤 구둣발로 비벼서 껐다. 역한 담배냄새가 풍겨와 머릿속의 미숙을 지워버렸다. 최과장이 급한 일이 생긴 모양이었다. 먼저 들어 가봐야겠다며 뛰듯이 빌딩으로 향했다. 최과장의 뒷모습을 보다가 시선을 바닥으로 내려놓았다. 두 손을 주머니에 깊이 찔러 넣은 채로 터벅 걸음으로 걸으면서 다시 미숙을 떠올렸다. 그 여우같은 연기력과 관능적인 육체가 교차하며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아.. 모르겠다. 그냥 없었던 일로 생각하면 되지. 복잡할 것도 없어. 그냥 평소대로 행동하면 돼.’




애써 그렇게 마음을 다그치며 빌딩 로비로 들어섰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이라 빌딩 로비는 한산했다.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사람도 몇 안됐는데 그마저도 내가 도착하기 전에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멍하니 엘리베이터 숫자판을 쳐다보다가 도착한 다음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나 혼자였다. 23층을 누르고 닫힘 버튼을 누르려는데 다급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만요.. 과장님. 같이 가요.”




반사적으로 열림 버튼을 눌렀다. 그녀가 헐떡거리며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 순간 나는 얼굴이 창백해져버렸다. 그녀였다. 어디에 있다가 나타났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당황스러웠다. 




“뭐하세요? 안올라가실거에요?”


“어? 아...아참.. 내 정신 좀 봐.”




나도 모르게 힘을 주어 누르고 있던 열림 버튼을 그제서야 놓았다. 그녀의 가쁜 숨소리가 엘리베이터안의 좁은 공간에서 메아리 쳤다. 그녀와 나, 단둘이 있는 그 공간이 숨 막혔다. 갑자기 그녀가 움직였다. 한걸음 움직여 내 시야로 들어오더니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는 힐끔거리며 그녀를 살폈다. 무표정하던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담겼다. 




“왜 그렇게 긴장하세요?”


“기..긴장이라니.. 누..누가..”


“말도 더듬으시고..”


“누..누가. 더듬어.. 내..내가?”




그녀가 피식하며 소리 내어 웃더니 내게로 한걸음 더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벽으로 붙어서며 몸을 잔뜩 움츠렸다. 그녀의 대담함을 익히 알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그녀의 행동으로부터 나를 방어해야했기 때문이다. 




“안 잡아먹어요. 왜 그렇게 긴장하세요.”


“...”


“아침에는 좋으셨어요?”


“뭐..뭐가..”


“왜 모른 체 하고 그러세요. 다 아시면서..”


“뭐..뭘 안다는거야.”


“실망스럽게 자꾸 그러실거에요?”


“내..내가 잘못했으니까... 제발 이러지 마. 응? 이러지 말자고..”


“후훗.. 과장님, 이상하시네. 뭘 잘못하셨다는 거에요?”


“어.. 그..그러니까.. 그게..”




그 순간 띵- 하는 맑은 벨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23층에 멈추었다. 문이 열리기 전에 그녀가 입을 열었다. 




“잠깐 저랑 얘기 하실 수 있죠? 비상계단으로 가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그녀는 사무실 입구 반대편에 있는 비상계단 쪽으로 향해 걸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나는 복도를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피면서 고민했다. 그녀를 따라가야 하는 것인지, 그냥 사무실로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어느 것이 현명한 처사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내가 가장 걱정되는 것은 그녀가 아침에 있었던 일을 퍼트리는 것이었다. 요즘은 성희롱이나 성추행 자체가 너무 여자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어 여자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남자는 늘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했다. 그녀가 자신의 행동을 쏙 빼놓고 내 행동만을 소문으로 퍼트린다면 불리한 것은 나였다. 아침에 본 그녀의 대담성으로 보아서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여자였다. 망설이던 나는 그녀가 향한 비상계단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만 했다. 




비상계단 출입구로 향하면서도 나는 계속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폈다. 그녀와 내가 따로 만나는 모습을 누구에게라도 들켜서는 안 될 일이었다. 두 사람의 비밀을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두 사람이 비밀스럽게 비상계단 같은 은밀한 공간에서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상한 소문이 퍼질 이유는 충분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복도를 살피고는 철문으로 된 비상계단 출입문을 열었다. 그녀는 출입문 맞은편 벽에 기대서서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리고 문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나를 묘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철문을 조심스레 닫은 뒤 계단 위아래를 살폈다. 




