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험담

피다 만 상사초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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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다 만 상사초(4)


(4)수지는 결국 승준이 곁으로 간 이유


난 수지의 일기를 보며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겨우 28년을 살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은 수지가 한없이 불쌍한 생각을 하였다.




아니다 만으로 17여 년을 살면서 쓴맛 단맛을 다 봤다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겠다. 




이년에 가까운 세월을 나와 동거 아닌 동거를 아니 하였다 하더라도 그런 사연을 들으면 




그녀의 엄마와 새 아빠를 죽도록 미워 할 것인데 동거 아닌 동거를 한 몸이요 




그를 저 세상으로 보낸 입장에서는 더 더욱 눈물이 나 집으로 퇴근을 못 하고 




몰운대에서 처음으로 만나 하께 몸을 섞은 그 모텔로 가 그녀를 생각하며 뜬눈으로 밤을 새워 일어야 하였다.




2003년 0월0일




난 내가 먼저 죽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나를 사랑하였고 내가 사랑하던 사람을 저 세상으로 보낸 더러운 년이다.




내가 그 더러운 엄마와 그 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땡전 한 푼 없는 날 자신의 자취방에서 




먹여주고 재워 준 이후 그와 한 몸이 되어서도 단 한 번도 나를 힘들게 하거나 




애간장을 태운 일이 없던 그 사람과 난 마지막 이별을 하고 와 눈물로 이 글을 쓴다.




(사실 그 부분 이후에는 거의 눈물로 얼룩이 져 있어서 더욱더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




나의 조그마한 부주의 때문에.......




아니 아주 큰 실수였다.




승준이는 군대에 가 있으면서도 휴가라도 나오면 부모님에게 먼저 달려가는 것이 아니고 꼭 나에게 먼저 왔다.




또 그의 자취방도 안 빼고 나에게 혼자 지내게 하여서 난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한지 꼭 두 달 후부터 힘들어 하였다. 




그러니까 그가 죽음을 택하기 한 달 전부터 승준이는 무척 힘들어 하였다.




난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기에 더욱더 안타까웠고 그에게 물었으나 대답은 피하였다.




그렇다고 나에게 원망이나 싫다고 하는 말을 한 적은 더더구나 없었다.




“현자야 미안하다, 사랑한다.”거의 매일 술에 취하여 들어와서는 나를 보듬고 울기만 하였다.




“왜, 자기가 나에게 미안해? 그리고 현자는 그 대 이미 죽고 난 수지야 수지”하고 하였으나 눈물만 흘렸지 이유는 단 한마디도 안 하였다.




“나 초등학교 때 너 좋아한다고 한 말 기억 나?”전혀 기억이 안 나는 말이었다.




“글쎄”그의 품에 안겨 말하는 나는 그렇게 한 말을 기억을 못 하였다.




“야! 수지 아니 현자야 네가 6학년 초에 교내 백일장에서 장원을 한 것은 기억 해?”그랬다.




난 초등학교 때 교내 백일장에 나가면 항상 입선을 하였는데 5학년 때 부터인가는 장원은 항상 나였다.




“응, 그 건 기억나”하고 말하자




“그 때 현자 아니 수지가 나에게 볼펜 한 자루 주면서 글을 쓰라고 하여서 원고지에 




<난 현자와 결혼을 할 것이다>라는 투의 글을 써서 너에게 줬는데 이래도 기억이 안 나?”하고 물었다.




“아~그게 승준이 너였지”그 때서야 생각이 났다.




“그래 그때부터 널 지켰어야 하였는데.....”눈시울을 붉혔으나 난 그 이유를 전혀 몰랐었다.




아니 알려고 노력이라도 하였다면 승준이를 먼저 저 세상으로 안 보냈을지 모른다.




승준이는 날마다 술에 취하여 왔었고 날 끌어안고 울었다.




밥을 먹다가도 날 보며 눈물을 지었고 섹스를 하는 도중에도 동작을 멈추고 




눈물을 흘렸으며 어쩌다 승준이가 먼저 와 있는 날이면 우두커니 창밖에서 시선을 못 때고 




울고 있는 모습을 본 것도 한 두 번이 아니었으나 그 연유는 정말 몰랐었다.




그러나 승준이는 내가 물으면 어 슬픈 미소를 지으며 언젠가는 알게 된다며 말을 피하면서도 




항상 나에게 사랑을 한다며 마치 독백을 하듯이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그리고 그가 죽기 일주일 전




그는 나에게 장문의 편지를 남기고 사라졌다.