“과장님, 그런 모습 낯서네요. 늘 과감하고, 당당하셨던 분인데..”


“얘기 하려는 게 뭐지?”


“아침에 어땠어요?”


“그..그 일은..”


“난처해 하실 필요 없어요. 그냥 솔직히 말하면 되요. 다 이해하니까요.”


“...”


“전철에서 몰래 훔쳐볼 때 기분이 어땠죠?”




그녀의 직선적인 물음에 얼굴은 창백해지고 식은땀이 흘렀다. 




“전 남자들을 잘 알아요. 과장님이 절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지만 남자 경험도 꽤 많죠.”


“...”


“과장님도 솔직히 제 몸을 탐하셨겠죠?”


“그..그게 아니라.”


“정말 아니에요? 정말 저를 보고 아무 상상도 안 해봤어요?”




그녀가 팔짱을 푸고 내게로 다가왔다. 또각거리는 구두 소리가 계단에 울려 퍼졌다. 뒷걸음질이라도 치고 싶었지만, 내 몸은 석고처럼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녀가 내게로 바짝 다가와 내 얼굴 전체를 천천히 뜯어보았다. 그리고는 손을 내밀어 내 이마의 땀을 훔쳐냈다. 




“긴장 푸세요. 과장님. 전 과장님을 좋아해요.”


“기..김대리..”


“귀여워요. 긴장하는 모습이.. 꼬맹이도 긴장했나요?”




그녀의 손이 아래쪽에서 내 물건을 잡았다. 




‘흡’




그녀의 손길이 뱀처럼 움직이며 내 아랫도리를 어루만졌다. 그 긴장감 속에서도 그 몹쓸 놈의 성욕은 솟구쳤다. 내 아랫도리는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다.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커졌네요. 기분이 어때요?”


“기.. 김대리.. 이러지 마. 응? 아침 일은 내가 사과할게.”


“아뇨. 사과하지 마세요. 사과를 받으려는 게 아니에요.”


“그..그럼?”


“즐길 사람이 필요해요. 스릴 넘치게 같이 즐길 사람이..”




그녀가 바짝 다가서며 두 손을 내 가슴에 올렸다. 그리고 그 두 손은 양쪽 가슴을 애무하듯 만지다가 목덜미로 올라왔다. 그녀의 두 손이 잔뜩 긴장해서 굳어있는 어깨를 주물렀다. 갑자기 온 몸의 기운이 쭉 빠져버리는 나른함이 밀려왔다. 




“아까 최 과장님한테서 제 얘기를 들은 거죠?”


“...”


“제가 변명을 좀 할까요?”


“...”


“저 때문에 짤린 그 회사 남자들... 모두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 거에요. 너무 진부한 사람들이라 무작정 섹스만을 원했거든요. 남자들만 즐기는 그런 의미 없는 섹스는 싫어해요. 그래서 안 만나준다고 했죠. 그러니까 집요해지더라구요. 안달이 난거죠.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하고.. 문자 보내고.. 그러다가 와이프들이 알게 되고 저한테 다 뒤집어 씌운거죠.” 


“그..그걸 어떻게 믿지?”


“후.. 서운하네요. 과장님이 제 말을 못 믿다니.. 그럼 어쩔 수 없는거죠. 그냥 우리 일은 없었던 걸로 덮으면 되는 거에요. 서로 쿨하게요.”




그녀가 내게서 떨어져 물러났다. 그리고는 나를 스치며 출입문 쪽으로 향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녀가 그렇게 쿨하게 털어버리려는 모습을 보니 괜히 그녀를 이상하게 오해했던 것 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물어볼게 있어.”


“뭐죠?”


“아침에 그 행동은 뭐였지? 전철에서..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그 전에 저부터 물어볼게요. 대답해주세요.”




나는 대답 대신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에 절 어떻게 생각하셨죠? 그냥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글쎄..”


“그냥 있는 그대로.. 솔직히요.”


“음.... 매력적이고, 한번쯤은 단둘이 같이 있어보고 싶은 여자?”


“저한테 관심 가졌던건 사실이죠?”


“그..그래. 맞아.”


“저도 느꼈어요. 과장님이 절 바라보는 눈빛.. 사소한 손터치나 배려해주는 그런 행동들.. 저 그렇게 아둔한 여자가 아니거든요.”


“그..그랬나. 좀 쑥스러워지네.”


“그러실 필요 없어요. 솔직한 게 나쁜 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그게 아까 내가 물었던 질문과 무슨 상관인거지?”




얘기가 거기에 이르니 더 궁금해졌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 이해 해줄 수 있어요? 아니 이해는 못하더라도 비밀로 해줄 수는 있겠죠?”


“그래. 비밀 지켜줄게.”




그녀는 가늘고 긴 숨을 내뱉더니 잠시 망설였다. 




“제 성취향이 좀 특별해요.”


“특별 하다는 게.”


“노출 같은.. 좀 독특한 느낌을 즐기는 편이에요. 이상하죠?”


“아..아니.. 전혀. 사람마다 나름의 취향이 있는 거니까.”


“그런데 문제는 혼자 즐기는 노출은 별로 재미가 없다는 거에요. 누군가 같이 옆에서 함께 즐길 수 잇는 사람이 필요해요. 내 그런 모습을 이해해주고, 같이 흥분하고, 같이 즐길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럼.. 전에도..”


“네. 맞아요. 전 회사에서도 제 독특한 취향을 이해해줄 남자를 찾으려다가 그렇게 된 거죠. 남자들은 욕심이 지나쳐서 모든 걸 자기 의도대로만 하려고 들어요. 전 싫거든요.”


“하지만, 나도 마찬가지 아닐까?”


“아뇨. 과장님은 좀 다르게 느꼈어요.”


“그래서 아침에 날 테스트 한 건가?”


“테스트라기보다는 선택이었죠.”


“선택?”


“네, 과장님에 제 몸을 훔쳐보는 느낌이 좋았어요.”




여자 스스로 자신의 치마 속을 훔쳐봐줘서 좋았다고 하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야릇해졌다. 그녀도 내 야릇함을 감지했는지 은근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다가왔다. 그녀의 눈빛에서 그녀가 날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젠 더 이상 그녀를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정이 내려지니 다시 그녀가 매혹적인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정말 간사한 것이었다. 




그녀가 아까처럼 내게로 바짝 다가서서 목덜미를 끌어안았다. 나를 올려보는 그녀의 눈빛에서 욕정이 느껴졌다. 정말 알 수 없는 여자였다. 내 마음을 이랬다, 저랬다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것 같은 마력을 가진 여자였다. 




“이제 저랑 즐길 준비가 되셨나요?”




그녀의 물음에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의 입술이 다가와 내 입술을 짓눌렀다. 그녀의 입술은 뜨겁고 부드러웠다. 그녀의 혀가 내 입술 사이를 파고들었다. 그녀의 코로부터 뜨거운 기운이 뿜어져 나와 내 코 속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키스는 생각보다 강렬하고 깊었다. 그녀의 혀가 내 입안에서 뱀처럼 움직이며 내 혀를 거칠게 다뤘다. 회사 건물에서 동료 여직원과의 짙은 키스는 스릴 있었다. 




그녀가 입술을 떼고는 나를 물끄러미 올려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젖어 있었고, 그녀의 입술도 젖어 있었다. 욕정 덩어리 같은 유혹적인 표정에 빨려들었다. 그녀의 손이 아래쪽에서 내 아랫도리를 만졌다. 바지 위에서 만지는 데로 황홀함이 느껴졌다. 그녀는 너무 능숙하게 남자의 물건을 다뤘다. 그녀가 갑자기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두 손을 부지런히 움직여 바지 지퍼를 내렸다. 내 시선이 계단 출입문을 살폈다. 갑자기 누군가 계단으로 나올지도 모르는 위험천만한 순간이었지만 나는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와 난 이런 스릴감을 즐기고자 서로를 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가 원하듯 나 역시도 특별한 스릴감을 맛보고 싶었다. 아마 남자라면 누구나 다 그런 희망을 품고 있을 것이었다. 잔뜩 팽창한 뜨거운 살덩어리가 바깥 공기를 쐬며 모습을 드러냈다. 신선한 공기가 닿으니 아랫도리가 더욱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었다. 




“멋있는 물건이에요.. 아니.. 남자들은 이렇게 말하는 걸 좋아하죠? 자지.”


“하아...”


“과장님 자지는 이제부터 내 꺼에요. 알았죠?”


“그..그래..”