난 그이 편지를 보고 너무나 슬퍼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삼일 밤낮을 눈물로 보냈다.




<승준이가 수지에게 남긴 편지>(이 장문의 펀지는 그 노트 안에 곱게 접혀있었다)




내 목숨 바쳐서 사랑하는 수지 아니 현자에게




이 글이 어쩌면 너에게 남기는 마지막 편지가 될지 모르겠다.




미운 현자야!




넌 어쩌면 나에게 사랑을 주고 또 아픔을 주었니?




난 현자 네가 없는 틈을 타 현자의 노트를 몰래 훔쳐보고 무척이나 놀라면서도 




연민의 정을 품지 않을 수가 없었지만 내가 현자의 과거를 안다는 눈치를 보이면 




현자 네가 무척 힘들어 하겠기에 혼자서 삭이며 살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던 중 두 번째 휴가를 나와 너를 만나고 집으로 갔을 때 우리 부모님이 장난삼아 




여자 친구도 없다며 놀리시기에 난 그만 현자 네가 서울에서 내 자취방을 지키고 있다고 말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너를 만나 이틀을 놀다가 복귀를 하였는데 우리 엄마는 술이 취하여 세상모르고 




집에서 내가 잠이 든 틈을 타 내 주머니에 있던 자취방 키를 복사하였단다.




다 나의 잘 못이었다.




그 후 우리 엄마는 우리 자취방 주변에서 너의 동태를 살피다가 현자 네가 일을 하러 간 사이에 




그 키로 방에 들어갔고 너의 그 문제의 트렁크를 발견하고는 열쇄 집에 가 그 것을 열고 




너의 그 노트를 읽고는 놀라 그 것을 카피하여 내가 제대를 하고 집으로 가자 복사본을 내 앞에 던지며 




헤어 질 것을 요구하였으나 한사코 거부를 하자 부모 자식 간의 정을 끊자고 협박하였다.




난 너와 이별을 하는 것은 바로 죽음 그 자체라고 생각을 하였기에 아주 힘이 들었다.




세월이 가면 이해를 하시겠지.....




난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부모님이 이해를 하기를 기다렸다.




우리 엄마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힘들게 복학을 하였어도 학비는커녕 생활비도 안 보내며 




현자 너와 헤어지지 않으면 단 힌 푼의 동도 안 보낸다고 협박 반 애걸 반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는 내 생각이 강경하다는 것을 알고는 너에게 직접 찾아가 너의 과거를 들추며 




헤어지게 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난 울면서 사정을 하였으나 막무가내라 어쩌지 못 하고 




현자 곁을 떠나는 신세가 된 것을 한탄하며 언젠가 다시 만나면 모든 것 잊고 즐겁게 살아보자.




추신: 만약에 나에게 무슨 변고가 생긴다 하여도 현자 넌 열심히 살아야 내 목까지 산다는 것을 명심하여 주기를 바라다.




*난 생각을 하였다.




내가 승준이 입장이었어도 수지 아니 현자를 위하여 내 한 몸 희생을 하였을까?




난 얼굴도 모르는 승준이라는 청년에게 감탄을 하고 말았다.




우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숭고하다고 생각하였고 성춘향과 이 도령의 사랑이 고귀하다고 생각하였었다.




그러나 난 수지와 승준이라는 친구가 남긴 글을 보고 순박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진실로 느꼈다.*




그리고 몇 일 후 눈물로 밤을 새우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수지야 ! 악!”하는 소리에 놀라 일어났다.




꿈이었다.




그러나 아주 불길한 생각이 들어 일도 못 나가고 전화기 앞에서 초조하게 승준이의 전화만 기다렸다.




정오가 지났으나 한 통의 전화도 안 왔다.




“따르릉! 따르릉!”요란하게 벨이 울렸으나 전화기를 잡자니 두려웠다.




“따르릉! 따르릉!”벨이 열 번 정도 울려서야




“여보세요, 승준이니?”하고 물었다.




“흑! 흑! 흑! 수지씨 승준이 수지씨 걱정이 된다며 술에 취해 수지씨께 가다가 그만.....”




“승준아! 나만 어떻게 살라고 너만 혼자 갔니?”난 통곡을 하고 말았다.




도저히 승준이 시신을 볼 용기도 안 났다.