그녀는 내 물건을 손으로 감싸 쥔 채로 입술을 가져와 귀두 끝을 눌렀다. 그리고 입술을 벌리면서 귀두를 한입에 물었다. 그 안에서 혀가 움직이며 귀두를 자극해왔다. 귀두 아래쪽의 갈라진 곳의 예민한 성감대를 자극해주자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녀는 내 살덩이를 목구멍 깊숙이까지 빨아들였다. 그리고 천천히 뱉어냈다가 다시 깊이 빨아들였다. 그러기를 반복하면서 내 흥분을 절정으로 몰아붙였다. 




그 위험한 공개된 공간에서 그런 짓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짜릿했다. 그 엄청난 스릴감은 고스란히 흥분감으로 이어져서 나를 헐떡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짜릿한 흥분을 만끽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미치게 만들던 그 행위를 멈추고는 몸을 일으켰다. 




“하아..하아.. 끄..끝난건가?”


“네. 오늘은 여기까지만이에요.”


“하아..하아.. 너무 하는군..”


“오늘만 날이 아니잖아요. 이렇게 끝내버리면 너무 재미없잖아요. 저하고 즐기려면 잘 적응하셔야 해요.”


“그..그래..”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내였다면 어린아이처럼 보챘겠지만 그녀에겐 그러고 싶지 않았다. 만약 내가 보챈다면 그녀가 말했던 예전의 다른 남자들과 별다를 게 없었다. 내가 다른 남자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초연한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그녀의 침으로 범벅이 된 물건을 집어넣으려 하자 그녀가 내 손을 뿌리치고 내 물건을 잡아 안으로 넣어주었다. 그리고 바지 지퍼를 올려주었다. 




“갑자기 멈춰서 힘들죠?”


“견딜만 해.”


“대신 제가 선물을 하나 드릴게요.”


“선물?”




그녀는 내게서 두 걸음 정도 물러서더니 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두 손이 움직였다. 내 시선이 그녀의 손을 따라 움직였다. 그녀가 허리를 앞쪽으로 약간 숙이는가 싶더니 두 손이 원피스 아래쪽으로 파고들었다. 전혀 뜻밖의 행동에 가슴이 뛰었다. 그녀의 두 손이 치마 속에서 팬티를 끌어내렸다. 순식간에 그 앙증맞은 팬티가 무릎까지 내려왔다. 내 앞에서 팬티를 벗어 내리는 그녀의 모습에 또 한 번 미칠 듯한 흥분이 밀려들었다. 그녀는 그 조막만한 팬티를 발목까지 끌어내려서는 차례로 발을 들어가며 팬티를 벗었다. 내 시선은 그녀의 손끝에 걸린 팬티에 고정되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이거 받아요.”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그 앙증맞은 팬티를 내게 내밀었다. 보통 여자라면 자신이 입고 있던 팬티를 남에게 보이는 것을 질색하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그녀는 그 은밀한 물건을 내게 내밀고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팬티를 받아든 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하고 싶은데로 해요. 냄새를 맡던가.. 아니면 그냥 펼쳐보던가..”


“저..정말 내게 주는거야?”


“네, 선물이라니까요.”


“그..그럼 김대리는 어떻게??”


“오늘 하루는 그냥 이렇게 즐겨볼까요? 과장님과 함께..?”


“지..집에 갈때까지?”


“네.”


“회사에서도, 전철에서도 계속?”


“네.”




숨이 막혀왔다. 그녀는 정말 그런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너무나 대담하다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럼, 사무실에서 봐요. 먼저 들어갈게요.”




그녀는 그렇게 나를 내버려두고 비상계단 철문을 열고 복도로 들어가 버렸다. 혼자 남겨진 나는 손에 들린 그녀의 팬티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신기한 보물을 다루듯 두 손으로 조심스레 펼쳐보았다. 그 흰색 망사 팬티는 내가 예상했던 대로 T팬티였다. 나도 모르게 그것을 얼굴로 가져와 코를 파묻었다. 그리고 깊이 숨을 들이켰다. 그곳에 배어있는 여자만의 독특한 체취가 뇌까지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그녀와 함께 할 신선한 경험들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벌써부터 온 몸에 전율 같은 것이 느껴졌다. 상상만으로도 심장이 터질듯 뛰고 있었다. 왠지 오늘 하루가 무척 길 것만 같았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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