아니 발걸음은 내 딛기도 못 할 정도로 힘이 없었었다.




그러나 승준이의 친구인 학기라는 사람의 도움으로 영안실로 겨우 갈 수가 있었다.




내기 그렇게 사랑하였고 또 나에게 사랑을 주었던 승준이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오열 아니 통곡을 하여도 승준이는 살아나지 못 하였다.




외동아들인 그의 죽음은 그의 부모님도 실신을 하였고 나 역시 실신을 하고 말았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난 병실이었고 승준이 아버님이 내 병상을 지키고 있었다.




승준이를 죽음으로 몰고 간 죄인인 주제에 승준이 아버님의 간병을 받는 것이 무서웠다.




“아버님 승준씨는?”난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




“아가야 넌 홀몸이 아니다 무리하면 승준이가 곱게 눈을 못 감겠지? 아가야 네 몸이나 잘 다독거려”




그 때서야 난 내 몸 안에 승준씨의 피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음 날 난 눈물로 승준씨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그이 부모님을 따라 지방으로 갔다.




그러나 도저히 승준이 부모님 옆에서는 살 수가 없었다.




나의 간곡한 부탁에 승준이 부모님은 시골의 작은 별장을 임대 해 주었다.




그로부터 7개월 후 난 승준씨의 아들을 낳았고 백일이 지나자 다시 한 번 




내가 낳은 아들과 눈물의 이별을 하고 승준이 부모님 몰래 승준씨 집에서 나오고 말았다.




2005년 9월3일




아저씨, 아저씨에게 많은 사랑만 받고 내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가는 이년에게 돌팔매질을 하세요.




전 승준이 아들을 승준이 부모님 밑에서 건강하게 살 것이라고 믿었기에 자식을 죽인 나에게 원망의 화살을 피하여 부산으로 왔습니다.




물론 처음에 온 목적은 승준이를 따라 저 세상으로 가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승준이가 꼭 같이 가 보자고 한 몰운대에서 우연히 혼자서 고독하게 




술을 드시는 아저씨를 만났고 그 날 바로 전 아저씨와 한 몸이 되었습니다.




돈 몇 푼 안 가지고 온 부산




바로 죽음을 계산하고 내려온 부산이었습니다.




죽음을 앞에 둔 인간에게 돈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 하는 생각에 그 더러운 엄마와 




나의 처녀성을 짓밟은 그 놈을 피하여 도망 나와 승준이와 살면서 알뜰하게 모아 둔 돈도 




전 제 아들이자 승준이 아들의 장래에 조금이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간단하게 




승준씨 부모님에게 쪽지를 써서 남기고 도장과 통장을 다 놓고 내려 온 터라 정말 오고 갈 곳이 없었는데 




다행히 마음씨 곱은 아저씨를 만나 유 할 수 있었고 또 아저씨의 배려로 아파트를 임대하여 마음의 정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년 여 아저씨 곁에서 정을 받으며 살면서 전 생각을 하였습니다.




더 이상 아저씨 곁에서 머문다면 아저씨 역시 승준이처럼 불행한 일이 닥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아저씨가 저와 더 가까워진다면 아저씨는 아주머니에게 소원하여 질 것이고 




그러면 가정을 멀리 하게 될 것이며 결국은 아저씨 집도 승준이의 죽음 끝에 힘들어 졌듯이 




힘들어 질 것이 자명하다는 생각을 한 끝에 전 제 마음을 편하게 받아준 승준이 곁으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아저씨! 그 동안 정말 행복하였습니다.




저의 신원을 못 밝히게 하기 위하여 전 그 동안 제 손가락에 있는 지문을 시멘트 바닥에 문질러 다 지웠습니다.




염체 없는 부탁이지만 마지막으로 아저씨에게 부탁을 드립니다.




승준이가 죽자 그 시신을 화장하여 서해안의 바닷가에 뿌려주었습니다.




아저씨 저의 시신도 화장을 하여 몰운대 바닷가에 뿌려주세요.




서해에 뿌려졌지만 같은 하늘 밑의 바다요 밀려갔다 밀려오면서 언젠가는 승준이와 재회를 하겠죠?




저의 간절한 부탁 저버리지 마시기를 바라며 아저씨 부디 행복하세요.




세상을 하직하며 수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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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안다.




수지와 승준이라는 청년은 저 세상에서 행복 할 것이란 것을......




잎과 꽃이 함께 피는 상사초가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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